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유아교육과 초·중등교육 분야에서 국가가 교육의 책임을 확대하며 교육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나간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같은 시기 추진된 고등교육정책을 중심으로 한국 고등교육이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980년 신군부는 7·30 교육개혁조치를 발표하며 과외금지, 대학 본고사 폐지, 고등학교 내신 반영 의무화, 졸업정원제, 대학 장학금 확대, 방송통신대학의 학사학위기관 전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설립, 대학평가제도 도입 등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개혁을 추진하였다. 출발점은 과열된 입시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학입시와 대학 운영, 평생학습과 교원양성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고등교육 개혁으로 발전하였다. 이 시기 한국 고등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고등교육의 대중화였다. 고등교육 취학률은 1979년 약 10% 수준에서 1985년 30%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이후 1990년대 초에는 40%에 근접하였다. 한국 고등교육은 이 시기를 거치며 소수 엘리트를 위한 교육단계에서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대중교육 단계로 전환되었다. 국가는 대학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대학입시와
1. 비즈니스 글쓰기 핵심 당신이 쓴 글은 당신의 생각 수준과 질을 나타낸다. 당신이 쓰고 있는 내용을 실제로 이해하고 있어야 글로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 세상에 그토록 많은 나쁜 글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만큼 많은 엉성한 사고(思考) 과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엉성한 생각으로는 좋은 글을 쓰는 척도 할 수 없다. 그러나 글을 잘 쓰려고 애쓰는 수고를 아끼지는 마라.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보강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생각을 향상시키면 글의 품질도 좋아진다. 생각하는 과정과 글 쓰는 과정 양 측면에서 윈윈 시추에이션(win win situation)이 될 수 있다. 글을 쓸 때 첫머리가 모든 것을 결정함을 잊지 마라. 힘 있게 시작하라. 기자들은 글의 서두를 효과적으로 시작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기자에게 있어 리드(lead)는 독자를 끌어당기고 글 전체의 내용을 대변하며 이후 내용에 대해 독자들이 오차 없이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리드는 글의 속성이나 길이에 따라 문장·구 또는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좋은 리드를 만들어 내는 방법은 독자에게 당신이 말하려는 내용과 그들
AI 시대, 학생 맞춤형 영어수업과 서·논술형 평가를 설계하다 영어과 교육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단어와 문법을 익히는 것은 의사소통을 위한 과정일 뿐,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의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영어교육의 목적이다. 그러나 교실 안에는 영어를 자신 있게 말하는 학생도 있는 반면, 알파벳을 읽거나 한 문장을 말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다. 학생마다 영어학습 수준과 흥미, 성장 속도가 서로 다른 현실에서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영어수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영어 교과교사의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고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I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반복학습과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어수업 역시 단순히 단어와 문장을 암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실제 맥락에서 영어를 활용하여 소통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시 영어 의사소통
Ⅰ. 정책 논술은 ‘정책을 실행하는 글’이다 교육전문직 전형에서 정책논술은 지원자의 글쓰기 능력만을 평가하는 영역이 아니다. 교육 현상을 읽는 눈, 정책의 방향을 해석하는 힘, 학교 현장의 문제를 구조화하는 능력, 그리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설계하는 역량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평가이다. 따라서 좋은 답안은 교육적 가치만을 선언하거나 정책을 많이 나열하는 글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교육행정의 관점에서 해결의 경로를 제시하는 글이어야 한다. 정책은 비전으로 출발하지만, 현장에서 완성된다. 정책의 목적이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실행 주체와 방법, 지원 체계, 성과 확인 및 환류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정책논술에서 교육전문직의 관점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전문직원은 정책과 학교 사이를 연결하고, 학교의 어려움을 지원 과제로 전환하며,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격차를 조정하는 사람이다. 이 글에서는 교육학논술·교직논술·교육정책논술의 차이를 먼저 살펴보고, 정책논술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과 교육전문직의 핵심 역량을 정리한다. 이어서 제목·서론·본론·결론의 전체 구조와 단계별 작성 방법, 자주 나타나는 오류 및 실전
공무원의 책임성과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맡은 직무에 책임을 다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 손색없는 도덕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교원은 학생 교육이라는 직무 특성에 기반하여 사회 통념상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직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는 징계의 의의·사유·종류, 징계위원회의 구성 등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10장(징계) •「교육공무원법」 제50조(징계위원회의 설치), 제52조(징계사유의 시효에 관한 특례) •「교육공무원징계령」,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공무원 징계령」,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교육공무원징계 등 기록말소제 시행지침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제12장(징계) ※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는 「사립학교법」, 「사립학교법 시행령」, 「사립학교 교원 징계 규칙」을 따름. 2. 징계의 의의 1) 징계의 개념 공무원의 의무 위반에 대하여 공무원 관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사용자의 지위에서 과하는 행정상 제재 2) 징계벌
고교학점제 시대, 공교육의 새로운 파트너로 등장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함께 교육 현장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진로에 맞춘 과목 선택권 보장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지만, 단위학교 현장에서는 교원 수급, 소인수 선택, 공간 및 시간표 운영의 한계로 인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모두 개설하기 어려운 구조적 난관이 존재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질적으로 완성하기 위해 탄생한 곳이 바로 ‘서울온라인학교’다. 서울온라인학교는 공립 각종학교로서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힘든 과목을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제공하며 고교학점제 안착을 선도하고 있다. 2025년 3월 성동구 행당동 옛 덕수고 부지의 임시 교사에서 교직원 15명의 소박한 규모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서울시교육청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본관 리모델링을 완공했다. 이어 2026년 3월에는 교직원 23명 규모의 정식 ‘미래형 캠퍼스’로 확장 이전하며 공교육 혁신의 단단한 초석을 다졌다. 학교와 교실의 경계를 넘는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서울온라인학교 교육과정은 단위학교와의 긴밀한 연대를 바탕으로 ‘주문형’과 ‘개방형’으로 이원화해 운영된다. ‘주문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이번 주말에는 꼭 청소해야지.” “방학하면 영어 공부 시작해야지.” “출근하자마자 ○○ 업무부터 봐야겠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영어책은 비닐도 뜯지 않은 채 개학이 되었고, 보고서는 제목만 적힌 채 며칠째 바탕화면 한구석에 놓여 있다. 지금도 괜히 커피 한 잔을 더 타며 ‘조금 있다가’를 반복한다. 왜 우리는 지금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꾸 미루는 걸까? 남들은 제때 척척 해내는데 왜 나만 매번 이 모양일까? 의지가 약해서일까? 아니면 정말 게으른 사람일까? 심리학은 이 질문에 조금 다른 답을 내놓는다. 우리가 피하는 것은 ‘일’이 아니라 ‘감정’이다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미루는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프로크래스티네이션(Procrastination)’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미루기는 게으름이나 책임감 부족으로 여겨졌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냐”며 더 강한 의지력을 가지라고 조언하곤 했다. 하지만 미루기를 연구해 온 심리학자들은 조금 다른 진단을 내놓는다. 우리가 피하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떠올렸을 때 생기는 ‘불편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캐나다
선생님을 위한 마음 챙김 철학 (안광복 지음, 창비교육 펴냄, 216쪽, 1만 8,000원) 교직생활 30주년을 맞은 1세대 철학교사가 감정노동과 관계노동으로 지친 교사들을 위해 건네는 철학에세이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온몸으로 느끼는 고통과 무력감에 절실히 공감하며, 철학으로 영혼을 돌보는 2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아우렐리우스의 휴식 기술, 쇼펜하우어의 관조하는 자세 등 교사들이 부딪히는 고민과 문제에 꼭 맞는 철학자들의 지혜를 제시한다. 밑줄 긋지 못한 문장들 (조성현 지음, 계단 펴냄, 224쪽, 1만 7,600원) 교사와 학생 서른 명이 부딪치며 살아가는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경험한 고민과 성찰을 담은 에세이다. 다툼이 생길 때마다 CCTV나 명쾌한 판결을 바라는 아이들 앞에서, 저자는 즉각적인 판사가 되기보다 서로 눈을 맞춰 대화하고 사과할 시간을 내어준다. 교과서나 문제집 문장으로는 배울 수 없는 신뢰와 양보, 책임감을 교실 속 일상을 통해 스스로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단단한 성장을 따뜻하게 그렸다. 날마다 이기는 게임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이소담 옮김, 김영사 펴냄, 44쪽, 1만 5,500원) 유쾌하게
한겨울인 1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마주한 공기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햇살 아래 거리를 걷는 일이 즐거웠고, 겨울 여행이라는 사실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밝은 햇빛을 머금은 건물과 오렌지나무, 낯선 문양과 색채로 채워진 거리는 화사하면서도 이국적이었다. 그 아름다웠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정취를 함께 느껴보자. 세비야 _ 오렌지 향으로 가득 찬 안달루시아의 다채로움 세비야에 도착해 처음 마주한 것은 눈부신 햇살이 아니라 세찬 겨울비였다. 그런데 흐린 풍경 속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것이 있었다. 거리 곳곳에 줄지어 선 오렌지나무였다. 짙은 초록색 잎 사이로 주렁주렁 매달린 주황빛 열매는 흐린 하늘 아래에서 오히려 더욱 선명해 보였다. 이 낯설고도 화사한 풍경을 마주한 순간, 이것만으로도 세비야 여행은 이미 다 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찬 비바람에 떨어진 오렌지 몇 알은 돌바닥 위를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껍질이 터진 열매에서는 상큼하면서도 쌉싸래한 향이 퍼졌다. 비가 내리는 세비야의 좁은 골목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일도 즐거웠다. 화려한 관광지를 찾아다닌다기보다 비를 피해 처마 아래로 몸을 옮기고, 작은 상점과
드라마 참교육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덩달아 학교폭력,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 악성민원으로 학교가 흔들리는 현상 등 교사와 학교의 현실이 사회적 조명을 받으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11년간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며 느낀 점은 점점 우리의 학교는 어려워지고 교실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답답한 마음에 해결책을 고민했고,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기에 법을 바꾸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길로 대학원 전공으로 법학을 선택하여 일과 연구를 병행하였다.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제의 시작은 어디일까? 결국 「헌법」 제31조를 비롯해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등 관련 법률일 것이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로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를 막기 위해 교권 5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계속해서 법률 개정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법들이 교육과정부터 교실 현장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교실과 학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다지 실효성 있게 개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해외 교육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은 어떠할까? 미국·핀란드·일본·영국·독일·싱가포르 등 필자가 연구한 국가들 대부분이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