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 애니메이션 ‘코쿠리쿠 언덕에서’를 볼 기회가 있었다. 1964년 동경 올림픽 직전의 일본 고교생들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지금의 중년 세대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을 담고 있었다. 어른들과 동료들에게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지금의 우리는 그 모든 예의를 거의 상실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학교에서는 인사가 사라져가고 있다. 수업 시작과 더불어 ‘차렷’, ‘경례’ 하는 의식조차 생략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애국조회가 없어졌으므로 ‘교장 선생님께 경례!’ 하는 절차도 물론 사라졌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남아 있지만 예전처럼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일도 거의 없다. 인사예절을 생략해도 우리가 선생님을 존경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지킬 수 있는 것일까. 만일 예의를 단지 형식이라 하여 무시하면 결국 그 안에 담긴 정신도 무시하게 된다. 자녀가 집을 나설 때 부모님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한다. 이러한 인사에는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사를 단지 형식이라 여겨 무시하기 시작한다면, 자기도…
2011-10-11 14:34그동안 교육활동 업무와 행정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교원의 업무 경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교육 현장에서는 대다수의 교원이 교원의 업무가 많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교원의 고유 업무인 학생지도보다는 행정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교원업무 경감의 주요한 목적은 교원들이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성하는 데 있으며 아울러 교원은 전문성을 신장하고 이를 학교교육에 투입해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데 있다. 교원업무 경감을 위한 과제로 업무의 발생단계에서는 △교수·학습활동을 저해하는 행정업무의 과감한 축소 △상위 단계 교육정책의 세밀한 점검을 통한 행정업무 발생요인 제거 △교원 직무기준 및 범위의 제도화가 필요하고 전달단계에서는 △각종 통계보고 절차 간소화 및 보고단계 축소 △단위학교 자료 데이터베이스화 및 정보시스템 연계 △업무 유통의 중간 통제자 혹은 조절자 역할 강화를 통한 공문서 여과 시스템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처리단계에서는 △업무처리를 위한 정보화시스템 활용도 제고 △교원업무 구조조정 △교원행정지원 인력의 과감한 확보와 전문적인 양성과 훈련체계 마련 등이 필요하다. 교원업무의 경감은 그…
2011-10-11 14:33설렘과 동경으로 초등 교육현장에 입문한지 19년. 중견 교사의 반열에 들어선 지금 마냥 행복했던 그때 그 처음 마음처럼 아이들과 생활이 기쁨이고 보람이 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반추해본다. 초등학교 고학년 담임교사의 일과를 살펴보면, 아침 8시 30분 출근과 함께 아침자습지도, 정규수업 6시간, 청소 및 하교지도를 하면 3시가 훌쩍 넘어간다. 거기에 방과 후 부진아지도와 각종 캠프를 마치면 4시다. 이런 일정 탓에 행정업무는 주당 4~5시간의 교과전담시간과 4시 이후 시간에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긴급을 요하는 보고공문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교사로서 지키고자하는 최고의 가치인 수업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틈틈이 교재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틈틈이 행정업무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1979년 '교원업무간소화지침' 이후 2010년 '교원업무경감대책'에 이르기까지 교원 업무 경감을 통한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도는 아직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근자에 교과부와 여러 시·도교육청이 '교사!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교원업무경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감
2011-10-11 14:32교육과학기술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현재 18~35 학급 학교의 보직교사(6명) 기준을 18~23 학급으로, 24~29 학급에는 8명, 30학급 이상 학교에는 10명까지 배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보직교사 배치 기준을 세분화해 중․고등학교와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초등학교의 보직교사 수가 늘어나 초등 교원이 느껴온 상대적 피해의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개정안으로 기대할 수 있는 초등학교 현장의 변화는 몇 가지가 예상된다. 첫째, 업무의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동안 교육 당국에서는 학교 현장의 업무량 감축을 위해서 갖가지 묘안을 제시했고, 학교의 실천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 누구에게 물어도 업무가 감소되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업무의 물리적 감축에는 한계가 있다. 단순히 일감을 줄이는 것보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업무에 대한 책임과 창의성의 증대는 일의 양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에 대한 문제다. 보직교사는 업무 해결을 위해서 동료교사와 팀을 이루며 지도력과 책임감을 발휘하여 업
2011-10-11 14:23어렸을 적에 염화나트륨과 염화수소의 화학 반응식을 공부하다가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그것은 나트륨이온과 염소이온이 만나면 사람에게 유익한 소금이 되고, 수소이온과 염소이온이 만나면 인체에 해로운 염화수소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같은 염소이온일지라도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교사가 된 나는 문득, 의사와 칼이 만나면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되고 강도를 만나면 흉기가 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어서 훈장이 회초리를 들면 유익한 교편이요, 나쁜 사람이 들면 위협적인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주체가 중요할 것 같다. 위험한 약재라도 미량 처방을 한다면 환자를 살리고, 남을 가해하고자 한다면 치명적인 것처럼 말이다. '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병에는 효과가 좋다'는 말처럼, 진정 이롭고자 한다면 더러 쓴맛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신체에 벌을 가하는 모든 행위를 위법적인 것으로 규정해 회초리를 없앤 지금, 교사의 교육적 꾸지람마저도 폭력인 양 매도돼 버렸다. 식용버섯인 능이가 독버섯인 개능이와 비슷하다 해서 먹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빈대 때문에 초가를 불태워버린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아무래도 교육의 수장
2011-10-11 14:20지난 8월, 15개 교과 교육과정의 개정을 끝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의 개발 작업이 일단락됐다. 교육과정 개정은 필연적으로 교과서의 개발을 수반하는데, 이번 교과서 개발 작업은 단순한 내용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 개발 체제의 변화가 시도된다. 초등 3~6학년은 검정제로, 중등 7~12학년은 인정제로 전환되는 것(일부 과목을 제외)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교과서 개발주체 및 유형의 다양화’ 정도로 그 의미를 단순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국정제와 검정제 교과서에 익숙해진 학교 현장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체제 변화는 교사들에게 또 다른 교육적 인식의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 즉 지금까지는 '주어진 교과서, 만들어진 교과서'와 같은 수동적인 교과서관 이었다면, 앞으로는 '선택하는 교과서, 만들어가는 교과서'와 같이 능동적인 교과서관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검·인정 교과서 제도 도입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그동안 우리는 초등에서는 국정제를, 중등에서는 검정제를 중심으로 교과서를 제작해 왔다. ‘교육내용의 구성 및 제시 방식의 획일화’라고 비난 받기는 했지만, 강력한 중앙집권적 운영방식
2011-10-04 18:05교육감 선거제도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7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주민직선제가 도입되었고, 작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서 16개 시․도 교육감이 주민직선제에 의해 선출됐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감 선거방식의 문제점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시도지사 임명제, 러닝메이트제, 제한적 주민직선제 등의 대안이 줄을 지어 제안되고 있다. 내년 4월 세종특별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더욱 논란이 가열되고 있으며 공동등록형 주민직선제가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기도 하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후, 교육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 중심의 간선제를 거쳐 2006년에 현재의 주민직선제가 도입되었다. 돌아보건대, 간선제를 적용하던 시기에도 주민 대표성, 부정 선거 등 적합성 시비가 그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교육감직선제가 시행되었을 때에는 낮은 투표율 등이 문제점으로 크게 부각됐다. 2010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로 투표율 문제가 해소되는가 싶었지만 또 다른 문제점들이 불거지면서 여전히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감 선거제도에 미비점이 있다면 기민하게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2011-10-04 18:02고학력 실업자가 양산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기업, 은행권 ,공기업 등에서 고졸 채용확대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고졸 사원도 관리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대졸자와 동등한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고졸자 채용확대 발표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며 우수한 고졸인력 채용을 장려하는 대기업과 정부의 노력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에서 고졸 채용확대가 정착되면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것이다. 대학을 졸업해야만 출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벌 중심의 사회적 인식도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을 우선하는 쪽으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선(先)취업 후(後)진학'정책에 따라 본인이 노력할 경우 직장에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25%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직업학교 학생비율을 독일(65%), 대만(45%), 핀란드(40%)에 근접한 수준으로 향상시켜야만 우리나라의 심각한 고학력 실업자의 양산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필자는 공고와 공대를 졸업하고 자동차 관련 대기업에서 30년간 근무한 후 산업체 우수강사로 자동차 관련 특성화고에서 4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2011-10-04 18:00최근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야할 10대 청소년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2011)에 의하면 자살은 10대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1위(32%)이다. 지난 한 해 동안만 청소년 353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매일 한명 꼴로 자살한 것이다. 자살시도자는 자살자의 10~20배이고, 자살로 인해 심각한 상처를 받는 사람은 평균 6명 이상이라는 연구결과는 청소년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청소년 자살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우리 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이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의 사회적 풍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경제적 어려움과 입시위주의 경쟁적 교육풍토, 가정불화와 학교폭력 등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청소년들의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다. 청소년 자살문제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대책이 소극적이고 자살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과 자살이라는 말을 언급하기 싫어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 탓도 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청소년을 교육하고 있는 학교에서 자살문제에 대해 무방비한 상태이다. 따라서 필자는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한 학교의 역할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먼저 자살을 개인의…
2011-09-27 11:44지난 9월 1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강당은 몰려든 인파로 앉을 곳이 부족해 뒤편까지 서있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지난 6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에 대한 실행계획을 일반인에게 설명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 교사는 물론이고 교육전문가와 교육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스마트교육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대체적으로 스마트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지만 학교 현장에서 이를 준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과 지원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아직 학교 현장에서는 스마트교육의 구체적인 모습이 잡히지 않아 이를 맞이할 여력도 없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반응이었다. 스마트폰이 본격 상용화된 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은 지금 세계 경제의 모든 메커니즘이 스마트기기로 귀결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볼 때 스마트교육은 우리 교육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인 것만은 분명하다. 스마트폰의 보급 추이를 지켜볼 때 교과부가 스마트교육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2014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PC 대신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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