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헌 | 충남기계공업고 교사 현실과 동떨어진 엇박자 대책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 경제가 급속한 발전을 하게 된 것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었던 실업 교육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고등학교 단계의 직업 교육은 산업 기술 인력을 배출하여 산업 현장에 공급함으로써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우리 경제를 고도로 성장하게 하는 주역이 되어 왔다. 그러나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로 대학에 진학하는 교육 수요자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산업체에 필요한 인력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함에 따라 실업계 고등학교(이하 실업계고) 교육의 위상에 대한 정체성 논의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논의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교사가 처한 현실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사의 인적 구성 변화와 실업 교육의 정책을 조사해보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직면한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실업계 교원 수는 2006년 3만 6750명으로 1998년 4만 4265명에 비해 17% 감소하였다. 이는 실업계고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환되거나 실업계고 학생 수의 감소에 따른 교원의 자연
최수룡 | 대전 버드내초 교사 누구든지 사는 것이 평탄치는 않겠지만 올해에는 유난히도 정신적 고통을 무척 많이 받아 힘들었다. 직장생활에서 승진포기라는 절망은 하루하루가 목적의식 없이 무의미한 생활을 하게 했다. 나 스스로 다른 사람보다 무능하다는 생각에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러다 보니 주위의 모든 분들과 연락을 끊게 되었고, 모든 모임에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꼭꼭 마음을 가두어 속내를 감추고 살아가는 생활이었다. 계속되는 이런 생활은 필자로 하여금 생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했고, ‘못난이’라고 자학을 하게 되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학교에 출근해 학생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교재연구를 대충 하다가 퇴근하여, 저녁에 TV 드라마를 몇 편 보다가 지쳤을 때 잠을 자는 것의 연속이었다. 학교행사에서도 꼭 필요할때 외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직장동료 간에도 될 수 있으면 어울리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이를 본 아내는 정신 좀 차리고 함께 산행이나 산책을 하자고 제의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아 항상 핑계를 대고 회피하였다. 번민으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여 약을 먹어야만 잠을 자게 되었으
*뒤편으로 포탈라 궁이 보이는 언덕에 놓여있는 야크의 머리뼈에 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박하선 | 사진작가, 여행칼럼니스트 '청장철도'로 한층 가까워진 티베트 세계의 지붕이요, 대륙의 심장격인 티베트 고원은 세계 최고의 오지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다. 첩첩이 산들로 둘러싸여 보이는 건 온통 하늘을 찌를 듯한 산봉우리. 그 산길을 구불구불 기어가는 트럭을 타고 한나절을 하늘로만 올라가다 보면 만년설의 고독이 반기우고, 저 멀리 히말라야를 뚫고 흐르는 부라마푸트라 강의 넓고 조용한 흐름이 대자연의 위대함을 실감케 한다. 이따금씩 펼쳐지는 초원의 평지라고 해도 해발 3000m가 넘는 이 고원에서 살아가는 티베트 족들은 흔히 우리가 '밀교'라고 말하고 있는 '라마교' 즉, '티베트 불교'를 신봉하며 현실보다는 내세의 안녕을 위해 살아간다. 그래서 신앙 그 자체가 곧 생활인 것이다. 이렇듯 살아있음에 위대한 땅 티베트는 그 어느 곳을 가도 지구가 아닌 어는 혹성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고 신들이 사는 불가침의 성역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그 신비의 땅 티베트 고원의 중심인 '라사'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그만큼 가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물론 항공편을 이용하면 그 불
변수란 | 일본 동경한국학교 파견 교사 “굿모닝”, “하이”. 매일 아침 이곳, 동경한국학교 교무실에서 필자가 원어민 선생님에게 건네는 유일한 말이다. 개학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아침 인사 내용은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영어책에서 배운 대로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등 세트로 짜인 영어 문장을 한 번 정도 써 먹은 뒤로는 더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일상사 혹은 학급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프리토킹을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 얘기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일쑤다. 그래서 겨우 인사말 정도만 하고 교실로 퇴장하는 신세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혹자는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장장 10년이란 기간 동안 영어를 공부했으면서, 명색이 교사라는 사람이 영어로 얘기도 못하나 하고 말이다. 속으로 화가 나도 반박할 여지는 없다. 영어 회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면서, 전자 사전을 두드려 가며 말을 할라 치면 왜 말을 못하겠는가마는 더듬더듬 대는 모습이 쑥스럽기도 하고, 어쩔 땐 초라해지기까지 해서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필자의 영어실력
변종만 | 충북 청원 문의초 교사 2006년에 우연히 필자에게 다가온 행복의 미소는 일생에서 가장 멋진 삶의 이정표가 되었다. 필자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글쓰기를 하면서 즐겁게 사는 방법을 깨닫게 해준 2006년은 더욱 잊지 못한다. 노랑과 빨강의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다운 이 가을에 아직도 승진에 얽매어서 헤어나지 못하였다면 지금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10월 중순경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감독을 맡아 6학년 교실에 들어갔다. 요즘 아이들이 평가에 관심이 부족한 것을 알지만 혹시라도 긴장하는 아이가 있을까봐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신경을 썼다. 그런데 오히려 아이들이 필자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왔다. 그중 하나가 ‘선생님은 뭐가 좋아 매일 그렇게 즐거워하느냐’는 것이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최고 학년인데도 철부지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이 던진 뜻밖의 질문이었지만 마음속의 다짐까지 꿰뚫어본 관찰력이 대견스러웠다. 한편 낙천적으로 사는 모습이 아이들 눈에 좋게 보였다는 것도 기분 나쁜 일은 아니었다. 똑같은 사물을 보거나 사건을 접하더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긍정적으로 보면 다 좋게 보이던
박준용 | 한양대 강사, 문화평론가 영화 같은 실제 교사의 고군분투 사람들은 어떤 극적인 사건을 접할 때 흔히 '이건 마치 영화 같은데!'라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극적인 사건을 가상하여 만든 영화보다 현실이 더 극적일 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새삼 놀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 가 다룬 1999년 미국 리치몬드 고등학교의 체육관 폐쇄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농구부 코치 '겐 카터'가 학생들의 성적 미달을 이유로 당시 연전연승하고 있던 팀의 훈련은 물론 경기까지 포기하고, 아예 체육관마저 폐쇄시켰다. 낙후된 지역에서 유일한 성공의 희망을 농구에서 발견해 왔던 선수들은 물론 그들의 부모, 그리고 이들의 승리에 고무되어 있던 지역 주민들은 당연히 이 극단적 조치에 격렬히 항의하는 등 일대 물의가 빚어지게 되었고, 이 사건은 언론에 의해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된다. 영화 는 연전연패하던 쇠락의 빛이 역력한 리치몬드 고교에 카터가 부임하면서 시작한다. 그가 처음 학교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한 일은 선수들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농구를 계속하고 싶다면 최소한 C정도의 성적 이상을 올리고 수업에 들어가 앞자리에 앉으며, 시합에
2005년 말 황우석 박사의 '가짜 줄기세포 파동'으로 우리 사회는 한바탕 진통을 겪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육계도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 강행, 여당의 날치기로 개정된 사학법 등으로 먹구름이 낀 채 새해를 맞이했다. 사학법 개정 논란 해결 어려울 듯 지난해 12월 9일 열린우리당은 몸싸움과 욕설을 감수하면서 사립학교 이사와 감사 일부를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사학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 개정을 막지 못한 한나라당은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장외집회에 나섰고, 사립학교에서는 신입생 거부라는 초강경 대책을 마련했다. 올 1월초 제주도의 사립학교들이 실제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였으며, 2월 23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추기경으로 임명된 정진석 대주교도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표적감사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학비리를 척결한다며 전국의 모든 사립학교를 감사하겠다고 발표했고 신입생 배정 거부는 철회됐다. 또한 장외투쟁에 나섰던 한나라당도 사학법 재개정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장외 투쟁을 풀고 2월 1일 국회 운영에 참가했다. 그러나 재개정 논의는 소위 '등(等)' 논란 등 여야의 양보 없는 대치로 끊임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