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이란 말을 처음 들은 것이 불과 1년도 안 된다. 그런데 지금은 교육계의 최고 화두로 교육을 망칠 나쁜 정책이 되어 소모적 논란 속에 있다. 직영이면 무조건 좋은 줄 알고 찬성했던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써 직영의 숨은 문제를 알고 ‘직영이든 위탁이든 학부모가 선택한다’고 주장해 직영 1년 유예를 얻어내고 비로소 선택권을 찾은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난데없이 튀어 나온 무상급식은 국민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상은 곧 세금 부담일 것을 알고 있기에 ‘학부모는 무상급식을 원치 않는다’며 살만한 애들은 부모가 부담하고 어려운 학생에게 석식과 더 많은 혜택을 주자고 했지만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정치교육감들은 ‘급식도 교육’이라며 ‘보편적 복지’를 들먹이고 의무교육엔 급식도 포함되어야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미 충북이 시작했고 서울도 내년부터 초등 4개 학년을 무상으로 하겠다며 의회에서 힘으로 친환경무상급식조례를 통과시키려한다. 교육청 예산으론 능력이 안 되니 시나 자치구를 압박해 자신들의 선심성 공약을 관철시키려하는 것이다. 그것도 소득별이 아니라 무조건 학년별 확대여야 한다니, 세월만…
2010-12-06 08:50정보화 혁명의 소용돌이 교직원 회의를 마치자마자,(필자의 학교는 퇴근 무렵에 회의를 한다) 혼자 학교 앞의 대모산으로 향했다. 초입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두 등산객의 대화가 들린다. “학교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선생이 그런대요, 야 너 학원에도 안가냐” “그래, 학교 선생들이 이제는 두 손을 놓았나 봐요” - 학부모인 성 싶다. 아아, 결코 듣고 싶어서가 아니다. 너무도 크게 들린다. 모두가 교육에 대해 개탄하는 시대, 필자의 마음은 스산하고 더욱 답답해진다. 오후 5시, 대모산 초입이 벌써 깜깜하다. 12월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한다. 전날 외부 교육계의 여러 장학 위원들을 모시고, 연구부장인 필자가 교사를 대표하여 본교의 취약점에 대한 컨설팅 장학을 받았다. 교직원 회의에서 필자는 장학의 결과를 교사들에게 알려야 했다. 전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맞추어 교사 스스로가 변화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교육 현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과 ‘능동적인 교사에게는 보상, 정체된 교사에게는 불이익’ 측면에서 ‘당근과 채찍’이라는 시스템 도입의 시급성이었다. 전달하는 필자나 이야기를 듣는 교직원이나 그 표정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이다. 장학 위원들의
2010-12-02 11:17학교가 다시 무너지고 있다. 전남의 한 중학교에선 50대 여교사와 여학생이 서로 머리채 잡고 싸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경기도 어느 중학교에선 말 듣지 않는 학생을 교사가 112에 신고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학교의 살풍경스런 모습은 경기도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이어 11월 1일부터 서울시교육청이 모든 초·중·고에서 체벌을 전격 금지한 후 벌어진 일들이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학급전체 웃통 벗기기 사건’이 벌어져 체벌금지 찬성론자들에게 빌미를 주고 있다. 11월16일 청주의 어느 남고에서 아무개 교사가 창문을 연 채 떠든다며 남학생 28명의 웃통 벗기기 체벌을 가한 것. 나 역시 전문계고에 근무하며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들을 왕왕 보고 있다. 그로 인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화와 혼내고 싶은 충동을 더러 겪어온 터라 그 교사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만약 10월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렇듯 언론에 노출돼 온 세상이 다 아는 사건으로 비화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을 체벌이 지금은 기사 가치가 충분한 사건으로 ‘변질’된 세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대응해야함을 강조하고 싶다. 또 그 교
2010-11-29 11:53‘굶지 않을’ 권리‗ ‘전면 무상급식’ 아냐 교육 통한 보편성 증진은 기초학력 향상 대선 공약과는 관계없이 집권 중반기에 들어서면서 MB 정부가 화두로 내세우는 ‘공정사회’는 그 외형적인 매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잠재된 문제가 있다. 우선 정치적인 계산에 따라 설정된 것이기 때문에 ‘공정’이 분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공정은 일차적으로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 덕목과 행위의 문제이다. 고대 희랍의 정의의 개념이 그러했고, 동양에서도 상고시대부터 그러했다. 따라서 공정의 룰은 황금률의 준수와 같은 것에서 찾아진다. 그러나 황금률은 너무 형식적인 것이기 때문에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설명해 주는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같은 맥락에서 보편성 문제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일반성(generality)과는 달리 보편성(universality)은 예외나 정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영어로 ‘universal suffrage’라고 하는 ‘보통 선거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보편성 개념은 적용의 예외나 정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절차적인 형식원리이지 그 자체가 행위의 선악이나 정책의 옳고 그름을 정당화해주는 근거가 되지 못한
2010-11-29 10:56‘창의인재양성’ 교육과정 목표 맞지 않아 자국 언어로 교류 시 상대방 이해 폭 커 2007년에 개정된 교육과정이 현장에 적용되기도 전인 2009년 12월에 다시 개정되었다. 개정 배경으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 경감, 체험 활동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 기초 과목의 강화 및 진로 적성에 적합한 핵심 역량 증대, 자율적 교과목 운영을 들었다. 이렇게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소위 제2외국어가 생활·교양 영역 안으로 흡수되었으며, 외국어(영어)는 영어로 표기가 변경되었다. 기존의 명칭 표시를 살펴보면 영어를 괄호 안에 넣어서 외국어의 한 부분으로 보았던 것을 독립시켜 놓았고 외국어는 없어졌으며 제2외국어가 다른 여러 과목들과 함께 묶여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2009개정교육과정의 개편과 함께 2014 대입수능시험 개편안도 소개되었으며, 여러 차례 공청회를 거쳐 이제 최종적 결정이 내려질 시기에 다다랐다. 그런데 2009 개정교육과정과 2014 수능개편안 간에는 서로 모순되는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07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기도 전에 2009개정교육과정으로 개정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교과부는 “학생의 지나친 학습 부담을 감축하고 학습흥미는 유발하
2010-11-29 09:28“이제 나무는 회초리를 건네지 않는다. 세상이 회초리를 버렸으므로….” 숲과 계곡을 물들이고 그리움을 감염시켰던 단풍, 단풍은 이제 낙엽이 되어 뿌리 옆에 누웠다. 바스락거림도 없이 차분한 부피로 햇볕을 뜸들이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교정에는 많은 나무들이 산다. 공지 대부분을 나무에게 임대해 준 것처럼 곳곳에 나무들이 거처한다. 그리하여 크고 작은 새들이 놀다 가고, 어린 꽃들과 곤충이 어울려 작은 우주를 형성한다. 그들이 도란거릴 땐 바람소리도 난다. 나무와 풀들이 깔깔대며 웃는 소리, 저희끼리 뭔가가 우스운 모양이다. 그 중, 유난히 키 큰 나무들이 거주하는 동산, 그곳엔 커다란 백합나무와 단풍, 은행나무들이 서로 어깨를 맡기고 산다. 서로가 다툰 적 없는 나무들, 너무 다정하여 가을 내내 노랗고 붉은 바디페인팅으로 카니발을 즐기던 그들. 그 발치엔 낡은 벤치가 머물러 있다. 늘 푸른 꿈에 젖어있어 시집이라도 한 권 놓아두고 싶은 벤치. 하늘 홀로 깊어가고 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그곳. 지금까지 나는 많은 시간을 나무와 함께 보냈다. 야트막한 산의 오솔길을 거닐거나 험준한 산을 오를 때, 나무는 뿌리를 내어주거나 손을 내밀었다. 선뜻 자신을 내주는
2010-11-24 09:29발달단계 무시한 집중이수, 인성교육 무시 사탐/과탐 중 2과목 이상 수능시험 치러야 2009개정교육과정은 준비기간이 짧고, 기습적 추진으로 인해 정치적 교육과정 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07개정교육과정은 3년의 연구기간과 2년이라는 현장적용기간을 거쳤다. 2007개정교육과정이 진선진미(盡善盡美)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한국철학회, 한국윤리학회, 한국윤리교육학회,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 동양윤리교육학회 등 학문공동체가 여러 차례 토론을 거쳐 만들어낸 교육과정이었다. 교과부가 주장하는 2009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은 교과목 축소를 통한 학습부담 경감, 20%자율증감을 통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집중이수제를 통한 효율적 교육활동 등이다. 그러나 이는 이상적 구호에 불과하다. 공교육이 본연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춘 몰입교육이 된다면 공교육 본연의 임무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2009개정교육과정이 실시되면, 도덕윤리과는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집중이수제와 수업시수의 20%자율증감, 학업성취도평가 등으로 인해 정상적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활동 진행도
2010-11-23 19:53TV를 시청하다 보면 가끔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장면 #1 “딩동딩동” “누구세요?” “○○시 세무과 체납징수팀에서 나왔습니다. □□□선생님 계신가요? □□□선생님이 체납하신 세금 납부 문제로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요.” 장면 #2 “더더더더더~” “선생님, 자꾸 이렇게 부는 시늉만 하시면 음주측정 거부로 간주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습니다. 숨을 들여 마시지 말고 끝까지 부세요!”…. 물론 그 프로그램을 끝까지 시청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선생님’이 진짜 선생님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겠지만 여기저기 제약 없이 쓰이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선생님’, ‘교사’, ‘교원’ 등이 있다. 때에 따라,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쓰이긴 하지만 그중 제일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것은 아마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아닐까 싶다. 졸업하고 십여 년이 지나 우연히 만난 제자가 반갑게 부르는 ‘선생님’, 자식을 맡긴 학부모가 존경의 의미로 부르는 ‘선생님’, 반짝이는 눈빛으로 호기심 어린 질문을 하며 부르는 ‘선생님’ 이라는 어감이 참 자연스럽다. 허나 언제부터인가 ‘교사’, ‘교원’ 등의 호칭이 행정적
2010-11-22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