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일반고 교감 대담] 자사고 폐지 논란, 축소에는 공감하지만 최= 자사고 숫자가 많다는 건 문제다. 고교다양화 정책 때문에 숫자를 늘려놓아서 자사고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러다보니 정원미달인 학교도 많다. 게다가 부정입학 사건이 터지면서 폐지 논란에 불이 붙었다. 워낙 사회적으로 파급이 큰 사건이었다.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사건 이후 사회통합 전형 기준이 강화됐는데, 현실적으로 할당 인원을 채우기가 더 어렵게 됐다. 언뜻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정원의 20%를 모집하는 일이 쉬울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힘들다. 현재 서울시에서 사회통합 전형 할당 인원을 채운 학교는 우리학교를 포함해 세 곳뿐이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 서= 자사고를 설립한 원론적 이유는 ‘다양성’이다. 하지만 사실상 ‘다양한’ 학생 보다는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 이런 우수 학생들을 특목고가 아닌 자사고를 통해 수용하려고 했다면 왜 일반고가 아닌 곳에서 교육해야 하는지, 우수학생들의 수요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했다. 그게 안 되다보니 현재 미달되는 자사고도 많고 각종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닌가. 수를 줄여야 한다. 최= 하지만 축소하는
그 봄의 나른한 삽화 하나 봄볕이 나른하게 몽환적이다. 봄볕보다 더 나른하게 몽환적인 것은 학교 뜰 가득 피어난 벚꽃. 점심을 먹고 꿀벌이 잉잉거리는 벚나무 밑을 산책하던 난 마구 꺾인 채 시들어 가고 있는 벚꽃 가지들을 발견했다. 꽃잎은 흡사 흰 눈이라도 내린 듯 수북하게 쌓여 있다. ‘누가 이런 짓을 했지? 심술궂기도 해라.’ 주변을 둘러보던 난 미끄럼틀에 올라가 늘어진 벚꽃가지를 붙잡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는 승우를 발견했다. 우리 반 아이다. 개구쟁이 녀석. 유치원 시절부터 별나기로 소문난 아이다. 우리 반 여자 아이들은 걸핏하면 유치원에 다니던 녀석에게 맞고 울었다. 난 녀석을 불러 몇 번이나 혼을 내고 주의를 주었지만 매번 효과는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다. 그녀석이 입학하였을 때, 난 녀석으로 인해 나의 일 년이 그다지 평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고, 역시나 그렇게 나의 신학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난 녀석을 불러내려 혼을 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없이 꾸중을 듣는 녀석. 이유를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부답. ‘그냥 예쁘니까, 어쩌면 심심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장난삼아, 놀이 삼아 그 예쁜 꽃들을 의미 없이 꺾었으리라’ 지레 짐
향가는 당대 최고의 인기 가요 서기 3000년, 한 교실. “오늘 수업 시간에는 고전을 배워보도록 할게요. 다음 원문을 읽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해요.” -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 - “지금 보고 있는 이 글은 21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노래 가사인데요. ‘강남’이라는 구체적인 지명을 가사에 활용하고 있으며,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어요. 다음 행을 보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열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당시 우리 선조들이 갖고 있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요…” 먼 훗날 이런 상황이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으로 만들어본 수업 내용이지만 시계를 거꾸로 돌리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된다. 우리가 교실에서 배운 적 있는 많은 고전 작품들은 당대의 대중적 사랑을 받고 유행하였던 노래들이다. 향가, 고려가요, 가사 등의 장르는 민간에서 불리던 노래들로 긴 세월이 흐른 뒤 지금 우리에게 그 당시의 모습과 감정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우리가 배워온 역사는 상당 부분 상층부 지배 계급의 역사로 이루
# 들어가며 최근 4~5년간 각종 언론매체에서 학생들의 언어문화가 욕설과 비속어로 얼룩져 있으며, 심각한 언어폭력이 다양한 형태와 유형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학생들의 부정적인 언어는 점점 일상화, 보편화되고 있으며, 어린 나이부터 남녀의 구분 없이 습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청소년들의 부정적인 언어 사용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을 저하시키고, 기본적인 인성 소양을 약화시키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청소년 언어문화가 부정적으로 변한 사회적·문화적 병리현상에 대해 선행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을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의 내재적인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발산 및 감정 조절 능력의 부족,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가치관의 증가, 바른 언어에 대한 윤리적인 기준선의 하락 등이 있다. 또한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는 좀 더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가 있는데, 가정에서는 밥상머리 교육, 예절교육이 약화되었고, 학교에서는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한 예방 교육, 부정 언어를 교정해주는 프로그램, 장기적인 언어 순화 교육 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교육 권위의 붕괴, 입시 위주의 지식 교
예산은 적고 일은 많고 학부모 요구는 높고 “맞벌이 부부로서 돌봄교실에 기대가 컸는데 성급한 추진으로 운영이 부실해 지는 것 같다. 학교에서는 예산부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다고 하는데 돌봄교실 확대를 환영해야 할지 고민스럽다.”(학부모 A씨) “선생님들이 돌봄교실 담당을 기피해 어려움이 많다. 승진 가산점을 준다고 하지만 젊은 교사들은 관심이 없더라. 학교에서 보육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의문이다. 사회가 할일을 모두 학교로 떠 넘기는 것 같아 불만이다.”(부장교사 B씨) “예산 부족으로 기존에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지어주던 아주머니를 고용할 수 없어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언제까지 간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할지 답답할 뿐이다.”(돌봄강사 C씨) 정부가 초등돌봄을 확대하면서 일선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예산과 인력은 부족한데 수요는 증가하면서 학교와 학부모, 학생 모두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초등돌봄 서비스 확대는 박근혜 정부 공약사항으로 올해부터 전국초등 1~2학년 학생 중 희망하는 학생들을 오후 5시까지,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들은 필요한 경우 오후 10시까지 학교에서 무료로 돌봐주는 제도이다. 교육부는 지난 1월 학부모 수요 조사를
“스위밍 앤 리딩! 오예~” 선생님의 취미를 묻자 아이들이 대답한다. 서로 정답을 맞히기 위해 여린 팔들을 쭉쭉 뻗는다. 곳곳에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보인다. 의당초 방과후 프로그램의 하나인 ‘국제 교육반’의 공개수업이 있는 날. 교사, 아이들, 학부모 모두 수업에 흠뻑 빠졌다. 오십분 남짓의 수업 시간이 끝나자 아이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아이들의 ‘성공DNA’를 찾아주는 프로그램 “학교가 아이들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적,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학생 개개인은 한 가지 이상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봐요. 저는 그 가능성을 ‘성공DNA’라고 불러요. 이것을 찾아내 개발해주는 게 학교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당초등학교 김연화 교장의 교육철학이다. 2011년 부임한 김 교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돌봄교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서 학생들에게 내재돼 있는 ‘성공DNA'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우선 SWOT분석을 통해 철저한 수요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틀을 짜고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문화예술, 생태탐구, 스포츠, 정보·과학교육으로 나눠 개별
오늘도 마감 시간에 늦었다. 서둘러 기사를 마무리하는데 아내의 전화가 왔다. 맞벌이인 아내도 바쁜 편이라, 이 시각에 전화 거는 일은 드문데… 손으론 자판을 두들기고, 눈으로 자료를 읽으면서, 어깨와 머리 사이에 스마트폰을 끼었다. “당신, 다음 주 월요일엔 서울에 있어?” “아니, 그날 세종시 청사에서 학교폭력 대책 브리핑이 있어. 새벽에 내려갈거야.” “응? 그럼, 입학식은?” “무슨 입학식?” “예은이 초등학교 입학식!” 아, 첫째 입학식. 결혼기념일 까먹은 이후 최대의 참사가 되려나. 잠깐, 그런데 입학식이라고. 부모가 꼭 가야 하나? “뭐? 당연한 거 아니야. 아이한테 평생 한번 밖에 없는 건데.” “난 한 번도 부모님이 오신 적 없었는데, 뭘…” “뭐, 정말? 초등학교도? 어머님도?” 그렇다.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입학식에 외삼촌의 손을 잡고 갔다. 치맛바람이 거센 사립학교인 지라 어머니가 안 온 학생은 나 밖에 없었다. 중ㆍ고ㆍ대학 입학식은 당연히 홀로 갔다. 집에 돌아와 옛 앨범을 훑어봤다. 졸업식은 어땠나. 국민학교 졸업식 사진 속 나는 꽃다발을 안은 채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 큰 어머니와 함께 서 있었다. 중학교 땐 아버지와 함께
최근 실시된 다양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전반적으로 전통적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반면에 사이버 폭력의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교폭력 유형별 응답 가운데 사이버 폭력 비율은 7.3%(12년 2차조사 ), 9.1%(13년 1차조사), 9.7%(13년 2차조사)로서, 전통적 폭력과 달리 사이버폭력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폭력이 발생하며 손쉽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 폭력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카톡을 통한 비방이나 배제, 갈취의 형태가 많으나, 최근에는 네이버 라인이나 마이피플 등 다양한 SNS도구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사이버갈취(사이버머니, 캐릭터 등), 사이버감옥, 플레이밍(화나게 하거나, 무례하고 상스러운 메시지를 온라인 그룹에 보내거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보냄으로써 서로 싸우는 것), 사이버명령(애니팡셔틀, 와이파이셔틀 등), 안티카페, 사이버 왕따 놀이 등 신종 사이버폭력이 등장하고 있다. 사이버폭력은 익명성, 비대면성, 관찰·감독·지도의 어려움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언제·어디서나·누구든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전통적 신체폭력과 달리, 학생들이 겪는 심리
초점을 벗어난 선행학습금지법 각종 지표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사회는 교육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부모의 경제력에 의한 교육 대물림은 곧 자녀의 사회 경제적 지위로 대물림되고 이는 부의 대물림까지 연계되고 있다. 이렇듯 사교육을 중심축으로 하는 양극화 폐해가 심각하게 고착화되어 가는 시기에 이른바 ‘선행학습금지법’은 환영할 만하다. ‘선행학습금지법’의 입법 취지는 한마디로 ‘사교육을 줄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사교육 기관은 ‘아무 상관없다’는 반응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선행학습금지법이 갖는 정밀함과 치밀함의 결여에 있다. 이 법이 갖는 허점은 바로 ‘사교육 기관의 규제는 선행학습 광고나 선전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사교육 기관에서 광고나 선전을 금지한다고해서 선행학습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사교육 기관에 대한 교육력(?)이나 정보는 학부모들의 입소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간과한 것 같다. 학부모는 본의 아니게 선행학습을 잘 해주는 사교육 기관의 광고나 선전의 주체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에 직격탄을 날린 선행학습금지법 엄격히 표현하면 선행학습의 첫째 규제 대상은 학교가
수학여행은 왜 스마트하지 않은가? 봄이 오고 날이 따뜻해지는 5월이 되면 수학여행, 테마체험학습 등 다양한 체험학습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은 레크레이션, 친구들과의 자유시간 등을 꿈꾸며 들떠있지만 교사들은 천방지축인 아이들 인솔하랴 체험학습의 목적에 걸맞게 새롭고 다양한 배움과 경험을 제공해주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목이터져라 문화재에 대해서 설명을 해도 아이들이 들을리 없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트를 탄 것처럼 그냥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강의로는 문화재를 제대로 감상하고 살펴볼 겨를이 없다. 해마다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이 나와야 한다. 아이들이 직접 가서 보고 느낀 것을 써보면서 배우는 오프라인 체험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자신이 휴대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배울 수 있는 온라인 체험이 결합된 여행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 미디어의 대량 보급으로 인해 학급의 아이들의 2/3이상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기기를 들고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가는 현실에서 설명 위주의 재미없는 문화탐방이 진행될 경우 아이들은 스마트 미디어 안의 게임과 메신져와 같은 놀이에 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