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지기(知己) 친구 S와 근래에 더 각별하게 교유하게 되었다. 우리가 평범한 존재이지만, 아주 의미 없이 살지는 않았으니,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써 보자는 나의 제안에 S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S는 경제학을 전공했고, 대기업 임원도 했었다. 뒤에 불교 공부에 심취한 그는 사람과 세상을 헤아림에 도량이 있었다. 생각이 깊고 너그러웠으므로 그의 글을 기대할 만했다. S는 조건을 달았다. “나는 글쓰기 경험도 없고, 익숙하지도 않다. 혼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겠다. 박 교수가 이 작업에 도움을 준다면 한번 해 보겠다.” 이렇게 해서 S는 2019년 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간 우리는 십수 차례 만났다. S는 그때마다 서너 꼭지의 원고를 써서 가지고 나왔다. 서로 읽고 합평해 가면서 원고를 다듬어 나갔다. 코로나 와중에도 계속 메일을 주고받으며 이 작업을 쉬지 않았다. S가 불교 포교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반년간을 제외하곤, 자신의 생을 반추하고 응시하는 좋은 글들을 꾸준히 보내왔다. 가슴 뭉클하게 하는 글들도 많았다. 2년이 지나면서 한 권 분량의 원고가 되었다. 나는 S에게 말했다. 이제 출판해도 좋겠다. 그런데 S는 유보적이다. 좀 더 생각해 보
하늘 높은 곳에 밝은 빛이 있어 온 세상을 비추는 형상 최근 언론에서 자주 듣는 단어중의 하나가 ‘화천대유’이다. 이는 주역(周易) 64괘(卦) 중의 하나인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 )에서 나온 말이다. 주역(周易)에서는 3개의 양효(陽爻, )로 이루어진 건괘(乾卦, )를 부지런히 움직이는 태양 또는 하늘로 상징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양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부지런히 강건하게 움직인다. 겉에는 2개의 양효(陽爻, )가 있으나 속에는 1개의 음효(陰爻, )가 있는 리괘(離卦, )는 ‘밝음’ ‘불[火]’ ‘문명(文明, 文彩가 나고 分明함)’ 등을 상징한다. 밝게 타는 촛불을 보면 속의 온도가 겉의 온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같다. 이상의 괘(卦)들은 우리나라의 태극기에 모두 나오는 것이다.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 )는 아래에 하늘을 의미하는 건괘(乾卦, )가 있고 위에는 불을 의미하는 리괘(離卦, )가 있으니, 하늘 높은 곳에 밝은 빛이 있어 온 세상을 비추는 형상이다. 사람들이 어둡고 추운 동굴에서 나와 따뜻한 빛을 쬐기 위해 모여드는 것과 같다. 사람이 모이니 재물 역시 많이 소유할 수 있어 크게 형통(亨通, 온갖 일이 뜻대로 잘됨)하
교육공무원의 경력을 떠올리면 흔히 호봉경력에 한하여 많이 생각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경력산정의 목적(전보 시 경력, 교육경력 등)에 따라 인정되는 내용이 각각 다르고 구체적인 인정내용은 소관법령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000경력은 교육경력으로 인정되나요?”라고 질문하기보다는 “000경력은 승진임용 시 인정되나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답변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경력산정에 대하여 많이 질문하시는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선생님들의 QA Q. 퇴직포상을 위한 재직경력에 군경력과 임용 전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은 포함되지 않나요? A. 퇴직포상을 위한 재직경력 산정은 ‘교원으로 근무한 경력 +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력 + 군인(병역의무복무기간 포함)으로 근무한 경력’을 합산합니다. 이에 따라 병역의무복무기간은 재직경력 산정에 포함되지만 회사근무 경력은 제외됩니다. Q. 휴직기간 중 연금을 납입하면 연금산정을 위한 재직기간에 포함되나요? A. 휴직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육아휴직, 병역휴직, 공무상질병휴직, 고용휴직, 노조전임자휴직, 법정의무휴직은 휴직 전 기간을 연금산정 기간으로 인정하지만, 기타 휴직은 1/2만 인정을 하고 있
동물·식물의 사진이나 그림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모아 엮은 책을 도감이라 한다. 학교도서관에는 동식물 도감뿐 아니라 문화재나 태양계, 별자리, 악기 등 다양한 주제의 도감이 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도감이 여러 번 등장한다. 그러나 별도의 단원을 구성하여 사용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는 국어사전과 달리 도감의 정확한 이용 방법에 관한 내용은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다. 도감은 자료 조사 과정에서 많이 활용되는 정보원이면서 차례(목차)와 찾아보기(색인)를 익히기에 유용한 자료다. 체계적인 도감 이용 교육을 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와 대상, 교수·학습 내용 및 연계 교과 분석에 들어갔다. 수업 준비하기 먼저, 교육과정을 분석하며 도감을 활용하는 과목과 단원을 확인했다. 2학년부터 4학년까지 3개 학년이 도감을 활용하고 있었다. 수업내용을 교과서로 확인하니 2학년은 도감보다는 계절 그림책이나 쉬운 수준의 동식물 단행본이 더 유용했다. 국어사전은 첫 번째 글자의 첫 자음자가 같은 낱말끼리 ㄱㄴㄷ 순서로 모아 놓는다. 도감은 먼저 갈래(주제)에 따라 모으고 같은 갈래 안에서 국어사전과 같은 방식으로 낱말을 모은다. 따라서 국어사전에서 낱말을 찾는 방법
1. 블렌디드 수업의 길 찾기 가. 1세대 블렌디드 수업 2020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각종 융합교육법이 하나둘 소개되던 중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의 시대가 앞당겨졌다. 실기 위주의 체육수업은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준비되어 있지 않은 교구로 진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처음 원격으로 진행한 체육수업은 저글링, 줄넘기, 타바타와 같은 개인 운동이 가능한 수업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이런 수업도 훌륭한 수업이지만, 학생들의 흥미와 신체활동에 대한 열망을 채워주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때부터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경계가 없는 수업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누어 집이나 학교에서 같은 내용을 연계하여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을 재구성했다. 이런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도 배구·배드민턴을 배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PART VIEW] 나. 2세대 블렌디드 수업 마스크의 불편함이 이제는 일상이 되기까지 2021년도 변화하는 교육 현장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11월부터
각 시도교육청에서 교육전문직원(장학사·교육연구사)을 선발할 때는 해당 지역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을 현장에서 잘 실행하고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교육전문직원을 뽑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교육전문직원 선발 시험은 해당 지역에서 당면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기획력, 문제해결력, 현장지원 능력, 전문성, 교육적 경험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이에 교육전문직원 시험을 준비하는 교원이라면 시험이 출제되는 해당 시기에 교육적 쟁점이 되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해당 지역의 교육청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을 다양한 관점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여 자기만의 새로운 정책으로 재수립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번 주제에서는 현재 교육 분야에서 야기되고 있는 문제 상황을 살펴보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여러 관점에서 찾아보면서 교육정책 기획 연습을 해보고자 한다. 문제 상황 1 문제 상황의 예로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교육에 대한 문제는 주로 학력 양극화, 학습결손의 심화, 학생들 심리, 정서적 문제, 일상생활 능력 저하, 자발성 저하, 학생
“교사라는 직업은 수술하는 의사보다 훨씬 무서운 직업이다.” 대학 시절 교수님이 들려준 한마디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수술의 성패는 환자의 회복상태로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의 교육 결과는 학생이 커서 성인이 되어서야 알 수 있기 때문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물론 교육의 결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판단 기준 또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교육이라는 보이지 않는 과정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때 교육은 깊이 있는 고민과 철학으로 진지하게 행해야 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현시대의 교육이 얼마나 후대에게 영항을 미칠 것인지를 내다보며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활동은 교육정책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정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교육은 어떤 모습이며 앞으로 어떠한 모습의 사회로 이어질지 생각해보자.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임기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떠한 교육정책으로 우리 사회를 그려나갔는지 유치원 자녀를 둔 초등교사의 눈으로 되짚어보았다. 코로나 시대, 교육시스템의 민낯을 보다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손영배 지음, 생각비행 펴냄, 332쪽, 1만6000원) 명문대- 대기업- 정년퇴직으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진로 선택의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저자는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춰 직업을 찾고, 직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진짜 공부’를 시작할 때라고 강조한다. 대기업, 외국계 회사를 거쳐 특성화고 교사가 된 저자는 고교 졸업 후 취업, 창업 후에도 학습을 이어가는 제자들의 사례를 수록했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이다. 법치주의란 좁게는 행정, 넓게는 국가가 법에 의해서 지배된다는 국가의 기본 원리이다. 이에 국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는 반드시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만 이루어진다. 국회는 입법권을 가지고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하면서 행정부의 정책을 실현하기도 하고, 행정부를 통제하기도 한다. 21대 국회(2020~2024)에서는 1만 2,432건의 법률안이 발의되었는데 그중 3,114건의 법률안이 처리(법률안 반영 2,925건, 미반영 189건)되었다. 법률 중에는 2015년에 제정되어 학교와 공무원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은 청탁금지법처럼 국민의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법률도 있으나 이런 법률이 있다는 것을 일반 국민은 알지도 못하는 법률도 있다. 우리나라는 법률의 내용과 관계없이 입법 건수가 국회의원의 실적으로 연결되므로 구체성 없는 선언적 내용의 법률도 있으며, 현장과 동떨어진 법률도 있다. 이하에서는 교육 또는 학교와 관련되어 있으나 일반 교사들이 잘 알지 못하는 법률을 몇 개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인성교육진흥법 교육기본법 제2조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코로나19로 학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좋은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온라인 수업 활동의 발견과 발전이었다. 전면 등교 등 오프라인 수업의 회복에 전념하고 있는 지금, 학력 저하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며 온라인 수업 활동이 그대로 묻힐 상황에 놓여 있다. 온라인 수업은 온라인 수업대로, 오프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대로의 장점이 있기에 온라인 수업 활동을 교실에 잘 안착시키기 위해 많은 교사가 고민하고 있다. 그중 오늘은 ‘글쓰기’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활동이 글쓰기다. 아이들은 글을 쓰는 것을 힘들어하고, 교사는 글쓰기에 관해 피드백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 이러한 글쓰기 활동이 온라인 수업 도구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선생님들께 하나의 시작점이 되길 바라본다. 시작은 익명 게시판이었다 : 패들렛을 활용한 교실 익명 광장 코로나19로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학생 상담이 어려워지자 상담을 위한 창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이 자주 하는 SNS 중 익명으로 운영되는 SNS가 떠올랐다. 그것을 따서 패들렛에 익명게시판을 만들면 어떨까. 시범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