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흠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란 시가 생각나는 칠월이다. 정말 학교 담장 밑을 보니 청포도가 익어가고 있다. 더불어 학생들의 꿈도 청포도처럼 무럭무럭 영글어간다. 선생님들도 아침마다 아이들의 푸른 꿈이 잘 영글어갈 수 있도록 은쟁반에 새하얀 모시수건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교과수업과 방과후활동, 각종 대입준비, 그리고 학생들의 영양을 책임지기 위해 동분서주하시는 영양사 선생님. 요즘 유행하는 눈병치료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는 보건선생님, 야간에 이루어지는 학생 상담과 잡무처리. 그리고 안전한 야간자율학습 하교지도를 위해 밤늦게까지 교통지도하시는 선생님들. 이처럼 일선학교 선생님들은 정말 청포도가 영글어가듯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이란 햇볕을 내려 쬐고 있다. 이제 며칠 있으면 여름방학이다. 신학년과 새로
우리들이 꿈꾸는 세상을 벽화로 - 환경을 바꾸니 시민들 표정이 활짝~ -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것이 있다. 미국 범죄심리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에 공동으로 발표한 이론으로, 예를 들어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지나가는 행인들은 버려진 건물이라 생각하여 그곳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게 되고 이후 자연스레 우범지대로 변해버린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주변 환경을 항상 깨끗이 정비하고 밝고 화사한 페인트를 칠한 뒤 아름다운 그림이나 사진을 걸어놓으면 범죄발생도 줄고 사람들의 표정도밝아진다고 한다. 여기에 착안해 우리 서산시에서는 시내 곳곳에 방치된 시멘트담장들을 찾아 페인트를 칠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서산을 상징하는 서산9경(景), 서산9미(味), 서산9품(品) 등을 그려 넣어 홍보와 환경 정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서산의료원 앞 건너길 담장과 옥녀봉 입구 오르막길, 1호광장, 서령로 아파트 담장 등이 화사한 벽화와 아름다운 시들로 바뀌어 지나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1호광장 주차장 벽면에 설치된 서산9경 사진을 즐겨 본다는 한 시민은 “버스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에 아름다운 사진과 서산9경을 바라보면서 서산
최근, 9월 초부터 실시되는 대학 수시모집을 앞두고 입시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다. 하물며 수도권 소재 일부 대학의 경우, 지방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1학기 기말고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일선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하는 대학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수도권 소재 여러 대학이 연합하여 실시한 입시설명회에 다녀왔다. 이날 설명회는 일선 학교 진학교사 및 고3 수험생 그리고 수험생을 둔 많은 학부모가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그리고 각 대학에서 설치한 부스에서는 수험생을 위한 일대일 상담까지 이뤄져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자신의 수준에 맞는 대학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대학에 대한 정확한 입시 정보가 곧 대학 합격과 연관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입시설명회에서 많은 정보를 직접 듣고 궁금한 사항을 알려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남달랐다. 이날 설명회는 각 대학의 입학처장이 제한 시간 내 2017학년도 대학입시 전반적인 내용(학교소개, 모집인원, 전년도 입시결과, 장학제도, 취업률 등)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대학관계자는
어느 선생님이 생각난다. 그 분은 지금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시고 계신다. 강의계획서를 나눠주는 첫날에 어떤 경우라도 지각, 결석을 두 번 이상 할 경우 F학점을 준다고 학생들에게 선포를 하신다. 그리고, 또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과제물도 기한을 넘기면 아예 받지 않으니종강날 강의실 복도에는학부모와 오토바이 택배기사가 과제물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도종종볼 수 있다. 수강생들의 연락을 받고 황급하게 달려온 어머니 얼굴에 “정말로 성격 안 좋은 교수가 다 있구나” 하는 표정이 역력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애써 무시하고 환한 얼굴로 과제물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강의평가서에는 “조폭 교수는 지구를 떠나라”라는 등 별별 비난을 하기도했다.그러나 대부분의 수강생은 이런 선생님늬 방침을 이해해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학생만의 카페에는 이 선생님의 강의가 ‘강추’ 과목 윗자리를 차지한다고 한다니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공자의 제자인 증자도 원칙주의자였다. 하루는 아내가 시장에 가려는데 아이가 울면서 매달리자 “시장 갔다 와서 돼지를 잡아 맛있는 저녁을 해주겠다”고 아이를 구슬린렸다. 시장을 다녀온 아내는 난데없는 돼지 비명을 듣게 된다. 증자
인간의 삶은 경기에 자주 비유되고 있다. 신약성서의 사도바울도 "경기장에서 여러 선수들이 달리지만 우승자는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모르십니까?"라고 비유하고 있다. 이 세상은 큰 경기장이다. 다양한 경기가 이뤄지고 있다. 그 가운데 세계인들의 관심을 끄는 종목이 축구이다. 지금 유럽에서는 유로 2016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이 경기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축구팬의 주목을 끈 경기는 미대륙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이었다.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팀이 칠레에 패한 것이다. 이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메시가 은퇴를 선언을 한 것이다. 그는 개인 통산 네 번, 그리고 최근 3년 연속으로 메이저 국제대회 결승전에 오르고도 매번 준우승에 그친 데 자책하며 더는 대표팀에서 뛸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메시에게 결정을 번복해 달라는 자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어느 학교 선생님이 그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학교 선생님이 대표팀 은퇴 선언한 메시에게 보낸 감동의 편지 핵심 내용은 "영웅인 당신, 우리 아이들에게 이기지 못하면 포기해도 괜찮다는 선례를 남가지 말았으면..." 하는 내용이었다. 그 어느 유명
퇴직을 하고 나서 1년 가까이 시간이 흘러간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재미있느냐고?" 그렇다. 삶이 재미있다. 여유가 있어서 좋다. 교장이라는 직책은 평상시에는 별로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만 보면 교장이 학교에 없어도 된다는 발상을 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교장의 존재가치가 약화된 것 같다. 교장의 가치가 약화되고 선생님의 가치가 존중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학교의 가치가 같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얼마전 시골에 사는 쌍둥이 엄마가 하소연을 해왔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쌍둥이 아들이 1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둘의 평균점수를 합쳐도 60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꼴찌들에게도 희망이 있을까요?’라는 물음이었다. 원래 중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는 앉아서 보지 말고 누워서 봐야 한다. 초등학교에서 느슨하게 교육시킨 어머니들이 지켜야 할 수칙이다. 점수에 신경을 안쓰고 지내다가 갑자기 중학교의 성적표를 받아 보면 놀라 뒤로 넘어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공부가 무엇인가?'물어야 한다. 지나치게 학교 성적 점수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야간자율학습 일괄 폐지 보도를 보면서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또’ ‘사고’를 쳤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또’라는 것은 이 교육감 재임 시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이며 ‘사고’라는 것은 ‘학교의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을 말한다. 바로 교교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교육감이 하는 일은 그렇다. 어느 날 중학교 학생들의 건의를 받아 들여 ‘9시 등교’를 전격 시행했다. 몇 몇 학교가 반발했지만 곧바로 수그러들고 말았다.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교육 수장의 무소불위 권력에 감히 도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야간자율학습 전격 폐지도 이와 같은 수순을 밟으리라고 본다. 즉, ‘9시 등교’처럼 교육감의 생각에 98% 이상의 학교가 쫓아가리라고 보는 것이다. 지난 겨울, 광교산 산행 중 중학교 교장을 만난 적이 있다.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명퇴신청을 했다고 알려준다. 그 교장은 혁신학교 고교 교장(공모) 4년, 혁신 중학교 교장 2년차이다. 나이로 보면 정년퇴직까지 6년 이상이 남아 있다. 그런데 명퇴라니? 그는 말한다. “학교의 등교시각 하나 정하지 못하는 교장입니다.”
기증 받은 어린이 신문 얼마나 읽혀지나? 학교에 들어오는 기증용 어린이 신문을 주말 과제로 읽히곤 한다. 시골이라 신문이나 잡지를 가까이 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읽는 책만으로는 왕성한 호기심을 채워줄 수 없다. 글을 읽기 시작하는 1학기 말이 되면 1학년 아이들의 지식욕은 엄청나다. 가히 폭발적으로 뇌폭풍이 일듯 책을 들이키는 모습을 본다. 이때 어린이 신문을 읽게 하면 무척 즐거워한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절정적 체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양한 지식을 섭렵할 수 있는 재료로 어린이 신문의 위력을 체감한다. 교실에 모아두었다가 읽히려고 아껴둔 자료를 소개해 올린다.각 학교마다 어린이 신문을 기증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분들의 마음과 기대만큼 기증된 어린이 신문을 잘 읽히는 학교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제발 읽히지도 않고(주말과제로 나눠주기라도 했으면!) 종이 재활용함으로 넣지 않기를 비는 마음이다. 여기 우리 1학년 학생들에게 읽힌 조선의 위대한 선비, 정약용의 자식 사랑의 흔적을 함께 나누고 싶다. 귀양길에서도 자식을 염려한 지극한 부성애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조선 시대 실학을 완성한 인물이다. 당시 서양의
산행을 하다 보면은 깊은 산속의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한 흔적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수 십 년이 지났음에도서 그 상처는 아물지 않도 남아 있다. 물자가 풍부하지 못햇던 필자의 어린 시절에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송진을 채취해서 살아가야만 했던 옛 사람들의 힘들었던 삶을 생각해본다 . 하지만 송진재취에 대하여 거의 많은 분들이 일제시대의 수탈이라고만 알고 있지만 사실 송진 채취는 1970년때 까지 이루어진 우리나라 산골 농가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힘들었던 세월...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후대들에게 들려줄 사람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대한민국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이 안 보인다. 아픈 과거를 돌이켜 보고 새 길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힘들다고 쓰러지는 청년들, 학생들의 모습을 잘 관찰하고 이들에게 도전하는 의지를 키우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완화하라는 권고를 내놓은 것에 대해 학교 현장의 속내는 불편하다. 수업시간 외에 필요한 때만 사용하게 하면 괜찮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학교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게 교원들의 목소리다. 많은 학생들이 온종일 카톡, 문자에 열중하고 게임에 빠져 있는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 여파가 학교라고 비껴가지 않아 교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고 휴대전화를 수거·보관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겪는 고충과 부담은 만만찮다. 분실이나 도난사고라도 나면 배상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일명 ‘대포폰’을 내고 다른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돼 교사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폭언까지 하는 교권 침해 학생도 비일비재하다. 일선 학교는 그야말로 ‘휴대전화와의 전쟁’ 중이다. 한국교총이 2013년 교원 314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휴대전화로 수업방해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중학 교원 63%, 고교 교원 68%에 달할 정도다. 이런 문제는 외국도 마찬가지여서 영국 학교의 3분의 1이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일본 문부성은 7년 전에 초중학생이 휴대전화를 갖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전국 교육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