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의 손자 바투 휘하의 몽골군, 1240년대 초에 빈과 프라하를 지나 계속해서 서진하다.” 몽골족이 중원을 더 오래 지배하고 중앙과 서남아시아 그리고 동유럽 일대를 보다 확고하게 장악했을 경우, 또 헝가리평원을 지나 오스트리아·독일 등 중부 유럽까지 진격했을 경우 세계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었을까? 유럽은 중앙아시아로부터 내습한 훈족(흉노족으로 보기도 하나 확실치 않다)에 의해 이미 4세기 중엽 이후 살육과 약탈이라는 일대 참극을 한 차례 경험했다. 그로 인해 흑해연안의 동·서 고트족을 비롯한 게르만족의 로마제국 영역으로의 침략 내지 이주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고 결국 노쇠한 로마제국이 멸망한 사실을 역사는 비교적 소상히 전하고 있다. 동유럽을 향한 징기스칸의 대약진 징기스칸의 몽골족은 중원을 차지하고 원나라를 세웠을 뿐만 아니라 중앙·서남아시아 일대를 장악했다.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동유럽으로 진출한 그들은 모스크바 지역을 경유해 헝가리 평원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유럽의 십자군과 이슬람세계가 각축을 벌이던 1250~1260년대에는 시리아와 레바논까지 진출해 십자군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여기서는 바투군의 동유럽정복을 중심으로 몽골족 대약진의 일단
한아이가 전도한 황규성은 요즘 아이답지 않게 말수가 적고, 남자아이답지 않게 조용조용했다. 외모 또한 껑충 큰 키에 하얀 살이 얇게 붙어서 어쩐지 우수에 찬 아이로 보였다. 길게 물으면 짧게 대답하고, 활짝 웃으며 물으면 짧은 미소가 잠깐 얼굴에 스칠 뿐이었다. 하도 답답하여 얼굴 표정과 손짓 발짓을 크게 하고 다소 야단스럽게 무얼 물으면 그저 고개를 까딱일 뿐, 한창 개구쟁이로 뛰어놀 어린이답지 않게 감정 표현이 너무도 절제되어 있었다. ‘필시 원인이 있으렷다.’ 신년 첫 주일 예배가 끝난 뒤 김태평 선생은 아이들을 보내면서 규성이에게 뒷정리를 시켜 교회에 잠깐 남도록 하였다. 김 선생은 규성이를 눈이 푸짐히 쌓인 교회 뒤뜰로 데리고 갔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올라앉은 눈이 칼바람에 날려 예서제서 하얀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김 선생은 뜰에 앉아서 눈 위로 솟아있는 가늘게 바짝 마른 잡초의 끝머리를 잡아 하나둘씩 뽑았다. “규성이 아빠 연세는 어떻게 되시지?” “마흔 여덟이세요.” “사람의 겨울은 머리카락에서부터 온다지? 그러시면 흰 머리카락도 슬슬 나타나고 있겠네?” “조금요.” “네가 뽑아드리니?” 규성이는 고개만 까딱했다. “뽑는 사람은 신바람
2008년은 새교육이 탄생한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한민국 교육을 대표하는 정론지인 본지와 60년의 세월을 함께 해 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본지는 60주년을 맞아 ‘사진으로 보는 새교육 60년’을 통해 귀중한 교육적 사료(史料)를 소개합니다. 독자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부 한국전쟁 중인 1952년, 피난처인 부산 사무실에서의 새교육 편집회의 장면.
인생의 반환점에서 만난 타임 리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주인공 곤노 마코토는 명랑한 열일곱 살 소녀다. 아침마다 늦잠을 자서 턱걸이로 지각을 면해도 등굣길을 나서는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마코토에게는 늘 장난을 거는 유쾌한 치아키와 어른스러운 모범생 고스케라는 듬직한 두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세 사람만의 즐거운 야구연습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푸르디푸른 나무들이 우거진 교정, 파란 하늘이 눈부신 여름. 청춘의 가장 빛나는 한 때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게 인생의 심각한 고민 따위는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마코토에게도 결정과 선택의 시간이 찾아온다. 선생님은 문과냐, 이과냐 진로를 묻고 단짝 친구 치아키와 고스케에게는 그들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이 등장한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도 좋았던 소녀의 시간은, 이제 반환점을 만난 것이다. 7월 13일. 일본어 발음으로 ‘나이스 데이’라 불리는 날 마코토는 턱걸이로 지각을 면하고 하루 종일 의도치 않은 불운한 일들을 겪는다. 가사 실습 시간엔 그녀의 프라이팬에 불이 붙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친구랑 교정을 걸어가는데 난데없이 공이 날아와 머리에 맞는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