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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교실 자리배치, 학급풍토 전반에 영향

KEDI ‘한국교육’ 게재 논문
국내외 논문 46편 통합 분석
근접성이 또래관계, 참여 결정 해
직관 벗어나 데이터 기반 설계 필요

교실 자리배치가 단순한 공간 관리가 아니라 학급풍토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학급경영 전략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누가 누구 옆에 앉는지가 또래관계, 수업참여, 심리적 안전감, 나아가 학교폭력 예방에까지 구조적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하는 ‘한국교육’ 최신호에 게재된 '교실 자리배치가 학급풍토에 미치는 영향: 국내외 연구의 통합적 개관'에 따르면 국내외 논문 46편을 분석한 결과 자리배치는 학급풍토의 5개 하위차원인 ▲관계·정서 ▲규율·질서 ▲학업·동기 ▲소속·공동체 ▲물리·환경 모두에 체계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핵심은 '근접성 원리'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앉은 학생들은 서로를 더 호의적이고 인기 있는 친구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교실 중앙에 위치한 학생일수록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이는 의도적 만남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접촉이 친밀감으로 발전한다는 사회심리학적 원리가 교실 안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자는 설명했다. 참여도가 높은 또래 옆에 앉은 학생은 수업참여가 늘고 문제행동이 많은 또래 옆에 앉은 학생은 문제행동이 따라 늘어나는 경향도 종단 연구에서 확인됐다.

 

배치 유형도 중요한 변수로 분석됐다. 행·열 배치는 교사의 시야를 확보하고 과제집중을 높이는 반면, 모둠·원형·U자형 배치는 협력과 토론을 촉진하는 동시에 소음과 산만함도 증가시키는 이중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형·반원형 배치는 위계감을 줄이고 심리적 안전감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사회정서교육이나 회복적 대화 장면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는 어떤 배치가 본질적으로 우월한 것이 아니라 수업 목표와 학생 특성에 따라 최적의 배치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리배치 개입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었다. 피해 학생을 가해자로부터 분리하고 친한 친구 옆에 배치한 무선통제 실험에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단순한 거리 조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가해·피해 관계 분리, 친사회적 또래의 전략적 배치, 문제행동 학생 분산을 동시에 설계하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사의 의사결정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대부분의 교사가 자리배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과학적 근거보다 개인적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사회연결망 분석(SNA)을 활용해 학급 내 고립 학생, 갈등 관계, 하위집단 구조를 시각화하고 이를 자리배치에 반영하는 데이터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 방식을 적용한 해외 연구에서 전체 또래 연결이 약 94% 성장한 사례도 보고됐다.

 

연구는 2026학년도부터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되는 사회정서교육 정책과의 연계도 강조했다. 원형 배치를 활용한 회복적 대화, 전략적 좌석 근접성을 통한 또래관계 증진 등이 사회정서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구체적인 교실 환경 설계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최은영 주식회사 클래즈 대표는 "자리배치는 교사가 매일 실행하는 일상적 행위이지만, 학급풍토의 전 차원에 체계적으로 관여하는 학급경영 전략"이라며 "교사들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자리배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기반 도구 개발과 실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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