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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교실 지휘자 역량에 교육 미래 달렸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AI 기반 진단 시스템, 맞춤형 코스웨어, 학습 분석 대시보드 등은 교실의 모습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홍수 속에서도 여전히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은 남아 있다.

 

AI 시대 교사 역할 더 중요해져

최근 교육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 중 하나는 ‘교실 오케스트레이션(Classroom Orchestration)’이다. 원래 오케스트레이션은 여러 악기를 조화롭게 이끄는 지휘자의 역할을 의미한다. 교육에서 이 개념은 교사가 교실 속 다양한 요소(학생 수준, 학습 콘텐츠, 에듀테크 도구, 상호작용 방식 등)를 유기적으로 조율하며 의미 있는 배움의 흐름을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말한다.

 

AI는 학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언제, 어떻게 사용돼야 할지는 여전히 교사 판단에 달려 있다. 기술은 도구고, 그 도구를 ‘교육적 맥락’에 따라 설계하고 연결하는 주체는 교사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바로 ‘하이터치-하이테크(High Touch – High Tech)’의 균형이다. 아무리 정교한 기술이라도, 교사의 말 한마디, 눈빛, 질문은 아이의 정서와 동기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교사는 단지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감정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며 삶과 배움이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교육의 중심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교사의 주도성(Teacher Agency)’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사 주도성이란 수업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기술을 교육적으로 재구성하며, 학생 성장의 구조를 설계하는 힘이다. 주도성은 교사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충분히 발현되기 어렵다.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 주도성은 개인의 역량과 더불어, 학교와 교육환경이라는 ‘맥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진다.

 

교사 주도성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네트워크, 자율적인 수업 설계 시간 확보, 관리자의 신뢰와 지원, 학생과의 상호작용에서 오는 의미 있는 피드백 등이 꼽힌다. 반대로, 과도한 행정 업무, 일방적인 정책 하달, 협업의 부재는 교사의 열정을 약화시키는 장애요인이다. 따라서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책임이 아니라, 더 나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주도성 갖추는 생태계 조성해야

교사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연수 지원, 수업 중심 학교문화 정착, 자율적 선택이 가능한 기술 도구 제공,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책 설계가 병행될 때, 비로소 교사들은 ‘오케스트레이션의 주체’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미래 교육은 AI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술과 정서, 데이터와 사람, 효율성과 관계를 함께 조율할 수 있는 교사가 있기에 교육은 ‘배움’이 될 수 있다. 이제는 교실 혁신이 ‘교사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모두가 함께 교사 주도성의 생태계를 만들어 미래 교육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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