김환희 | 강릉 문성고 교사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달동네 모퉁이 옆 연탄 창고 앞에서 곰방대에 궐련을 말아 피우시던 아버지의 모습이다. 어찌나 담배를 맛있게 피우시는지 어떤 때는 어린 내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까지 생기기도 했었다. 아버지는 늘 세상의 온갖 시름을 담배 연기로 달래시는 것 같았다. 얼굴은 항상 새까만 연탄 가루가 묻어 있어 가끔 친구들이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놀릴 때도 있었다. 아버지와 마주치기 싫어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창고 앞을 두고 돌아서 간 적도 종종 있었다. 안방보다 조금 더 큰 우리 집 창고 안에는 늘 연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는 아침 일찍 기상과 동시에 연탄 창고로 달려가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지긋이 미소를 짓곤 하셨다. 가끔은 자식보다 연탄을 더 애지중지하게 여긴다는 생각에 아버지가 못마땅한 적도 있었다. 간밤에 비라도 올 것 같으면 아버지는 쓰다 버린 이불로 연탄을 덮어주는 등 온갖 궁상을 떠셨다. 그리고 비가 그칠 때까지 방으로 들어오시지도 않고 아예 그날 밤은 창고에서 주무시기까지 하였다. 비가 그치면 덮어 둔 이불 하나하나를 걷어내면서 젖은 연탄을 닦아 줄 정도로 시커먼 연탄에
박성주 | 서울 잠원초 교사 좋은 어머니 되기란 성인군자 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어느 어머니의 얘기를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어머니도 인간인지라 자기 욕심의 노예가 되기 쉽고, 아이를 자기 욕심을 이루기 위한 도구 내지는 소유물쯤으로 생각하기 쉬워서 여러 가지 우를 범하고 있다. 학교가 대학병에 걸려 있는 현실에서 많은 어머니들은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지상의 목표인 듯 전 교육의 과정에서 과잉보호 내지는 과잉충성을 하고 있다. 더구나 고교 3년이 되면 자녀는 부모에게 상전 중에 상전이기 일쑤이고, 기분이 좋은가 나쁜가 온 가족이 아이의 눈치를 살피느라 쩔쩔매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어머니들이 모두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어느 선생님께서 함께 여행을 하면서 들려주신 이야기가 있다. 자신들을 대하는 어머니들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머니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나눈다고 한다. 자녀가 하겠다고 하면 무엇이든 팍팍 밀어주는 어머니,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부족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과외 선생님도 모셔오고 먹고 싶은 것도 척척 대령하는 어머니, 더운 날은 에어컨을 팍팍 틀어 공부방을 미리
조현호 | 울산 옥현초 교사 선사인들이 던진 수수께끼 지난 호에서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지역의 암각화 두 곳을 살펴보았습니다. 반구대암각화는 각종 동물상을 중심으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고, 천전리암각화는 추상적인 기하하적문양이 돋보인다고 말씀드렸지요.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 암각화의 대세랄 수 있는 방형기하문 암각화를 찾아갑니다. ‘방형기하문’이란 네모모양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말합니다. 그 형태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략 상하는 직선, 좌우는 안쪽으로 휘어진 곡선형이며 전반적으로 사다리꼴 형태입니다. 내부에는 가로 혹은 세로로 선이 몇 줄 그어지고 둥근 구멍을 파 놓기도 합니다. 이 바위구멍은 성혈(性穴)이라 하여 여성을 상징한다고 보며 풍요, 다산, 재생의 의미를 지닙니다. 외곽선에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가는 선을 짧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이 기하문을 일컬어 무복(巫服)을 입은 샤먼을 형상화하였다 하여 패형(牌形)암각화, 시베리아계열 암각화에서 보이는 신면(특히 태양신)으로 보는 신상(神像)암각화, 방패와 같은 모양에서 방패형암각화, 석검의 손잡이 부분에서 유래하였다는 검파(劍把)형암각화 등 다양하게 해석합니다. 이 글에서는 생김새만 따
박경민 | 역사 칼럼니스트 cafe.daum.net/parque 본격적인 신석기 시대에 접어들자 지구마을에는 대충 네 개의 큰 강을 중심으로 최초의 문명이 일어났다. 즉 지혜의 산물이 문명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신석기인들이 이렇게 논과 밭을 갈고 가축을 기르면서 촌락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일구며 대략 5000년 전부터 문자기록을 남기기 시작함으로써 역사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청동기 발견은 수확량 증대 최고(最古)의 문명을 이룬 곳은 하나같이 하천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기후가 온난하다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류가 이루어낸 최초의 산업, 즉 농경문화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여기에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치수사업과 신소재인 청동의 발견이 바로 그것이며 신석기인들은 땅 위에서 나는 소출에 만족하지 않고 땅을 파헤치고 자연을 이용하려는 최초의 시도를 하였는데, 당시 그 작업은 노동집약적이어서 씨족에서 부족, 그리고 부족국가로의 사회구조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신석기인들이 석기를 만들기 위해서 돌을 가져다 작업을 하는데 돌이 갈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석기를 망쳐놓는 것이었다. 화가 난 어느 석기인은 그 돌멩이를 불구덩이에 던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불구덩이에
제갈 정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흔히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비교적 관대하고 허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18세 이상 성인의 80%, 대학생의 96.2%가 지난 1년간 음주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인간관계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문제는 이러한 음주문화가 청소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 중 74.4%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으며, 31%가 지난 한 달간 술을 마신 경험이 있고, 48.4%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보편적이며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44.8%가 술을 직접 구입해 본 적이 있고, 35.4%는 술집에 출입해 본 경험이 있으며, 술을 구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73.1%에 이르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무관심 내지 방치 수준도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평소 학생들에게 청소년의 음주는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교사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