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7 (화)

  • 맑음동두천 26.4℃
  • 구름많음강릉 25.4℃
  • 맑음서울 26.9℃
  • 구름조금대전 28.4℃
  • 구름많음대구 27.0℃
  • 맑음울산 25.4℃
  • 구름많음광주 27.1℃
  • 맑음부산 22.2℃
  • 맑음고창 26.6℃
  • 맑음제주 26.2℃
  • 맑음강화 21.0℃
  • 맑음보은 26.5℃
  • 맑음금산 26.4℃
  • 맑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9.0℃
  • 맑음거제 23.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선생님도 쉬는 시간] 교원 연가만 거꾸로?

로꾸거! 2007년 당시의 아이돌이었던 슈퍼주니어가 발매했던 앨범의 타이틀 곡이에요. 가사가 흥미로워요. ‘로꾸거 로꾸거 로꾸거 말해말 (중략) 어제도 거꾸로 오늘도 거꾸로 내일도 거꾸로 모든 건 거꾸로 돌아가고 있어. 내일이 와야 해. 행복의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가겠지.’ 흥겨운 노래지만 가사는 왠지 오늘이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에게 와닿아요. 거꾸로 흘러가는 세상. 오늘이 아닌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이 행복한 세상.
 

지난달 18일 교육부 공고를 보면서 ‘로꾸거!!’ 노래 가사가 생각이 났어요. 왠지 거꾸로 돌아가는 정책 같아서 말이지요. 혹시 공고문을 보신 분 계신가요? 2021-227호 공고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일부개정안 행정예고’를 보시면 정책이 왜 거꾸로 가고 있는지 아실 거예요. 공고문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에요. 첫 번째는 연가 사용의 사유를 확대, 두 번째는 연가 사용에 사유 기재, 
 

연가 사용의 사유를 확대.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신,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기일, 본인 및 배우자 부모의 형제, 자매 장례식, 본인 및 배우자 형제, 자매의 배우자 장례식. 이렇게 사유를 확대했어요. 이러면 관리자분들께서도 골치 아파지세요. 선생님이 “저의 아버지 생신이라 연가 쓰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수업 일에도 연가를 허가해줘야 하니까요. 법으로 이렇게 정해버리면 그동안 일이 있어도 수업 때문에 조퇴 정도만 하시던 분들도 ‘생신과 기일에는 무조건 연가를 써야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수도 있어요.
 

또 하나, 연가 사용란에 사유 기재. 개정되는 법령은 수업 일은 사유 기재, 휴업일은 미기재로 못을 박아 놓았어요. 지금까지 줄곧 사유를 기재하지 않았는데, 수업 일에는 기재해야 하는 것은 교육정보시스템에서 무엇이 미비해서 그런 것일까요? 한 마디로 수업일 중에는 연가를 쓰는 것을 제약하려는 의도이지요. 
 

이런 개정은 관리자와 교사를 모두 무력화시키는 처사에요. 백번 양보해서 ‘우리 연가 쓰지 맙시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솔직히 수업일 중에 연가를 쓰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 다른 공무원들도 다 그렇겠지. 교육공무원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 생각을 하며 눈을 감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요즘 다른 공무원들도 다 그렇게 연가를 제약당하고 열심히 일만 하라는 기조인지 궁금해서 인사혁신처의 ‘2021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자, 놀라지 마시고 근무혁신 지침을 읽어보세요. 

 

- 연가 사유 묻지 않고 연가 사용 전후 의례적 인사 주고받지 않기 캠페인, 여행 수기 또는 여행 사진 공모전 실시, 『2021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 ,23쪽

 

- 연가, 초과근무, 유연근무 등 개인별 근무상황을 부서 내 공유하여 원활한 업무 대행 및 자유로운 연가·유연근무 사용 분위기 조성, 『2021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 ,24쪽

 

- 개인 동의를 전제로 생일, 결혼기념일 등 가족 기념일을 월별로 부서에 고유, 긴급 상황이 아니라면 해당일에 초과근무 명령을 자제하거나 연가, 유연근무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 『2021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 ,28쪽

 

일반 공무원들은 연가를 쓸 때 상급자에게 연가 사유를 말하지 않아도 되고 시스템에 기재하지도 않아요. 이런 지침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다른 공무원들의 처우는 이렇게 날이 갈수록 새로워지는데, 유독 교육공무원만 연가 사용을 어렵게 하는 법령을 발의하는 것은 무슨 의도일까요? 교육부는 연어일까요? 시류를 거꾸로 거슬러서 교사들만 옥죄니까요. 세상이 많이 변했어요. 예전에는 묵묵히 일만 열심히 하면 현상 유지는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으면 현상 유지는커녕 처우는 계속 나빠질 뿐이에요. 
 

교원과는 달리 노조의 활동이 활발한 일반 공무원이나 공무직의 처우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데, 교사들의 처우는 왜 교육부에서 나서서까지 이렇게 나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우리가 너무 조용하기 때문일 거예요. 목소리를 내야 할 때에요. 교원단체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의 역할도 중요해요. 각자 근무하시는 학교에서도 11월 8일까지 적극적으로 의견서를 제출해서 이런 법령이 저항 없이 통과되는 것은 막아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