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와 시․도교육청에 밝힌 학업성취도평가의 목적은 학생개개인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하고,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학습결손 보충에 있다고 했다. 또 교육과정 개선 및 행․재정적인 지원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3월에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 교과학습진단 평가와 10월에 초6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는 학력 평가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첫째 초등교육의 본질 약화와 평가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평가 과목 이외의 과목(비 주지교과)이 소홀히 취급되는 등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저해하고, 지필평가로는 교과목표 달성 여부를 모두 판단 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음에도, 국가수준 학력평가가 지필평가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인성교육 등 균형 잡힌 교수-학습 약화가 우려된다. 둘째 평가 횟수 과다와 학생들의 평가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 초등학교 3~6학년생들은 국가 및 시․도교육청 주관 진단평가, 학업성취도평가, 학교별성취도평가, 수행평가, 한자경시, 수학경시, 영어경시 등 학교에 따라서 총 6회 이상 평가를 하고 있으며, 특히 국가수준 학력평가 대비를 위한 몇몇 학교
2009-10-26 12:17지난 달 말에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안이 발표됐다.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교부금 감소 규모가 줄어들어 그나마 다행이다. 당초 교과부가 예상했던 내년도 교부금 규모는 30조 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으나, 정부가 확정한 예산안에 따르면 교부금 예산은 31조 8263억원으로, 금년도 교부금 당초예산 규모 32조 6511억원보다 8248억원 줄어들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민생안정과 미래도약을 위한 예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생안정과 미래도약의 핵심인 지방교육예산이 대폭 줄어든 것을 어떻게 변명할지 의문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주요분야별 예산·기금안에 따르면, 내년도 재정규모는 금년도보다 2.5% 늘어나는 것으로 돼있으며, 외교통일 분야와 R&D 분야가 각각 14.7%, 10.5% 증가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분야의 재정규모가 증가했으나,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와 교육 분야만 각각 10.9%, 1.2% 감소했다. 기재부 자료는 신용보증 및 정책자금을 제외할 경우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도 6.5% 증가했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제외할 경우 교육 분야도 6.4%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어서 정부예산·기금 분야 중 유일하게 교부금만 줄어들었음을 자
2009-10-14 13:19지난 9월 28~30일(여성네트워크 회의 9월 26일~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6회 EI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한국교원단체연합회에 우선 감사를 표한다. 한국교총이 소속되어 있는 EI(Education International,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는 172개국 3천만명의 교원·교육관계자가 소속된 단체로, 세계 각 지역별 회의 중 하나인 아태지역회의는 지난 2006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5회 회의에 이어 올해는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교원단체의 대응(Asia Pacific Teacher Organizations' Response to the Global Crisis)’이라는 주제로 아태지역 37개국 300여명의 교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28일~30일의 본회의에 앞서 아태지역 여교원들의 여성네트워크 회의에 참여했는데, 세계 경제위기가 교사의 성평등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이에 교원단체와 EI가 취해야 할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나라 교원들과 토론을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아태지역 교원단체들이 여교원들의 지위와 복지 향상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국가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적으
2009-10-14 13:16늘 정답만을 찍도록 훈련받은 학생들이 정답 없는 문제를 만나게 되면 얼마나 당황할까? 이런 웃지 못 할 상황들이 가끔 교육현장에서도 발생한다. 영어교사로서 사람들로부터 듣는 가장 빈번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영어교사들의 고민이다. 이 질문에 필자가 공통적으로 들어온 대답은 역시 “영어를 말하는 나라에 가서 살면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영어로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영어의 필요성을 본인이 절실히 느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학교 현장에 도입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원어민과 영어회화 전문 교사 유치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 현직 교사들의 생각이다. 원어민 교사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학생들 스스로 영어로 말할 필요성을 자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어로만 수업하는 것이 기대만큼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만을 강요할 것은 아닌 것 같다. 학생들로 하여금 생생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수업환경 마련은 물론 언어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2009-10-14 13:12
지방교육재정특별교부금에 대해 논란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15일에 국회예산처를 통해 공개된 ‘2008년 결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이 잘사는 시도에 더 많이 배부됐을 뿐만 아니라, 특별교부금을 합리적으로 운영했더라면 차상위 계층이하 전체 빈곤층 학생들에게 무상급식도 가능했을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별교부금에 관한 지적은 2008년 12월 11일 감사원의 ‘교육과학기술부 특별교부금 운용실태에 관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서도 있었다. 이 때 지적했던 주요 내용은 시책사업은 폐지하고, 재해대책 사업은 대폭 축소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특별교부금에 관한 문제 제기는 그 이전에도 1999년에 송기창 교수, 2002년에 경제실천연합회, 2005년 이주호 의원이 했다. 이들 역시 특별교부금의 규모를 줄이고, 기능을 조절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그동안 지적된 특별교부금에 대한 문제점은 특별교부금의 규모가 너무 크고, 운영이 방만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국회예산처의 지적은 그동안 제기된 문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특별교부금의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집행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집행을 잘했다면 지역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
2009-09-28 13:25인문학의 특성이 무엇인지에 관한 탐구는 여러 측면에서 이루어질 수 있지만, 르네상스시대의 큰 흐름인 휴머니즘(humanism)과도 관련시켜 그 특징을 밝힐 수 있다. 휴머니즘은 인문주의와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닌다. 휴머니즘은 라틴어의 후마니스타(humanista)에 그 어원을 둔 것으로 ‘인간성’, ‘인류성’ 또는 ‘인간미’라는 뜻이다. 후마니스타는 인간을 인간답게하는 고귀한 본성으로 이성, 자유, 박애 및 행복의 추구를 내세우고, 이런 것들의 조화로운 발전을 중요시한다. 이런 점에서 인문학은 바람직한 인간의 삶이 무엇인가를 부단히 탐구하는 가치지향적 학문으로 이성, 개성의 존중 및 자유의 증진을 중시한다. 오늘날의 과학은 ‘순수과학․대학과학’에서 벗어나 ‘산업화과학․거대과학’으로 치닫고 있다. 거대과학은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함께 참가하는 국민총력전과 같은 양상을 지닌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나라의 힘이나 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고 있다. 그런 과정에 그 역기능으로 국가 간에 갈등이 싹트고 급기야는 전쟁으로도 이어지게 됐다. 핵무기가 나타난 것도 그런 갈등구조에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자가 과연 가치중립자로서 자기의 지적호기심에만 전
2009-09-28 13:03커피브랜드 중에 ‘테이스터스 초이스’란 상표가 있다. 이는 커피 맛을 제대로 아는 격(格)있는 사람은 이 커피를 마시고, 뭣도 모르는 인간은 아무거나 마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자유주의,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오늘날에 논쟁을 하다보면, 이런 견해도 있고 저런 견해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며, 자칫 자신의 관점을 너무 강하게 주장할 경우 언어나 사고의 폭력이라는 비판을 듣기 십상이다. 커피를 좋아하거나 녹차를 좋아하고, 또는 남자를 좋아하거나 여자를 좋아하는 것조차도 취향이 되어버린 지금에서야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가 통용되며, 취향의 문제에서는 입씨름하다 아니 되면 ‘아님 말고’가 가능하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 주장과 관련된 영역에서도 ‘그건 네 생각’이라는 수평적 사고가 통용된다는 점이다. 진리에 대한 주장은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어서 서로의 의견이 상충됨에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수업은 어떠한가? 이제는 누군가가 내 수업을 보고 ‘플랜더스의 언어적 상호작용 모형’에 따라 매 3초마다 교사가 발문한 37개의 질문들 중의 하나로 코딩되고 분류된다. 이렇게 45분짜리 수업
2009-09-24 14:31
입법정책이란 국회와 정부가 법률에 관해서 추진하려는 여러 시책들이다. 정책이란 국가기관들이 하는 일이라고 보면, 입법정책은 국회 및 관련 기관들이 법률의 제정, 개정, 폐지, 법률의 홍보 등에 관한 일체의 활동이다. 교육 분야에서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건수도 다른 분야처럼 계속 증가하며 특히 17대 국회(2004-2008)에서 두드러졌다. 국회 자료를 보면 교육 분야 법률제정 및 개정안은 제1대 국회부터 17대국회(1949-2008)까지 총 891건이 발의돼 362건이 통과됐고, 그 중 17대 국회에서 402건이 발의돼 107건이 통과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관계에 직접 관련되는 법률이 50여개가 되며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법률은 훨씬 많다. 외국의 입법사례를 보더라도 대개 비슷한 추세이다. 예외적으로 베트남 같이 교육관계 법률이 단지 1개뿐인 나라도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교육관계 법률이 매우 복잡한 편이다. 법률이 많아짐에 따라 그것이 학교나 교원 등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한편 법률의 내용이나 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는 점차 어려워진다. 각 법률안들의 배경과 입법 정책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이에 최근 교육관계 학회나 입법정책 관련
2009-09-21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