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파행에 대응해 석식 운영을 중단한 대전 둔산여고 전 교장이 약식기소된 데 이어 징계 절차까지 밟게 되자 교총이 철회를 촉구했다. 학생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내린 조치까지 처벌하면 학교의 위기 대응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교총와 대전교총은 3일 공동 입장을 내고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한 학교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둔산여고 전 교장 A씨는 석식 중단과 관련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벌금 250만원에 약식기소됐으며 대전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교총 등에 따르면 둔산여고에서는 지난해 3월 조리실무사들의 준법투쟁과 쟁의행위로 급식이 전면 중단돼 식재료가 폐기되고 단축수업이 이뤄졌다. 이후 파업이 이어지자 학교는 학생 740여 명의 위생·안전과 급식 사고 방지를 위해 긴급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석식 중단을 심의·의결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를 불법 직장폐쇄와 부당노동행위라며 A씨를 노동청에 고발했고, 검찰은 노동조합법상 직장폐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약식기소했다.
교총 등은 “급식 불능 상황에서 학운위의 적법한 심의를 거쳐 내린 조치를 부당노동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교육 현장의 특수성과 행정 절차를 외면한 처사”라며 “정식재판의 최종 판단 전 교육청이 징계에 나서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A씨가 급식 공백을 막기 위해 교직원들과 직접 조리에 나선 점도 강조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A씨는 이후에도 급식 차질이 이어지자 교감·교직원들과 3개월간 조리와 배식에 참여하고 상급기관에 감사와 중재를 요청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학생들의 밥상을 직접 챙긴 교장을 그 결정 때문에 처벌하고 징계하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급식 파행의 근본 책임은 학생을 볼모로 한 파업 관행과 제도적 공백, 교육청의 무사안일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도진 대전교총 회장도 “반복되는 파업으로 학생과 학부모 피해가 이어졌는데도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학교장을 징계로 압박하는 것은 소극행정”이라며 “대전교육청은 절차를 중단하고 정식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둔산여고 교직원 60여 명은 징계 철회와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법적 대응을 위해 약 800만원을 모금했다. 학교운영위원회도 법원과 교육청에 탄원서를 낼 계획이다.
교총은 급식·돌봄·보건 등 학생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업무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지 않아 파업 부담이 학교 관리자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학교파업피해방지법’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 회장과 김 회장 등은 4일 A씨를 만나 징계 대응과 소송비 지원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교총은 “학생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지킨 교육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