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의 와중이라 스쳐 지나갔지만, 지난 2월 8일자 도하 언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된 내용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사들의 글로벌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2015년까지 총 1만여 명의 현직 및 예비교사에게 해외파견 및 연수, 외국 교사자격증 취득 등의 기회를 준다는 보도이다. 만시지탄이지만 그 취지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 그간 놀랍도록 성장한 우리의 국격이라든가 경제력에 비해, 교육의 글로벌화를 위한 교사들의 해외 연수 기회는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외 교육 정보를 얻고자 하는 노력, 해외 교육 수준에 대한 탐방 등의 자비 연수조차도 외화 낭비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절도 있었다. 교과부의 이번 발표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좀 더 보완만 된다면 교사들을 위한 훌륭한 연수 프로그램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와 연관해 내게 두서없이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이 있다. 루소, 오바마 그리고 인도이다. 주지하다시피 루소는 명저 ‘에밀’을 통해 교사의 역할을 제시했다. 교사는 우선 에밀이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습 과정을 하도록 유도한다. 교육 과정은 ‘자연스러움’을 최대로 반영하고, 교사의 훈도에 의해 사회적 영향에서 독립해 스스로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인
교원능력개발평가는 10여 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3월 1일부터 교육감의 교육규칙에 근거해 전국의 초·중등학교에서 시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3월부터 교원평가제의 법적 근거를 대통령령으로 규정함에 따라 일부 시·도교육감과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그동안 교원평가는 교육계의 커다란 갈등 요소이었기에 향후가 다소 걱정스럽기도 하다. 어쨌든 교원평가는 교장, 교감,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에 의한 다면평가를 통해 교원 개개인의 능력개발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원평가가 교원 간의 갈등과 교육의 획일화를 초래하고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교사를 퇴출시키려는 일종의 음모라며 반발하기도 한다. 특히 학생평가를 일상적으로 해 온 교사들이 피평가자의 입장이 되고 보면 다소간 거부감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평가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이해관계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는 매우 중요하며 그에 따른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교원평가의 목적은 전문성 신장 및 자기연찬을 위한 자극이 주된 목적이기에 결과를 통한 서열화는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더구나 교원의 전문성 신장보다
체벌(體罰)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몸에 직접 고통을 주는 벌이라고 나온다. 그래서인지 체벌이란 말 자체에서 풍겨 나오는 어감이 영 마뜩치 않다. 솔직히 교육현장에서 시급히 사라져야 할 구시대적 용어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물론 껄끄러운 느낌을 완화하기 위해 ‘사랑의 매’로 바꿔 부르기도 하지만 거북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새 학기가 시작되며 체벌, 그것도 개념조차 불분명한 간접체벌이 이슈로 떠올랐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일부 교육청에서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체벌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교육현장이 갈등에 휩싸이자 교과부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간접체벌을 허용하는 쪽으로 관련 법령의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간접체벌도 인권침해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간접체벌의 범위가 어느 선까지이고 또 어떤 유형이 있는 지 궁금했다. 찾아보니 간접체벌은 매를 대는 직접체벌과는 달리 도구나 신체를 이용하지 않고 고통을 주는 벌을 의미하는데 ‘교실 뒤 서 있기’, ‘팔굽혀펴기’, ‘운동장 달리기’ 등이 있었다. 이 같은 간접체벌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도구나 신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체벌의 비교육적 요소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것
간혹 TV에서 혁신 학교나 핀란드 교육 등의 새로운 이슈를 접할 때마다 관심은 있었으나 빠듯한 학교 일정으로 인해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맞이하게 된 시범 학습연구년제는 필자에게 지역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 다양하고 충분한 경험을 할 기회를 열어주었다. 처음 연구년제를 시작할 때는 구체적인 지도법 및 프로그램 개발 쪽으로 관심을 가졌지만, 연구년제가 가진 시·공간적 자유로움은 다시는 가질 수 없는 기회였기에 한 분야를 파고드는 수직적 연구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포괄적인 교육 안목을 기를 수 있는 대안 교육의 방향 탐색에 집중하게 됐다. 이를 위해, 해외 교육 우수 사례와 국내 우수 사례를 탐색하고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했으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교육의 본질과 교사로서의 자세에 대해 재정립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선 북유럽(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을 방문해 핀란드 교육위원회, 스웨덴 교사연합회에서 각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알게 됐고 초·중등학교를 탐방해 학교운영의 실태를 확인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핀란드 교육 개혁의 성공사례’에 대한 집중 연구를 하면서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배움의 공동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2개 분야의 정책자문위원회를 설치·운영하기 위해 지난 2월 25일 ‘서울교육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 조례안은 교육정책자문위원회의 위원 전원을 해당 분야 전문가나 학계, 시민단체 인사로 100%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곽노현 교육감이 2011년 신년사에서도 밝혔던 ‘교육행정에 학부모와 서울시민의 실질적인 참여를 확대’하는 의도와도 맥이 닿아있다. 이와 같은 의도로 교육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것이라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교육정책 수립과정상의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면 서울 교육행정의 발전에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3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곽 교육감이 시교육청 주요 간부들과 산하기관장이 참석한 서울교육협의회 월례회의에서 “교육청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인사들은 참여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역대 교육감 중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시민과의 소통, 참여 확대를 강조하던 곽노현 교육감이 공식석상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교육정책자문위원회의 인사를 자기 사람으로 채우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
지진 피해를 입은 현장퇴근하자마자 긴급뉴스로 일본의 지진 속보를 전하여 케이블 방송을 통하여 일본 NHK를 시청하였다. 11일 오후 3시경일본 열도를 경악에 빠뜨린 초대형 쓰나미는 동북부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해안 지방을 단숨에 삼킨 것이다. 바닷물은 빠른 속도로 해변가를 거쳐 육지 깊숙이 휩쓸어 집과 논밭, 공장지대가 순식간에 수면 아래로 빨려들어갔다. 둥둥 떠다니는 것은 소나 돼지가 아니라 목조 주택과 건물, 선박, 자동차였다. 주민들이 얼마나죽었는지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일본의 긴급 재난 방송은 "되도록 튼튼한 콘크리트 건물의 3, 4층으로 대피하라"는 얘기만 숨가쁘게 쏟아냈다. 예상을 못한 대지진과 쓰나미의 급습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재해 대비 체제를 갖춘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속수무책으로 허둥대며 의회에서 답변하던 수상도 안절부절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2시46분께 일본의 대표적인 지진 발생지역인 산리쿠 바다 밑에서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거대한 지진이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쓰나미의 첫 파도는 그로부터 6분 뒤 미야기현 해안가에 도달했다. 50㎝ 높이였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나자 초대형 쓰나미의 진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번 대지
진보교육감들이 초·중등 학생 대상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학교 자율 형태로 맡겼다. 학생평가를 비롯한 각종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이념 대결과 파당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더욱이 5개 시·도 진보교육감이 ‘고교연합 학력평가’에도 제동을 걸어 고 1, 2 학생들의 시험기회를 축소시켜버렸고, 서울의 경우 배치고사 폐지와 초등 중간·기말고사 폐지를 발표한 상황이기에 학생평가를 둘러싼 논쟁과 혼선은 확산 일로에 있다. 물론 ‘교과학습 진단평가’나 ‘고교연합 학력평가’ 등의 시행 여부나 시행방법은 교육감이 결정할 수 있는 자율 사항이라는 점에서 제도적으로 문제를 삼기는 어렵지만, 소위 진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교육감들만 학생평가를 배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과학습 진단평가’의 경우 16개 시·도교육감협의회 합의에 따라 시행되어 왔고, 학년 초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진단해 이를 보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어 온 만큼 ‘일제고사’라는 부정적 이름표를 채우고 사교육 유발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진보교육감들의 이 같은 학생평가 배척으로 인해 보수·진보 교육감 지역 간 형평성의 문제, 일부 학교 내 시험 유
몇 해전 미국오하이오주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교육 과정과 수업 참관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과 비교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무슨 정책이나 프로그램이든 그 나라의 상황과 실정에 맞아야 하지만 만민공통의 내용도 있는 것이어서 직업이 교사인 필자의 뇌리에 들어와 박힌 몇 가지 내용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생들의 아침 등교시간 교사들은 항상 학생보다 먼저 출근해서 교실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하나씩 반가운 얼굴로 맞아 준다. 물론 교문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인사를 받으며 아이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만약 교사가 늦게 출근하게 되면 그 반의 학생들은 교실에 입실하지 못하고 교장선생님이 관리하게 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교사가 없는 교실에 학생들의 입실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 쉬는 시간이나 중간 놀이 시간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바깥 놀이를 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 때 바깥놀이 지도교사가 있는데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가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깥놀이 지도교사의 역할은 안전지도와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예방이라고 하였다. 공부 시간 수업의 내용은 실제 체험활동 위주로 진행 되었다. 예를 들면 수학시간에 실제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60~70년대까지 교원들은 박봉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일이 많았다.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 63년 8월 5일자에는 교직경력 10년의 광주 한 초등학교 김 모 교사가 기차선로에 뛰어든 자살사건이 실렸다. 양친과 4명의 처자식, 집을 뛰쳐나간 형의 가족들, 그리고 동생들까지 월 5000원, 박봉으로 부양하느라 늘 점심을 굶었다는 김 교사, 그 버거운 삶이 품에 안긴 어린 자녀들의 손을 놓게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68년 4월 15일자에는 생활고를 비관한 경남 모 초등교장의 투신자살 소식이 실려 교단을 비탄에 빠뜨렸다. 교직경력 23년, 월 1만4000원(17호봉)으로 3남 4녀의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10여만원의 빚에 쪼들려온 그는 일주일 전에도 음독자살을 기도했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비단 자살 교원만 궁핍하지는 않았다. 대한적십자사 청소년회는 정년퇴직 후 끼니를 걱정하는 노 스승을 위해 매년 쌀 모으기 운동을 전개했다. 65년 당시, 건설노동자의 일주일 치 일당이 약 4000~5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교직은 고단하고 비전 없는 직업이었다. 그 실례로 67년 서울시 교위가 교원 1만2600여명을 진단한 결과,
내부형 교장공모제, 고교 평준화를 둘러싼 교과부-친전교조 교육감 진영의 대립이 국회로 옮겨 붙었다. 국회 교과위 여야 의원들은 7일 전체회의에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이들 현안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먼저 내부형 교장공모에 대해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은 “실시 근거인 초빙교원 임용 업무처리 요령에 따르면 표절 등 심사, 선정 절차상 문제가 있으면 즉각 지정을 철회하도록 돼 있다”며 “영림중, 호반초는 지정을 철회하고 교장을 임명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조전혁 의원은 “전교조 서포트를 받은 교육감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자율학교에서 전교조 교장만들기를 하고 있다”며 “철저히 감사하고 관련 공무원도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아 의원은 “이처럼 임용과정상 문제가 있는데 시도와 업무 협조가 안 된다면 중앙이 권한을 다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라고까지 말했다. 반면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이주호 장관은 17대 국회의원 시절 교장 공모제를 발의하더니 장관이 되고 뒤집으면 되겠냐”며 “전교조 출신 교사라서 거부한 것이냐”고 질책했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도 “교과부가 처벌을 작정하고 감사를 한 듯하다”며 “이들 학교가 절차를 다시 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