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국공립 유치원 교실에 폐쇄회로 TV(CCTV) 설치를 추진하고 나서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작년 8월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수요조사를 하면서 증폭됐던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당시 전북교육청은 수요조사 요청을 거부했고, 유치원 교사들과 교원단체들도 교실 안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교권뿐만 아니라 유아들의 초상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는 지금도 일부 학부모들이 교실 수업 장면을 실시간으로 캡처해 블로그에 올리고 있을 정도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아동학대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려면 유치원 교실에도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작년 5월 어린이집 CCTV 설치 근거가 법제화되면서 유치원 교실에도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학부모의 요구가 확산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교직원과 학부모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자율’을 빙자해 학교에 문제를 떠넘기는 것은 갈등만 확산시킬 우려가 크다. 더욱이 교육청평가 지표에 CCTV 설치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말도 들려와 혼란스럽다. 교육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바둑대결은 4대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전 세계는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 속도와 가능성에 놀라면서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다. 지식전달자 역할 탈피해야 1959년 마빈 민스키 MIT교수에 의해 인공지능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이후 1997년 IBM 딥블루컴퓨터가 세계 체스챔피언과 대결해 이겼고 2011년엔 슈퍼컴퓨터가 퀴즈챔피언들에 완승했다. 그러나 이번 알파고의 경우 이전과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의 실체를 증명하며 강력한 파급력을 예고하고 있다. 알파고는 사람이 평생 해도 할 수 없는 빅데이터 학습량을 5주 만에 익혔고 딥러닝이란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바둑 고수들의 기보를 3주 만에 3억4000만 번 실행하며 스스로 학습했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조만간 알파고 인공지능을 스마트폰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속에 들어오는 시점이 멀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교육 패러다임 역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먼저 지식을 주입하고 암기시킨 후 평가하고 서열화하는 전통 교육은 창의력과 팀워크, 인성을 배양하는 교육으
교사는 늘 ‘좋은 수업’에 대한 고민을 멍에처럼 짊어지고 살아간다.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수업에도 가치 판단이 작용한다는 의미일 텐데,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돌아오는 답은 교사와 학생이 만족하되 교육과정의 원칙에 충실하고 학습자의 지적 성장과 창의적 능력, 그리고 공동체의식의 함양으로 귀결된다. 수업개선 불구 ‘객관성’ 한계 필자처럼 인문계 고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는 수업이 결국 대학입시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대입의 균형추가 수학능력시험에서 학교생활기록부로 급격하게 이동하면서 교육과정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교과수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에 따라 학생부 교과 성적 못지않게 교과 수업에 임하는 학습자의 태도와 역할 등을 보여주는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 도입되는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변화된 대입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수업’에 대한 해법 모색은 이제 고민의 차원을 넘어 현실로 다가와 있다. 필자는 그 고민을 수행평가를 활용한 학생중심의 활동에서 찾았다. 교사가 모든 지식을 전수해 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되 그 과
광양시 옥룡면에 위치한 옥룡사는 신라의 고승 도선국사가 중수한 사찰로 입적할 때까지 35년간 수백명의 제자를 양성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절터만 남아았다. 중수할 당시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은 동백나무 10,0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되었다. 봄소식을 알리는 동백나무 숲은 산새소리와 함께 오가는 방문객을 방긋이 맞아준다.
2016년 1월 2일 첫 전파를 탄 ‘장영실’이 3월 26일 종영됐다. KBS가 직접 제작⋅방송한 대하드라마 ‘장영실’은 왕이나 세자가 아닌 신하를 내세운 24부작 드라마다. ‘대하드라마’를 표방했지만, 일단 24부작이란 점에서 보통의 미니시리즈 같다는 인상이 더 강하다. 그럴망정 ‘장영실’이 새로운 아이템인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 대하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았던 과학자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그런 참신함 때문이었을까. 출발은 순조로웠다. 첫 방송 시청률이 1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두 자릿수를 보였기 때문이다. 시청률은 24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10%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대하사극에 대한 고정 팬에다가 과학 선호층 등이 그 주역일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에 대해 문외한인데다가 흥미조차 전혀 없는 나로선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고역이었음을 굳이 밝혀두는 이유이다. 장영실은 초등학생들까지도 이름 석 자는 알만한 역사인물이다. 노비 출신이지만, 당시로선 가히 혁명적이라 할 혼천의⋅자격루⋅측우기 등 많은 천문기구들을 발명한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성공기이기에 그 고난과 반전의 풀스토리가 제법 관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정상이 아니라 생각된다. 남북 사이 비난과 위협이 도를 넘고 있다. 북쪽 관영 언론이 최근 청와대와 서울 시내 정부 시설을 겨냥한 타격훈련 모습을 담은 영상이 여과없이 방송되고 있다. 또한, 사진 수십장을 공개한 것은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이다. 며칠 전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쪽을 겨냥한 상륙훈련을 직접 지휘했다.이로 보아 냉전 시절을 연상시키는 '적대적 공존'이 굳어지는 듯한 양상이다. 이런 상태에서 접경지역의 국민은 항상 불안하다. 최근 긴장 고조의 배경에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이고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한·미가 주도하는 강한 대북 압박이 있다. 북쪽은 이달 들어 신형 방사포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핵 위협을 강화했다.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을 폭격하는 장면까지 내보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미 훈련 역시 북쪽 주요 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과 평양 점령 작전을 포함시키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영상만 반복되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양쪽 모두 전쟁 준비에 들어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양쪽의 자제가 필요한 때다.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기싸움과 무력시위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남북 사이 대화 통로가 모두
경기도 여주 북내초등학교(교장 김경순)에서는 지난 3월 25일 북내초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의미있는 캠프와 특강이 실시되었다. 이번 행사는 여주시에서 지원하는 학력향상 프로그램 지원비로 운영되었는데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의 얼을 계승하고 북내초의 혼,창,통 교육과정을 내실화 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캠프와 학부모 특강으로 운영되었다. 북내초에서는 한국체육대학교 산하 산학협력단 자기주도학습 리더십 개발원(대표 신기연)의 대표와 전문강사를 초빙하여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에게 다중지능검사를 통한 나의 꿈 찾기 활동과 자기주도학습법을 5시간 집중적으로 운영하였다. 학생들은 다중지능 검사를 통해 저마다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해 실천할 버킷 리스트를 적어 학교 복도에 마련된 꿈나무에 게시하는 한편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템파 학습법을 배우고 직접 학습 계획을 세워보기도 하였다. 김경순 교장은 '여주 영릉에 잠들어 계신 세종대왕의 얼을 계승하는 혼,창,통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있어 학기초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 공부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 이라며 캠프 운영의 목적을 이야기 했다. 북내초는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여느때와 같이 시작종이 울리자마다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공교롭게도 필자의 담임반 수업시간 입니다.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한 학생이 보건실 좀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더니 대답대신 휴지를 내놓습니다. 그냥 휴지가 아니었습니다. 방금 전의 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휴지가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무슨일인지 물었습니다. 시작종 치고 급하게 교실로 들어오다가 문에 발가락을 부딪쳤다고 했습니다. 찢어진 발가락에서 피가 계속 나고 매우 아프다고 했습니다.(우리학교는 실내에서학생들이 실내화나 슬리퍼중 편한 것을 신도록 하고 있습니다.) 급히 다른 학생을 동반하여 보건실로 내려 보냈습니다. 채5분도 안돼서 돌아 왔습니다. 보건선생님이 안계셔서 그냥 올라왔다고 합니다. 피가 계속됩니다. 양말도 모두 붉은 색으로 변했습니다. 교실 바닥에도 군데군데 붉은 무늬가 있습니다. 일단 휴지로 지혈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발가락이 너무 아파서 지혈을 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아마도 보건선생님은 보건수업때문에 수업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모지에 적었습니다. '죄송하지만 학생이 발가락에 피가 나면서 몹시
박하사탕 하나가 녹는 시간 조경숙 집에서 일터까지의 걸음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이 세 번 쯤 반복되는 시간 신호등을 지나고 우체국을 지나 신발주머니 흔드는 내 아홉 살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와 아파트 사잇길 갈래머리 멈칫멈칫 사춘기가 지나고 그 다음은 내가 이름 붙인 마이웨이, 4대악이 없는 육교 위 좌우를 한 번씩 내려다보는 건 나의 오랜 습관 양 방향을 향해 내달리는 자동차들 이곳까지 오면 얇게 입안에 남아있는 박하사탕에 혀가 베일 수 있는 시간 와지끈,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입안에 고인 달달한 환상 오늘의 단맛은 여기까지. - 2016 계간『학산문학』봄호에서 * 조경숙: 2013『시와 정신』으로 등단. 시집 『절벽의 귀』가 있음. 인천에서 활동. 화자는 지금 집에서 일터까지 걸어가고 있다. 일터는 어떤 곳인가. 내 경제생활의 기반이 되는 곳, 나의 발전이 가감 없이 도모되는 곳, 내가 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현장이 되는 곳이다. 그런 일터에서 내 행복의 일정한 부분이 보장되기도 할 것이다. 일터로 향하면서 화자는 박하사탕을 하나 입에 물고 출발한다. 입안에서 서서히 녹고 있는 박하사탕, 그 단맛은 바로 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일 테고 생활 속
봄날이 되면 설렘으로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 가볍다. 3월 하순경이면 지리산을 병품처럼 두른 섬진강 줄기에 산수유와 매화가 만발한다. 3월 21일, 지인부부와 구례군 산동면의 상위마을과 반곡마을, 광양시 다압면의 매화랜드에 다녀오며 산수유와 매화가 만든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다. 알찬 여행을 만들기 위해 섬진강을 오가는 길에 전북 임실군 오수면의 오수의견공원과 구례군 문척면의 사성암에도 들렀다. 청주에서 출발한 자가용이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순천완주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이 오수의견공원이다. 순천완주고속도로 오수IC를 빠져나가면 오수면 소재지가 가깝다. 이곳 오수천 물가에 위치한 오수의견(獒樹義犬)공원은 원동산(園東山) 현판이 걸린 일주문이 있어 이채롭다. 공원에 들어서면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 공부했던 ‘오수의 개’ 조형물이 서있다. 공원은 의견상, 의견비각, 느티나무들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규모가 작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비각 안의 의견비는 전라북도민속자료 제1호로 주인을 살린 개의 충성심을 후세에 기리기 위해 세웠으나 오랜 세월과 풍파로 글씨가 마모되어 알아볼 수 없다. 고려시대 최자가 지은 보한집에 의견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김개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