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직지산악회원들이 대구의 팔공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팔공산은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이 통일을 구상했던 곳으로 고려를 세운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일 때 왕건을 살리고 전사한 신숭겸을 포함한 8명의 장수를 기리기 위해 팔공산(八公山)이라고 불렀다는 큰 산으로 많은 문화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정상인 비로봉(높이 1193m)을 중심으로 등산로가 다양하고, 정성 들여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바위부처(관봉석조여래좌상)를 만날 수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의 본산인 동화사를 비롯해 은해사·송림사·부인사·파계사 등 유명한 사찰이 많고, 케이블카로 7분이면 하늘정원이 있는 신림봉에 올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내리사랑이라고 마침 손녀가 집에 와있는 날이라 산행채비를 하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일찍 일어나 오곡밥과 따뜻한 국에 도시락까지 싸주는 아내가 고맙다. 살금살금 현관문을 나서는데 막 잠에서 깬 손녀 정하(晸昰)가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아침부터 힘이 난다. 어둠속에 차를 몰아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한 후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빈자리가 여럿이다. 나름대로 다 개인사가 있겠지만 출발을 코앞에 두고 산행을 취소하
오늘 이발을 하고 처음 머리 염색을 했다 눈썹에도 흰 털이 박혀 눈썹까지 했다 염색을 하고 거울을 보니 새까만 머리가 낯설다 이삼일 지나면 금방 또 익숙해지겠지 돋보기를 쓴 건 벌써 이십여 년 전 나는 이제 돋보기를 끼고 겨우 염색을 한번 해보았다 앞으론 지팡이도 짚어야 하고 보청기를 맞추러 허둥지둥 헤매기도 해야 하고 임플란트를 하러 뻔질나게 치과에도 드나들어야 한다 세상은 지금 폭설과 연일 강추위다 이 추위를 견디며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내 젊은 날은 연일 폭설과 강추위였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다 흘러간 세월이었다 이제 내게도 노년의 세월은 목전에 왔다 무엇을 하며 긴 하오의 날들을 보내야 할지 어머니의 좋은 아들로 여생을 살아야 할 텐데 어려서 하이네와 바이런을 읽으며 내게 했던 약속도 죽기 전에 꼭 지켜야 할 텐데 시작노트 이제 내 나이도 6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50대 이후 부터였던가. 누구에게 나이를 얼른 공개하기가 망설여지더니 급기야 70고개를 저만치 내다보고 있다. 나이를 자꾸 감추기만 하면 어쩔 것인가. 정직하게 나이를 공개하고 그 나이에 걸맞게 건강하고 보람있게 나이를 가꾸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고령사회, 고령화 사회라는 말에 자
우리 나라 곳곳에서 분노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작년부터 이 외침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 아픔을 구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결국은 대한민국호라는 국가 경영의 문제로 지평을 열어 갈 필요가 있다. 병들어가는 GE를 맡아 다양한 경영기법과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최강 조직을 만듦으로써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경영자는 된 잭 웰치이다,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리더십 교훈은 확고한 비전 설정과 철저한 비전공유에서 찾을 수 있다. 1999년 잭 웰치 회장의 한국 방문 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로 선정된 리더십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그는 “딱 한 가지입니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고, GE의 전 구성원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가슴을 울렁거리게 할 수 있는 크고 대담한 미래 비전을 창출, 모든 조직원들이 이를 공유하여 한 방향으로 매진하게 함으로써 보통 사람들은 꿈조차 꿀 수 없는 위대한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 리더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잭 웰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변화혁신 리더이다. 전 세계적으로 1~2위가 아닌 사업에서의 과감한 철수
오늘 점심시간의 일이다. 우리 과 직원더러 다른 과 직원이 배신자라고 부른다. 헉, 이게 무슨 말인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이런 말을 들어서는 아니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하! 그런 것이구나!’ 듣고 보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배신자라는 말은 귀에 거슬린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우리 직원이 그 동안 흡연자 그룹이었나 보다. 그래서 흡연자들끼리 흡연하면서 어울린 것이다. 그러다가 금연을 하니 자연 어울리는 것이 뜸하게 된다. 그래서 농담으로 ‘배신자’가 나온 것이다. 흡연자 대열에서 이탈했다고. 어제 뉴스를 보니 끔찍한 장면이 나온다. 비흡연자의 폐는 분홍색인데 15년 흡연자는 검은색 무늬가 있다. 30년 끽연자는 시꺼멓다. 이것을 보면 금방이라도 담배를 끊을 것 같다. 담배의 폐혜가 시각적으로 확 드러난다. 목숨을 단축시키는데 일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직원 편을 들어 본다. 담배를 끊으면 본인 건강에 좋고 주위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 가정에서도 사모님과 자식들이 좋아할 것이다. 그 뿐인가? 돈도 절약할 수 있다. 요즘 담뱃값이 인상되어 금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담배를 끊었을 때 ‘배신
아동학대는 범죄 행위 아이들은 우리에게 우연히 들른 손님이 아니다. 그들을 사랑할 기회를 얻기 위해 우리가 잠시 빌려온 존재일 뿐이다. _제임스 돕슨(미국의 심리학자)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고발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습니다. 이미 이런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 건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이제 와서 폭발적으로 증가 했을 리는 없습니다. 그동안 묻혀왔을 뿐입니다. 그 대상이 어린 나이의 피해자들이기에 더욱 파묻혔을 가능성이 컸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말 못하는 유아부터 의사표현 능력이 어눌한 아이들이 언어폭력과 신체적 학대에 시달리며 사랑 받지 못한 그 시간들은 고스란히 상처로 남습니다. 유아기의 상처가 더 심각한 이유는 무의식의 저변에 깊숙이 자리 잡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 상처는 소아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기본신뢰감이 형성되지 않아 청소년기의 방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상처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울분을 폭발하는 분노의 응어리를 심게 할 수도 있으니, 유아기의 학대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이 모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개연
2015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20일이나 지났습니다. 우주 공간 어디에도, 지구상의 어느 공간에도 시간이라는 막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인간들은 달력을 만들고 물리적으로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고는 해가 바뀔 때마다 나이를 먹었다고 말합니다. 날마다 같은 날의 연속일 뿐인데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시간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인데도 나이 먹거나 늙어간다고 한탄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시간에 관해 얽매이지 않는다는인디언의 삶의 방식이 훨씬 더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50살은 산을 바라보는 나이라 일컫고, 60은 산으로 가는 나이라고 한다니 얼마나 심오한 생각인지 고개가 숙여집니다. 60살 까지 살았으면 살만큼 살았으니 내려놓을 준비를 하며 겸손해지라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미얀마의 올랑 사키아 부족도 나이를 거꾸로 센다고 합니다. 태어나면 60살이고, 한 해씩 지날 때마다 나이가 줄어서 60년이 지나면 0살이라고 한답니다. 0살보다 더 오래 살게 되면 덤이라고 다시 열 살을 더해 주고 거기서부터 한살씩 줄여갑니다. 의학을 비롯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 백세
빈발하는 경고등 2014년 최악의 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새해 들어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대형화재, 연일 이어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가족 단위 살상 사고 등등. 새해가 되었지만 암울하고 슬픔 소식들은넘쳐나는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남북이 대치하는 특별한 상황을 안고 있는 정치 현실, 극심한 실업, 빈곤의 대물림과 양극화,불안한 노후 문제,노사문제 등등.피로사회,위험사회, 분노사회의 모습들이 난무합니다. 그러니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낮을 수밖에 없고 불평등 사례는 도처에 넘쳐납니다. 국가의 거대자금이 불투명한 시책 남발로 세금 먹는 하마로 불랙홀이 된 사업들은 책임지는 사람조차 없는 국가재정 파탄의 실태가 연일 지면을 채웁니다. 폭증하는 가계부채는 경고등이 켜진지여러 해입니다. 너나없이 학력사회를 향하여돌진하며 대학으로 진군합니다. 졸업의 문을 나서도 취업의 문 앞에서 다시 좌절하고 절망하는젊은이들은'삼포세대'의 멍에를짊어지고 고개를 떨굽니다. 이 모든 징조가 신호를 넘어 경고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땜질식으로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 일회용 반창고나 붙이는 정책으로는 불안한 사회를넘어 위험사회를 예고합니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무사안일과 공평무사
오늘 아침은 너무 맑고 좋다. 하늘은 天衣無縫이다. 하늘도 푸르고 겹겹이 산도 푸르다. 집 앞의 잔디도 영향을 받은 듯 푸르게 보인다. 베란다의 잎도 모두 푸르다. 푸름은 참 좋다. 평생 푸른 꿈을 살아가면 참 좋을 것 같다. 가장 교육수주니 높은 세대인 베이비 품 세대들은‘요구르트 도시’-책과 음악과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이 활발한 장소들을 일컫는 새로운 용어-에 더 마음이 끌린다. 미국이 특히 그러하다. 그들은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의 실버타운을 거부하고 샌디에이고, 시애틀, 오스틴과 같은 도시롤 향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도 꿈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 대한 꿈, 음악에 대한 꿈, 예술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꿈이 있어야 살 맛 난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그들을 바르게 자라고 성장하도록 이끄는 선생님들은 나름대로의 꿈을 가지고 있기에 삶에 생기가 돈다. 꿈이 없으면 자연에게 배워야 할 것 같다. 아침마다 새 꿈을 향하여 나가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선생님들은 하늘과 같은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하늘은 오늘 아침처럼 天衣無縫을 자랑한다. 한 점 흠이 없다. 늘 깨끗하다. 늘 자연스럽다.
리포터는 얼마 전 믿음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우리 학교는 지난 해12월 23일에 2014년을 마무리하는 축제 겸 동아리발표대회를 열었었다. 행사를 하기 위해선 수많은 준비물이 필요하고 그 모든 것을 지도교사가 마련해 주어야 했다. 하지만 갑자기 결정된 행사이고 시일이 촉박해 리포터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는 수 없이 각각의 동아리 대표들을 불러 학교 법인 카드를 하나씩 내어주고 시내에 가서 동아리별로 필요한 물품들을 사오도록 했다. 구입할 품목을 인쇄해서 나눠준 뒤 몇 번이나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절대 실수가 없도록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심부름을 보낸 아이들은 5교시가 다 끝나가도록 함흥차사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휴대폰이라도 들려서 보낼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혹시 불량배에게 걸려 신용카드를 빼앗기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자기 카드가 아니라고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勞心焦思)! 불길한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걱정 때문에 수업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초조한 생각에 자꾸 창밖만 내다보게 되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저 멀리로 심부름을 갔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
윤완 안양덕현초 교장은 최근 월간 ‘문학광장’ 제50회 신인상 공모전 시 부문에서 ‘설야(雪夜)’ 등 5편의 작품이 당선돼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