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나 발리, 필리핀의 번잡한 바다가 싫다면 대안은 오키나와다. 들뜨거나 수선스럽지 않다. 평화롭고 아름답다. 깨끗하고 싱그럽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프리미엄급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에서 남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섬이다. 아니 섬들의 모임이다. 가장 큰 섬인 나하를 중심으로 160여 개의 섬들이 모여 있다. 연평균 기온은 23.1도. 겨울에도 16.8도를 유지하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기후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키나와인들은 순하고 낙천적이기로 유명하다. “난쿠루 나이사(어떻게든 될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산다. 지리적으로도 일본 본토보다는 대만에서 더 가깝다. 고대에는 일본이 아니라 독립 왕국이었다. 왕국의 이름은 류큐. 해상무역으로 번창하다 메이지 정부에 의해 오키나와현으로 귀속됐다. 이후 미국 점령을 거쳐 1972년 비로소 다시 일본 영토로 재편입됐다. 아시아의 하와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키나와로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대부분은 오키나와의 본섬인 나하로 간다. 리조트에 머물며 렌터카를 빌려 섬을 돌아본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오키나와에 딸린 작은 섬들을 찾는다. 고하마지마·다케토미지마·미야코지마 등이 일본인들이 즐…
2024-07-04 10:00“6월의 고비, 나는 무능한 교사일까?” 떠드는 아이는 수업을 힘들게 한다. 반항하는 친구는 하루 종일 선생님을 심란하게 한다. 무기력한 학생은 이보다 더 어렵다. 악평이 무관심보다 차라리 낫다고 하지 않던가. 뭘 하든 반응이 없는, 언제나 스마트폰만 찾는 아이들, ‘최소성취보장제’ 덕분에 이런 친구들은 선생님들의 최고 관심 학생이 되곤 한다. 그들은 언제나 모든 일에 심드렁하기에 성적이 바닥에 다다랐을 터. 그래도 교사는 아이들을 일깨워야 한다. 이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교도 겨우 나오는 판인데, 이 아이들에게 공부 의욕을 어떻게 불어넣는단 말인가. 장마와 더위가 찾아드는 6월은, 선생님에게 무기력과의 싸움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무관심·짜증·신경질 섞인 얼굴을 마주하고 있자면 자괴감이 밀려든다. “나에게 선생님이 맞는 직업일까? 나는 무능한 교사 아닐까?”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 고민에 휩싸이신다면, 경영 사상가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의 동기이론을 살펴보셨으면 좋겠다. “PBL, 효과 만점인 영혼의 MSG” 다니엘 핑크는 줄기차게 ‘동기 3.0’을 이야기한다. ‘동기 1.0’은 먹고 자는 일 같은 생존욕구
2024-06-04 10:00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정문정 지음, 문학동네 펴냄, 256쪽, 1만6,000원) 시원하게 할 말 다 하면서도 절묘하게 선은 지키는 사람을 부러워해 본 적 있는가?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섬세한 말과 태도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글을 쓸 때는 원하는 바를 논리정연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신경 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팁을 알려준다. 아빠의 진심이 너에게 닿기를 (은빛 신사 지음, 맑은샘 펴냄, 216쪽, 1만5,000원) 60대 아빠가 사회 초년병인 20~30대 두 자녀에게 전하는 33가지 삶의 지혜.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실수나 실패는 최대한 줄이고, 당당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인간관계부터 돈 관리, 원칙과 요령을 오가는 기술까지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노하우가 감동을 전한다. 감정의 이해 (엠마 헵번 지음, 김나연 번역, 포레스트북스 펴냄, 240쪽, 1만6,800원) 감정은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감정은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감정일지라도 외면하려 하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
2024-06-04 10:00발전된 과학 기술, 특히 망원경 기술 덕분에 우리는 우주의 천체에 대해 나날이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눈으로 관찰하는 우리 위의 밤하늘은 고대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머리 위를 맴도는 별들은 수천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이 별들을 지도 삼아 길을 떠나고 항해를 했다. 그리고 그 형상에 따라 상상력을 발휘해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오늘은 밤하늘의 별이 된 모자, 칼리스토와 아르카스에 얽힌 큰곰자리(Ursa Major), 작은곰자리(Ursa Minor)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본다. 큰곰자리는 북반구에서 가장 큰 별자리이며, 밤하늘에서 세 번째로 큰 별자리다. 큰곰자리는 아주 오래된 별자리 중 하나로,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리한 48개의 별자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이 별자리는 북반구의 두 번째 사분면, 천구의 적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극에 매우 가깝다. 북극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반구 지역에서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큰곰자리에는 북두칠성(Big Dipper)이 포함돼 있다.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쉽게 눈에 띄는 별자리로, 여러 시대에 걸쳐 나그네와 선원들이 길을…
2024-06-04 10:00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6월이다. 포유류 중 인간은 몸의 털은 거의 사라지고, 두피에 몰려있다. 왜일까? 머리카락은 햇빛을 차단해 머리가 뜨거워지는 걸 막아 체온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인체의 털에는 또 어떤 과학적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Q1. 요즘 레이저로 제모를 많이 하잖아요. 레이저 제모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레이저 제모의 핵심 원리는 털을 만들어내는 세포를 정확하게 파괴해서 단순히 털을 없애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반영구적으로 털을 안 자라게 하는 게 목적이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세포들은 안 다치게 하고, 털을 만드는 세포들만 잘 골라 죽일까요? 레이저 제모란 털이 있는 피부에 조사(照射)한 레이저에너지가 털의 검은 멜라닌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된 후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털의 뿌리세포를 파괴시켜 털이 자라나지 않게 만드는 원리의 시술입니다. 이러한 레이저 제모는 적절하게 조절된 조사시간과 적절한 냉각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피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며, 털이 자라나는 모낭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이 지나면 다시 털이 자라는 이유는 모낭줄기세포를 완벽하게 파괴할 수가 없기 때문입
2024-06-04 10:00화산이 만들어낸 고립의 세계 찰스 로버트 다윈은 1831년 영국 플리머스 항을 출발해 5년간 영국 해군의 측량선인 비글호를 타고 세계 각지의 섬을 탐사하게 된다. 브라질·우루과이·칠레를 거쳐 1835년 9월 15일,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한 다윈은 이곳에서 섬마다 등껍질이 다른 거북과 부리의 생김새가 다른 새를 발견하면서 종이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는 비글호 항해기에서 ‘갈라파고스 제도의 박물학에서 가장 뚜렷한 현상으로 섬마다 어느 정도 다른 생물이 산다는 사실’을 꼽았는데, 이것이 진화론의 단초가 된다.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 본토에서 약 965km 떨어져 있다. 전체 육지 면적은 제주도의 4배가 조금 넘고, 가장 큰 이사벨라섬은 제주도의 2배 크기다. 갈라파고스는 화산 폭발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느 날 바다 밑에 있던 땅이 바다 위로 솟아올랐고, 머나먼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식물의 씨앗이 날아들어 와 뿌리를 내렸다. 갈라파고스에는 산호초도없다.적도에 위치하지만, 해저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물과 남미서해안을따라북상하는한류의영향으로수온이15도 정도로낮기 때문이다.강수량도1,000mm가 채 되지…
2024-06-04 10:00아르고자리(Argo)는 초봄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별자리로, 그리스신화의 아르고 원정대가 타고 간 아르고호를 연상해 가져다 붙인 이름이다. 탐험이 성공하자 아르고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봉헌된 후 밤하늘의 별자리가 되었다. 아르고자리(Argo)는 원래 하나의 별자리였는데, 1752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가 고물자리(Puppis)·돛자리(Vela)·용골자리(Carina)·나침반자리(Pyxis)의 4개의 별자리로 나누었고, 1928년 국제천문연맹이 이 4개의 별자리를 세계 공통으로 인정한 88개 별자리에 포함시켰다. 거대한 배가 돛을 펄럭이며 노를 저어 밤하늘을 가로질러 항해하는 형상이다. 고물자리는 배의 끝 부분, 돛자리는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돛 부분, 용골자리는 배의 머리 부분부터 배의 끝 부분까지, 배 밑바닥을 지탱하는 길고 큰 목재 부분, 나침반자리는 아르고호의 돛대 끝에 있는 나침반에 해당한다. 카노푸스(Canopus)는 용골자리의 알파별로서 태양과 시리우스(Sirius)를 제외하고는 겉보기 등급 -0.74로 천구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이 별을…
2024-05-07 10:00오늘은 세상을 바꾸는 사업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 회사의 핵심기술 BCI 기술을 준비해 봤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을 할 때 스마트폰·컴퓨터·노트북 등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은 크게 유선이냐, 무선이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선통신의 단점은 전선이 끊겨버리면 통신이 두절된다는 점이고, 무선통신은 선 없이도 자유롭게 통신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죠. 우리 몸도 일종의 신경세포라는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척수신경이 끊겨버리면 뇌에서 내린 정보가 몸으로 전달이 안 되어서 몸을 못 움직이는 거예요. 하지만 우리 뇌도 유선통신만 있는 게 아니라 뇌파라고 하는 일종의 무선통신이 있습니다. 이 뇌파는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독특한 패턴을 각각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밥을 먹고 싶다고 생각할 때의 뇌파와 배가 불러서 밥 먹기 싫다는 생각을 할 때의 뇌파가 완전 다른 패턴으로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최근에는 뇌에 전극을 심어서 뇌파를 읽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내고, 생각한 것을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사람의 몸에 기계장치를 연결해서 생각한 대로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기술들도 나오고 있죠. 이것
2024-05-07 10:00세계 최초의 등대를 만나다, 라 코루냐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거쳐 라 코루냐(La Coruna)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까지 가는 동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살짝 열었다. 무르고 축축한 스페인의 봄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사람들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달리고 있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느티나무 아래를 느리게 걸어갔다. 안개 너머로 대서양의 파도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안개 속에서 가만히 서 있노라면 무언가를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오랫동안 음악을 듣지 못하다가 어느 날 이어폰을 귀에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느끼는 기분과 비슷하다. 여행도 마찬가지. 여행은 어쩌면 안개 속에서 오랫동안 서 있기, 오랜만에 들어보는 음악인지도 모른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자리한 도시 라 코루냐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설다. 여행자들이 이 낯선 도시를 찾아오는 이유는 ‘헤라클레스 등대(Torre de Hercules)’를 보기 위해서다. 헤라클레스 등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등대다. 스페인 지역을…
2024-05-07 10:00“나는 언제까지 당하고 있어야 할까?” 철학자 세네카(기원전 4?~65)가 마음을 다잡기 위해 스스로 되뇌던 말이 있다. “나는 오늘도 만나게 될 것이다. 욕심으로 가득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탐욕스럽고, 야망의 노예가 된 수많은 사람을.” 선생님의 하루도 이와 다르지 않을 듯싶다. 교사의 일상은 감정 노동의 연속이다. 성적 1점을 더 받겠다며 억지 논리를 펴는 학생들, 자기 아이만 생각하는 학부모,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동료 등등, 하루에도 감정의 날을 서게 만드는 일들이 몇 번씩 벌어진다. 애써 참고 삭히려 하지만 쉽지 않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은 퇴근해서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터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상황이 내일도, 또 다음 날도 계속 이어질 듯싶다. 해가 바뀌면 교사는 언제나 미숙한 학생들, 불안한 학부모, 거듭되는 업무에 지친 동료들과 다시 만나야 한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 있어야 할까? 내 미래가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있을까? 화와 막막함이 끓어오른다. 이 격한 가슴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화는 ‘일시적 광기’다” 이런 답답함에 가슴 치고 있는 선생님이라면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를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로마의 철학자
2024-05-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