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8월16일부터 8월18일까지 3일간 서울 한국교총에서 열린 ‘제6회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에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초·중·고 교원과 대학교수, 교직단체 임직원, 사회단체 대표 및 방청객 등 80여명이 참석해 열띤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중국의 동북공정 강화, 일본의 독도 영유권 및 일본해 표기 주장 등 최근 이슈를 비롯해, 일본의 신사참배와 위안부 문제, 난징 대학살, 중국의 동북공정과 대북 협력 문제, 한국의 베트남 파병과 제주 4·3사건 등 다양한 주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몇 가지 첨예한 이슈 때문에 때때로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원만하고 유의미한 토론이 이어졌다. 그리고 과거 역사의 어둡고 예민한 부분을 미래를 향한 선린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이러한 아픈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미래지향적인 동아시아사를 정립하는 데 교육자들이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고대부터 종교, 문물, 제도 등을 교류해 온 세 나라의 선린 우호 관계를 회복해 미래 동아시아 발전을 함께…
2011-09-02 10:42나는 말로만 선생이었음을 고백한다. 지루한 장맛비 속에 눅눅하게 곰팡이 핀 내 마음, 무성의하게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재단하며 지내온 시간들을 반성한다. 공활한 가을하늘 아래 오솔길을 지나며 나는 지식을 빵처럼 추구해온 지난날을 반성한다. 반제 저수지를 지나고 독정 저수지를 지나 학교로 향하는 시간, 나는 물속에서 목숨 걸고 살아가는 가시납지리, 끄리, 납지리, 미꾸리, 참몰개 앞에서 안일했던 나의 태도를 반성한다. 푸른 하늘에 맞닿은 들판을 지나며 묵언 수행하는 수수밭의 진지함에 그간 주저리주저리 떠들던 얄팍한 사상을 반성하고, 잡초 같은 악착스러움도 없이 잡초를 비판한 편견을 반성한다. 차창을 열면 밀려들어오는 싱그러운 가을바람을 내 폐 속에 담으며 구차한 내 감정을 반성한다, 찌꺼기까지 헹구어 반성한다. 시내엔 촘촘한 신호등과 차량, 삶의 부대낌을 용납하지 못하고 매사 조급해하던, 남보다 앞서고자 했던 시간들을 반성한다. 생각하면 덧없는 욕망, 인색하게 남을 앞질렀던 옹졸함을 반성한다. 도심의 무성한 플라타너스들의 눈인사를 받으며 이웃을 외면한 날들을 반성한다. 나는 언제 한 번 저렇게 푸른 그림자를 드리웠던가. 내 몸속에 디스토마처럼 잠복한 이기적 유
2011-09-02 10:34올여름 긴 장마 끝의 폭염과 예기치 않은 호우 그리고 태풍의 북상 등 온갖 기상 이변이 한반도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환경 파괴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 아닌가 한다. 난 지금 제주도에서 잠시 휴가를 맞고 있다. 하지만 장흥에서의 배편을 위해 내려오는 도중, 부여 부근에서 엄청난 국지성 호우에 휘말려 휴가 자체를 포기할 뻔했다. 방학의 끝자락에서 난 이곳 제주도에서 주로 산책과 독서에 주력하고 있다. 요즘 나나미의 신간, 하루키의 소설, 공지영의 산문집 그리고 논어와 성경을 읽고 있다. 독서와 사색, 그리고 명상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다. 무릇 삶에서 타인과 더불어 나누는 소통의 즐거움은 핵심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사색의 진중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방학 내내 탈진할 정도로 학생들의 논술 지도에 주력했다. 갈수록 학생들의 문장력이 급격하게 하락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독서량 부족이 절대적인 원인이다. 독서의 힘이 사색과 사고의 틀을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집단 난독증(難讀症, DYREXIA)에 빠져 있다. 주지하다시피 학생들의 사고력 저하와 문장력 약화는 뉴미디어의 등장과 첨단 디지털 개인
2011-08-19 22:46오늘날 사회적으로 청소년의 탈선문제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무방비 상태로 접근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청소년 비행범죄가 뉴스화 될 때면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내일처럼 떠들다가도 잠시 후에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가라앉는 반복을 보면서 자식을 키워본 부모로서, 30여년 병사를 지도했던 직업군인으로서,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는 교수로서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명을 가지게 됐다. 청소년들의 여러 가지 문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90% 이상이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도 저지른다고 나타나 있다. 바로 이 점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그 ‘정확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해법이란 바로 청소년의 마음속에 올바른 가치기준을 만들어주는 ‘자기혁신 ABCDE운동’을 교육해 스스로 비행탈선의 유혹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격언처럼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말이다. 각별히 청소년들의 마음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생각’인데 이 생각이 마음에 들어가면 청소
2011-08-19 22:4321세기 사회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크나큰 교육적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른바 ‘인류사회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하는 근원적 물음 앞에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성만능에 바탕을 둔 근대 사회의 합리성과 과학성은 인류의 삶을 물질적으로 보다 더 풍요롭게 해줬지만 동시에 인류의 삶을 정신적으로 보다 더 황폐화시킨 것도 사실이다. ‘과연 근대적인 삶의 방식이 인류의 삶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현대인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산업화와 근대화의 이면에 누적된 후유증은 가치의 불균형 문제,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 과학적 진리와 일상생활의 진리 간의 불일치 문제, 정신문화와 물질문화의 격차(cultural lag) 문제, 인간과 자연 간의 갈등,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충돌, 빈부격차의 문제 등등으로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할 수만은 없는 이른바 인류의 장래를 위협하는 요인들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인류의 삶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강조해야 할 것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세 가지로 압축해서 제시하
2011-08-19 22:41정부는 유아단계에서 양질의 교육·보육 제공을 위해 2012년부터 모든 만 5세를 대상으로 학비지원을 하고, 현재 이원화되어 있는 유치원교육과정과 표준보육과정을 통합한 ‘만 5세 공통과정’을 도입,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만 5세 공통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어느 곳을 이용하든지 초등학교 취학 전 1년 동안은 하루 3~5시간의 질 높은 공통과정을 적용함으로써 모든 유아에게 보편적인 교육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만 5세 공통과정은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명칭 공모를 통해 ‘만 5세 누리과정’으로 결정됐다. 또한 만 5세 누리과정 제정을 위한 TF가 구성돼 지난 5월 11일부터 8월 1일까지 만 5세에게 적합한 교육내용 선정 및 구성 작업을 진행했으며, 12일에는 만 5세 누리과정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실시됐다. 만 5세 누리과정은 2011년 8월 말에 고시될 예정에 있으므로 만 5세 누리과정제정 TF는 약 3개월 동안에 만 5세 유아에게 적합한 교육내용을 구성해야 했다. 공청회 자리에서도 언급되었지만 TF는 만 5세 유아에게 적합한 교육내용을 새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유치원교
2011-08-19 22:37중부 지방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우리의 방학도 굵은 빗줄기에 갇혀버렸다. TV를 켜면 해외 뉴스에서나 보았던 산사태와 가옥의 파괴가 우리나라에서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무참하게 휩쓸고 지나간 뒤 현장에 남은 것은 주인 잃은 사진과 흙탕물 뿐. 절망이라는 단어조차 무기력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애끓게 만들었던 것은 열 명에 이르는 대학생 소식이었다. 한창 청춘을 구가할 나이, 그리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배낭여행을 가거나 커플끼리 어울리는 그 시기에, 오직 아이들과의 과학캠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골로 내려갔다가 뜻밖의 사고를 당한 그들.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 작은 것 하나라도 가르쳐 주고자 실험도구를 챙겨 내려갔을, 그들을 나는 이제 목련이라 부른다. 어둡고 궁벽한 뜨락을 숭고한 빛으로 밝힌 그 청춘들! 사실 누가 진정한 선생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누가 진정한 ‘행동주의자인가’이다. 세상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 사랑이 있는 자와 없는 자, 사랑이 있어도, 사랑을 실천하는 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로 나누겠다. 많은 사람이 사랑을 알고 있어도 행하지는 않는 시대. 어쩌면 그들이 관심을 두는 건 세속적인 즐거움이고 사랑이다. 그러나
2011-08-05 13:31위험한 직업이나 고도의 전문직일수록 프로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인재 5%에 든다는 교사들에게 과연 프로 정신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어떤 답변이 나올까? 예부터 우리나라 교사는 역동성의 DNA와 프로정신의 유장한 전통이 흐르고 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광야에서 부르짖는 외로운 울림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직 워드였다. 교육환경이 열악했지만 무서운 사자후(獅子吼)를 토해냄으로써 성공 신화와 올바른 민족의식의 종결자가 됐다. 그래서 한국은 아시아적 전통을 지키면서도 성공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한 전범(典範)이기도하다. 그런데 요즘 전국의 고소대처에서 나타나는 교육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다. 실정법보다 정서법을 더 따르는 사회(학부모), 일부 교사의 이념 편향으로 반미가 애국이고, 친북이 애족이라는 ‘똑똑한 광인(狂人)’의 학생을 길러 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선출직의 몇몇 교육감(정치인)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교육정책을 리트머스 시험지 다루듯 한다. 촛불 시위에 대한 평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한국적 민주주의의 위대한 횃불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선동적 우중(愚衆) 정치의 재현일 수도 있다. 빛과 그림자가…
2011-08-05 13:30교육계의 ‘30년 숙원’이었던 수석교사제가 우여곡절 끝에 법제화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수석교사는 새로운 교수 방법을 개발․보급하고, 교사의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수업부담 경감과 수당 지급’에 대해 우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수석교사제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수석교사는 4년간의 ‘시범운영’ 형태로 도입되어 일선 학교에 765명이 배치되어 있다. 교과부는 수석교사제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내년 3000명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1만여 명을 선발해 모든 초·중·고교에 1명씩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련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수석교사의 충원 계획이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교원정원 문제는 정부의 큰 틀에서 움직이는데다 정원을 결정하는 행정안전부와 예산권을 가진 기획재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학령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력·예산상의 문제를 감안하면 교원 정원만 늘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부처 간의 입장에는 일부 공감하나 부처 이기주의 굴레를 벗어나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는 때이다
2011-08-05 13:28지난 7월 27일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학령 아동 급감에 따른 교육대학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교육대학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과정과 진로 선택의 기회 제공하기 위해 교육대학의 구조조정 필요하다”며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육대학도 하위 15% 대학(2개 교대)을 선정해 경영 컨설팅을 실시하고, 인근 국립대학에 통합시키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런데 정부가 들고 있는 필요성을 분석해보면 이는 표면상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일 뿐 국립대학 수를 줄이겠다는 기존의 정책을 구조개혁안에 끼워 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교원 수요는 학령인구뿐만 아니라 교사 1인당 학생수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교원 정원을 매년 1720여 명씩 늘려야만 2020년에 교사 1인당 학생수가 OECD의 현재 평균인 16.4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등교원은 매년 4000~5000명의 교사를 신규로 뽑아야 한다고 한다. 이 경우 2015년 교대 신입생부터는 오히려 입학정원을 다시 늘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2개 교육대학교를 일반대학에 통합해야 한다고 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자
2011-08-05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