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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교직(敎職)에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연녹색 잎새가 짙어가는 푸르른 5월에는 어린이날, 스승의 날을 비롯해 각종 기념일이 많다. 그리고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각급 학교에서는 교육실습을 갖는다.

가끔씩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보다는 다른 활동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런 교사가 되지 않으려면 명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교사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다. 필자가 학창시절에 봤던 선생님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면서 박봉에 시달리셨다. 그러나 지금은 살아가는데 궁핍함을 하소연하지 않을 정도로 보수를 받고 퇴직한 두에는 연금으로 노후도 보장된다. 그런데 작은 돈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해 목에 핏대를 세우는 선생님들을 만날 때에는 동료인 것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사람들은 교직사회를 떠나는 것이 본인을 위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교직은 벼슬을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흔히 교사를 천직이라고 한다. 교사는 하늘이 내려준 천직(天職)이기도 하지만, 선생님 똥은 개도 먹지 않을 만큼 숯검정처럼 새까맣게 속을 태우는 힘든 천직(賤職)이기도 하다. 물론, 교직사회에서 관리자로 승진을 꿈꾸는 선생님들이 계신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런데 교사의 본분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 하면서까지 승진에만 매달리다가, 꿈을 이루지 못하면 모든 일이 끝난 것처럼 행동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몹시 화가 난다. 출세나 영달을 꿈꾼다면 교단에 서기보다 정치가나 관료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교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성실하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친절하게 돌보는 일이다. 부지런한 농부는 이른 아침부터 작물의 상태를 살펴 벌레를 잡아주고, 메마른 곳에는 물을 대고, 거름이 부족한 곳에는 비료를 뿌리며 작물을 정성껏 가꾼다. 선생님도 학생들의 상태를 살피고 알맞은 지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성스런 관리인이어야 한다. 아침에 등교해 학생들의 출결과 건강을 살피고, 수업시간에 정성을 다해 가르치며, 학생들의 생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가슴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고, 학생들이 하교한 교실을 돌아보고 퇴근하는 선생님이 돼야 한다.

교사는 또한 학생들을 가족처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이다. 요즘 학생들은 10년 전, 5년 전의 학생들과도 많이 다르다. 가정 해체로 부모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혼자 버려진 아이들은 학교 공부보다 다른 일에 마음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 공부하지 않는다고 야단치기 전에 공부할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교사들이 할 일이다. 이런 아이들을 보듬어 안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교사다.

그리고 교사에게 담임만큼 복되고 보람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 담임업무를 기피하는 교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졸업한 제자들이 성장해서 선생님들을 초대하거나 주례 부탁을 한다. 이때 자신들과 고락을 함께한 담임교사를 첫 손가락에 꼽는 것을 보면 역시 교사는 담임을 맡았을 때가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이다. 좋은 담임교사는 학년 초에 가정방문도 하면서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교사와 학교에서 보호하거나 도와줄 필요는 없는지 두루 살피고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전공교과에 대한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먼저이지만,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해 학생들한테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선생님은 권위가 서지 않기 때문에 교사로 적합하지 않다. 그러므로 교사는 자기가 가르치는 전공 교과목에 대해서는 남다른 노력으로 학생들에게 실력이 있는 교사라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업을 지도하는 일 이외에도, 학생들의 특기나 적성을 계발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공부보다 더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다. 공부가 조금 부족해도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체력을 관리해 건강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는 좋은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학생들의 삶은 훨씬 윤택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직장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과지도만 하느라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동료교사에게 전가되고 말 것이다. 교직에 임하는 젊은이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충실히 하면서 자기 직장을 밝고 즐겁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내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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