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마음건강 지원을 사후 상담·치료에서 예방과 조기 개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인에게 치유와 회복을 요구하기보다 교권 침해와 과도한 업무 등 심리적 어려움을 유발하는 교직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와 인천시정연구네트워크는 2일 시의회에서 ‘내실 있는 교원 마음 건강 지원 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교원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한은정 인천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교사의 우울 증상 경험률이 63.4%에 이르는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교원 마음건강 정책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수치는 전교조와 녹색병원이 2023년 전국 유·초·중·고 및 특수·상담·사서교사 3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사 직무 관련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다. 당시 조사에서 가벼운 우울 증상은 24.9%, 심한 우울 증상은 38.3%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교원들의 심리적 고통은 일반적인 스트레스가 아닌 교권 침해, 감정노동, 학부모 관계 등 교직 고유의 직무 환경에서 비롯된다”며 “사후 대응 위주의 지원 체계를 벗어나 예방과 조기 발견, 초기 개입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상담이나 치유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봉한 인천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파견교사는 “많은 교사가 치유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 자체를 생활 지도 능력 부족으로 자인하는 것처럼 받아들여 기피하고 있다”며 교원 마음건강을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직무 환경과 조직 문화, 제도적 지원과 결부된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과감하게 축소하는 한편 교원평가와 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거나 전면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다른 조사에서도 교원의 마음건강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예방적 접근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조사 대상과 측정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수치 자체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교직환경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미로 볼 필요가 있다.
정종혁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평가자가 지나친 ‘갑’의 위치에 서는 교원평가 제도의 문제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인천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교육에 대해서도 “잠재적 범죄자로 전제하는 듯한 표현 등으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정교하게 다듬어 교원과 학부모 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기존의 사후 치료 방식에서 벗어나 교직 특성을 반영한 조기 발견과 학교 조직문화 개선 등 구조적 예방책 마련 필요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