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 들어 정부는 대외적인 문화예술정책의 일환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보존을 위하여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하드웨어적인 면에서는 다양한 공연시설이 신설되거나 확충되었고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는 초등학교의 기초국악교육이 실시되었다.
전통예술에 대한 경험이 정체성 찾아줘 이러한 전통예술에 대한 경험과 체험은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우리의 것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준다. 동시에 21세기를 살아갈 세계인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어지는 만큼 국가경쟁력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연속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뮤지컬이나 발레, 오페라 등 서양 예술과 비교했을 때, 정부의 목표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전통예술에 대한 수요는 부족한 현실이다. 뱃속에 아기를 가지면서 남의 나라 음악으로 태교를 하고, 서양음악을 ‘음악’이라 부르는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다. ‘기역(ㄱ)’, ‘니은(ㄴ)’을 배우는 어린 아이들마저 꽹과리보다는 바이올린을 잘 알고 있고, 초등학교의 음악책마저도 양악이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현실을 볼 때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한 조사에서 어린 시절에 국악을 접해보고 교육받은 어린이들이 그 시절에 국악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에 비해, 성인이 되었을 때 전통예술을 관람하고 즐기는 횟수가 두 배 이상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것은 어린 시절의 직접 체험과 경험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 선보여 어린이들에게 전통예술에 대한 경험을 늘리기 위해 예술단체뿐 아니라 지자체나 정부차원에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전통예술 콘텐츠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다 가까이에서 어린이들이 우리나라 전통예술을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결국 어린이들의 전통예술에 대한 즐거운 직접체험과 경험은 감성이 풍부한 미래의 관객으로 이어질 것이며 나아가 어린이들은 미래의 한국전통예술을 발전시키고 계승시키는 주체로서 우리 전통문화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한다. 국악의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한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립국악관현악단도 이러한 추세의 흐름에 발맞추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4월~5월에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보다 쉽게 국악을 즐길 수 있는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 보따리>가 펼쳐진다.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는 2004년 초연 이래 해마다 새로운 레퍼토리로 어린이와 학부모들의 폭발적 성원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지난 7년 동안 서울과 지방에서 총 150회의 공연을 통해 5만 8천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인기 공연이다. 객석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감상해야 하는 공연이 아니라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노래와 만화주제가, 민요, 가요 등을 선별하고 새롭게 편곡하여 국악 반주에 맞춰 맘껏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놀이형’ 체험국악공연이다.
엄마가 더 재미있어 하는 공연 단지 ‘국악’이라는 특수한 장르를 앞세워 교육적 효과만을 기대하는 여느 어린이 국악공연과는 차별화를 지향하는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는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 엄마가 더 재미있어 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연장 로비에서도 체험 교실이 마련되어 해금, 가야금, 아쟁, 피리, 대금, 거문고 등 국악기가 전시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연주할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 국악보따리의 메인 캐릭터인 ‘깨비’를 비롯하여 엄마와 아빠가 어릴 적에 좋아했던 전래동화 속 캐릭터,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만화 주인공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어린이들이 우리 가락에 즐겁게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 로봇배우 안드로이드-에버와 휴머노이드-세로피의 출연으로 어린이들을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그릴 수 있는 꿈의 무대로 안내한다.
‘놀이형’ 어린이 전문 국악공연 뮤지컬과 국악음악회, 무용놀이 등 여러 장르의 형식을 혼합하여 만든 ‘놀이형’ 어린이 전문 국악공연이다.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손잡고 율동과 노래를 따라하며 즐기는 사이에 저절로 우리 악기와 가락에 친숙해지는 즐거운 놀이교육이 진행된다.
입소문으로 검증받은 ‘재미’ 보따리 공연 관람 후 육아 카페나 블로그, 공연 전문 포털 사이트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가족, 단체, 유치원 단체 관람 등 구전 관객으로 연결되는 것이 국악보따리의 특징이다. 국악보따리 공연이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포털 사이트에서 ‘국악보따리’를 검색해 보면 까다로운 엄마들의 칭찬이 자자한 공연후기를 발견할 수 있다.
보고, 듣고, 체험하는 ‘입체적인’ 공연 공연 전 악기 체험 부스에서 각종 악기를 만지며 배워볼 수 있으며, 창작 동요, 이야기극, 놀이를 차례로 즐기는 가운데 우리 악기와 선율 장단이 저절로 익혀지도록 유도한다.
‘마술보따리’를 통해 환상의 세계로 안내 국악보따리의 여러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매년 어린이들이 즐기는 음악을 새롭게 선보이고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 구성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마술보따리를 선보이며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마술을 통해 어린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권태현| 국립국악관현악단 기획단원
▣ 공연 일정 일시 : 4월 30일(토)~5월 8일(일) 평일-오전 11시, 주말/공휴일-오후 2시, 5시 (월요일 공연없음) 장소 : 국립극장 / 달오름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95년 창단되었으며, 현재 황병기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민족음악의 창출과 이를 통한 국악의 생활화와 세계화를 위한 작업 위주로 공연을 전개하여 왔다. 연중 3~4편의 정기연주회와 창극 및 무용반주, 그리고 지방 및 해외 순회공연과 특별 기획공연 등의 연주회를 열고 있다. 또한, 창단과 더불어 25현 가야금, 10현 대아쟁, 대금, 모듬북 등 국악계의 숙원 사업인 국악기 개량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범 연주회를 통해 그 활용 가능성을 평가받았다. 연주기법의 다양화와 창작품 개발, 장르, 국적,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진취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계속해오며 한국적 특징과 세계 보편성을 갖춘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며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어린이를 위한 ‘국악동요’ 장르를 개척하는 등 공연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