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융릉과 건릉 이번 호에서는 경기 화성에 있는 융건릉을 찾아갑니다. 융건릉은 조선 왕릉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융건릉은 아버지와 아들의 묘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하겠습니다. 융릉은 사도세자로 알려진 추존 장조와 혜경궁 홍씨 헌경왕후의 합장릉이고, 건릉은 제22대 정조와 효의왕후 김 씨의 합장릉입니다. 잘 알다시피 장조는 조선 21대 영조의 둘째 아들이자 22대 정조의 생부입니다. 다방면에서 부왕인 영조의 기대를 듬뿍 받았던 그는 영조의 명에 의해 대리청정을 시작한 후, 노론 측과 마찰을 빚게 되었고 결국 1762년 5월 나경언의 상소로 뒤주에 갇혀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습니다. 당시 세자의 나이 28세였고 정조는 11세였습니다. 정조는 비명에 간 생부 사도세자를 위해 조선 최고의 명당을 찾았는데 그곳이 바로 화산(花山) 아래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도성으로부터 88리에 위치해 있어 왕릉이 80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되어 대신들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수원을 80리라고 명하노라’하는 어명으로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그리하여 1789년에 양주 배봉산에 있던 사도세자의 묘 영우원을 이곳으로 옮기고 현륭원(
블랙코미디같은 씁쓸한 현실 여섯개의 시선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인권 영화 여섯개의 시선은 임순례, 박진표, 정재은, 여균동, 박광수, 박찬욱 등 여섯 명의 감독들이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씩을 맡아서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참여한 감독들의 명성에 걸맞게 ‘차별’과 ‘인권침해’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서로 닮은 구석이 없다. “계몽적이지 않게 재밌게 만들자”는 것 정도가 합의된 사항일 뿐 장르도,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각 단편마다 감독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자유로운 연출로 인권이라는 화두를 어떻게 풀어냈는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임순례 감독의 그녀의 무게는 ‘용모 단정’의 필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채 취업 전선에 뛰어든 여고생의 좌절을 그려내고 있다. 여상 졸업반 선경은 취업에 중요한 것은 ‘외모 관리’라는 지도교사들의 닦달에 조바심이 난다. 학교와 사회는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를 권장하지만, 이는 없는 집 아이들에겐 불가능한 미션이다. 쌍꺼풀 수술비를 벌어보겠다는 일념은 선경을 위험한 결단으로 내몬다. 고양이를 부탁해로 스무 살 청춘의 고뇌를 담아냈던 정재은 감독의 선택은 도전적이다. 이웃을 감시할 수 있는 구조의 아파트에 신상이 공개
비유는 의미의 탄생을 돕는 산파 강산이 한 번 바뀌고도 남을 법한 옛날 고릿적 이야기지만, 학창시절에 내가 받은 국어수업에서는 은유법, 환유법, 대유법, 제유법, 직유법, 도치법, 의인법, 영탄법, 과장법, 반복법, 점층법, 돈호법, 설의법 등등 ‘법’ 자가 붙은 수사법을 마치 수학공식처럼 달달 외우곤 했었다. 수사법은 왜 쓰이는가, 어떠한 효과를 위한 표현인가를 설명하거나 실제 작문에서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보다는 수사법 명칭을 무조건 외워서 시험문제에 대비하도록 주입받았던 것이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국어시험을 위한 수사법이라는 배움이 아니라, 세상의 온갖 언어에 존재하는 비유적 표현은 왜 생겨났고, 어떤 효과가 있으며, 그것은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가르치는 국어수업으로 탈바꿈되어 있기를 진정 바라 마지않는다. 위에서 열거한 수사법은 모두 말하는 사람이나 글 쓰는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관계가 있다. 그것은 대개 강조법, 변화법, 비유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중에서도 언어 기능의 본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비유법이다. 비유란 말하려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전반적인 소비 지출 내역을 기록해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지출 항목에 하나하나 핑계를 달아주기보다는 과연 이만큼 쓰는 것이 적절했는지 혹시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새나간 돈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기요금의 경우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고 안 쓰는 전기코드는 뽑아놓는 것만으로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렇게 해서 돈 몇 푼이나 생긴다고’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지출 항목 자체가 많기 때문에 각 항목에서 조금씩만 조절해도 꽤 큰돈을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안 쓰는 코드를 꽂아놓는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같은 평수 아파트에 사는데도 어떤 가정은 만 원대의 전기요금을 지출하지만 어떤 가정은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 매월 8만 원 이상 차이 나는 이 금액을 1년으로 따지면 90만 원이 넘는다. 1년에 60만 원 잡아먹는 정수기가 당신에게 주는 편의는? 소비할 때는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수기의 경우 매달 렌탈료는 4만 원 정도지만, 전기요금과 수도요금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비용까지 합치면 정수기에 들어가는 돈은 월 5만 원가량, 1년이면 60만 원,
윤활작용이 탁월한 혈자리 이번 달에 알려드릴 혈자리는 활육문(滑肉門)입니다. 활은 ‘매끈하다’, ‘활동적이다’라는 뜻을, 육은 고기를, 문은 들고나는 곳을 의미합니다. 이 혈자리는 상복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배꼽 윗부분으로 1촌, 그리고 가운데 선을 기준으로 2촌 떨어져 있습니다. 활육문이라고 이름 지어진 연유가 활육문의 작용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위는 우리 몸에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초보적인 가공기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음식물들의 진정한 소화 작용은 바로 소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음식물이 위로 들어오면 먼저 아주 잘게 나뉘어져서 영양소로 분해되는데 소화과정을 거친 찌꺼기들은 대장으로 이동하고 영양소들은 소장에서 흡수됩니다. 이것은 주스기의 작용과 비슷합니다. 주스기를 통과하면서 과육과 과즙은 뚜렷하게 나눠집니다. 활육문은 과즙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구멍과 비슷합니다. 즉,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서 소장으로 들어가는 대문에 해당됩니다. 음식물이 소장으로 잘 들어가도록 이 문은 윤활작용을 하기 때문에 활육문이라고 부릅니다. 이 혈자리에 대해서는 중년남성과 중년여성분들이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이 혈자리의 가장 큰 작용이 담습을 제거하고 살을 빼주는
전국시대의 사상가 장자(莊子)가 하루는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니며 자유로운 비행(飛行)을 만끽했다. 그는 잠시 쉬려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문득 깨어보니 다시 인간이 되어 있었다. 장자는 고민에 빠졌다.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도대체 그 사이에 어떤 다름이 있는 것인가?’ 도대체 본래 인간이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본래 나비가 꿈속에서 인간이 되어 이렇게 있는 것인지 구별할 수 없는 것. 바로 이것이 장자의 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호접지몽(胡蝶之夢)’ 일화이다. 그에 따르면 둘 사이에는 피상적인 차이는 있어도 절대적인 변화는 없다. 자신이 곧 나비이고, 나비가 곧 장자라는 경지, 이것이 바로 그가 파악한 물아(物我)의 구별이 없는 만물일체의 절대경지로서의 세계의 모습이다. 무대예술의 꽃인 오페라와 뮤지컬에서도 각각 시대를 초월해 이루지 못한 나비의 날갯짓을 주제로 한 명작이 있다. 먼저 오페라 나비부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일본 여인 초초상이다. 그녀는 한때 권세 있는 집안 출신이었지만 가세가 기운 후 게이샤가 되었다. 그녀의 애칭은 바로 ‘나비(초초
강원도는 동굴의 도시 전국에 산재한 동굴은 몇 개일까? 동굴전문가들은 국내에 1000〜000여 개의 자연 동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문화재청의 자료에는 강원 101개, 충북 69개, 충남 6개, 경북 25개, 경남 2개, 전북 3개, 제주 48개 등 모두 254개 동굴의 이름만 파악되고 있을 뿐, 나머지 동굴은 이름도 없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전국의 동굴 가운데 강원도 동굴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으로 강원도는 동굴의 도시라 해도 손색이 없다. 동굴 나이는? 강원도에 자연동굴이 많은 이유에 대해 우경식 한국동굴연구소장(강원대 지질학과 교수)은 강릉, 동해, 삼척, 정선, 평창, 태백, 영월의 넓은 지역에 석회암이 분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석회암은 하부 공생대인 캄브리아기(Cambrian period)에서 오르도비스기 (Ordovician Period · 약 5억 년 전에서 시작되어 6000만〜000만 년간 지속된 시기) 동안에 바다에서 퇴적된 퇴적물이 고화된 암석이라고 한다. 때문에 동굴이 분포한 지역은 아주 먼 옛날 바다였을 것이며 강원 도내 동굴 나이는 적어도 수백만 년 이상일 것이라고 짐작 할 수 있다. 다음
플라세보 효과, 귀순이 5학년을 지도했던 어느 해 가을, 학교 연례행사의 하나로 경기도 산골에 있는 K수련원에 갔다. 교통도 불편한데다 근방에 목장이 있어서 낮이면 파리가 떼지어 모여들고 밤이면 모기가 들끓어 잠을 잘 수 없는 곳이었다. 식사 시간에는 연신 한 손을 저어서 파리를 쫓아야 간신히 밥을 먹을 수 있었고 밤에는 10평 남짓한 방에서 30여 명이 엉겨 붙어 자야 했다. 이곳은 수련원이 아니라 난민 수용소나 다름이 없었다. 모기를 쫓는다고 계속 살충제를 뿌려서 아이들은 거기에 취해 잠을 자는 것 같았다. 연수 내용도 교육적인 건 하나도 없었다. 교관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막 제대를 한 사회 초년생들로 지도사자격증도 없고 경험도 일천한데다 아이디어도 모자라서 고작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는 것이 저질 TV 오락프로그램을 흉내 내거나 극기 훈련을 한답시고 군대식 포복을 시키거나 마구 달리고 구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만약 화재가 났다면 엄청난 대형 사고가 났을 것이다. 보안 요원도 없는 후미진 숲 속에 무방비로 아이들만 재웠으니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었다. 제법 이름 있는 곳을 놔두고 교장 선생님이 하필이면 위생이나 생활시설도 엉망이고 교육 내용도 열악한 이곳
새 정권에 기대 많않던 2008년 필자는 2008년 2월호 새교육 칼럼에 ‘행복한 공교육 만드는 새정부 되길…’이란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여기서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학교에서 행복해 질 수 있는 ‘행복한 배움터’의 모습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피력하고 그 실천으로서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어가는 속리산 수정초등학교의 교육환경과 교육내용, 교육공동체의 긴밀한 유대 관계 등을 아주 간략하게 맛보기로 소개했었다. 그로부터 2년 반 정도가 지나 9월 새 학기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 첫해인 2011년을 준비해야 하는 학교현장에서, 앞으로 그려갈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행복한 배움터’로 설정해 보았다. 모든 학교의 모습이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한 배움터’로 바뀌길 기대하며 2008년에 썼던 글을 다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그 무렵 썼던 ‘이명박 당선자에게 드리는 글’을 먼저 소개해 본다. 대통령 당선자께 농산어촌의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서 평소의 바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초·중등교육에 자율권을 주시겠다는 첫 말씀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경제와 함께 교육도 확실하게 살려주셨으면 합니다. 흔히들‘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렇
일본에서의 색다른 경험 얼마 전 일본의 명산 후지산 밑에 있는 후지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후지고에서의 교육활동 견학은 한 마디로 딜레마였다. 우리나라 1980년대와 같은 학생들의 복장(여학생 : 치마는 무릎에서 10㎝ 밑으로 길고, 단화에 흰색 스타킹을 모두 동일한 것으로 착용), 군사 훈련과 같은 학생들의 집합 장면을 보면서 난감함을 느꼈다. 그래도 학교장은 학교 자랑을 하면서 세 가지를 특히 강조했다. 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 3년 동안 동경대를 8명이나 보낸 명문고라는 점과, 오후에 이뤄지는 전교생 특기적성 활동의 활성화(18개 운동부와 17개 문화부, 도합 35개 동아리가 활동 중)와 이 부서 중 일부 부서 학생들이 전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점, 그리고 학생들이 도시락을 같이 먹으면서 인간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통이 더욱 공고해진다는 점 등이었다(급식은 실시되지 않고 있음). 이 학교 시간표를 보면 1학년의 경우 주 5일제 수업에 영어, 수학 각각 6시간, 일본어 5시간, 과학 3시간, 현대사회 3시간, 체육 · 예술 4시간 등으로 구성돼 있고, 3학년은 일본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