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날이다. 불러온 배를 쓰다듬으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제 새로운 선생님이 잠깐 오셔서 가르쳐주실 것이라고, 선생님은 아기 낳고 오겠다고. “선생님 배 나왔어요.” 배로 손을 뻗는 우진이 녀석. “응. 그래, 선생님 배가 많이 나왔지?” 나는 우진이의 손을 잡아 내 배 위로 올려놓았다. 내 손이 이끄는 대로 자신의 손바닥을 내 배 위에 살짝 얹어놓은 우진이의 표정이 묘하다. 신기한 듯, 신나는 듯, 신통한 듯…. 위 아래로 쓸어보기도 하고 노크하듯 배를 통통 두들겨보는 우진이. “애기 나와, 이제?” “응, 이제 조금 있으면 아가가 나와요. 우진이랑 태희도 이렇게 엄마 뱃속에 있다가 나온 거야.” “아기가 나와. 아기가 나올꺼야.” 내가 하는 말을 외우듯이 따라 해보는 우진이. 몰입하다보면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는 우진이는 어느새 또 아기에 몰입했나보다. “그럼 선생님 다른 학교로 가?” “아니, 선생님은 병원에 가서 애기 낳아야지.” “병원에 가서 애기 낳아?” “응. 병원에 가서 애기 낳아요.” 우진이의 끊임없는 질문공세가 시작되었다. 우진이는 우리 반 귀염둥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이란 진단명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
강력한 개혁 리더십으로 중국을 이끌었던 등소평(鄧小平) 주석의 악수하는 모습은 매우 특이했다. 그가 외국의 국가 원수들과 악수하는 장면을 보면, 팔은 제자리에 두고, 손목만 조금 내밀어, 그것도 아주 조금만 내밀어 악수를 한다. 당연히 상대가 반걸음 더 다가오게 된다. 워낙 단구(短軀)의 체격이라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악수 자세가 하루 이틀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면, 여기에는 등소평 식의 ‘악수의 철학’이 작동했을 법하다. 작은 체격이지만 조금도 꿀릴 것 없다는 의식, 모든 상황의 중심에 자신이 서 있다는 심리 등이 그의 악수 스타일 속에 있을 법하다. 또 상대로 하여금 자신을 향하여 다가오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제압 효과 등이 무의식중에 작동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등소평이 정치적 부침(浮沈)의 과정에서 얻었던 별명이‘작은 거인’인데, 그가 악수를 하는 장면을 보노라면, 정말 ‘작은 거인’같다는 느낌이 든다. 악수는 본래 서양의 풍습이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화된, ‘인사의 양식’으로 굳어졌다. 점잖은 신사들이 그럴듯한 자리에서 악수를 주고받는 장면을 보면, 매우 고상한 행동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악수의 연원은 싸움과 복수가 일상화
책 읽는 일이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내어준 권장도서 목록을 들여다보고는 한숨을 내쉽니다. 이걸 언제 다 읽느냐고. 그뿐인가요. 요즘 엄마들 논술이다 해서 교육청은 물론 각종 단체가 선정한 권장도서 목록도 들이밉니다,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주위 학부모가 전해주는 목록까지 추가시키니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밖에 특별한 소일거리가 없던 시절, 누렇게 변색된 책이라도 닳을 때까지 읽던 옛날 아이들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입니다. 질문을 돌려봅니다. 권장도서 목록을 나눠주는 선생님은 과연 얼마나 책을 읽으시나요? 여느 직장인처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손 내저으실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선생님들이 읽어야 할 권장도서(?)는 왜 없는 걸까요? 지적 책읽기에 목말라 하실 분들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교사와 책 미래의 힘은 앞으로 한국 교육을 담당할 미래의 선생님들에게 추천하는 100편의 책과 그 서평을 담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 전공 교수님들이 의미가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 저자 및 작품세계, 그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담아 놓았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우리와는 달리 중국에는 국경일로 인한 휴가가 별로 없다. 중국인들이 쉴 수 있는 연휴는 우리의 설날에 해당하는 춘지에(春節), 5월 1일 노동절 연휴, 10월 1일 국경절 연휴가 고작이다. 때문에 여름과 겨울에 때맞추어 시작되는 방학은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중국의 방학 역시 크게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으로 나누어지는데, 일반적으로 겨울방학은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1개월 남짓, 여름방학은 7월 초에서 8월말까지 약 50일 동안 실시된다. 방학을 이용한 사교육 열풍 거세 일반적으로 기말시험이 끝나고 7월 초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은 중국학생들이 정말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시간이다. 매년 이 시기가 다가오면 학생들은 방학 동안에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중국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 같은 방학에 대한 환상은 실제로 방학이 시작되면서 깨어지기 마련이고, 오히려 평소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이른바 ‘제3학기’라고 불리는 엄청난 양의 보충수업 및 예습을 위한 학원 수업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평상시에는 중국 학생들이 과외를 받거나 보충수업을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