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DNA’ 가사에 매료되었다
2020년 12월 내 마음속에 들어온 노래가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DNA’이었다. 2017년에 나온 노래였지만, 약 3년이 지나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휘파람 안에서 흥겨움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어깨춤과 허밍 음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즐거웠다.
그러나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따로 있었다. 첫째, 24~28초 사이에 수많은 과학 공식과 기호가 배경으로 나온 점이다. 노래는 인문학적 요소의 산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깨는 장면을 본 것이다. 둘째, 가사를 구성하는 메커니즘이 인문학과 과학적 요소가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즉 융합적 사고를 느낄 수 있었다.
‘융합과 창조’ 단어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창의융합형’이 떠올랐다. 이런 요구는 학교에도 불었고, 학생들에게 강조하였다. 그 당시 자주 들었던 말이 있었다. ‘이제는 융합적으로 생각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문장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시기였다. 그러나 맹점이 있었다. 내가 융합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면 ‘과연 신뢰성이 있는가?’였다.
그래서 나부터 사고의 틀을 변화하기로 다짐하였다. 세상을 융합적으로 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의 ‘DNA’가 융합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가사를 분석해 보면, ‘혈관 속 DNA’는 과학적이며, ‘말해줘’는 인문학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우리 만남’은 인문학적이고, ‘수학의 공식’은 수학적 요소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노래는 나에게 ‘융합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문장을 각인시켰다.
2021년부터 나의 전공인 역사와 수학·과학을 융합한 사례를 찾았다. 이미 많은 자료가 존재하였다. 나는 논문·책 등을 읽고, 연구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이 3권 있었다. <적정기술의 이해(신관우)>,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이장주)>, <빅 히스토리(데이비드 크리스천)>’였다.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빅 히스토리> 책에 손길이 자주 갔다. ‘빅’의 의미는 무엇이며, 뒤에 ‘히스토리’를 붙었는데 ‘왜 합친 것인가?’하는 의문점 때문이었다. 탐구하고 싶은 열정이 생긴 것이다.
융합의 길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방탄소년단의 ‘DNA’는 나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패러다임의 전환에 불을 지핀 것이다. 결국 역사에 플러스할 수 있는 수학·과학을 찾았다. 그 길을 선택하였고, 그 끝에는 ‘빅 히스토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