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방문’이 아닌, 진짜 ‘체험’ “남이 농사지어 놓은 데 소풍 가서 밥 먹고 온다고 인성교육이 될 리 없죠. 고작 하루 자연과 가까이 지내는 식의 농촌체험은 의미가 없어요.” 에듀팜 백현상 대표는 기존의 체험 프로그램에 회의를 표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데다 단발적인 이벤트성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현재 주말농장들은 대부분 상업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가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하죠. 농사체험이 또 다른 사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입니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이런 문제점에 착안하여 작년에 성남에서 시범사업으로 ‘에듀팜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에듀팜 콘테스트’는 1년 동안 가족과 함께 하는 장기 농사 프로젝트다. 3월부터 12월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농장을 방문하여 농작물을 심는 일부터 수확까지, 농사 전 과정을 부모와 아이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렸다. 10~15명의 가족이 한 팀을 이뤄 한 구획을 맡는다. 개인 혹은 가족 이기주의를 막기 위해 팀으로 구성했다. 연말에는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우수팀과 우수학생을 선정하여 포상한다. ‘벌은 없고 상만 있는’ 긍정적 의미의 경쟁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콘테스트’라는 이름
한글에 대한 논쟁 ‘인간의 음성 기관을 본 따 만든 세계 유일의 문자’, ‘음양의 조화와 철학을 기반으로 만든 문자’, ‘실제 발음과 유사도가 가장 높은 문자 체계’ 등의 찬사는 모두 한글에 대한 세계 언어학자들의 평가이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도 편리와 효율 측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이는 한글은 한류의 확산과 함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한글이 우리의 문자 언어라는 점은 축복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한글 창제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한글 창제를 모두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고, 반포조차 못한 채 수없이 많은 논쟁에 시달렸다. 반포 이후에도 기득권세력에게 철저히 외면당했고, 일부 식자층과 여성들에게만 사용되었다. 현재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구습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 한글 사용을 반대한 입장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게 된다. 하지만 분명 반대에도 타당한 명분과 근거는 있다. 문자의 창제와 사용이라는 측면만을 보지 않고, 정치적 혹은 국제 정세의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운 문자 도입은 쉽게 허용하기 힘든 부분이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지식과 정보의 통로가 다양하지 못하고 특정 문자에 국한되어 있던 당시의 상황을
나는 강북지역에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에 근무한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크고 작은 아픔 하나씩을 가슴에 담고 있고, 나는 오늘도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면서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아이들과 만나고,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도움이 되는 책이 법륜 스님의 ‘방황해도 괜찮아’이다. “방황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몰라도 괜찮아. 틀리면 고치면 되고, 모르면 물어서 배우면 돼” 방황하는 모든 것이 인생의 연습이고, 이러한 연습들이 쌓여서 우리의 내일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방황도, 실패도, 모르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법륜 스님. 그러나 ‘괜찮다’는 의미가 ‘그러니까 설렁설렁 넘어가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생은 정답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가자는 것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넘어져서 ‘나는 세 번 넘어졌다, 열 번 넘어졌다’ 셀 필요 없이, 실패와 방황을 절망이나 좌절로 보지 말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연습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또한 ‘괜찮아’에는 책임의 의미가 강하다. 법륜 스님은 ‘선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선택에는 선악도, 옳고 그름도, 잘하
Ⅰ. 서론 정규 학교를 그만두고 청소년 지원시설이나 대안교육시설을 다니는 ‘학교 밖 청소년’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학업 중단의 이유와 시기 등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유형에 적합한 진로 지원이 필요함을 나타낸다. 학교 내에서도 학업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최소화하여 성급하게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하고, 학업 중단 위기 학생에 대한 상담 등 적극적인 개입을 통하여 학교 적응력을 도와야 한다. 학교·교육청·지역사회가 연계하여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을 지원하고 있으나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어 이들의 실태, 발생 원인, 해결 방안 등에 대하여 논술하고자 한다. Ⅱ. 학업 중단 학생 실태 청소년 지원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절반 정도는 대체로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정규학교를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학업을 중단한 사유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다닐 필요성이 부족해서'(53.7%)가 가장 많고, 학교 밖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서 싶어서'(42%), '지나친 학업 부담'(26.6%) 등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은 고등학교 1학년까지가 46%로 가장 많았으며, 중 1∼3까지(31.2%), 고 2∼3까지(19.7%), 초
6·4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30일 오전 서울 청파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사전투표는 31일까지다.
우리나라에서 교직은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장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하소연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깥에 비친 교직의 모습과는 달리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현직 교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하는 일과 그 일에 부여하는 의미와 감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는 매우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단순히 많은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라는 독특한 관계적 맥락에서 성격이 매우 다른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일들은 업무 간 경계나 범위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학생지도·행정업무까지 부담 둘째, 교사는 자신이 교과지도에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업무 과중으로 인해 수업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사는 수업에서 불안감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평가와 학부모, 관리자를 의식해 진도 나가기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만족감과 회의감을 동시에 경험하곤 한다. 셋째, 교사는 학생들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안전, 예절, 규칙, 상담 지도 등의 학급경영 및 생활지도 업무를 수시로 수행한다. 학교 내
교육부총리제는 김대중 정부(1998~2003)가 2001년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하면서 처음 도입됐다. 1대 한완상 교육부총리를 시작으로 다음 정부인 노무현 정부(2003~2008)가 끝나는 시점까지 총 8명의 교육부총리가 배출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교육인적자원부를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하며 다시 교육부장관으로 회귀했다. 교육부총리제는 종전 교육부의 기능에 더해 여러 부처에 산재했던 인적자원 개발업무(학교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를 총괄·조정하는 의미에서 신설됐다. 그러나 예산, 정원 주무 장관에 대한 정책조정권이 없어 ‘무늬만 부총리’로 정책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난마처럼 얽힌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약화되고, 교육계 내 갈등 조정역할도 미흡했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초대 교육부총리인 한완상 장관(2001.1~2002.1)은 교직 전문성 신장과 사기진작을 위해 ‘교직발전방안’(2001.7)을 발표하며 정원 대폭 증원과 보수 인상, 자율연수 휴직제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의지를 견인하지 못하고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예산, 정원권이 없는 부총리의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학교 현실보다는 경제적
“예전에는 휴먼 리소스(Human Resource) 관련 부처를 교육부가 통할한다는 차원이었고, 이번 개편은 비경제·안보분야를 묶는 것으로 성격이 좀 다르다고 보입니다. 교육부 위상은 높아지겠지만, 글쎄 교육도 워낙 분야가 방대해서….” ‘국민의 정부’ 시절 교육부총리를 지낸 한 원로는 정부가 교육·사회·문화 분야를 총괄하는 사회부총리를 교육부장관이 겸직하는 정부 조직 개편방안을 제시한데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있는데 자칫 옥상옥이 되거나 정작 중요한 교육이 밀려나는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교총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분야별 현안이 이질적이고 광범위한 현실에서 물리적 결합에만 그칠 가능성이 높고, 교육부장관의 ‘정무형’화로 교육 홀대와 전문성 약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총은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 처음 생긴 교육부총리가 예산, 정원, 인사권이 없어 총괄-조정기능에 한계를 겪다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들어 폐지된 실패 사례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방대한 분야를 관장해 교육 법안 심의와 처리에 한계를 보이고 있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도 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가정의 모습들이 있다. 한 부모, 양부모, 조손, 청소년가장, 다문화 등 다양한 모습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다. 이러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아픔은 가정의 문제요, 학교의 문제며, 사회와 나아가 국가의 문제다. ‘정상적인 가정이 없는 것이 정상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가정의 양육에는 제각기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학교에도 많은 아이들이 아픔을 가지고 있다. 30여년의 교직생활 동안 여러 아이들을 만날 때 마다 이들의 절박함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흘려 보내면서 다른 빛깔로 다가오는 아이들과 겪었던 즐거운 웃음과 절절했던 감정들을 고백해 보고 싶었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먹고 입는 문제도 크고 힘들지만, 부모의 손길과 사랑이 부족해 입은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다. 진주조개는 몸속으로 들어 온 모래알로 고운 몸에 상처가 나지만 그 상처로 생겨난 아픔을 통해 아름다운 진주를 키운다. 교사는 그 아이들의 아픈 상처가 치유돼 사회의 바람직한 일원으로서 자신의 꿈과 희망의 날개를 당당하게 펼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며, 지지하는 인내를
“선생님! 선생님! 성현이가 교실 유리창을 주먹으로 쳤어요!”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점심을 먹다 말고 놀라 나는 급히 교실로 달려갔다. 교실 뒤 출입문의 큰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성현이의 몸을 이곳저곳 살펴보니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2반 아이들이 놀려서 화가 나서 유리창을 쳤어요.” 성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응, 그래. 아이들이 뭐라고 해서 화가 났었니?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유리가 깨져서 다칠 수 있어. 그건 위험하니까 다음부터는 유리창을 치지 말아라”하자 성현이는 “선생님! 저는 억울해요. 내가 잘못한 게 아니에요. 2반 아이들이 놀려서 나를 화나게 했단 말이에요”라며 도리어 큰 소리를 치며 억울하다고 펑펑 울어댔다. 성현이는 상처와 욕구 불만이 많은 아이였다. 성현이는 3월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난히 눈에 띄는 아이였다. 친구들을 자주 괴롭혔고 언제나 분노가 가득 찬 눈으로 친구들을 쏘아보고 아주 작은 일에도 신경질을 잘 내는 아이였다. 유달리 마음이 쓰여 가정환경을 자세히 알아보니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엄마 아빠는 성현이를 낳자마자 할머니한테 맡기고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 후부터 할머니가 성현이를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