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다. 아내가 종합병원 응급실에 갑자기 입원하였다. 귀가하니 밤 1시다. 고등학생인 딸은 잠들어 있고 아들은 공부하고 있다. 엄마가 입원했다고 하니 무슨 병이냐고 캐묻는다. “응, 병명은 모르고…. 결과가 나와 봐야 알지.” 다음 날 아침, 식탁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 아들이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넣고 있다. 아침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린 아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딸의 방을 열었다. “엄마, 안 계시다. 어제 입원하셨어.” 내 말에 곧바로 일어난다. 아침마다 아내의 잠자는 딸 깨우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 6시 40분인데 늦었다. 빨리 일어나야지.” 아내의 공식화된 말이다. 늦게 일어난 딸은 아침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통학버스 타기 바쁘다. 그러던 딸이 이제는 꾸물거리지 않는다. 아마도 상황을 눈치 챈 듯하다. 딸은 달걀 두 개를 풀어 후라이까지 한다. 등교시각 순서에 따라 딸, 아들이 집을 나갔다. 식탁 위를 보니 계란 후라이와 토마토 한 조각이 놓여져 있다. 아빠를 위해 딸과 아들이 준비한 것이다. 이게 바로 아내의 빈자리를 자식들이 메운 것이다. 자식들에게 한 편 미안하기도 하고 자식들이 기특하기만 하다. 문득 ‘독립군의 자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한 달 넘게 계속된 여름방학으로 조용하기만 했던 학교들이 이제 다시 학생들의 개학으로 아연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새로운 학기에 대한 희망으로 들떠야 마땅하겠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등교 첫날부터 학교폭력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학부모들의 막무가내 식 민원제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교권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교육에 대한 전반적 신뢰가 무너져 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참으로 걱정인 것은, 일선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무질서 현상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이제는 열심히 가르칠 필요가 없다니까~.” “수업시간에 잠을 자건, 밖에를 나가건 그냥 내 버려두는 게 상책 아니겠어?” “아이들 바르게 키워보겠다며 벌 좀 준 것이 교사의 책임문제로 귀결된다면, 이제는 누가 무슨 의욕을 내서 가르치겠어?” “그냥 시작종 치면 들어가서, 애들은 듣던지 말든지 혼자서 떠벌이다 끝 종 나면 그대로 나오는 수밖에.” 그렇지 않아도 여러 가지 이유로 위기에 몰린 공교육을 조금이라도 되살려보기 위해서는 선생님들 모두가 교육자로서의 높은 자긍심과 책무성을 가지고 전심
11일 아침을 단동에서 맞이했다. 늦게 잤지만 모닝콜 시간보다 30분 이른 5시에 일어났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커피까지 마시고 식당으로 갔다. 어금니를 치료받다 여행 온 게 탈이었다. 치통이 심해 부드러운 빵 몇 조각 먹는 것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아파 고생하는 게 처음이라 신경 쓰이는데 옆자리의 중국인들은 수저를 놓자 담배부터 피워댄다. 그러고 보니 4성급 호텔의 테이블 위에 재떨이가 놓여있다. 이틀째 처음 찾아가는 곳은 1시간 거리의 호산장성이다. 단동역을 지나는데 역전에 모택동의 대형 동상이 서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모택동과 등소평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이 확연히 다르다. 잘사는 사람들은 개방정책을 펼친 등소평을 존경하고, 못사는 시골 사람들은 없이 살았어도 생활수준이 비슷하던 모택동 시절을 그리워한다. 한국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된 것도 근래의 일이다. 한국의 실정을 거꾸로 알린 정책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못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중수교, 한국의 올림픽 개최, 조선족들의 왕래가 한국 사람들의 부유한 생활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압록강에 만들어진 섬들은 월량도를 제외하고 모두 북한 땅이다. 이성계
드디어 백두산 천지를 만나는 12일이다. 일찍 일어나 창밖의 날씨부터 살폈다. 안개 속 통화시내의 아침 풍경이 우중충하다. 오늘도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다. 통화에서 백두산 입구까지 관광버스로 3시간 30분, 입구에서 5호 경계비 주차장까지 셔틀버스로 40여분 이동해야 한다. 다시 주차장에서 약 30분 동안 1,236개의 계단을 올라야 천지를 만난다. 무척 피곤한 일정인데 일행들은 가이드의 요구대로 잘 따라주며 천지를 만날 설렘에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시내의 도로변에서 만난 중국 군인들의 모습이 왠지 태만해 보인다. 중국에서는 고위관료들의 자식이라야 군에 간다. 입대하면 월 1,500위안(한화 30만원) 정도의 봉급을 받아 공부하기 싫어하는 말썽꾸러기 자식의 도피처로 안성맞춤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됨됨이가 올바른 사람을 만들려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어느 나라나 농촌에서는 총각신세 면하기 어려운가 보다. 중국의 농촌 여성들이 도회지나 외국으로 나가면서 결혼 못하는 농촌 총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선족 총각들은 문화가 같고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탈북 북한여성들을 원하는데 결혼 후 아기를 낳지 않으려고 해 갈등을 일으킨다. 중국에는 어렵게 국경선을
학교 폭력사건의 가해 및 피해학생측에서 요구하더라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해선 안된다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법제처는 2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요청한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관련 법령 해석안건에 대해 이같이 회신했다. 변호사와 전직 교사 등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교내기구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여부와 내용을 심의,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자치위원회 회의록을 비공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폭력사건의 당사자가 요청할 때도 공개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곤 했다. 법제처는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자치위원회 회의록을 비공개하고 누설을 금지한 것은 위원회의 공정하고 소신있는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에서 비공개 대상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학교폭력 당사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도 비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제처는 또 "만일 당사자에게 회의록을 공개하면 주변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 자치위원회의 심의권을 보장하려는 입법취지가 저해된다"고 덧붙였다.
10대 청소년의 강박장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강박장애질환으로 인한 10대 청소년의 실진료환자수가 2005년 1824명에서 2008년 2878명으로 58%증가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 증가율인 40%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전체 강박장애 질환 실진료환자수는 2005년 1만3000명, 2008년에는 1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강박장애는 환자 자신이 지나치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적인 불안감이 나타나고 이를 경감시키기 위해 반복적인 강박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장 김찬형 교수는 “10대 청소년층의 강박장애 증가는 최근 입시경쟁에 따른 부모의 과잉통제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강박장애를 방치하면 학업을 더 어렵게 하고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강박증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수술 치료가 있으므로 전문가와 빨리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초중고․특수학교 학생 762만1125명(2008년 기준) 가운데 아토피 질환학생은 5.7%인 43만256명으로 집계됐다. 도시화된 생활환경 등으로 아토피 질환자가 전 국민의 20%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상에는 잘못된 속설이나 민간요법 등이 넘쳐난다. 20일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는 (사)아토피피부면역학회 김정진 회장이 올바른 자녀 아토피 관리법에 대한 특강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아토피는 피부 자체의 방어력이 약해 혈액 면역세포인 항체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발생하는 가려움을 주증상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라고 정의했다. 즉, 피부 자체의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청결한 환경과 항생제, 예방주사의 발달로 세균과의 접촉 기회가 없고 방부제가 많은 음식으로 인해 장내 유산균과 정상세균이 적어져 피부면역이 약해진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구상의 세균 중 95%는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로 많은 종류의 정상세균이 적절한 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는 “가려움을 완화시켜주는 스테로이드 계열 연고와 약은 순간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시 피부면역을 떨어뜨리고 피부를 검게
수시로 떠나는 여행인데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만나러 가는 여행길은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혹여 돌발 상황이 여행을 방해할까 8월 10일 새벽 4시 20분경 집을 나섰다. 떠날 때는 늘 즐거운 게 여행이다. 청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를 모는 동안 아내와 인생살이를 얘기하며 오붓하게 시간을 보냈다. 길이 막히는 곳이 없어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3층 약속장소에서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달러(USD)와 위안(CNY)을 환전하고 7시 40분경 같이 여행 떠나는 사람들을 만났다. 지루하게 기다렸는데 한교투어 김재훈 가이드를 만나면서 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점을 돌아봤다. 서민들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라 눈요기만 하는데 사람을 꼭 빼닮은 마네킹이 아이쇼핑을 즐겁게 한다. "**님과 @@님, $$로 가는 &&편의 마지막 손님이니 빨리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출발시간 직전까지 탑승하지 않은 손님을 찾는 멘트가 재미있다. 조금 더 너그러우면 급박하게 시간을 다투는 공항에서도 이렇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예정된 시간에 맞춰 9시 40분경 대련(大連)으로 가는 아시아나비행기가 이륙했다.
‘느리다’와 ‘늦다’는 의미가 비슷하지만, 문맥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느리다’ 1.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 - 행동이 느리다. 2.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나 기간이 길다. - 그 환자는 회복이 느린 편이다. 3. 기세나 형세가 약하거나 밋밋하다. - 느린 산비탈. 4. 성질이 누그러져 야무지지 못하다. - 그는 성미가 느리다. 5. 꼬임새나 짜임새가 성글거나 느슨하다. - 새끼를 느리게 꼬다. 6. 소리가 높지 아니하면서 늘어져 길다. - 멀리서 느린 육자배기가 들린다. ‘늦다’ Ⅰ. (동사)정해진 때보다 지나다. - 그는 약속 시간에 항상 늦는다. Ⅱ (형용사) 1. 기준이 되는 때보다 뒤져 있다. - 시간이 5분 늦게 간다. 2. 시간이 알맞을 때를 지나 있다. 또는 시기가 한창인 때를 지나 있다. - 우리 일행은 어제보다 늦게 도착했다. 3. 곡조, 동작 따위의 속도가 느리다. - 그는 다른 사람보다 서류 작성이 늦다. ‘느리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빠르지 않다는 뜻이다. 반대말이 ‘빠르다’이다. 반면 ‘늦다’는 시간적으로 이르지 아니하다는 말로 반대말은 ‘이르다’ 이다. 이
35명산을 자랑하는 괴산! 푸른 산과 어우러지는 계곡이 많아 어느 곳이든 풍경이 아름답다. 그중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있어 풍경과 역사가 함께하는 체험학습지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다. 이왕이면 풍경 속에 숨어있는 역사까지 아는 여행이어야 한다. 화양구곡의 아름다운 경관 속에 재미있는 역사들이 숨어있다. 청천에 있는 우암의 묘소와 신도비, 화양구곡의 우암과 관련된 얘깃거리들, 중국의 무이구곡처럼 화양동의 구곡에 이름을 붙인 사람이 우암이었다는 것까지 알았으면 ‘띠띠~ 빵빵~’ 청천으로 떠나보자. 화양구곡이나 선유구곡을 오가는 32번 국도변의 청천파출소 앞에 ‘우암 송시열의 묘’를 알리는 팻말이 있다. 90여m만 가면 정조의 어필로 알려진 송우암 신도비(충북기념물 제10호)가 나타난다. 신도비 옆에 수령 370년, 높이 16m의 은행나무(괴산군보호수)가 있고 신도비를 왼쪽으로 돌아서면 매봉산 중턱의 묘소까지 계단길이 이어진다. 우암의 묘소는 수원의 무봉산에서 이곳으로 이장했다. 청천소재지에서 화양구곡까지는 달천이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놓는다. 화양1교를 건너면 깎아지른 층암절벽이 하늘을 떠받치듯 높이 솟아있는 제1곡 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