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생님들의 마음은 매우 불안하다. 그들의 마음이 불안하고 흔들린다면 그것은 곧 학교와 교육을 불안하게하는 것이며 방황하게 하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현상을 몰고 오게한 것일까. 선생님들이 이렇듯 제자리에 바로 설 수 없는데 어찌 참다운 교육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교육공황 사태가 장기화되기 전에 하루 속히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며 이 지경으로 빠져들게 한 책임 또한 물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교육개혁이 있어 왔다. 그러나 교육본래의 틀이나 교육질서를 훼손하는 일은 없었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그나마도 다듬고 뿌리내리게 한 우리의 교육을 21세기가 열린다하여 사회적 구조상의 전면적 일대 변화가 오는 것처럼 지나친 착각의식에 빠져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정의사회로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원초적 교육개혁은 방치해 둔 채 세상타령에 매달려 새로운 것만 방만하게 내걸고 개혁쪽으로 몰고 가니 일만 늘고 가중되는 과제들은 혼돈의 연속이요 순서마저 엇갈려 참다운 교육의 자리를 찾아 앉히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나라 전통적 정신문화에 바탕을 둔 인간교육실체마저 근대적 교육개혁에서 외면시되어
1999-05-24 00:00교사들이 '잡무의 늪'에 빠져 헤쳐 나올 줄 모른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예가 있다. 지난해 전남의 모 초등학교(43학급 규모의 읍 소재지)에서 98년도에 발생하여 처리된 공문서의 경우 교무부 소관은 1030여 쪽, 연구부 소관은 900여 쪽으로서 1일 평균 교무부는 4∼5쪽을 연구부는 3∼4쪽의 공문서를 처리한 셈이 된다. 그런데 지난 3월1일자 한국교육신문 보도를 보면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99학년도부터 '모든 공문서를 서무실에서 취급처리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이 보도를 보고 대다수의 교사들이 공문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이제까지 교육부를 위시한 관계 당국의 탁상공론적인 잡무경감 시책에 식상한 전국의 많은 교사들이 환영하리라 여겨진다. 모든 교사들이 공문서의 늪에서 벗어나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지난해 실추되었던 교권의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1999-05-17 00:00지금처럼 선생님이 힘든 때는 없었다. 정년 단축, 박봉 삭감, 교사 폭행, 교권 침해, 모진 여론의 화살 등으로 선생님들은 동네북처럼 이리 맞고 저리 받혀 기진맥진 실신상태다. 그래도 말 한마디 못하고 무거운 침묵으로 현실을 비관한다. 이 사회가 선생님을 무시하고 경시하니까 학생들도 선생님을 무시하며 지도까지 받지 않으려고 한다. 도통 말이 먹히지 않는다. 결과는 심각한 교권침해와 폭행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면하는 선생님들은 넋을 잃고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떠날 것인가? 머물 것인가? 술렁이는 학교현장이 딱하기만 하다. 교육적 체벌까지 인권 모독이라는 풍조인데 어떻게 교육이 바로 서겠는가. 때문에 학교는 점점 교육부재와 공황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믿음은 상실되어 험악한 공해로 숨막히는 황폐는 거듭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교사의 입지는 황당하고 막연할 뿐이다. 그러나 이대로 방치할 순 없다. 누가 뭐래도 우린 묵묵히 이 나라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이다. 우리가 포기하면 이 나라 교육은 영원한 퇴행일 뿐이다. 이대론 안 된다. 용기를 내어 바로 잡아야 한다.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우린 우리의 길을 가야한다. 스승의 길이란 험하고 고달픈 역경임을 숙명으
1999-05-17 00:00곡식을 심음은 1년 농사요, 과수를 심음은 적어도 10년을 바라봄이다. 하물며 사람을 교육하는 마당에 그 결과를 금방 눈으로 확인하려는 어리석음은 마치 화분에 꽃씨를 심고는 다음날 아침에 싹이 텄는가 흙을 파보고 다시 흙을 덮는 것과 같은 일을 매일같이 되풀이하는 어떤 어리석은 사람과 같은 못난 짓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우리들 교육현장에도 이렇듯 학교 교육을 당장 눈으로 확인해서 교육을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평가하려는 답답한 사람들이 있어 한심스럽다. 사실 교육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는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이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가시적인 것으로 보고 그것을 평가해서 보상을 하고 성과급을 주는 식으로 교육을 다룬다면 우리 교육은 알맹이 있는 사람 만드는 인격교육을 하기보다는 그럴듯한 계획서나 잘 만들어 몇백만원씩 나눠주는 보상금이나 타고 장부 만들고 자료 만들고 보고서 잘 만드는 일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 교육은 무엇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지 않으면 안된다. 가령 몇백억을 투입했다해서 당장 그만큼 산출됐는가를 결산하려는 생각은 참으로 곤란하다. 교육을 경제논리로 대입하려는 생각부터가…
1999-05-17 00:00한국교육신문이 창간 된지 어언 38년이 됐다. 1961년 새한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창간된 이래 본지는 발전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오늘날 ABC공사(公査) 인증 25만여부를 자랑하는 가장 대표적인 교육전문지로 성장하였다. 특히 창간 38주년을 맞는 금년도에는 기존의 PC통신 하이텔과 에듀넷을 통한 정보제공 서비스 이외에 '인터넷한국교육신문'(http://kew.webclass.net)을 개설함으로써 '사이버교육언론'시대도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 본지는 교원독자들의 사랑과 채찍을 자양분으로 성장해왔다. 본지가 과거 사회·정치적 격동과 질곡을 겪으면서도 학부모는 물론 사회·정치적 분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육공론의 대명사로 발돋움하게 된 것도 바로 40만 교육가족의 적극적인 참여와 뜨거운 격려와 따가운 질책이 그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본지는 창간 38돌을 자축하기에 앞서 지금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위기에 처한 교육현실을 보고 참담한 심정으로 교육언론의 역할을 되새겨보면서 한편 책임이 막중함을 통감한다. 교원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비하하는 분위기에서 교육 개혁에 동참하기 위하여 교원들은 건전한 참여의지를 보여줬지만 오히려…
1999-05-17 00:00한국교총이 열흘남짓한 기간동안 전개한 '교육공황 부른 이해찬 교육부장관 퇴진 촉구 서명운동'에 23만1천8백45명의 교원이 참여한 것으로 13일현재 집계됐다. 이는 전국 초·중등 교원 약 34만6천명의 약 67%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교총은 10일 대통령과 총리에게 서명운동 결과를 전하고 교직안정을 위해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서명운동에서 철회 또는 시정을 요구한 졸속 정책과제들은 교육부와 교섭·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에 전체교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교원들이 참여한 것은 현 정부의 교육개혁 추진 방식과 교육부장관에 대한 교원들의 불신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이 이번 서명운동이 현직 장관의 신분관련 사안인데다 교육부가 불법적 집단행위로 몰았으며 시·도교육감들의 자제 요청과 설득 활동이 있었고, 일 부의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점 등 외부의 압력요인이 크게 작용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더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이제 그동안 과도한 경제논리에 입각한 개혁정책과 현장실정을 무시한 일방적 정책추진으로 교권불신과 공동화의 위기상황을 불러온 교육부장관은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
1999-05-17 00:0020년 이상 된 교사들이 교직을 그만 두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모습을 조심스레 살펴보았다. 그분들에게 있어 굳이 두둑한 퇴직금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사람의 인격을 모독하는 처사이기에 곡해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이가 지긋이 든 선생님들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장은 학교를 관리하는 자로서 교장실이 있어 위엄을 갖추고 자신을 과시하며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차라도 대접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교감은 선생님들을 통솔하는 자로서 교무실을 장악하고 지시하는 권위와 지배하려는 욕망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원로교사들은 과다한 수업으로 하여 교무실 책상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위아래의 눈치를 보아야 했다. 며칠전 교감선생님 앞 탁자 위에 수박을 썰어놓고 젊은 교사 몇분이 담소하며 이른 수박을 들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 수박을 핥고 있던 젊은 교사들 중 누구 한사람 나이 든 교사들에게 수박 한 조각 드시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17년간 교직에 머물며 흰머리가 조금씩 빛을 발하려 하고 있는 교사로서 그런 매정한 모습을 보고 나도 나이가 들면 저렇듯 초라해 지겠지 하는 예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교무
1999-05-10 00:00교육부 장관은 최소한 유치원교사를 한달쯤 해 보았거나 농사를 한해쯤만이라도 해본 사람이 해야 한다. 교육개혁은 판잣집을 뚝딱뚝딱 허물고 그 자리에 고층빌딩을 짓는 물리적인 작업처럼 결코 함부로 서둘러 다루어도 좋은 가벼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 유행되는 말 중에서 구역질 나는 용어는 '집단이기주의'라는 말과 '기득권층'이라는 말이다. 집단이기주의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철저한 자유직업인-이 이런 말을 하면 크게 흉볼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용어를 쓰는 사람들은 거의 특정 직업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과연 자기가 소속된 집단이 터무니없는 천대를 받거나 멸시를 받거나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불이익'을 당해도 과연 얌전하게 입을 다물고 있을까. 교원들이 보여준 집단적 의사 표현은 한국 사회의 통념상 '지탄받아 마땅한 이기주의'가 아니라 "65세 정년을 국가와 약속받고 교직을 선택했는데 왜 대학교수의 정년은 그대로 두고 초중등 교원의 정년만 단축하느냐"는 지극히 당연한 취지의 순박한 항변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 또한 '기득권'이란 용어도 초중등 교원들에게 함부로 쓰지 않기를 바란다. 초중등교원은 이미 얻은 권리'란 뜻에
1999-05-10 00:00올 봄은 유난히 짧았던 것 같다. 교원들은 지난해에 이어 분노와 한탄의 침제된 분위기에 빠져 있다. 오늘부터 일주일간(10∼16일)은 제47회 교육주간이다. 올 교육주간 주제는 '학교에 힘을!'이다. 학생에게 희망을, 학부모에게 믿음을, 선생님에게 용기를 주자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해마다 스승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교육주간으로 선포하고 그때그때 적절한 주제를 설정,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스승존중 풍토를 조성하는 캠페인 을 벌여오고 있다. 그러나 '사면초가에 빠진 교권'의 문제가 구조적으로 얽혀 있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누구를 상대로 캠페인을 전개할지 조차 막막하기만 하다. 교육과 교원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국민들이 '수요자중심 교육'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비판자로 돌아서버린 느낌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속에서도 '군사부일체'니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니 하는 미사여구를 다소나마 위안 삼았던 교원들이 허탈감에 빠지고 이간질을 부채질한 정부에 배신감을 토로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교원들이 이같은 현실을 맞딱뜨린 직접적인 계기는 교원정년단축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면서 부터였다. 정부가 교원정년단축에 대한
1999-05-10 00:00교육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교육자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혀 교육발전의 계기를 마련코자 한국교총이 중심이 돼 운영해 온 교육주간이 벌써 47회를 맞았다. 지금 우리학교에 만연되고 있는 갈등과 혼란은 빠른 시일내 극복돼야 한다. 정부, 학부모, 교원, 학생 각자가 자성의 바탕위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총은 올 47회 교육주간 주제를 '학교에 힘을! 학생에게 희망을, 선생님에게 용기를, 학부모에게 믿음을'로 정했다. 암울했던 일제하에서 독립정신의 씨앗을 심고, 6.25의 천막 교실에서 재건의 의지를 북돋웠으며, 호경기에 인내를 강요하던 박봉 속에 서도 오히려 어려운 제자를 돕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우리 선배 교육자들의 높은 교육정신을 되새겨 위기에 처한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우는데 지혜를 모아야 겠다. 우선 정부와 사회가 아무리 교직을 냉대하더라도 우리 교육자가 먼저 본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우리마저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살신성인의 자세로 사랑과 정성을 쏟을 때 학생과 학부모가 우리를 따르고 정부와 사회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성급하고 무리한 교육개혁정책이 시정돼야 한다. 학교현장 실정을 도외시한…
1999-05-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