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2 (금)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은퇴 이후의 삶

 한국은 인구 고령화 속도가 아주 빠른 국가이다. 이는 정치, 경제 및 사회문화 등 다양한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낸 결과물임과 동시에 각각의 현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사회적 현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는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가 맞물리면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은퇴 후의 시간은 현역시절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의 퇴직 후 경제생활은 매우 불안하다. 이들의 재취업은 기대만큼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역에서 물러난 은퇴자들은 인생 후반에 발생하는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역시절에 은퇴 후의 인생 후반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은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인생 후반에 노출되는 각종 리스크(Risk)와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신문을 펼쳐보면 누구나 은퇴 기사를 쉽게 접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일상화 되어 있다. 은퇴 관련 특집과 연재기사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100세 쇼크’, ‘준비 안 된 100세는 나에게도 국가에도 재앙’ 등 인생 후반이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 7명 중 1명이 치매환자, 재정파탄 국민연금 급여 삭감, 고령화로 경제성장률 저하, 기대수명의 증가, 자녀들도 부양할 능력이 없어지는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등이 인생 후반에 우리의 삶을 위험으로 빠뜨릴 도구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은퇴가 이미 잠재된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의 핫 이슈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후반을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함을 느낀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체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은퇴 설계는 단순히 노후를 준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어 가는 기회를 갖는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인생 후반에는 빈곤, 재정, 물가, 경제 등의 재무적 위험은 물론 질병, 외로움, 소외감, 사회적인 관계 등의 비재무적인 위험에 함께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험을 관리하고, 안정된 인생 후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은퇴설계가 필수적이다.

먼저, 인생 후반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가늠해보면 체계적인 은퇴 설계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 초년도부터 은퇴 이전까지의 시간과 은퇴 시점부터 생의 종착점까지의 은퇴 후 시간을 비교해 보면 은퇴 전의 시간이 은퇴 후의 시간보다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취업연령 26세, 퇴연령 55세, 기대수명 80세를 기초로 비교하면 은퇴 이전과 이후의 시간은 각각 29년과 25년이다. 지금은 그 차이가 4년에 불과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를 향해 줄달음질 치고 있는 수명의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를 감안한 은퇴 이후의 시간은 현역시절인 은퇴 준비 시간의 최대 5배나 된다. 은퇴 후의 시간(최대 109,500)은 90분간 진행되는 축구 중계를 73,000회 시청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간에 대한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