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서 ‘발칙하다’를 찾아봤다.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 최근에 발칙한 녀석을 본 적 있는가? 만약 있다면 당신은 글쟁이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글은 처음에는 발칙하기 때문이다. 초고는 철이 없다. 천지 분간도 못하고 이리저리 날뛴다. 고삐 풀린 망아지보다 더 사납다. 녀석을 달랠 방법은 딱 하나다. 바로 ‘퇴고’다. 이번엔 퇴고의 뜻을 찾아보자.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음. 당나라의 시인, 가도와 한유는 몰라도 된다. 밀 퇴(推)와 두드릴 고(敲)의 대결도 알 필요 없다. 그저 ‘다시 쓰기’가 중요하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그게 전통적 글쓰기든, 블로그 글쓰기든 간에 말이다. 이건 글쟁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가 있다. 그는 영화 쇼생크 탈출, 1408, 미스트의 원작자로도 유명하다. 킹은 글쓰기 책도 출간했다. 제목은 《유혹하는 글쓰기》다. 저자는 책에서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지어 “초고의 10%는 무조건 덜어내라”라고 조언했다. 2023년, 필자는 《선생님 블로그 해요?》를 출간했다. 그 책은 필자가 속한 교육청에서 내줬다. 덕분에 글쓰기 고수에게 첨삭을
2025-04-14 08:05따뜻한 봄기운이 꽃들을 깨우는 계절이다. 각급 학교는 현장체험학습을 가기 좋은 계절인데, 학교 현장에서는 취소되는 분위기다. 강원교육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현장체험학습 진행 건은 7085건인데 반해 올해는 26.7% 줄어든 4430건으로 예정됐다고 한다. 도교육청 앞장서 공제회와 결과 도출 강원 현장체험학습 인솔교사가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은 후 학교에서의 현장체험학습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교총은 학생 안전, 교사 보호를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 전까지는 교원 의사에 반하는 체험학습 중단과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강원교육청이 강원학교안전공제회와 협의를 통해 도내 교원이 과실치사나 과실치상으로 유죄를 받더라도 교원보호 공제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약관 개정은 학생과 교원의 교육활동 안전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약관 개정의 의의는 첫째, 보장 사유의 확대다. 과실치사나 과실치상으로 유죄(선고유예, 기소유예 등으로 범죄 혐의가 인정된 경우 포함)를 받더라도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유죄의 경우에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2025-04-11 11:18대전 초등학생 사망 사건 이후로 학교 내 CCTV 설치 의무화 관련 법안들이 계속 발의되고 있다. 현재 학교 CCTV 설치는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별도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설치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내 CCTV가 학교폭력 예방 등 학생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은 있지만,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치 강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교실 내 설치는 학생 및 교사 개인의 초상권, 사생활권 등 기본권 침해 우려가 매우 크다. 또 학교 구성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미 업무 피로도가 높은 교사에게 하루 종일 감시당한다는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해 교사의 직무 만족도와 열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교육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학생들에게도 행동 제약,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져 창의적 사고와 자유로운 의사 표현 등 학습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성을 키우고 인간관계를 배워가는 중요한 장소다. 학교 안에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하며 간혹 갈등 상황도 직면하나 화해와 존중의 과정을 거쳐 한층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사
2025-04-07 09:10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그에 따른 교과서 개발과 보급도 이뤄지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으로 2025년 도입을 못 박으면서 추진됐다. 교육 현장에서는 도입 시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점 중에서도 새롭게 교사를 괴롭게 하는 것은 바로 교과용 도서의 전자자료(PDF 파일 등) 제공 불가 방침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제공되던 전자자료가 교육외적으로 사용될 경우 저작권법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제공하지 못한다는 교육청의 해명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시·도교육청에서 개발한 213종의 교과서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다. 사기업 출판사에 개발한 교과서는 오히려 정상적으로 PDF나 PPT 파일과 같은 전자 저작물을 제공한다. 이 같은 상황이다 보니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학년 단위에서 학기 단위로 과목이 구성됨에 따라 수업 진도에 대한 부담도 가중됐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교육청의 교과서에 대한 전자자료 제공 불가 방침으로 인해 교사가 스마트 칠판은 버려두고 학생을 지명해서 하나씩 읽는 90년대 수업방식으로 회귀하거나, 교사가 교과서를 하나하나
2025-04-07 09:10교직에 몸담고 있으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왜 교원단체에 가입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수업 준비, 생활지도, 각종 행정 업무까지 쉴 틈 없는 일상에서 교원단체 가입은 종종 뒷순위로 밀리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 같은 시대일수록 되묻고 싶다. 우리 목소리는 어디에서 시작돼야 하며,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교사 목소리 모으는 교원단체 교사 한 사람의 외침은 작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교사의 목소리가 모이면 교육정책을 흔들고, 제도를 움직일 수 있다. 교원단체는 바로 그런 연대의 기반이다. 교사 권익을 지키고, 교육 본질을 바로 세우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교사가 교원단체를 ‘혜택을 주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각종 복지 혜택이나 연수 지원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제도와 법이 교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정책 제안, 법률 상담, 교원 연수, 사회적 발언까지, 교원단체는 교직 사회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움직임은 결국 ‘참여’에서 시작한다. 최근 교육 현장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 디지털 전환,
2025-04-07 09:10최근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정신건강 보호와 디지털 과몰입 방지를 위해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에 대해서 긍정적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 목적이나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것도 의미가 있다. 법안 통과 여부를 떠나 휴대전화 사용이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금지 공감대 형성 얼마 전 울산교육청은 학교 내 학생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울산지역 학부모·교사 10명 중 7명 이상은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학생은 10명 중 2~3명 만이 사용 금지에 동의했다. 또 휴대전화 수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교원 74.62%, 학부모 70.16%가 ‘수거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학생은 23.72%만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원들은 수거가 필요한 이유로 ‘수업 방해 예방’(39.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사이버폭력 예방’(27.9%), ‘쉬는 시간 개별 학습용
2025-04-07 09:10교사와 학부모의 소통과 신뢰는 왜 중요할까?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학생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사는 학생의 학교에서의 모습을, 학부모는 가정에서의 모습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학생은 어떤 공간에 어떤 사람과 함께하는가에 따라 다른 모습을 지니기도 한다. 이렇게 양방향 소통이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왜 학교와 가정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소통의 부재와 서로의 불신에서 오는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교사, 학생, 학부모의 원활한 소통을 원한다. 긍정소통의 도구 ‘고마워 알림장’ 교사와 학부모가 주기적으로 학습과 생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문제가 있을 때만 소통을 주고받으니 부정적인 문제에 집중하게 되고 서로 간에 불편한 마음이 쌓이게 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마워 알림장’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알림장은 주로 숙제나 행사 일정을 공지하는 역할이다. 고마워 알림장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고마움, 감사함의 일상을 공유한다. 이것을 통해 학부모가 궁금해하는 자녀의 학교 생
2025-03-31 09:15예측 불가능한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 발달, 글로벌화, 기후 위기까지. 아이들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경제교육은 단순히 돈을 잘 벌고, 쓰는 방법을 넘어 선택과 책임, 합리적 의사결정,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학생 미래 위해 반드시 필요해 경제교육은 잘 선택할 힘을 길러준다. ‘선택함’으로 얻는 이익과 ‘포기함’으로 잃는 기회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을 길러주며,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자신에게 적절한 질문을 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소비, 저축, 투자와 같은 경제활동에서의 의사결정은 그 결과가 금전적인 이득과 손실로 직결돼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연습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영국은 2014년부터 학교에
2025-03-31 09:10다중지능 이론(Multiple Intelligences Theory)에 따르면, 인간 지능은 언어 지능과 논리-수학 지능뿐만 아니라 신체-운동 지능, 공간 지능, 음악 지능, 대인 관계 지능, 개인 내적 지능, 자연 탐구 지능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초·중·고 학생들은 어떤 힘을 길러야 할까? 바로 ‘나를 제어하는 힘’을 강조하고 싶다. 스스로 표현하는 태도 부족 이 힘은 단순히 경쟁에서 승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며, 자기를 표현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때로 다소 어색한 상황에서도 함께 어울릴 줄 아는 힘이자, 부당한 요구에는 단호히 거절할 줄 아는 힘이다. 필자는 전북 전주에 거주하며, 경기도에 직장이 있다. SRT를 이용하는데, 통로 좌석에 앉아 있을 때 다른 승객이 안쪽 좌석으로 들어가려 하면 대개 조용히 앞에 서서 눈치만 본다. "실례합니다. 안쪽으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100번 이상의 탑승 경험 중 단 두어 번뿐이었다. 대부분 20~30대였다는 데 놀라움이 크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젊은 세대조차 ‘쭈뼛쭈뼛’하며 말을 건네지 못하는 모습은 교육자로서 많은…
2025-03-31 09:10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인 ‘1984’에 ‘빅 브라더(Big Brother)’란 말이 처음 등장한다. 빅 브라더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회 곳곳을 끊임없이 감시하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했다. 1949년에 집필한 소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어디를 가나 CCTV, 스마트폰, SNS 활동 등에 의해 감시당하거나 공개돼 곤란을 겪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범죄 예방이나 사건 해결의 긍정성도 있다. 하지만 학부모에 의한 교실 내 몰래 녹음 확산, 교실 내 CCTV 설치 법안 발의가 이어지는 등 학교 현장에서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안전 및 학내 사고 예방과 증거자료 등을 이유로 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총이 3월에 실시한 교원 6111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85.6%가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학생 및 교사의 초상권, 사생활권 등 기본권 침해, 오남용 가능성, 불신과 감시의 공간 장소 전락을 꼽았다. 몰래 듣기, 엿보기가 법으로 허용되고 학교에서 용인되는 현실을 상상해보라. 자기도 모르게 잠재적 범죄자나 문제행동자가 되고 초상권과 음성권, 식별정보와 민감정보 모두
2025-03-31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