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재가 탑재되는 시기는 전국 시도교육청이 교육전문직원 전형을 마무리하는 시점일 가능성이 높다. 전형이 마무리되어 최종 면접이나 사전 연수를 받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최종 면접이나 사전 연수에서는 주로 교육청 장학사 또는 연구사로서 지녀야 할 소양이나 실제 교육청 장학사나 연구기관의 연구사로 근무할 때 어떤 자세로 근무하고 교육정책의 현안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교육전문직원으로 전직을 고려하는 교사에게도 이런 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크다. 본 호는 그런 관점에서 시도교육청 장학사 또는 연구사로 근무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설계를 다루어 보는 가상 논술 과정이다. 우선 제시된 참고자료의 글을 읽고 교육청 장학사나 연구사가 근무할 때의 생각거리를 탐색하여 본다. 다음으로 기존 시도교육청의 사례를 찾아보면서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설계하며, 마지막에는 이를 추진하면서 교육전문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소양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본 사례나 방안은 예시 자료이며, 지금까지 지속해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혼자서 또는 팀으로, 컨설팅 도움 등을 통해 고민하고 생각을 거치면서 직접 작성하여 보는 것을 권한다. 1. 생각하기 다음 참고자료는
교육문제, 결코 쉽지않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로 존귀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별하고 선별해서 우열을 가리려 하니 어려운 것이다. 학교는 충분히 ‘사랑’과 ‘희망’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도 대부분의 선생님이 현장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다. 나는 1970년대 중반, 중학교 3학년 때 교육정책담당자가 되리라 결심했었다. 장래희망을 고민하던 사춘기 시절, 선생님이 되는 것을 생각했었는데 신문을 읽고 뉴스를 들으니,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당시 문교부장관 이름도 기억한다. “아, 그래. 그럼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했다. 감사하게도 그 길이 열렸고, 1986년부터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나는 공무원이나 교원 대상 강연이 있을 때면 이런 말씀을 드리곤 했다. “여러분! 대통령이나 장관·교육감보다 잔여임기가 짧게 남으신 분, 손을 들어봐 주세요.” 아무도 들지 않는다. 이렇게 덧붙인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대통령·장관·교육감에게 큰 책임이 있지만, 우리 책임도 그에 못지않다는 것 아닐까요.” 사무실에서 “우리 교육
김지연은 201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젊은 소설가다. 등단 8년 차지만 문인들이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단편 마음에 없는 소리는 2022년 교보문고가 주관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2위에 올랐다. 사석에서 ‘김지연 팬’이라고 고백하는 소설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세 번 받았고 2024년 현대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요즘 젊은 작가의 소설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그의 이름이 어느 정도 익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에 없는 소리는 그의 첫 소설집 표제작이다. 작가 고향인 거제로 보이는 해안가 소도시를 배경으로, 할머니가 휴업한 작은 식당을 이어받아 소고기뭇국과 ‘멸추김밥’을 메뉴로 개업하는 35세 여성 이야기다. 고향 또래들은 어느덧 번듯하고 안정적인 삶을 찾아가는데 주인공은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았는데 딱히 무얼 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다. 시에서 지원해 주는 청년 사업의 커트라인에 딱 걸리는 나이 만 35세지만 생일이 보름 정도 지나 지원금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식당을 개업한다. 고향 좁은 동네엔 서로 십 대에서 이십 대 때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 친
이번 호에서는 집단토의 유형 중 특히 까다롭고 실제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역지사지형 집단토의를 중심으로 그 특징과 대응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 안내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는 ‘다름’을 이해하고, ‘공존’을 지향하며, ‘합의’를 추구하는 시민성 기반 토의모형이다. 서울시교육청 숙의형 토론수업 모델을 발전시킨 형태로, 참가자가 찬·반 입장을 교대하며 상대 논리를 내면화함으로써 갈등을 해소하고 공감역량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 핵심 철학은 다음과 같다. ● 사회적 맥락 기반 실제성 교과서 밖 현실 문제를 다루어 복잡한 이해관계를 직면하도록 한다. ● 시민성·반성적 평형 찬·반 어느 한쪽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 논거를 받아들여 편향을 낮춘다. 이를 위해 1차 토론 직후 ‘입장 교대’를 실시한다. ● 안전한 토론 공간 ‘혐오·차별 발언 금지’와 ‘합의 실패 존중’을 사전 규약으로 확정해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다. 모형은 모둠형, 코너 학습형, 순차적 자료 분석형으로 구분된다. 공통 순서는 ① 주제 파악 → ② 1차 토론(무작위 입장) → ③ 2차 토론(입장 교대) → ④ 합의안 작성이다. 합의 실패 자체는 감점 대상이
1. 기획의 브리프(brief) 기획은 목적 달성을 위한 행동 설계다. 그 설계는 생각의 힘에서 비롯된다. 기획은 ‘어떻게 하면’이라는 방법(how)의 차원과 ‘되지?’라는 효과(effect)의 차원을 동시에 담고 있다.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하고, 그것이 효과로서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획은 특정 대상에 대하여, 특정한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행동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기획자의 성향에 따라, 기획자는 두 부류로 분류될 수 있다. 최신 트렌드나 유행어 등을 빠삭하게 놓치지 않으며, 케이스 스터디와 감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크리에이터(creator) 유형과 전략적 논리와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전략가 유형이 있다. 그런데 창의성(creative) 없는 전략은 공허하고, 전략을 결여한 창의성(creative)은 맹목적일 수 있다. 마치 독일의 칸트가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라고 갈파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기획은 균형감을 상실하고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전략적 판단(전략 논리)과 적절한 경험적 증명(case study)이 조화를 이룰 때 기획은
‘글 요청하는 인간’으로의 변화 강연을 마치자 연로한 여교수께서, “이미 말만 하면 내가 원하는 자수를 놓아주는 기계가 나왔는데, 그걸 모른 채 돋보기를 쓰고 한땀 한땀 수를 놓고 있었네요”라고 소감을 밝히셨다. ‘글 쓰는 인간’에서 ‘글 요청하는 인간’으로 변한 시대 앞에서 혼란을 겪는 교사가 많다. 생성 AI를 사용할 때면, 계속 사용할 경우 내 사고력과 글쓰기 역량을 비롯한 업무처리역량이 점차 퇴화하지는 않을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생긴다. 그러면서도 사용의 편리함에 빠져든다. 이산 몰릭(Ethan Mollick)의 듀얼 브레인(신동숙 역, 2025)은 이러한 불안감을 줄이고, AI를 보다 의미 있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몰릭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Wharton School) 경영학과 교수로, 혁신·기업가정신·인공지능(AI)이 업무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는 학자이다. 그가 제시한 것은 인간의 고유한 지능과 AI의 기계적 지능을 결합하는 협력지능(Co-Intelligence) 전략이다. 1956년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할 때 함께 제안된 개념의 하나가 ‘지능 증폭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협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염경중학교(교장 박형준) 시청각실. 지난 5월 9일 학생·학부모·교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름하여 ‘2025 염경교육공동체 약속’ 협약식. 염경중이 지향하는 ‘공동체로서의 학교’ 철학이 응축된 순간이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 명의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참석했다. 학생·학부모·교사 대표가 무대에 올라 협약서에 서명하고, ‘존중·배려·협력’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약속을 공식화했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이 약속이 누군가에 의해 ‘정해진’ 문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염경중은 두 달에 걸쳐 세 차례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차 서술형 설문에서는 학생·교사·학부모가 ‘서로에게 바라는 모습’을 자유롭게 작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약속 문안을 구성한 뒤 3차 선택형 설문을 통해 최종 약속을 확정했다. 약속의 내용보다 과정이 더 큰 교육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1차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누군가에게 바라는 걸 말하기 전에, 나는 어떤 교사인가를 먼저 고민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실천 가능성과 공감력을 갖춘 약속이 교육공동체 스스로의
수업의 출발 “선생님, 우리가 왜 환경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어야 하나요?” 한 학생의 질문이 생태 미디어 교육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정보는 넘치지만, 공감은 줄어든 시대. 디지털 정보 과잉 속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국어교사로서 저는 ‘읽기’와 ‘표현’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한 명의 시민으로서 세상을 읽는 힘과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생태 감수성’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는 수업을, 기술과 사람 사이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반 중학교에서 함께 도전하는 수업혁신 ● 동료교사들과 함께 실천한 ‘지구 공동체 프로젝트-나비효과’ 이 수업은 국어과 동료교사 세 명, 중학교 2학년 320여 명이 함께 마음을 맞추어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여러 다양한 수업 경험 중 어느 수업 이야기를 쓸지 고민했습니다. 세상에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수업사례들이 많지만, 대규모 과밀 중학교에서 세 명의 국어교사가 함께 수업을 운영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많은 교사의 수업 상처를 감싸안는 반창고 밴드 같은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지구 공동체 프로젝트-나비효
그저 한 번쯤은, 끝에 다다르고 싶었다. 목표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이었지만, 끝을 향하는 길목마다 더 큰 낭만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 낭만의 이름은 리스본, 그리고 신트라였다. 이베리아반도(스페인·포르투갈)를 여행하게 된다면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대표 도시인 리스본(Lisbon)은 반드시 고려하는 여행 목적지 중 하나일 것이다. 리스본 여행은 대개 구시가지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출발했던 유라시아의 동쪽과는 다른 경관에 취해 반쯤 넋을 잃고 걷다 보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리스본 외곽에 위치한 신트라(Sintra)는 리스본에 가려진 고요한 낭만이다. 유라시아 끝자락에서 마주한 낭만, 리스본과 신트라에 취해보자. 테주강을 따라 걷는 리스본의 시작 1월 중순, 리스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예상보다 따뜻한 공기였다. 책에서만 배웠던 지중해성 기후가 이런 느낌이란 것을 몸소 느끼며, 리스본에서 여정은 산뜻하게 시작되었다. 리스본을 여행한다면 바이샤(Baixa) 지구는 여행의 출발지로 손색이 없다. 이곳은 리스본의 중심부이면서 최대 번화가이다. 1755년 대지진 이후 체계적으로 재건된 이 지역은 다른 오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정부는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파면을 거치면서 출범한 만큼,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하는 시대적 책임을 안고 있다. 지난 정부의 과오를 딛고, 민생·경제·환경·외교·안보 등 각 분야에서 실타래처럼 얽힌 과제들을 풀어야 할 책임도 막중하다. 고등교육분야도 다르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연금·의료·노동과 함께 교육을 4대 개혁과제에 포함했다. 하지만 ‘교육개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고등교육정책은 ‘교육’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았다. 집권 초기부터 교육부총리 인선으로 혼란을 야기하더니, 1999년 이후 유지해 온 수도권 대학 증원 불가 기조를 허물고, 첨단분야 수도권 증원을 허용했다. RD 예산을 대폭 삭감시켜 이공계 육성에 대한 불신을 키웠고, 학과 쏠림 현상에 대한 대책도 없이 갑작스럽게 무전공제를 도입했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방대학을 육성하도록 RISE를 구축했지만, 2025년 RISE 예산은 기존 정부 재정지원사업 예산을 병합한 뒤 소폭 늘리는 수준에 그쳤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지방대 육성을 떠넘긴 셈이다. 교육·연구활동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며 각종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로 인해 교육여건이 후퇴하고, 대학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