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안의 노 투사는 마치 어린이처럼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을 달래지도 못했다. 그 어느 누가 이 애국가를 울지 않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존하세.’ 노래를 부르는 입모양인지, 웃음을 억누르는 모습인지, 분간할 수 없는 표정으로 발음을 못하고 입술을 깨무는 노 혁명가의 감격.” 임시정부 주석이 아닌 단지 ‘한 사람의 임정요인’으로서의 환국을 하는 김구 선생의 감격은 비행기 창으로 한반도가 보이는 순간, 누구의 지휘도 없는 울음 섞인 애국가가 엄숙하게 울려퍼지는 상황으로 기록돼있다. 3.1운동 정신을 대표하는 가사 구한말로부터 3.1민족운동을 거치고 35년의 일제강점기를 격고 해방을 맞지 않은 이 시대 우리로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애국가의 사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복절을 맞은 시점에서는 우리에게도 이 사연이 뜨겁게 다가온다. 애국가는 국기 태극기와 국화 무궁화와 국호 대한민국과 함께 4대 국가상징의 하나로 국가(國家)의 역사와 이상을 담아 일체감으로 부르는 노래다. 그런데 애국가는 명칭, 가사와 곡조의 이원적 형성 등으로 인해 다른 국가상징들과는 달리 정통성 논란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형성 과정은 정통성의 결함이
2012-08-20 11:59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 독도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장 교사들을 위해 교총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준비한 울릉도-독도 탐방을 다녀왔다. 독도를 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출발 전부터 많은 기대와 설렘이 마음을 채웠다. 3시간 반 이상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일정에 긴장했지만 걱정과는 달리 파도는 잔잔해 울릉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울릉도의 자연과 문화를 한바퀴 둘러보고 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두고 해외여행을 다닌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특히 관음도를 연결하는 연육교 다리에서 바라본 바다색은 중국의 구채구에 있는 오채지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음속에 전율로 다가왔다. 둘째 날, 사동항에서 출발해 ‘제발 독도 접안에 성공해야 할 텐데’ 하는 일념으로 한 시간 반가량을 가자 누군가가 “독도다!”하고 소리쳤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독도 쪽을 바라봤고,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이 느낌은 필자의 큰 딸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느낀 느낌과 흡사했다. 잠시 후 여러 차례의 접안시도 끝에 접안에 성공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 함성을 질렀다. 날씨와 파도의 영향으로 울릉도를 찾은 사람의 30%도 들어가기 힘든 독도에 발을 내린
2012-08-16 17:39얼마 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주관하고 법무부가 후원하는 ‘학교폭력 위기에 대한 단기적 대응방안’이란 주제의 세미나가 있었다.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래 이렇다 할 실효성은 나타나지 않고, 피해학생의 거듭되는 자살소식만 이어져 우리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학교폭력 사건을 신속히 조사해 엄정하게 처리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우고, 보복폭행, 집단적·상습적 폭행 등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불량한 경우에는 구속수사를 확대하는 등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 가해학생의 특별교육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비행예방교육의 전문성과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는 청소년비행예방센터의 증설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학교폭력예방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학생자치법정 시범학교를 확대 운영하는 등 학교폭력 근절에 노력하고 있다. 체계적 법교육 비행억제 효과 필자는 그 가운데 최근 새롭게 평가받고 있는 청소년비행예방센터(법무부 대안교육센터)의 개청과 운영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역할과 기능을 소개하고자 한다. 청소년비행예방센터는 2005년 일반학교 중도 탈락자를 포함한 위기청소년, 특히 비행선상에 있는 고위험 위기청소년에 대한 교육과
2012-08-16 12:07올해 명퇴교원 수는 4738명이다. 4년 전인 2009년부터 해마다 증가해 당시 2776명에 비해 70%나 늘어났다. 한국교총이 지난 스승의 날에 실시한 ‘교원인식설문조사’에 그 원인이 드러났다. 94.8%의 교사가 명퇴증가의 원인이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가장 많은 교사들이 꼽은 ‘변화’는 학생인권 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지도가 어려워지고 교권이 추락한 것이었다. 필자의 동료들도 여러 명 교단을 떠났다. 모두에게 이유를 듣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이 설문조사 내용에 공감했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그만큼 ‘선생질’하기가 힘들어진 세상이라는 점이다. 수업시간에 자는 애들 깨우지 않고, 화장하거나 매니큐어 칠한 학생들 봐도 그냥 말로만 살짝 언급하고 넘어가야 무사할 수 있고 그냥 0점 받겠다며 수행평가에 응하지 않는 학생을 어떻게 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교사 역시 스승이기는커녕 그냥 ‘월급쟁이’일 뿐이라면 필자만의 억지스런 호들갑일까? 명퇴한 교사들은 아마도 그런 ‘선생질’을 하지 못한 강직함으로 똘똘 뭉친 제2의 페스탈로치들일 것이다. 이러니 필자도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교
2012-08-16 12:05경기도의 한 입시명문고에서 고3 담임교사 세 분이 9개월 사이에 숨졌다는 언론기사를 접했다. 사인은 두 분은 자살, 한 분은 암. 결국 고3 담임을 하면서 받은 과중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하니 참으로 가슴이 먹먹하고 개탄할 일이다. 요즘 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인권 상황은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열악해진 것 같다. 학생인권만 강조되고, 부모들도 교사를 하찮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니 교사의 인권은 바닥까지 내려왔다. 정부와 교육청은 교사평가다 뭐다 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다. 필자만 하더라도 방학에도 아침 7시 반에 출근해 반 아이들의 등교상태를 점검하고 담당구역 청소배정을 한 뒤, 결석한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어느새 8시 반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부랴부랴 1교시 수업준비를 하고 교실에 들어가면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돼있다. 하루 5시간의 수업이 끝나면 2시간 자율학습 감독을 한다. 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다시 6시부터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한다. 어떤 날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주말이면 학교생활기록부 정리와 수업준비로 피서는 생각지도 못한다. 이렇
2012-08-16 12:03오는 8월 16일 입학사정관전형 원서 접수와 함께 본격적으로 2013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이 시작된다. 이번 수시모집 인원은 4년제 대학 총 모집인원 37만 7958명의 64.4%인 24만 3223명이며, 입학사정관 선발 규모는 125개 대학에서 4만 6337명이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원 횟수를 종전과 같이 무한대로 허용하지 않고 6회로 제한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인성평가가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인성평가의 도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대입과 연계해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공교육 정상화에 일조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북, 강원 등 일부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학교폭력 징계 사실의 학생부 기록 보류를 지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가해사실 학생부 기재에 따른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이는 가해학생의 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피해학생과 다수 학생들의 인권은 오히려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을 잃은 처사다. 우리는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을 계기로 학교폭력으로 괴로워하는 학생이 더 이상 없도록 학교, 가정
2012-08-09 22:26교과부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주관하는 개발도상국 교육 글로벌화 지원 사업의 교사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몽골에 다녀왔다. 19명의 한국 교사들은 몽골에서, 20명의 몽골 교사들은 한국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국제 교사 교류 프로그램이었다. 환경 열악해도 교육은 계속된다 필자가 근무한 곳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중심가인 수흐바타르구(區)에 있는 1번 학교였다. 수흐바타르구에서 가장 좋은 학교 중 하나로 꼽히는 이 학교도 다른 많은 몽골 학교가 그렇듯 교실이 부족해 오전에는 중·고생들이 공부하고, 오후에는 초등생들이 공부하는 2부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한 반에 학생 수는 50명이 넘었다. 값이 비싸 교과서를 살 수 없는 학생들이 많아 교사가 칠판에 교과서 내용을 적으면 학생들이 공책에 필기를 하는 쓰기와 암기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분필 같은 사소한 물품에서부터 수업 기자재와 자료, 시설들이 부족하다 보니 음악과 미술수업, 과학 실험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시설은 부족했지만 그렇다고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가 제한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가난으로 인해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뿐만…
2012-08-09 22:22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를 포함한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대책이 모두 피해자보다는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사후처분 중심의 대책이라는 점이다. 피해자에게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채,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각종 서비스가 중복되는 형국이다. 예방을 위한 상담이 답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전문상담교사제도는 사후처리 뿐 아니라 사전 예방의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전문상담교사의 상담은 학교폭력 사건 발생 후의 대처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전에 일반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의 예방을 도모할 수도 있다. 문제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아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문상담교사제도가 기능을 발휘하느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문상담교사의 전문성 확보는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교과부가 부족한 전문상담교사 인력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임용고시를 급히 실시했다. 사정이 급하다보니 일반교과 교사들까지도 교육대학원에서 일정 과정을 이수하면 임용고시에 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관련 학계를 통해 전문가로서 다년간 수련을 받은 양질의 인력을 공급받아 학교에 배치한…
2012-08-09 22:20최근에 발표된 일부 시·도교육청의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교 생활기록부 기록 방침에 대한 보류’ 조치는 학교폭력 피해가족의 입장에서 정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는 일이다.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학교폭력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이 장기간 유지되는 점으로 인해 입시와 졸업 후의 취직활동에 불이익을 끼칠 수 있다는 점과 한두 번의 일시적 문제행동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과도한 조치라고 내린 결정역시 피해자의 입장과 인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학교폭력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이 희생을 당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학생들의 삶과 그 가족들의 고통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과연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많은 아이들 앞에서 가해 학생들의 남은 인생의 불이익을 말 할 자격이 어른들에게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2012-08-09 22:18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이번 방학에 화장실 공사가 한창이다. 개교 14년 만에 전면적으로 화장실을 리모델링 하고 있는 것이다. 투입된 예산은 5억6천만 원. 1층부터 5층까지 이뤄지는 대단위 공사다. 철거 소음도 엄청나고 작은 포크레인도 실내에 들어와 작업을 하고 있다. 수업에 지장이 없게 하려고 지금 진행 중인데 최소 2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공사하는 기간 동안 화장실을 대체하기 위해 교사(校舍) 뒤편에 임시로 간이 화장실 한 동이 설치됐다. 남자용을 보니 소변기 3개, 대변기 2개였고, 여성용은 대변기 3개라고 한다. 방학 중 교직원과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개학을 앞두고는 재학생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네 곳에 추가로 설치될 계획이다. 교장이라면 학교에 임시로 설치된 간이 화장실이라도 반드시 그 곳을 이용해 봐야 한다. 그래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찾아낸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남자화장실에 들어가 보려고 화장실 앞에 섰는데 겉모습부터가 필자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랐다. 여름에 걸맞은 시원한 풍경 사진이 벽면에 붙어 있고, 입구의 문은 화사한 색으로 장식돼 있다. 게다가 어두울 때 혹시라도 다치지 않도록 벽면에 등도 달려 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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