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사람의 일생은 평균 65만 시간(약 72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적당한 순간이 지나가거나 아니면 그에 가까운 순간에 당신의 원자들은 당신의 존재를 마감하고 조용히 떨어져나와서 다른 곳으로 달아나버릴 것이다. 그것으로 원자와 당신과의 관계도 끝나버린다. (12쪽) 이 책은 2003년에 번역된 책으로 그 무렵 과학 책 중의 베스트셀러였다. 그 당시 기준으로 세계인의 평균 수명을 72년으로 보았을 때지금 내게 남은 기대수명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갑자기 아득해졌다. 10년을 더 얹은다 해도 82년이니 길게 보면 20년이 기대수명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시간을 빼고 나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은 겨우 7년 정도다! 이 책을 처음 사서 읽을 때도 충격적인 대목이 많았지만 10년 뒤 다시 읽으니 서문부터 절박함을 안긴다.내 존재가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는데 실은 원자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그렇다! 내 존재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약간의 칼슘, 소량의 황, 그리고 다른 평범한 원소들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다. 내가 산다는 것은 내 안의 원자들이 사는 것이고 죽는다는
요즘 학교는 역사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사상 초유의 3월 개학이 연기되면서 이래저래 학교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매년 3월이 되면 학교는 어떤 모습이었던가? 겨울방학에 이어 곧바로 봄 방학으로 들어간 학교는 꽤나 긴 동면(冬眠)이 끝나면서 교사동(校舍棟)과 운동장에는 학생들로 왁자지껄 활력이 넘치고 겨울 황소바람에 황량했던 학교 구석구석은 십대의 주인공으로 채워지면서 자연의 대지 못지않게 생명감으로 넘치는 시기가 아니던가?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개학이 1,2,3차로 연기되면서 학교는 그야말로 비상시국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학교의 변화한 최근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여름, 겨울방학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방학은 교사들의 순환 근무 없이 ‘제41조 연수’로 바뀌었다. 학교는 실질적으로 관리자인 교감과 교장, 교무실 실무원, 도서관 사서, 그리고 행정실 직원들만의 차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일반인이 오해하는 것처럼 교원들은 집에서 놀고먹는다는 말인가? 아니다. 방학 기간에도 상급 교육기관이나 각종 교육관련 기관으로부터 학교에 보내오는 공문은 크게 줄지 않는다. 여전히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이 어딘가에서 계속
경상북도청송교육지원청(교육장 김기한)은 관내 학교의 90%이상 산촌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 특성상, 맞춤형 온-오프라인 학습관리 및 학생 생활 지도로 코로나19 대응 휴업 기간 중 학습 공백 최소화를 위해 앞장섰다. 휴업 기간 중 관내 학교에서는 통합된 SNS(클래스팅, 단톡, 밴드, 학교 홈페이지, 화상통화 등)를 통한 학생과 학부모의 소통의 장을 마련다. 그리고 학년별로 클래스팅 러닝 활동을 실시하여 매일 학생들에게 공부할 내용을 제시하고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담임이 확인 후 댓글로 피드백하는 등 다양하고 특별한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담임 교사가 직접 학습 동영상을 제작하여 제공함으로써 매일 온라인으로 학생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학생을 고려한 개별 학습지를 제작하여 우편으로 발송하거나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가 대문앞 인사 방법으로 학생 건강을 체크하고 가정학습 상황을 파악, 학습 교재, 마스크 등을 제공함으로써 개학 연기에 따른 학생관리를 철저히 했다. ○○초 학생 이**는 “빨리 학교에 가서 선생님,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화상통화나 유튜브로 선생님께서 공부를 지도해 주시고
서울시 교육감이 SNS에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며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교사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표현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엄연히 재택근무다.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긴급한 업무 처리를 위해 학교에 출근하는 때도 많다. 출근하지 않는 교원들도 메신저를 통해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비록 집이지만 업무 강도는 학교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다. 필요 공문을 기안하고, 결제 상신을 하며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새 학기 교육 준비를 위해 아이들이 배워야 할 성취기준 재구성 작업도 벅차다. 담임 교사는 아직 만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전화 상담을 하며 학습 등 생활 코칭을 하기도 한다. 비판이 쏟아지자 교육감은 코로나 국면에서도 교사들이 학교에 나와서 일도 하고 있고 행정실 직원들도 고생하고 있는데, 오해를 생기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개학이 연기되면서, 일부 교육공무직원들이 봉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하는데 초점이
경칩이 지났다. 와글와글 아이들 소리로 가득 찼던 운동장엔 봄 햇살이 정적을 쓸고 소담스럽게 자라난 토끼풀과 쑥, 진홍빛 꽃을 피운 광대나물이 빈 화단을 차지하고 있다. 봄이 되었지만 교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인 출입 통제란 입간판만 덩그러니 서 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소군원이란 시에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은 ‘오랑캐 땅엔 풀과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은 왔으나 봄이 아니다’란 뜻으로 동방규가 오랑캐 땅에 끌려간 등소군을 서러워하며 한 말이다. 요즘 이 말이 실감 난다. 계절은 분명 봄이건만 우리의 마음엔 봄이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작년보다 더 어여쁜 모습의 봄꽃이 찾아왔건만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하는 봄이 참으로 서럽다. 춘분을 앞두고 낮은 길어지고 햇살은 두꺼워진다. 낮 동안 데워진 공기는 오후가 되면 봄바람을 풀어 놓는다. 봄을 가까이하고 싶어 꽃집 문을 열고 후리지아꽃 한 묶음을 들고 나선다. 한 발을 내딛는 순간 꽃집 주인의 한숨 같은 바람이 노란 꽃봉오리를 휘감아 내달아 간다. 이게 다 코로나19와 전쟁 때문이다. 전쟁은 총알이 날아다니고 미사일을 쏘
‘우리의 삶에서 종교란 무엇인가?’ ‘바람직한 종교는 어떤 모습인가?’ ‘주일 종교 활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가?’ ‘진정한 목회자와 성직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신앙은 인간의 삶보다 우위에 있는 특별한 가치인가?’ 요즘처럼 힘겨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견뎌내며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사색에 잠기는 경우가 많다. 그 속에서 마음속의 질문은 꼬리를 물며 답을 구하고자 애를 쓸 것이다. 이미 보편화된 질문으로 이론화되었거나 도그마로 정착이 되었지만 특수한 현실에 부딪히며 다시금 재고해 볼 문제이다. 종교의 역할에 대하여 실생활과의 연계 속에서 깨달음(계시)을 얻는다면 이 또한 신의 의도일 것이다. 지금 전국의 사찰이나 성당, 교회는 집단 활동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 기간 종교행사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 반드시 주일 종교행사를 지켜야 한다며 강행하는 종교 단체도 있다. 어느 목회자는 특정 종교모임에 참석하면 있던 병도 나을 수 있고 치유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안타깝게도 그 기저에는 현 정부에 대한 배척을 주장하며 극우 보수 정권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이학생들의 코로나19감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제21대 총선에서 학교 투표소 활용과 교원의 투개표 동원을 제외해달라고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하 회장은 24일 “총선은 매우 중요한 국가 행사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를 통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총선 다음날 바로 교육활동을 진행하는 현실에서 학교‧학생의 감염 예방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날 중앙선관위에 전달한‘제21대 총선 관련 학교 투표소 활용 제외 협조 요청 의견서’에서“학교는4월6일 개학에 맞춰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교원과 학부모는 학교가 또 다른 감염 확산지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이런 가운데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많은 학교가 수 천 명의 유권자가 드나들 투표소로 활용되고,교원 다수가 투‧개표에 동원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자칫 학교,교원이 감염에 노출될 경우,학생‧학부모에 대한2, 3차 감염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교총은 중앙선관위에△지역(사전)투표소에서 학교 제외△부득이 학교 투표소 활용 시,선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이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 착취 등 불법 촬영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과 ‘박사방’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교총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천인공노할 성범죄에 공분과 참담함을 느끼며 일그러진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크게 개탄한다”며 “이러한 반인륜적 성 착취,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려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서는 불관용의 원칙으로 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함을 지적했다. 하 회장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는 결코 용인될 수 없으며, 국가‧사회적으로 엄중 처벌해 반드시 근절한다는 의지를 심어줘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를 예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본 아동‧청소년 등의 회복을 위해 상담, 치료, 법률 지원 등 보호 대책이 뒤따라야 함을 촉구했다. 아울러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을 통한 성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의 강화도 서둘러 줄 것을 당부했다. 교총은 이어 “교육 당국은 온라인 성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함은 물
어릴 적 사고로 인해 오른쪽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 인생을 살아야 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전 교생 중 장애인은 유일하게 나 혼자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을 통해 장애로 인한 나름대로의 고통의 기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장애의 과정을 겪어서인지는 몰라도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특수교육과를 지원, 졸업 후 지금까지 특수교사로 18년 넘게 생활해 오고 있다. 현재 양평에서는 8년째 특수학급을 담임하고 있다. 진경이를 만난 것은 2015년 3월 2일이었다. 어떤 학부모님이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덩치가 큰 남자애를 데리고 전환교육실에 왔었다. 부모님께서는 이 녀석이 중학교 때부터 사고를 많이 쳐서 잘 지켜봐달라고 하셨다. 상담이 어느 정도 이어졌고 상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부모님들에게 ‘마지막으로 진경이에게 바라는 것이나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진경이가 중학교 때까지 기분이 나쁘면 학교를 자주 뛰쳐나가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담배도 피우니 선생님이 잘 지도해주세요. 그 외에는 진경이한테 기대하는 것은 전혀 없어요.’라고… 아버님 또한 ‘전혀 기대하는 것은 없습니다. 솔직히 지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엄중한 요즘 특정계층을 감싸는 뉘앙스가 담긴 교육부의 명령 하나가 학교 관리자와 보건교사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감염병 관련 업무가 부쩍 늘어난 보건교사들은 더욱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각급 학교에 ‘전문상담(순회)교사 및 전문상담사 업무 수행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하달했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학교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가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상담 및 자문, 학교폭력 관련 학생의 관계회복, 상담관련 교육활동 등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일반 업무 부과 지양 △정서행동특성검사 및 학업중단숙려제 운영과 관련해 대상 학생의 상담·지원 연계 업무 이외의 일반(총괄) 업무 부과 지양 △학교폭력대심의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일반 행정업무(간사 역할 등) 부과 지양 등이다. 특히 정서행동특성검사와 관련된 내용이 보건교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정서행동특성검사는 학기 초 해야 하는 주요업무 중 하나다. 보건교사나 상담(교)사가 맡는 곳이 많지만, 아예 다른 교사들이 담당하는 곳도 있다. 즉, 각 학교가 처한 상황에 맞게 운영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