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탈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의 눈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소풍’이란 행사로 떠났던 초등학교 시절의 체험학습과 중·고등 학창시절의 수학여행과 수련회가 아련해진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 짓게 하는 그 시절의 추억을 지금 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갖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여건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기억하기에는 너무나 가슴이 저미는 세월호의 상처는 우리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시계 제로로 만들어 버렸다. 물론 교육부에서는 안전한 체험학습을 위한 운영 매뉴얼을 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절차가 10여 개로 너무나 까다롭다 보니 현장 교사들은 체험학습을 부담스러워 한다. 2014년 이후 체험학습 빈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실보다는 득이 많은 체험학습을 포기할 수는 없다. 기본을 지키며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체험학습, 다녀와서는 가슴 가득 행복감을 채워줄 수 있는 체험학습 노하우를 살펴본다. 단점보다 장점 더 많은 ‘소규모 체험학습’ 현장학습을 소규모 학급 단위로 추진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을 때, 학교는 복잡한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난색을 보였다. 기획부터 추진, 결과 제출의 전 과정을 담임교
진보 교육감과 보수 교육감. 우리 학생들은 이 둘의 대립 구도를 탈권위주의 교육관과 권위주의 교육관으로 이해한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 이론을 빌려 표현하면 진보적인 전자는 ‘자상한 부모’의 프레임으로, 보수적인 후자는 ‘엄격한 부모’의 프레임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본다면, 유권자들이 보수 성향의 후보들을 낙선시키고 진보 성향의 후보들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어 준 것은 처벌과 보상, 권위와 통제, 경쟁 등의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시스템 대신 학생 자치와 학생 인권 보장, 낙오자 및 소수자에 대한 배려 등과 같은 탈권위적이고 수평적인 교육 시스템을 원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교육 시스템이 탈권위주의적인지 권위주의적인지에 따라 학교에서의 전반적인 삶이 결정되는 학생들 입장에서 어느 쪽을 더 만족스러워 할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는 변함없이 숨 막히고, 여전히 견고한 입시지옥 철옹성 그렇다면, ‘자상한 부모’ 이미지의 진보 교육감들은 지난 2년 동안 학생들에게 커다란 고통이 되어 왔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시스템을 청산하고 수평적인 교육현장
‘교육’보다 ‘정치’ 앞세운 진보 교육감 행보 취임과 동시에 행해졌던 교육감들의 정치적 행보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모든 교육적 의제들을 정치화하며, 사사건건 중앙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특정 집단과 정치적 이념과 행보를 같이 하면서 교육현장을 정치판으로 만들어 갔다. 진보 교육감들이 특정 집단의 호위무사도 아닐진대 ‘교육’보다 ‘정치’를 앞세운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공교육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성적 부담과 학교폭력으로 스러져간 학생들의 슬픔은 갈수록 깊어졌다. 학교 교육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절망의 미로에 갇혀 있어도 그들에게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같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여준 이들 교육감의 행보는 누리과정 예산 및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논란을 핑계로 교육부와 힘겨루기 하는 모습뿐이었다. 청와대 앞 1인 릴레이 시위와 걸핏하면 공동 대책 회의, 공동 기자회견 등으로 자리를 비우고, 정작 중요한 현안 등에 대한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은 채 2년이란 소중한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말았다. 이 같은 갈등과 대립은 학부모들에게 심각한 피로감을 안겨주었고 결과적으로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
구글에서 만든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 간의 바둑대결은 인공지능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을만한 사건이었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Deepmind)사의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바둑은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고 하였다. 따라서 알파고는 그 많은 경우의 수를 모두 계산하면서 바둑을 두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만을 간추린 후에 전체적인 대국 상황을 파악하면서 다음에 둘 수를 결정한다. 마치 인간이 ‘직관’을 통해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이러한 알파고의 직관은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바로 인간이 만든 소프트웨어이다. 알파고가 갖고 있는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며, 그것은 인간의 코딩에 의해 만들어진다.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가치를 창출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가 될 것이다. 이미 소프트웨어는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손에 항상 쥐어져 있는 스마트폰, 자동항법장치를 담고 있는 비행기나 자동차, 컴퓨터를 활용한 모든 작업들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만약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도움을 받아 바둑을 둔다면, 바둑계에서 천
지난 1세기 동안 세계의 정치나 경제, 문화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 한 명을 꼽기란 쉽지 않다. 각자 꼽을 수는 있겠으나 합의는 어렵다. 그러나 교육 분야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존 듀이(John Dewey)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9세기 중반 미국 북동부의 한적한 마을에서 태어나 20세기 중반까지 활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넘어 세계 교육에 영향을 미쳤고, 20세기를 넘어 21세기 교육까지 그의 영향은 지속되고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대의 교육자는 모두 존 듀이의 후예라고도 볼 수 있다. 현대 교육자는 모두 ‘존 듀이의 후예’ 존 듀이는 민주주의와 교육(Democracy and Education) 출판 이후 그의 교육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세계 많은 지역을 여행하였다. 만 60세가 되던 해, 그러니까 당시 한반도에서 3·1운동이 벌어지기 직전인 1919년 2월 9일 그는 부인과 함께 일본 요코하마 항에 도착했다. 그의 방문 이전에 이미 그가 저술한 대부분의 서적은 일본어로 번역되어 일본의 교육계와 철학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본 지식인들의 비판을 경험한 듀이는 당초 계획이었던 5개월 일정
시 창작 수업은 어렵다. 시는 그저 적당하게 행과 연을 나누고 짧게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시를 써 보라고 하면 아주 빠르게 시를 완성한다. 또 어떤 학생들은 운율·심상·말 꾸미기 등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정작 시 속에 담겨야 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피상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이 더욱 진솔한 시를 쓸 수 있도록 하려면, 자신이 겪었던 일 중에서 어떤 깨우침을 주었던 사건을 떠올려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형상화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시 창작의 첫 단계는 ‘시와 가까워지기’이다. 이를 위해 가족·사회·자연·성장·시대정신 등을 담고 있는 기성 시인과 또래 학생들의 시를 여러 편 읽고 충분한 감상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그런 다음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시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교수·학습지도 계획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을 감상하고 수용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학 감상을 창작으로 연결하면 그들의 성장을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이끌어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단원의 수업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 정서 등을 시
[제시문] · 기능론이란 한 사회를 부분들의 총체 또는 유기체로 간주한다. 모든 생명체는 유기체로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유기체를 이루는 각 부분이 각각의 기능을 잘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각 부분의 기능은 전체와 뗄 수 없는 필연적 관계에 있다. 교육사회학의 창시자인 뒤르켐(Emile Durkheim)은 사회통합과 사회화를 강조하였다. 그가 말하는 사회화란 개인을 사회적 존재로 만드는 일이며, 교육은 사회의 존속·유지를 위해 개인을 사회화시키는 일이다. 사회화에는 보편사회화와 특수사회화가 있다. 보편사회화란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공통적 품성을 지니게 하는 과정이고, 특수사회화란 특정 직업적 기능이나 관련 소양을 갖추게 하는 과정이다. · 갈등론은 교육이 민주주의·사회이동·평등·정의 등을 실현한다는 전제를 의심한다. 대신 학교가 지배집단의 가치나 이데올로기, 서열화된 기존 계급구조를 재생산한다고 본다. 또 가장 공정한 장치라고 여기는 업적주의 또는 능력주의가 구조적 모순을 은폐하는 허울에 불과하고, 갈등의 주원인이 재산이나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에 있다고 간주한다. 학교는 경제적 기회나 분배의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사회적 지위를 세습시키는 기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랑 타령을 한다. 이렇게 사랑 타령하는 이유는 서로의 관념 즉,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사랑은 ‘손잡아 주는 것’인데 그녀의 사랑은 ‘밥 사주는 것’일 수 있다. 내가 내리는 사랑에 대한 정의와 다르다고 그 사람을 욕할 수 없다. 관념의 차이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속에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악의적인 댓글이 넘쳐난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배척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이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며 혼란이 가중되어 갈등이 만연하는 사회가 된다. 한비자(韓非子)의 삼인성호(三人成虎) 물리적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물리적 폭력은 일시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갖고 올 수 있지만 언어적 폭력은 정신적인 피폐를 갖고 온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상징적 폭력의 위험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집단적 사고에 매몰되면 마치 그것이 자연스러운 질서를 갖고 있는 것처럼 정당화됨으로써 그와 상반된 견해를 부정하게 만든다. 집단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지 못한다. 한비자(韓非子)의 내저설(內儲說)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삼인성호란
01 19세 이하 관람 금지 등급에 속하는 어떤 영화를 광고하는 표현 중에 ‘뼈와 살이 타는 밤’이라는 구절이 들어 있었다. 섹스 행위의 적나라함과 격렬함을 암시하는 자극적 표현이다. 오죽하면 뼈도 타버리고 살도 타버린단 말인가. 너무 직접적이고 과장된 표현이어서 나는 다소 엽기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잘 승화된 에로티시즘의 미학에 감화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어떤 무지(無知)와 폭력의 분위기가 연상되어서, 혐오감 같은 것이 생겼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성(性)에 대한 호기심에 눈뜨는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 혐오감보다는 본능적 이끌림이 더 앞설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이런 일도 있었다. 2004년에 만들어진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포스터 광고 사진(주로 버스나 지하철의 벽면에 붙여서 광고한다) 심사를 당국에서 했는데, 이 광고는 세 차례나 반려되었다. 이유는 지나치게 선정적(煽情的)이라는 것이다. 사연은 이러하다. 포스터 사진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김효진이 부드러운 시폰 소재를 입고 엉덩이 곡선을 드러낸 채 엉덩이를 고양이처럼 들고 있는 자세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광고물심의위원회가 “김효
민선 2기 교육감시대가 출범한지 7월이면 3년째를 맞는다. 교육현장의 기류는 급변했다. 교육감들의 목소리는 커졌고 위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교육행정의 무게중심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 주민자치 교육이 조금씩 틀을 잡아가면서 교육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교육감들은 일사불란한 조직력으로 교육부 등 중앙정부를 압박하면서 민선 1기 교육감 시대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누리과정 문제로 불거진 지방교육재정 확충 부분에서는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를 냈다. 교육부 눈치만 보던 종전과 달리 ‘할 말은 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반면 시도교육청의 책무성도 그만큼 커졌다. 학업성취도부터 교육복지까지 교육감들의 역량에 따라 차이를 드러내고 평가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민선교육감 시대는 분명, 우리 교육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체제가 긍정적 방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그 반대의 역기능을 초래할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아울러 현재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체제 또한 얼마나 지속될지 속단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