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아, 이제 최고의 3학년이 되었구나. 엊그제 입학한 것 같은데 3학년이라니? 라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있었겠지. 나도 벌써 이 학교에 부임하여 온 지 3년 반이 지났구나. 너도 곧 공부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네가 작년에 미래영재 기업인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성공한 기업인이 되길 희망하여 몇 자 적어 보낸다.
지금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삼성전자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거대 기업을 창출한 창업자들은 일터 안에서 어떤 행복관을 가지고 있었을까? 일본의 아식스 창업자인 오니쓰카 기하치로는 사심 없는 경영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자신도 행복해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의 생각을 기업에 접목시킨 경영을 하였었지.
경제학·사회학·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 학자 100명의 행복론을 모은 '세상의 모든 행복'을 펼치면 ‘행복의 절대적 원천은 타인과의 관계’라는 내용에 가장 많은 공감을 표시한다. 우리는 좋던 싫던간에 혼자서는 살기 어렵고 직장생활을 하게 되며, 직장 안에서도 동료·후배·상사라는 인간관계 속에서 살게 된다. 인생 황금기의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게 된다. 그래서 직원 개개인의 행복은 조직의 성장과도 연관되어 있다. 글로벌 세계에서 거대 기업을 창출한 창업자들은 일터 안에서 어떤 행복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 사례로 아식스 창업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니쓰카 기하치로 아식스 창업자는 “내 인생의 가치관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것이고, 이가치관을 바탕으로 경영자로서는 ‘사심 없는 경영’을 항상 염두에 두었다. 그는 창업 10년째인 1959년 자신이 100% 소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을 70%까지 직원에게 나눠주었다. 이에 아버지까지 크게 화를 내고 반대했다고 한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한단 말이냐? 두 번이나 큰 병을 앓으며 제 몸을 돌보지 않고 키운 회사인데 주식을 70%나 나눠주면 회사를 빼앗겨버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흔들리는 마흔 살의 방황 때문이었다. 당시 가족은 회사 연수원에 딸린 좁은 방 한 칸에서 생활하는데, 동업자들은 고급 주택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납품업자의 초대를 받아 난생처음 호화주점에 가게 되었다. ‘아, 모두 이런 곳에서 인생을 즐기고 있구나.’ 밤늦게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여보, 당신 지금까지 어디 계셨어요. 직원들은 내일 아침까지 주문받은 상품을 꼭 출고시키겠다고 철야를 하고 있는데….” 그는 차마 주점에 있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사무실에 나갔더니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사장님, 어젯밤에 철야 작업까지 했는데 아직도 주문량에 못 미칩니다. 오늘 하루 더 철야를 하자고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그 말에 그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아, 그렇구나. 내가 병들어 4년이나 몸져누워 있는 동안에도 모두 이렇게 열심히 일해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번영이 있는 것이구나. 그런데 나는 그동안 무슨 헛생각을 하고 다녔던 것인가.’ 오니쓰카는 이후 리더의 가장 큰 사명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며, 그때 비로소 자신도 높은 수준의 행복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직 넌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훌륭한 분들의 기업가 정신을 본받아 네가 기업의 CEO가 되어 이런 정신을 실천한다면 분명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으로 믿는다. 어제는 영국에서 온 한 목사님을 만났는데 영국의 부자들은 세금으로 소득의 거의 40%를 세금으로 내기에 오늘의 영국 국민들의 복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업을 경영하여 그저 돈 벌어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으로는 큰 기업을 이루기도 어렵고 사회에 공헌도 불가능하리라 믿는다. 넌 장차 훌륭한 기업인이 되어 이와 같은 철학을 네가 만든 기업의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