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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2월의 비애

교사들에게 2월은 여러 가지 변화로 인해 참 의미 있는 달이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달이다. 1년 동안 함께 공부했던 학생들을 진급시켜 떠나 보내고 새로운 학생들을 맞는 달이다. 일부 교사들이 승진이나 만기전보 또는 중간 내신으로 있던 학교를 떠나고 또 새로운 교사들이 오는 달이다. 기존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업무를 맡아 시작하는 달이다.

학기 말부터 고민스러운 건 내년에 무슨 학년을 할까 무슨 업무를 맡을까 하는 것이다. 매년 치러야 하는 행사 같은 것인데 늘 고민이 된다. 자신의 선택이 고스란히 받아들여 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동료교사들의 선택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심사숙고해서 선택한다. 그러면서 예외가 난무하는 상황들로 인해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한다. 그리고 정식으로 배정발표가 나기도 전 민간발령이라는 것이 나고 학교경영자가 파악하지 못한 인간관계로 인해 경영자의 말 같지 않은 말이 돌고 돌아 어떤 사람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학교마다 인사원칙이 있지만 어떤 학교는 그것이 그저 형식일 뿐이고, 학년 및 업무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지만 그건 참고자료 일뿐이다. 한 마디로 원칙도 없고 일관성도 없이 관리자 마음대로가 원칙이고 그것에 대한 근거는 학교운영을 위한 필요한 조치라는 눈가리고 아웅식 변명일 뿐이다.

한 학년을 2년 이상 못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경합학년을 3년씩이나 하고 같은 교실을 2,3년 쓰는 교사를 볼 때, 원로교사라고 A학년을 5년간 할 때, 점수로 봐서는 원하는 학년에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밀려났을 때, 어떤 사람은 친하니 같은 학년 주고 어떤 사람은 친하니 떼어 놓으려고 이리저리 조작할 때, 신청자 미달인 학년에서도 밀려 났을 때, 결격사유가 없는 데도 A학년을 원하는 교사와 B학년을 원하는 교사를 이유 없이 맞바꾸어 놓았을 때, 기존 교사에게 기득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새로 부임해 온 교사가 당당하게 경합이었던 학년을 들어갔을 때 묵묵히 아이들만 조용히 가르치는 교사는 궁금하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업무 배정도 또한 그러한 양상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앞에 나서서 이야기 하지 않고 뒤에서만 불만을 토로한다. 그 이유는 ‘말해 봤자다’ 라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교사들에게 불만을 많이 느끼게 하는 학교경영자는 그 만큼 교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로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사람만 우대한다. 그런 학교경영자에게 불만을 이야기 하면 학교경영자는 "학교운영을 위한 조치라고" 한 마디로 일축한다. 그러면서 학교경영자는 그 교사에게 공무원은 복종의 의무가 있다는 말로 다시 한번 쐬기를 박는다. 교내 인사원칙은 있으나 학교경영자는 수없이 학교운영을 위한 조치라며 예외 상황을 만든다. 이럴 때 선의의 피해를 보는 나약한 교사들은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어 2월 내내 그저 삶의 비애를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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