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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책임만 커지는 학교, 리더십 전환 필요

현재 교육 당국은 학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단위학교 책임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스스로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실질적 권한 이양은 미비하며, 학교장은 여전히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서 막중한 책임만을 짊어지고 있다. 학생 성장과 안전, 교육과정 운영, 민원 대응, 조직 내 갈등 관리에 이르기까지 학교 내 모든 문제의 최종 책임이 학교장에게 집중되는 형국이다.

 

권한·자율성 축소되는 모순

이처럼 책임은 확대되는데 권한과 자율성은 축소되는 ‘구조적 모순’은 학교 경영 전반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상급 기관의 지침과 위원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복합적인 민원 체계 속에서 학교장의 자율적 판단은 제한되고 책임만 가중되는 흐름이 반복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교육 본질을 흔든다. 교육적 판단보다 민원 처리가 앞서고, 장기적 비전보다 단기적 갈등 관리가 우선시되면서 학교는 성장을 설계하는 곳이 아닌 ‘문제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변질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 인식 속에서 교육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방향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첫째, 위기의 본질을 교원 조직 구조의 재설계로 풀어야 한다. 학교장의 어려움은 권한과 책임이 어긋난 시스템의 산물이다. 따라서 학교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민원을 분산하며 행정 권한을 과감히 위임하는 구조적 개편이 시급하다. 특히 단일 호봉제 중심의 체제는 보직교사의 책임에 맞는 보상과 지위를 제공하지 못해 중간 리더 기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직교사를 명확한 권한을 가진 중간 관리직으로 격상해야 한다. 아울러 인사 자율권을 강화해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둘째, 학교장의 역할을 행정 관리자에서 교육 리더로 재정립해야 한다. 학교장은 단순히 행정 절차를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의 철학과 방향을 설계하는 존재여야 한다. 역할의 무게중심을 ‘업무 처리’에서 ‘비전과 성장’으로 옮겨야 한다. 교사 전문성을 신뢰하며 권한을 배분하고, 협력적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도 연결과 조정을 이끄는 리더로서 공동체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보직교사 지위 격상해야

셋째, 학교장 리더십의 본질은 권한의 크기가 아닌 ‘방향성’과 ‘실행력’에서 찾아야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분명히 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증명된다.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과 협력하며 작은 변화를 꾸준히 축적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특히 제약이 많은 상황일수록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관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실행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다.


‘권한은 줄고 책임은 커진’ 현실은 교육 현장의 위기인 동시에 리더십을 성찰할 계기이기도 하다. 이제 학교장은 주어진 조건에 순응할 것인지,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며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교육의 미래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는 기반일 뿐, 변화를 이끄는 실질적인 힘은 사람과 리더십에서 나온다.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사람을 연결하며 꾸준히 실천해 나갈 때, 우리 교육은 비로소 진정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적 보완을 넘어,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이를 끝까지 실천해 내는 ‘리더십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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