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7월 24일 출발과 13시간의 이익 본격적인 폭염 공습이 시작되는 칠월 하순이다. 생활의 숲길을 가다 돌아보면 지나온 길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새벽 두시, 도둑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이며 나갈 준비를 한다. 지역이 먼만큼 지금까지 출발은 이런 새벽이었다. 열흘 넘게 머물러야 될 짐들을 담은 여행가방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인적이 드문 골목을 깨운다. 습기를 머금은 새벽길 어둠사이로 뻗어나가는 전조등 빛이 가물거린다. 몸은 움직이지만 뇌세포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모양이다. 무릇 유무형의 모든 그릇은 비워야만 다시 채울 수 있다. 그런데 떠난 다는 일이 왜 이렇게 두려움으로 증가되는지 휴일 새벽 한산한 교통량에 반비례하여 몰려온다. 졸음을 쫓을 겸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신다. 습한 공기와 개구리소리가 온 몸에 감겨든다. 새벽 네 시 반경 주차를 한다. 서서히 깨어나는 하루를 보며 택시를 잡는다. 김해공항 국제선 2번 게이트를 목적지로 말하고 출발을 한다. 조는 듯 마는 듯, 주변의 가로등 불빛이 환해 정신을 차려보니 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공항은 아직 어둠에 잠들어 있다. 하지만 다섯 시가 되자 서서히 내부가 밝아진다. 일찍 도착한 일행이 보인다. 첫 만
여교원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도서벽지 교원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통합관사를 건립하겠다던 정부가 대책 발표 두 달이 지나도록 예산 확보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6월 22일 도서벽지 교원과 공무원 등이 함께 활용하는 통합관사를 확충하는 내용의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5년 이상 된 노후 단독관사 680개를 통합관사로 우선 전환하는 등 단계적 전환을 통해 현행 44%인 초·중·고 통합관사 비율을 70% 수준으로 상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8월까지 도서벽지의 모든 관사에 방범창을 설치하고 출입문 안전장치를 자동식으로 전면교체 하는 등 시설 개선도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 예산안에는 통합관사 건립을 위한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기재부에 예산요청을 강력히 했지만 학교시설비니까 교부금에서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합관사 건립 예산을 전액 국비로 지원한다는 기존 방침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며 "예산 확보를 위해 기재
9월 28일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학교 현장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헌재의 합헌 결정이 난 것이 두 달 전이고, 시행을 한 달 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교육 당국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연수와 안내 등 기본적인 대처마저 실종됐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한국교총이 이달 18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교원들은 김영란법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란법에 대해 ‘매우 잘 안다’고 답한 교원은 13.0%에 그쳤고, 관련 연수를 받거나 연수계획을 안내 받은 교원은 9.8%에 불과했다. 10명 중 9명은 교육당국으로부터 어떤 안내와 홍보도 접하지 못했고, 그래서 구체적 내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김영란법으로 교육활동에 있어 가장 제약을 받게 될 관계에 대해 60.0%의 교원들은 ‘교사-학부모간’을 꼽았다. 김영란법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학교 현장에는 각종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며 극도의 몸사리기가 연출되는 모양새다. 상담 차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의 음료수까지 청탁 여부를 따져 사
정부가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와 함께 ‘학교급식 개선방안’을 23일 발표했다. 학교급식전용사이트 개설과 입찰비리관제시스템 설치, 식재료 검수 애플리케이션 보급 등을 골자로 한 이번 대책은 급식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감독 시스템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식품위생·품질관리 부실, 유통질서 문란, 입찰 비리, 학교·업체 간 유착 등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한참 미흡하다. 특히 급식 비리와 부정에 대한 정부와 시·도교육청, 지자체 등의 책임 및 관리 감독 개선 방안이 결여돼 있고, 총체적 책임을 단위 학교에 전가한 점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 학교에서는 원산지, 등급, 친환경 여부 등에 대한 인증 표시를 믿고 식자재를 구매해 조리와 급식을 운영한다. 따라서 식자재의 품질에 관한 책임은 이를 인증해 준 정부와 지자체, 납품 업체에 있다. 학교의 책임은 식중독 예방, 양질의 급식 제공, 실무적 급식 운영 등에 국한시켜야 한다. 양질의 학교 급식을 제공하려면 편법적 수의계약, 부당한 지명 경쟁 계약, 허위 업체 입찰 참여, 업체 간 담합 입찰 등 관행적인 급식 비리와 부정을 차단하는 방안이 마련
교원의 행복은 교육 성장의 부싯돌 교권 보호, 스승존중 문화 힘쓸 것 학생인권 당연히 보장돼야 하나 교원의 정당한 권리도 보호해야 함께 지켜야 할 선언적 조례 만들고 위원회 구성해 조정·지원 역할 수행 교육, 진보·보수로 갈라선 안 돼 지역사회 포함한 교육 4주체 강조 "학생인권조례를 왜 만들지 않느냐는 분들이 많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마치 교권과 학생인권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게 조례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교육공동체가 함께 지켜야 할 선(線)을 담은 선언적 조례를 만들 계획입니다" 최교진(63·사진) 세종시교육감은 3일 세종시교육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교권과 학생인권을 대립관계가 아닌 상보적 관계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권과 학생인권을 함께 포함한 선언적 조례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전문가가 참여해 합의·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 교육감은 특히 "교원들의 행복은 교육 성장의 부싯돌이다. 교원의 행복은 교권이 바로 설 때 비로소 불꽃을 발하게 된다"며 교권 보호와 사제 간 상호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 개청 4주년을 맞았다. 행정도시
올해 초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져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시대는 혁명, 교육은 제자리 몇 가지 자료를 참고해 보면, 향후 5년간 71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현재의 초등학생이 사회생활을 할 때쯤이면 현재 일자리의 70%가 사라지게 될 것이며,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되었을 때쯤이면 거의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국영수에 모든 것을 거는 오늘날의 10대들이 노동시장에 들어가는 15~20년 후쯤이면 기계가 사람보다도 국영수를 더 잘할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기계(인조노동자 등)와 경쟁을 하게 될 세대들에게 출발점에서부터 패자가 될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즉 전자계산기가 등장한 시대에 주판을 가르치는 시대낙후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현재 우리교육의 허점이 이렇게 명확히 보이는데도 개혁의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여태와는 달리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 속도는 선형적 속도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리우올림픽이 17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총 33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우리의 도전은 금메달 9개-종합 8위로 마무리됐다. 우리 태극전사들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싸웠고 명예를 지켰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메달들이 일부 특정 종목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세부종목 4개를 석권한 양궁,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종주국’의 체면을 지킨 태권도를 제외하면 아쉬운 점이 많다. 우리보다 순위에서 앞선 국가들이 부러웠던 것은 단순히 메달 수가 아니다. 특정 종목에서의 ‘초강세’보다 여러 기초 종목에서 고르게 메달을 획득한 사살이 더 부러웠다. 육상과 수영, 투기는 인간의 원초적 체육 종목이다. 그리고 그 경기력의 근본은 학교체육에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체육은 입시경쟁에 내몰려 이제는 관심 밖에 머물러 있다. 학부모도 교사도 ‘입시와 관계없는 교과목’으로 인식할 뿐이다. 이번 올림픽 결과를 안타까워하기 전에 우리의 체육교육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체육에 교육청은 물론 지자체까지 관심과 지원이 점점 줄어드는 상
최근 한 유력 일간지가 보도한 ‘왜 선생님들만 화장실을 따로 써요?’ 라는 기사를 인터넷 판으로 읽었다. 이에 대해 상당수 네티즌들은 ‘교직원 화장실이 꼭 필요하다’, ‘교사의 권위를 지켜주자’는 의견을 달았다. 물론 그 반대 생각을 담은 글도 많았다. 교사로서 최소한의 사적 공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표현들에서 아이들이건, 어른이건 교권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섭섭하고 씁쓸한 심경을 감출 수 없었다. 교직원 화장실이 없었던 시골 학교에 근무할 당시 당혹스러운 상황을 자주 경험했었다. 학생들이 “얘들아, 선생님 *싼다”라며 심지어 화장실 밑으로 보면서 큰 소리로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철없는 어린 아이들의 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이 먹은 어른으로서 그 수치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기사에서는 교직원 화장실을 학생들이 청소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 교직원 화장실 모두 용역을 통해 청소를 대신 해주고 있다. 교직원 화장실은 깨끗한데 학생 화장실만 더럽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먼저 고려해봐야 할 일이다.
교총, 현장교원 자문회의 개최 교원들 “차등지급률 대폭 낮춰야” 교육부 교섭, 공투본 활동 박차 초·중등 교원들은 현행 성과상여금(이하 성과급)의 차등지급률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교총은 24일 한국교총 세미나실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현장교원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교원들은 올해부터 차등지급률이 종전 ‘50∼100%’에서 ‘70∼100%’로 확대된 것에 대해 성토를 이어갔다. 객관화·수량화하기 불가능한 수업과 교육활동을 억지로 평가해 최저 70%까지 차등지급률을 높이도록 한 것은 제도 자체에 대한 거부감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성과급 차등지급률을 30% 이하로 대폭 낮추거나 최소한 30∼50%로 하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복현 경기 별망초 교장은 “한 소규모 초등교의 저경력 남교사는 운동회부터 거의 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 했는데도 최하인 B를 받은 반면 친구는 대도시 초등교에서 담임을 맡은 덕에 A를 받았다는 사실에 허탈해했다”며 “그 남교사는 발령 전에는 성과급을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이제는 ‘그냥 잊고 지낸다’며 체념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상훈 서울대치초 교사는 “성과급이 현장 교사들의 전문
3일간 배로 800㎞ 강물 길을 내려갔다가 고속전동차로 5시간 만에 중경으로 되돌아와 비행기로 1280마일을 날아 귀국하는 장강삼협 크루즈 여행! 침대, 응접실, 목욕탕을 겸비한 객실은 안온했다. 좌우로 협곡 그리고 장강의 누런 물이 장관이었다. 열하일기에서 江과 河를 구분함에 강은 급하게 흘러 맑고 河는 천천히 흐르고 황토물이라고 했다. 장강은 강이건만 갈수록 유속이 작고 황토를 실어 누렇다. 삼협댐으로 수몰될 위기의 문화재들은 인근 높은 지대로 옮겨 복원해 놓았다. 도교 사원 앞 대리석비에 새겨진 ‘維善呈和’는 마치 부적처럼 보이는데 ‘오로지 선으로 화목을 준다’는 뜻이란다. 매일 스님들이 먹을 만큼의 쌀이 나오는 구멍을 넓히자 쌀이 나오지 않았다는 신비의 구멍도 보았다. 정상에는 옥황상제를 모신 사원이 보였다. 천상에서 가장 높은 인물이건만 그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라 짝 귀라고 한다. 옥황상제의 부인이 곁눈질하는 남편의 귀를 잡아당겨 그렇게 되었다 한다. 7공주를 두었는데 ‘선녀와 나무꾼’의 막내 공주만이 시선을 아래로 하고 있다. 인연을 못 잊는 거야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던가. 뒤편에 매서운 눈초리의 여인이 옥황상제의 부인이다. 삼국지여행이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