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꿈이 꽃 필 때 1. 농삿군 아이들 1987년 5월말쯤의 날씨는 유난히도 무덥고 몇 달 째 계속되는 가뭄에 마을 앞의 개울물이 말라붙어서 실낫 같은 물줄기를 붙잡기 위해서 여기저기 냇바닥을 파고 양수기를 쓰기도 하고 두레박으로 퍼서 물을 끌어올리고 있었습니다. 못자리의 모가 자라서 모내기를 하여야 할 때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바짝 마른 논바닥에 모를 낼 수가 없어서 날마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비가 오기를 바라는 비타령만 하고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다 못한 나라에서는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동원하여 못자리에 물주기를 하라고 시켰습니다. 냇물에서 못자리까지 100m도 넘는 긴 줄을 두 줄 세우고 한 줄은 물을 담은 그릇이 가는 길이고, 다른 한 줄은 빈 그릇이 냇가로 가는 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이 귀한 물을 한 방울이라도 더 많이 못자리까지 가져 갈 수 있도록 조심조심 물그릇을 손에서 손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논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도 바가지에 담겨 오는 물을 뒤집어쓰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목이 타도 마시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 시간쯤이나 작업을 하면 겨우 스무 평 남짓한 못자리에 물을 한 번
대지진과 쓰나미, 그에 따른 원전사고, 이웃 나라 일본이 한계상황에 시름하고 있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 쓸려간 집과 헤어진 가족, 방사능 피폭의 두려움 등으로 마음마저 무너지고 있다. 대성통곡 없는 수심에 차고 절제된 슬픔이 오히려 더 큰 안타까움과 측은함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이중, 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이웃 나라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대지진의 참상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은 당연하다. 아픈 과거사와 역사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에 따른 국민감정은 남아 있지만 자연의 대재앙 앞에 신음하고 있는 이웃 나라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픈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발적인 일본 돕기 성금운동에 너나없이 나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을 보면서 대대로 이어져 온 어려울 때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음을 느낀다. 저녁거리를 걱정하던 시절에도 나그네가 집을 찾으면 함께 나눠 먹던 우리 민족이 아니던가. 한국교총도 일본교원조합, 일본교육연맹에게 위로 서한을 보내고, 전국 교육자에게 일본 돕기 성금 모금 및 격려 운동에 적극 나서자고 제안하고 있다. 파키스탄,
최근 발표된 한국교총의 ‘2010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는 교권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교총이 접수 처리한 교권침해사례는 총 260건으로 104건이었던 2001년에 비해 2.5배 증가했으며, 2006년(179) 대비 1.5배 늘어났다. 2009년(237건)에 비해서는 23건이 증가돼 약 10% 정도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수치는 교총에 접수 처리된 사건에 국한될 뿐 실제로 학교현장에서는 훨씬 많은 교권침해사건이 발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 내용 중 주목할 점은 학생지도 차원의 경미한 체벌에 대한 피해보상 및 처벌 등의 피해가 39건으로 2009년 28건과 비교해 14%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학생체벌전면금지조치 및 학생인권조례제정과 무관하지 않으며, 학교현장의 교권추락, 교실위기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권침해의 형태도 더욱 다양화·지능화되고 있다. 교원이 정상적으로 학생을 지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식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교사나 학교에 사직 및 전근 강요, 담임박탈 등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례도 많았다. 또 안전사고가 학교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바깥에서 일어난 큰 지진피해로 우리나라에서 다시 한 번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앞서 일어난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학교의 지진 피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지진피해가 엄청나게 크다. 3월 11일 발생한 일본 동북지방의 지진은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까지 이어지면서 일주일 이상 뉴스 시간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지진이 발생하면 국회에서 한번, 행정자치부, 그리고 각 관계부처가 파상적으로 실태조사부터 시작한다. 항상 보고서 1장 수준에 원칙만을 반복하고 머물다가 밀물처럼 사라진다. 그래서인지 현재 우리 국민에게는 안전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3월에 밀어닥친 우리나라의 지진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지도 의심스럽다. 눈앞에 닥쳐야 시설을 보완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현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다. 지진을 포함한 자연재해, 그리고 화재와 같은 사람이 만든 재해에서 안전하게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어른들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현행 국토해양부에서 관장하는 내진설계기준(1988년 시작)에 따르면 사용자가 많은 건물은 일반건물에서 적용하는 지진하중의 크기를 1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를 흔히 포스트모던 사회라고도 한다. 그 이전의 사회를 근대사회라고 하며, 그 이전의 사회를 전근대 사회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사회는 전근대사회와 근대사회를 거쳐 오늘날의 포스트모던 사회로 이행된 것이다. 그러면 서로 다른 이러한 사회의 특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전근대사회는 한마디로 마술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사회이다. 즉, 전근대사회의 사람들은 세계가 정령(精靈)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았다. 예컨대, 옛날 사람들은 숲에는 숲의 신이, 별이 빛나는 하늘에는 신 혹은 초자연적이고 신비스런 그 무엇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누군가가 병에 걸리면 ‘악령’이 깃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마술적인 관념이 일상생활의 모든 곳에 내재되어 사람들의 삶을 지배했던 사회가 전근대사회이다. 반면에 근대사회는 한마디로 이성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사회이다. 모더니즘의 사회가 등장하면서 근대 합리주의가 가장 먼저 해체해 버린 것이 이러한 마술적 세계관이었다. 모더니즘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성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명함으로써 ‘탈(脫)마술화’를 추진하였다. 따라서 숲이나 하늘 그리고 인간 등은 더 이상 신비적인
전국교대(교원대)총동문회 임원들이 18일 교총과 첫 간담회를 갖고 교원 정원 증원, 교원의 정치참여, 교권보호, 교대 통폐합 등 초등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10개 교대(교원대)총동문회 임원들은 간담회에서 3년째 동결된 교원 정원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한목소리로 교원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준환 춘천교대총동문회장은 “자타공인 최고의 우수한 인재들이 교대에 들어오지만 그중 일부만 임용되고 나머지 아이들은 맨주먹으로 나간다”면서 “무엇보다 초등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교사 1인당 학생수를 OECD 평균에 맞춰 정규교원을 임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행 공주교대총동문회 사무총장도 “교대는 특수목적대학으로 사관학교, 경찰대학이 100% 임용되는 것처럼 당연히 정부가 임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교권침해 사건으로 인한 교원 사기 저하와 교권보호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신은초 한국교원대총동문회장은 “교육활동 중 사고가 났을 때 교사를 돕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반면 마녀사냥 식 언론보도로 끝내 그 교사의 교육적 열정까지 무너트리는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제정 등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기 위해 교육계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청과 학교 차원의 모금운동은 물론이고 아껴 모았던 저금통을 통째로 기부한 학생부터 모금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나선 교장들에 이르기까지 훈훈한 소식들이 전해진다. 경기 과천 문원중 장준영 군(13·1학년)은 고이 모아왔던 저금통을 기부했다. 얼마를 모았는지 모르는 저금통은 깨지도 않고 통째로 지인을 통해 일본의 한 신문사에 전달했다. 장 군은 “TV를 통해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를 보고 아빠와 일본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내린 결정”이라며 “일본을 돕게 돼서 가슴이 뿌듯하다”고 했다. 경기 안양에서는 일본을 돕기 위해 교장들이 나섰다. 교원, 학생이 참여하는 모임인 안양다지구협동장학회 소속 9개교 교장들이 비상 모임을 갖고 일본을 도울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 장학회 소속 교장들은 각 학교에서 학생,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행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김기백 안양다지구협동장학회장(안양 근명중 교장)은 “가장 가까워 마음이 가는 일본의 엄청난 피해를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뜻을 모았다”면서 “조그마한 정성이지만 일본이 하루 빨리 정상을 되찾길
독일에서는 이주민들의 사회 융화 문제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이주민 자녀의 교육과 사회진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수십 년째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독일의 이주민 자녀 교육 정책에서 가장 큰 특징은 독일어 못지않게 모국어 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프로그램 간의 연계가 매우 강력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모국어 습득이 독일어 교육에 방해되기보다는 독일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반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교육 정책은 16개 연방주가 주관하고 있는데, 1980년 처음 시작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 주의 '이주민 가정 자녀의 지원을 위한 지역사무소'(RAA) 프로그램은 이주민 자녀 교육 정책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10여 개의 소(小)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RAA는 학생, 학교, 교사, 학부모를 효과적으로 연계해 학생 뿐 아니라 취학 전 유아와 졸업 후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청소년까지 지원 대상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일례로 1~3세 유아가 있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자녀의 언어 습득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자녀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 실시된다. 여기서 주목
자비·의지·능력·정직·개방 조화 이뤄야 美학부모 ‘선행+능력’ 중요 요소 인식 많은 교육학자들은 신뢰와 소통은 교육현장에 산소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버드 에드리뷰 편집원이었으며 스탠퍼드大와 시카고大 교수로 활약한 후 현재 카네기재단 회장직을 맡고 있는 토니 브라이크(Tony Bryk)는 관계적인 신뢰는 학교 개혁의 엔진 역할로서 교장 리더십 강화, 집단적인 교사들의 효용성, 학교 내의 정서적인 안정성, 왕따 아이를 위해 나서는 교사의 자발성, 어려운 학습과제에 착수하는 인내와 학업성취도를 모두 향상시키는 핵심적인 자원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관계 깊은 신뢰는 혁신적 창조성의 촉매 역할을 해 실패가 두려워 시작부터 접어버리는 아이나, 결과가 부담되어 선뜻 의미 있는 모험을 하지 않는 교사로 하여금 살아있는 교육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교사 평가에 관한 논쟁이 그치질 않는 상황에 위축돼있는 많은 교사들에게, 어려운 환경과 미달학력 학교에서 교육에 관해 무덤덤해진 학생에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식의 미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안과 초초함으로 지쳐있는 학부모에게,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교육정책 방안과 복지 개혁 중 제자리걸음에 머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