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찾은공부할 권리 겨울나무들은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시원하게 서서 어두컴컴한산책 길을 반겨줍니다. 마치 거인들이 서서 맞아주는 듯한 이른 아침 풍경은 늘 나를 압도하곤 하지요. 나무로 태어난 숙명을 완벽하게 해내고 침묵으로 말을 하는 우람한 나무들이 지난 시간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들을 자랑하며 묻습니다. 교사라는 옷을 벗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일상 앞에 내가 드러낸 가지들이 너무 초라하지는 않은지 엄숙하게 묻고 있으니! 아침마다 숙제를 하듯 그 질문에 답할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이제 자유인으로살며 설레는 마음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공부'임을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저에게 '공부'는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해야 했던 숙제였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을 여유도 없이, 무조건 달려야했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재미는 사치스러운 언어였습니다. 오직 그 길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외길이었습니다. 일하기 위해, 돈을 벌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운명처럼 받아든 그 길이 어느 새 41년 저 뒤로 긴 그림자를 새겨 놓았습니다. 이젠 아무도 나를 일터로 내몰지 않을 지점에서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생각으로 2020년을 시작하며 '공부할 권리
올해의 작은 소망 하나!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백두산 야생화 너도개미자리 꽃보기. 언제 백두산 가서 야생화 하나 슬쩍 했나? 아니다. 백두산 천지 구경하러 다섯 차례 정도 간 적은 있어도 식물을 가져 온 적은 없다. 진정으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혼자 보려고 캐가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보게 하는 것이 공익적이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다. 그럼 백두산 야생화가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을까? 작년 10월 국립수목원을 탐방한 적이 있었다. 수원가로수시민봉사단 연수에 동참한 것. 거기 화분만들기 실습에서 너도개미자리 화분 하나 만들어 선물로 가져왔다. 그 자생식물 우리 아파트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잘 자라고 있다. 장소도 옮기고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바꾸었다. 국립수목원은 작년 10월 ‘백두산 자생식물 너도개미자리 시범재배 성공’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야생화 농가와 함께 시범재배 성공하여 지난달 국내 유통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이 식물은 추위에 강해 월동이 가능하며, 풍성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꽃은 관리를 통해 봄과 가을에 걸쳐 이중 개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너도개미자리가 맨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뒷베란다에 위치했다. 줄기는 마치
코로나19가 나의 생활을 확 바꾸어 놓았다. 나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바뀐 것. 포크댄스 수업 모두 휴강이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경기상상캠퍼스를 비롯해 복지관 한 곳, 경로당 문화교실 네 곳을 뛰어야 하는데 ‘집콕’이다. 주당 수업시수 9시간이 0시간이다. 당연히 재능기부도 스톱이다.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 월요일 오전 시간을 코로나19 전후로 비교해 본다. 평상시에는 아침 식사 후 주민센터 탁구교실에서 10시부터 2시간을 땀을 흘리며 보낸다. 포크댄스 수업이 없으면 동호회원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세상사 이야기 나눈다. 경로당 수업이 있으면 경로당 회원과 식사를 하고 포크댄스를 가르친다. 오늘 오전 어떻게 변했을까? 10시, 전기밥솥 수리 차 서비스 센터에 들렸다. 대기 중인 손님이 많아 12시 20분에 수리된 밥솥을 찾았다. 센터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사람들을 피하려고 차안에서 기다렸다. 여기서 특이한 광경 목격. 밥솥 수리를 맡기러 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밥솥을 든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이라는 것. 이것을 해석해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세 끼 집에서 식사하는 가정이 늘었구나! 그러나 보니 자주 사
최근 교육부가 사회통합전형 운영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 대입 공정성을 강화 3개 법령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회통합전형의 법제화는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학의이 입학 전형 시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이 법제화된다. 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2022학년도 대입부터 수도권 대학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와 지역 학생을 각각 정원의 10% 이상 선발하게 된다.이번에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에는 “대학은 차별 없는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담겼다.대입 전형의 사회통합전형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에는 37조 7항(사회통합전형의 운영)이 신설된다. 이 조항은 “차별없는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전체 모집인원 중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대학들은 자체적인 계획에 따라 사회적배려
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많이 한다. 급변하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보의 교환과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특히 다양한 쟁점의 이해와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접근법으로 학교에서 토론 수업이 채택된 것이다. 토론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거의 문제점을 극복한다.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고 역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다. 지식에 수동적으로 접근하던 방식을 탈피하고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교육이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화되어 있었지만, 토론 수업 형태는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인과 협력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교육 형태를 만든다. 하지만 토론 수업에도 문제점이 있다. 토론은 개인이 취해야 할 자세와 태도 등이 있다. 이런 교육이 없이 토론에 몰입하다 보니 설득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입하고 가르치려 한다. 의견이 다른 경우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감정이 개입되고 말싸움으로 변질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토론에서 분위기를 장악해야 한다거나 이기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이는 토론의 중요한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위기의 시기에 외부와 격리가 되거나 일상 교류가 제한되면서 정서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 중에는 자천, 타천으로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자유와 그리움을 하소연하기도 한다. 가정에선 청소년들의 활동반경이 제한당하면서 부모와 자녀 간에 심리적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일상 속의 소소한 행동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하여 묻고 싶다. 과거 ‘군자’를 꿈꾸던 위인들이 일상의 사소하고 평범한 일은 ‘소인배’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기고 ‘대인’이 할 일은 아닌 것이라 탐탁지 않게 여겼다면 그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또한 우리의 삶이 일상의 사소함이나 평범함을 뛰어넘어서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재삼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의 우화를 보자. “아래 강에 사는 자라는 얼음물로 세수를 하고 거북이한테 세배를 갔다. 거북이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의 세배를 받았다가 덕담을 하였다. ‘올해는 사소한 것을 중히 여기고 살게나.’ 자라가 반문하였다. ‘사소한 것은 작은 것 아닙니까? 큰 것을 중히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 거
500년 역사를 이어온 조선 왕조는 근대의 길목에서 쇠퇴의 길을 걷는다. 결국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고통에 발이 묶인다. 왕실 사람은 물론 사대부, 시골의 평범한 백성들까지 굴욕을 겪는다. 참혹함 속에서도 의연히 싸워 다행히 광복을 찾았지만,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우리 민족은 또 따른 시련을 만난다. 이념의 줄타기를 하다가 무모한 침략의 희생을 당한다. 동족 간의 전쟁이 남긴 상처는 오래갔고, 가난한 시대는 계속된다. 역사의 굴곡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삶은 피폐해진다. 목숨을 보전하는 것조차 힘든데 민족정신인들 남아 있겠는가.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조상이 남긴 문화재는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까. 손재형과 전형필은 문화재를 목숨처럼 지켰다. 그들은 조선의 외교권이 박탈당하고 식민지가 시작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전후로 해서 태어난다. 일제강점기에 공부하고, 탄압이 극심해져 우리말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시대에 살아간다. 그야말로 암흑기에 젊음을 보낸다. 그들은 비참한 시대에 살면서도 정신의 힘은 잃지 않는다. 손재형은 한국 서예의 모습을 제시한 인물이다. 전통 서예의 맥을 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여 한국 서예
신학기를 맞아 이미지 포털사이트 아이클릭아트(iclickart.co.kr)가 학교용 콘텐츠 110종을 새로 업데이트했다.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PPT 템플릿과 각종 안내문을 비롯해 사물함·신발장 이름표, 학급 안내판, 복도 통행 안내 표지판, 그룹 활동지 등 신학기를 앞둔 학교에서 꼭 필요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콘텐츠는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이미지 콘텐츠 제작 연구모임 ‘참쌤스쿨’에 제작을 의뢰해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한국교총은 학교 현장이 저작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엔파인과 손잡고 학교용 콘텐츠 라이선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을 선보이고 있다. 교총은 “수업이 아닌 각종 행사나 환경 미화 등에 사용하는 서체나 이미지는저작권법상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저작권 분쟁을 방지하고 관련 콘텐츠를 교원이 직접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클릭아트는 이미지 100만여 컷과 폰트 350여 종을 제공하고, 매주 2000컷 이상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은 1년간 사용료가 55만 원으로,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단 상업적이거나 개인적인
▨교사를 위한 어린이 연극 수업|천효정 외 지음|창비 펴냄 올해 초등 5~6학년을 맡은 교사는 연극을 가르쳐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국어 교과에 연극 단원이 새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평소 연극과 공연에 관심 있던 교사가 아니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연극을 연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연극 수업을 실천하고 있는 전문가 열 명이 만든 연극 수업 지도서다. 저자들은 “연극 단원의 교육 목표는 기술보다는 태도를,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이론을 설명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수업 사례를 담았다. 연극 수업의 첫걸음, 현직 교사의 교실 연극 수업, 학교 밖에서 벌이는 연극 수업 등 연극 수업이 생소한 교사도 단계를 밟아가며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수업에서 다루는 연극은 완성도 높고 예술적인 공연과는 다르다는 것을, 무대에 오르지 않고도 교실이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대본이나 소품 없이도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거침없이, 토론!|김범묵 외 지음|북트리거 펴냄 ‘토론’이 수업에 도입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학
도움말=강대일 경기 덕천초 교사(교사 365 대표 저자) 손지선 서울 양서중 교사 학년이 바뀌면 교사들은 교육과정과 먼저 친해져야 한다.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보면서 배울 내용을 미리 살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 년 동안 가르칠 내용이 무엇인지,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강대일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강조했다. 교육과정 문해력은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 기준을 해석하고 교육 내용과 방법, 평가를 설계하는 역량을 말한다. 강 교사는 “교육과정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지역적인 특성과 학교의 철학, 학생·학부모의 요구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 학년을 맡으면 교육과정에 담긴 성취 기준을 살핍니다. 가령 약수와 배수를 가르쳐야 한다면 자연수의 곱셈과 나눗셈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 생각하지요.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학습의 선순환 체계를 갖출 수 있어요.”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모범사례가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따르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강 교사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과정 성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