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글쓰기 시간. 오늘 주제는 ‘1학기 동안 달라진 점과 나에게 해주고 싶은 칭찬’이다. 아이들은 진지한 얼굴로 골똘히 생각하다 이내 쓰기 시작했다. 잠시 후 한 명씩 돌아가며 쓴 글을 읽었다. ‘학기 초보다 의젓해졌다’ ‘친구들과 사이가 더 좋아졌다’ ‘수학에 관심이 생겨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도 올라서 좋다’ ‘계획한 대로 공부한 점이 잘한 것 같다’ 등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을 뿌듯하게 느끼고 있었다. 도약 위한 소중한 멈춤의 시간 아이들과 만난 지 어느덧 4개월이 훌쩍 지나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날로는 100일이 돼간다. 100일은 우리 뇌가 새로운 신경을 형성하고 기억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되기 위해 쑥과 마늘을 먹는 시련을 견뎌낸 단군 신화와 소망을 담은 백일기도를 떠올려보면, 100일이라는 기간은 변화와 성장에 충분한 시간인 듯하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우리는 아이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가족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아이들 삶을 마주하는 일은 가슴 벅차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깝고 힘겨울 때도 있다.
2024-07-15 09:10
서이초 사건 1주기를 맞이했습니다. 혼자 외롭게 스러져갔을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법과 언론을 비롯한 세상의 시각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노력으로 짧은 시간에 법이 바뀌고, 언론을 포함한 사회 구성원들의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 필요성에 대한 시각 또한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까지 나타나려면 시간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력감과 허탈감으로 주저앉으면, 해도 안 되더라는 패배 의식을 갖고 다시 각자의 교실 안으로 숨어버리면 교육권 강화의 수레바퀴는 다시 뒷걸음치게 될 것입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지쳐가는 동료들을 다독이며 교직단체, 교사 출신의 정치인, 교육시민단체, 그리고 학계와 힘을 모아 그 변화를 이끌 교사 지도자입니다. 교육 관계기관과 언론까지 포함하는 교육공동체도 교권 강화에 공감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합니다. 변화의 과정에서 생각을 달리하는 동료 교사, 교장과 교감, 교육청 관계자들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생각과 관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상호 신뢰를 쌓아 갈 때 여러분이 꿈꾸는 교권보호와 강화 목표가 달성될 것입니다. 급하게 이뤄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2024-07-15 09:10
“하나도 안 고마운데, 도대체 뭘 고마워하라고요?” “학생들의 사소한 다툼이나, 고자질 같은 것을 할 때, 숙제를 안 해왔을 때 정도는 ‘고마워’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은 안 고맙지만, 학생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은 나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부정성을 끊임없이 뿌리는 아이, 수업을 방해하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들,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고맙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이런 학생들에게 ‘고마워’를 100번 이상 말하라고 하니 고마워할 것이 없다는 선생님들의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고마워교실’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고마워 샤워’는 교사가 ‘고마워’를 100번 이상 말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샤워처럼 몸에 젖어 들 수 있도록 ‘고마워’를 많이 들려주라는 의미입니다. 왜 ‘고마워’라고 말해야 할까?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친구랑 잡담하고 소란스럽게 하는 아이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하는 무기력한 아이들, 수업 태도가 불량한 아이들로 인해 수업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던 경험을 선생님이라면 다들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러한 학생들이 더 많이 증가하고 있고, ‘품성 장애’라고 여겨지는 학생들도 증가하는 추세입니
2024-07-15 09:00교대는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야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출산으로 교대 입학 정원은 줄었고, 과도한 학부모 민원과 심각한 교권 침해, 그리고 저임금으로 인해 저경력 교사들이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저경력 교사들이 ‘신규교사의 급여가 너무 적어 경제생활이 힘들다. 혹시 급여 외에 정당한 수익 창출 방법은 없을까?’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교사는 공무원으로 겸직신고와 외부강의 신고 외에는 별도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점을 설명해도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신규교사의 급여는 최저임금 제도와 1개월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20여만 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힘들게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단에 섰지만, 열악한 처우 때문에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뼈아픈 현실은 우리가 한번 되짚어야 한다. 9급 공무원에게 별도의 공무원 급여 인상률을 적용했듯이 경력 5년 미만의 저경력 교사를 위한 별도의 급여 인상률 적용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저경력 교사에게 있어서 현재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이 바로 주거비다. 따라서 주거비를 일정 부분 지원하는 정책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교권 침해 등으로 인한 명예퇴직 비율은 갈수록 늘어나
2024-07-08 09:10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교사가 이를 조사,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수사권과 사법권이 없는 담당교사가 조사 과정 중 각종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등 업무 부담이 한계를 넘었다. 학교 내에서도 기피 0순위 업무로 꼽혔다. 이에 교총 등 교육계가 교원이 학폭 업무 및 민원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촉구했고 지난 3월부터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도’(조사관제)가 시행됐다. 조사관제 시행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학교 현장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이 지난달 6~21일 전국 교원 30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관제 도입 이후 업무, 민원이 줄지 않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최근 3년 동안 본인 또는 동료가 학폭 처리와 관련해 폭언, 아동학대 신고, 민·형사상 소송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약 60%였다는 것도 학폭 관련 사안 해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이 같은 문제는 조사관제 시행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조사관제 시행 당시 교총은 조사과정에 교사 동석 배제, 조사 일정 조율은 전담조사관 전담, 현직 교사 학폭조사관 위촉 반대 등의 의견을…
2024-07-08 09:10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필수적인 역량이다. 그러나 최근 학생 문해력이 점차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과 독서량 감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문해력 증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삶의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져 문해력이 저하되면 이해력 부족으로 교과 내용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 이해력 부족과 학업 성취도 하락으로 비판적 사고능력이 감소해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것은 문제 해결 능력 약화로 이어진다. 문해력 저하의 연쇄 고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문제 해결 능력 약화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어렵게 해 사회 소통 능력도 감소시킨다. 문해력 저하가 전체적인 학업 능력뿐 아니라 생활 전반적인 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문해력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디지털 미디어의 영향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짧은 글과 영상에 익숙해지며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감소했다. 독서량
2024-07-08 09:10
우리 사회의 마약사범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이에 최근 정부는 '제2차 마약류대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제1차 마약류관리 5개년 기본계획 수립' 방향에 대해 관계부처와 논의하며 구체적 해결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번 협의회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 대상 마약류 중독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스스로 보호할 예방 교육 절실 실제 국내외 마약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마약사범은 2만7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10대 청소년과 여성 마약사범이 급증했다. 이제 불법 마약류는 우리 청소년들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다. 우리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어떤 대응 방안이 필요한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순한 경각심을 높이는 교육보다는 불법 마약류에 노출되는 경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라 청소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 마약사범의 양적 증가도 문제지만, 최근 SNS 활용, 다크웹, 해외직구를 통한 손쉬운 접근 등 청소년 대상 불법 마약류 노출경로는 매우 은밀하고 치밀해지고 있다. 특히 불법 마약류는 한번 손대면 치유와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경로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2024-07-08 09:10어린이집에 관한 사무가 보건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이관됐다. 30년 넘게 논의된 유보통합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유보통합은 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적 운영 체계를 의미한다. 그동안 유아교육 행·재정 전달체계는 교육부-시·도교육청-교육지원청-유치원으로, 영유아보육 전달체계는 보건복지부-시·도-시·군·구-어린이집으로 이어졌다. 앞으로는 교육부-시·도-시·군·구-어린이집으로 변경된다. 향후 유보통합의 성공을 위한 추진과제를 살펴보면 우선 영유아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유보통합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헌법이 정한 영유아의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보장에 있다. 현재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유형 등에 따라 격차가 크다. 교육부는 기관별 교육여건의 격차를 해소하고,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유보통합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교육부가 관련 부처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에서 지원되던 예산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소관으로 이관해야 한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유아교육지원
2024-07-01 09:10
학교폭력전담조사관 제도가 도입된 지 5개월이 흘렀다.학폭처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학교와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도록 새롭게 시행된 이 제도에 대해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긍정적·부정적 평가 공존해 먼저 긍정적인 의견으로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과 심적 부담이 어느 정도 줄었다는 것이다. 조사관이 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학교 업무담당자는 절차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학교가 은폐나 축소, 또는 편파적으로 판단한다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최근 학폭사안을 처리한 교사를 인터뷰했는데, 조사관이 조사할 때, 관련 학부모들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를 갖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담조사관을 외부 전문가로 인식하면서 ‘안정적인 거리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다양한 어려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제도를 반기는 교사들 입장이다. 반면 지역별로 운영 방식에 차이가 크다는 부정적 의견이 있다. 사안 발생 시 조사관을 필수로 신청해야 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선택할 수 있는 지역도 있다. 또한 조사 시 교사 동석이 지역에 따라 필수인 곳도 있고, 권장이나 학교장
2024-07-01 09:10
지난달 2023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른 의미를 살피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을 위한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기초학력 미달의 문제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문제라는 것으로 관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평가 결과는 2022년도에 비하여 1수준(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비슷하거나 다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3 및 고2 국어·수학·영어 모든 교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인 비율이 10%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즉, 기초학력 미달은 학생의 10% 정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수의 문제인 것이다. 학력 부진은 다수의 문제 둘째,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해 전문적이고 세부적으로 중재할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은 학습 전략의 부족부터 누적된 학습결손, 다양하고 복합적인 심리·정서적 문제, 가족 형태의 변화 및 붕괴로 인한 적절한 양육의 부재, 과도한 미디어 노출, 약물 복용 및 중독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다양한 문
2024-07-01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