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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주체성 지키며 함께하는 모습 인상적”

아세안 교육자 대회 참관기

지금까지 외국으로 관광을 위한 여행은 많이 다녀보았지만, 다른 나라의 교사들과 만나 서로의 교육여건과 학생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나라 교육자들과의 연이은 간담회 일정으로 매우 바빴지만, 동시통역사, 민간외교관, 한류스타 역할까지 다양하게 체험하느라 보람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첫째 날 공통 주제 발표(Asean Educators: Rising Above Challenging Times, 역경을 딛고 일어선 아세안 교육자들)에서는, 수준 높은 교육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교사의 역할 및 우리나라에서도 관심 높은 원거리 화상교육, ICT를 활용한 교육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아세안 국가들에서 언어교육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듣게 되었다. 주제발표자의 “Learn English for World, Learn your native language for your nation, Learn dialects for your heritage. (세계화를 위해 영어를, 국가를 위해 각자 나라의 말을, 자신의 뿌리를 알기 위해 방언을 배우자.)란 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무조건 영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언어가 함께 공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둘째 날 밤 열린 우정의 밤(Friendship Night)에는 원래 아세안국가들만이 참여하기로 되어있었는데, 대표자 회의에서 한국도 특별게스트로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사실 다른 팀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여러 차례 모여 전통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고 연습을 했는데, 우리 팀은 갑작스런 참여결정으로 A4종이를 여러 번 접어 겹쳐 만든 부채를 들고, 아리랑을 부르게 되었다. 1200명이 다함께 아리랑을 즐길 수 있도록 모두다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부르자고 제안을 했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아세안국가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손에 손을 맞잡은 것이 좋았는지 우리 팀은 그 다음날 싸인해 주느라 바빴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도 하고, 찍어간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하겠다고까지 말하는 선생님들도 많았으니, 한류스타의 인기를 실감했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나라별 장기자랑 직전에 열린 교육자 협의회(ACT)의 주제가(주제곡) 경연대회였다. United as one (하나된 마음)이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곡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며 발표하는 모습은 이웃나라들과 협동하고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동남아시안 국가들의 의지를 잘 표현하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한,중,일 관계와 비교하여 아세안 국가들은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우의를 다지며 개별국가별 주체성을 가지되 하나로 아우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간담회 후에 싱가폴 공샹초등학교(Gongshang Primary School)에서 5,6학년 영어와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살리(Mohd Salleh)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초등교사들을 국가가 양성한다는 점, 교원복지와 혜택이 늘어남으로써 많은 인재들이 교사가 되려고 한다는 점이 우리와 비슷했다. 서로 비슷하게 5,6학년 영어를 담당하다보니 영어교육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고, 앞으로 이메일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자고 약속했다. 태국과 브루나이 교육대표자와의 간담회에서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교총회장님의 통역 역할을 해보았는데, 더 실력을 갈고 닦아서 다음에는 더 프로페셔널하게 임무를 완수해내고 싶었다.

많은 아세안 국가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한국의 교육을 칭찬해서 기분이 좋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세계적인 인재를 성공적으로 길러낸 것에 대해 많이들 부러워하고 한국의 교육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했다. 교총이 이런 국가들과 우리나라 선생님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잘 해서, 앞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더 큰 우의를 다지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만큼 우리가 먼저 획득한 기술과 지식들을 나누고 그들을 많이 도와주면서, 아세안 국가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또한 적극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협의회 기간 중 만난 선생님들이나 교장선생님, 교육부 관계자들은 매우 친절했다. 교환학생이나 자매학교 결연과 같은 향후 협력 계획에도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협조적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무역이나 외교협력이 유럽과 미국에 치우쳐 있었는데, 앞으로는 인구도 많고 거리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안 국가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더 넓혀나가고, 문화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아세안 국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필리핀에서 내가 받았던 친절과 호의를 되살려 그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교총과 함께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 나서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또한, 현재 필리핀에 한국 유학생들이 문제가 있을 때, PPSTA(Philippines Public School Teacher's Association)와 협력하여 교총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현장 교사들에게 다른 나라와의 더 많은 협력과 교류의 자리를 만들어주시길 교총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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