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형 인재 육성 교육’을 비전으로 한 대선 교육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아울러 19대 대선 후보와 정당에게 교육공약으로 적극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교총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혁신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 △교육의 안정화를 위한 교육거버넌스의 확립 △공교육 강화를 위한 교단활성화를 추진방향으로 한 총 18개 주요 요구과제를 제시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혁신 방안들이다.이들 과제는 학교급별․직급별․전공별 단체와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대선공약개발위원회와 전국 교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선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원들의 현장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교육대통령’이 되기 위한 지침서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간 역대 대선에서 많은 후보들이 ‘교육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그들이 제시한 교육공약은 현장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것이 많았다. 표만 의식하고 국가 예산은 고려하지 않은 무상복지 공약과 검증되지 않은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됐다. 결국 당선 이후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부처 간, 교육기관 간 갈등이 증폭됐
소위 서울의 봄이라 일컬어지는 1987년 직선제 개헌은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줬다. 모든 적폐가 청산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넘치면서도 권위주의적 요소 역시 잔존해 소위 ‘87년체제’는 이런 두 흐름이 혼재된 가운데 상충되는 갈등들이 노골화 되곤 했다. 그 가운데 등장한 글로벌화와 지식정보화 패러다임은 정치체제의 모순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게 됐다. 촛불민심도 그 근저에는 이런 모순을 타파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화가 반영된 것인지 모른다.최근 곳곳에서 고등직업교육체제의 변화 요구가 일어나고 있다. 이도 크게 보면 불평등과 불공정한 직업교육 정책 및 제도적 모순에 기인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일반대학 대 전문대학의 학생 수는 약 75 대 25 비율이지만 정부재정지원은 약 88 대 12로 매우 불균형적이다.전문대 위상 높이고 지원 늘리자또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한다면서 전문대학의 학년을 능력에 맞게 다양화하겠다고 한 박근혜정부의 공약은 전혀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참다못해 더 이상 현재의 고등직업교육체제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마구 터져 나오는 것이다. 현 정부는 능력중심사
교직에서 39년간 머물다가 이제 은퇴한 지 2년차이다. 자연인이 되고나니 그 동안 교육계에서 쌓아 놓았던 노하우를 활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 현직에 있을 때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우리 사회가 아니다. 봉사활동을 하려 해도 그냥은 안 된다. 내 시간과 노력, 경비가 들어간다. 퇴직한 선배들이 왜 등산을 즐기는지 그 이유를 알만도 하다. 일본에서는 은퇴자가 지역사회에 데뷔할 수 있도록 체제가 정비되어 있다는데 그들 사회가 부럽기만 하다. 은퇴 후 나의 궤적을 살펴보면 시행착오 점검과 함께 나아갈 방향이 설정된다. 취미활동으로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기타교실에 들어갔다. 초보교실에서 저녁 시간 두 시간 씩 약 3개월 정도 배웠는데 진도가 부진하다. 송년발표회에 동아리가 출연해 연주 실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그 이유를 생각하니 인내력과 노력 부족이다. 강사 역시 초보가 수시로 들어와 진도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다음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입학. 1학년 관광학과에 입학하니 사람들은 묻는다. 자격증 취득하여 관광가이드 하려느냐? 2학년이나 3학년으로 편입하지 왜 1학년이냐? 이제 학사 학위 따서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나의 방송대 입학은
언제부터인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마다 늘 안타까운 심정을 느낀다. 몇 해 전에 비해 이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옆 사람은 관심도 없고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혼자 키득거리며 웃기도 하고, 쉴 새 없이 문자를 보내거나 검색을 하고, 동영상을 보기도 한다. 이제는 소통의 대상이 사람보다는 스마트폰이 돼버렸다. 하기야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쇼핑도 할 수 있고 다양한 앱을 이용해 수많은 재미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데 굳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거나 교류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교사로서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해도 유난히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신경 쓰인다. 책 한 권이라도 더 읽어야 할 시간에 즉흥적인 즐거움을 주는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 가기 때문이다. 종종 수업 시간에 신문을 활용한 수업을 할 때가 있다. 신기하게도 인터넷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데는 천재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정보를 검색하거나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데는 관심도 부족하고 많이 서툰 아이들을 보면 몹시 안타깝다. 며칠 전, 스마트폰의 장단점을 묻는 말에 한 아이
오랜 교감생활 끝에 3월 1일자로 교장에 부임했다. 감개무량한 마음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의 무게도 크다. 그도 그럴 것이 교장이 학교에서 챙겨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교장의 자리가 권한만 있고 편할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은 어불성설이다.교장은 학교 전반과 교육과정 운영의 책임자다. 학생교육과 생활지도, 교무관리, 교사지도, 교내장학, 학교 시설관리 등은 기본 업무다. 부서 간 업무조정, 교직원의 고충과 구성원 간 갈등 해소, 불만․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와의 상담도 해야 한다. 학교 공동체 구축을 위한 노력과 교직원·학생 복지 증진에도 힘써야 한다. 교직원의 능력 계발과 정보교환, 아이디어 개발·제공 역시 중요하게 할 일이다.급변하는 사회…임무‧역할 더 중요해져교직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옛날과 사뭇 다르다. 스승 공경 풍토는커녕 실추된 교권으로 교사를 바라보는 학생․학부모의 태도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교사들의 교직관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이런 현실 때문에 교장의 임무와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확고한 교직관을 가져야 함은 물론 급변하는 주변 여건에 민첩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지도자의 덕목을 갖춰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인성교육도 할 수 없다. 끊임
교총과 교육부가 지난달 21일 첫 교섭소위원회를 열고 5차례 실무협의를 거쳐 협상테이블에 오른 36개조 73개 과제에 대해 접점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학생 강제전학, 학부모 과태료 부과 등 교권침해에 대한 엄단 의지가 담긴 교권보호법의 조속한 처리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가시화 되고 있는 8월 퇴직자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도 더욱 힘을 보태기로 했다. 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 등 관련 부처를 상대로 상시적 협의 틀을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성과급 차등지급 전면 개선, 무자격 교장공모 폐지, 교장 임용 제청 기준 개선, 교감의 부교장 명칭 변경 등에 대해서는 공방 끝에 추후 더 논의하기로 하고 소위를 마쳤다. 사실 성과급 문제는 이제 교육계뿐만 아니라 100만 공직사회 전체의 대표적인 원성(怨聲)이 됐다. 대선 후보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무자격 교장공모는 특정 노조 출신 교사를 하룻밤 새 교장으로 발탁하는 등용문이 되는 등 폐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기록 말소된 징계 사실까지 소급 적용해 성실히 근무해 온 교사의 관리직 임용을 막는 것은 위법적이기까지 하다. 교감의 부교장 명칭 변경은 행정노조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
수업을 통해 어떤 꿈을 꾸는가?수업에서 꿈을 꾼다고 말하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수업을 구상하는 교사라면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는가?’에 대해 한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꿈꾸는 3년 지기 수업친구들이 있다. 화학, 물리, 생명과학 선생님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질문’으로 세상과 관계 맺고, ‘질문’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수업을 디자인하기 위해 수시로 모여 토의했다. 고교 탐구과목 수업에서 질문을 더하고, 때론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을 학생들과 함께 풀어내는 효율적인 방법을 꾸준히 찾아왔다.아래는 수업친구인 생명과학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한 후, 커피향 가득했던 찻집에서 선생님께 드렸던 글이다. 언젠가 S대 자연과학 포럼에서 한 고교생이 “과학이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교수님이 “과학은 질문이다”라고 답변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그 대답은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과학에 많은 흥미와 관심이 있고, 그래서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지만 한 번도
논어가 논어인 이유 지난 시간에 스승 공자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최초로 ‘사제’라는 인간관계의 모형을 만든 사람이라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요. 네, 공자는 사제관계를 만든 사람, 스승입니다. 그런 교육자 공자가 생각하는 제자의 존재란 무엇이었을까요? 아니면 그가 원하는 제자의 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와 제자들의 대화를 보면 그의 제자상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런데 그에 앞서 텍스트의 이름부터 이야기해 보고 싶네요. 묵자, 맹자, 장자, 순자 등 우리가 흔히 고대 중국의 고전이라는 제자백가 시대 텍스트는 대부분 특정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관자나 한비자도 그렇고요. 그런데 유독 논어만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도덕경도 있지 않냐 할 수 있지만, 도덕경은 노자로 많이 부르기도 하고 그 이전에 노자 자체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설도 있어 경우가 다릅니다. 하지만 공자는 엄연히 실존인물이고 논어라는 텍스트는 공자라는 사람의 사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데도,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논어의 뜻은 뭘까요? 한자 그대로 보시면 됩니다. 논(論)하고 어(語)한 책입니다. 인(仁)이란 가치에 대해서 논했고, 군자란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군자가 될 수
01지하철을 타는 순간 사람들이 품는 소박한 소망은 무엇일까. 아마도 앉을 자리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당장 빈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내가 앉을 자리가 곧 나기를 바란다. 설마 내릴 곳까지 죽 서서 가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고매한 인품과 교양을 가진 사람이라도 지하철을 탈 때, 자리를 기웃거리는 것은 조금도 흠 될 것이 없다. 승용차 없이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나 역시도 기왕이면 편하게 앉아 갈 수 있기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자리에 대한 이 소박한 기대가 그냥 소박하게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대는 그냥 잠시 품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잊어버리는 것이 돼야만 ‘소박한 소망’으로 남는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 여기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달리 달콤한 쾌감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이 아니라, 끔찍하고도 유치한 ‘불행의 마음’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빈자리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두고 있다 보면, 그것이 은근한 ‘집착’으로 슬며시 변한다. 물론 자리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자기기만(自己欺瞞)인 셈이다. 아
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대혼란에 빠졌다. 국민들은 대규모 촛불과 태극기 시위대로 분열돼 극렬하게 대립했다. 우리 자녀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불행한 국가적 사태지만 모든 국민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기 바란다. 이제는 60일의 짧은 일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5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출마의 뜻을 비친 사람은 30명에 이른다. 이들 중 20여 명은 국민들이 전혀 후보감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떨어진 대통령직의 위신이 이들로 인해 더 우스운 자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든, 더 큰 걱정은 난립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合從連橫)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급조한 공약들을 남발한다는 데 있다.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것을 책임 있는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사회 분야마다 기대하는 대통령상은 다르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문화 대통령 등등. 교육계도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