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의 난맥상은 교육현장에 돌이 키기 어려운 혼란과 상처를 주고 있다. 교원정년단축 정책의 폐해 는 교원부족으로 수업이 어려운 결과를 가져오면서 교직에 큰 상 처를 남기고 있고, 교원성과급제는 실시가 되지 못하고, 촌지고발 센터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을 범법자로 인식케 하였고, 학부모·학 생의 교원평가제나 담임선택제 등 즉흥적 정책발언은 결국 무지와 몰이해의 소치로 끝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떨여지게 한 예들이다. 이는 교육의 본질과 이념에 대한 소양부족이나 교육 을 지나친 정치논리나 경제논리로 접근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의 봉사자이며 그 업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 다. 그래서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과 집행에 참여한 관련자들의 실 명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보존하는 정책실명제가 필요한 것이다. 교육행정에 있어서도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여 책임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실명제가 추진되 어야 한다. 한국교총이 최근 정부에 대해 교육정책실명제 실시를 요청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잘못된 정책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는 파행적 교육
2001-06-04 00:00정부의 교육개혁이 일면 필요성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교직사회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교육위기' `공교육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 교원을 주체로 함께 부둥켜안고 갔어야 할 교육개혁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일관한 나머지 교원들의 지지와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개혁피로 현상만을 가중시켰다. 그렇다면 정부정책에 대한 교단의 심리적 이반 현상은 어디에 기인하는가. 일차적으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에 있다. 교원 정년단축시 정부는 고령교사 1인을 퇴출시키고 신규교원 2.59명을 채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족한 교원을 채우려고 기간제 퇴직교사를 다시 끌어들였다. 금년에도 교육부는 5000명을 충원하겠다고 했지만 겨우 2116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교원의 자질문제를 거론하면서 고령교원의 무능함을 강조하고 `개혁의 대상'으로 퇴출시킴으로써 교직에 대한 자괴감을 증폭시킨 것도 큰 원인이다. 이 과정에서 교원정책은 교원 대상의 합리적 정책이어야 함에도 국민 대상의 정치적 행위로 변질돼 교단 위기를 자초했다. 수요자 중심교육의 지나친 강조는 교직을 탈전문직화하기도 했다. 교사는 더 이상 교육전문가가 아니라는 인상을 국민과 학생들에게 심어 줘 교권을 추락시키고 나아가…
2001-06-04 00:00교총이 내년 대선 등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정치활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은 교직단체의 정치활동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며 과민반응을 보였다. 하기야 교원들은 해방 후 지금까지 법 위반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신의 의사표시를 거의 하지 못했다. 교사들이 정치에 참여하면 교육현장이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고 학생들을 선동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그건 기우일 뿐이다. 무엇보다 요즘 학생들이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는 판이하다. 초등학생만 해도 교사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얘기를 하면 절대 지나치지 않고 반론을 펼친다. 하물며 중고생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교사도 학생들을 선동할 하등의 이유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하물며 교육기본법에 교원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선동'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교사들이 명백한 위법행위인줄 알면서 과연 법을 위반하겠는가. 교총에서 주장하는 정치활동은 교육에 관한 각 정당과 그 후보자들의 정강정책, 그리고 업적 등을 토대로 선거 기간 중에 지지·반대 의사를 표시하겠다는 것이다. 교사들도 사회 구성원이기 때문에 정치의 현장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반영시키려는
2001-06-04 00:00한 차례 수시 모집을 치르고 나니 문제점이 많이 눈에 띄었다. 우선 백 수 십 여 개의 대학마다 구비서류와 전형이 다르니 담임의 부담과 혼란이 너무 크다. 그럼에도 학생과 학부모는 모든 대학의 입시요강을 묻기 마련이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무능한 교사로 치부되기 쉽다. 추천서와 자기소개서까지 함께 작성하느라 밤을 지새는 일도 허다하다.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다. 이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는 객관성에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 부풀려지기 때문이다. 내신 부풀리기로 평균 점수가 90에서 99점에 이르는 과목이 드물지 않은 실정인데다 학생의 진학률을 높이고 학부모의 비난을 면하기 위해 추천서 내용도 한껏 부풀려진다. 공부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고 수업시간을 소홀히 해도 추천서를 잘 써주니 학생들의 학력은 저하되고 공교육이 무너진 것이다. 하지만 추천서를 잘 써달라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거절할 담임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심지어 학원의 유명 강사에게 추천서나 자기소개서를 부탁하면서 많게는 100만 원의 사례비를 준다니 공교육의 기강이 흔들려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대학이 입시요강을 어느 정도 통일하거나 간소화하
2001-06-04 00:00대학 입시제도에 실업계 특별전형이 생기면서 능력 있는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실업계 교육은 진학에 부적합한 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획일적으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에다 6개월 이상의 현장실습 등은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개년 과정에서 총 이수해야 할 수업시수가 216단위에서 5차 교육과정에서는 공통필수 이수 단위가 최고 102단위로 줄었고, 6차에서는 70단위로, 7차에서는 56단위로 크게 축소됐다. 여기에다 6차에서 공통필수였던 윤리과목을 공통과정에서 빼고, 국어와 체육 등 일부 과목의 단위 수를 줄이는 한편, 일반 선택으로 돼 있던 기술, 가정이 공통필수로 됐다. 이를 실업고에서는 `전문교과의 기초가 되는 과목을 선택 이수할 경우 공통 교과의 이수로 간주한다'는 편성의 융통성을 이용, 기술 가정 과목 대신 기초 전문교과를 편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교과만 늘어나게 돼 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전문교과의 편성비율을 높이는 것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전국의 실업고 583개교가 전문대와 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더 많은
2001-06-04 00:0025년 만에 용인 시골 학교에서 졸업시킨 제자 자근이에게 안부 전화가 왔다. 고생 끝에 어렵사리 의정부에서 카센터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자근이 생각만 하면 지금도 수학여행 때의 기막힌 사연이 떠오른다. 당시 시골학교 수학여행 하면 으레 서울로 갔지만, 내가 6학년을 맡고서는 경주나 부여로 가는 간 큰 모험을 했다. 경주 여관방에서 아이들을 배정하고 하루 지난 이튿날 이른 새벽, 자근이와 같은 방을 쓰던 한 녀석이 헐레벌떡 우리 방물을 두드렸다. "선생님! 자근이가 오줌이 안 나온대요" "뭐? 오줌이 왜 안 나와?" 황당한 이야기에 부랴부랴 화장실로 향했다. 자근이는 고추를 움켜잡고 아프다며 펄쩍펄쩍 뛰고 있었다. 이것저것 볼 것 없이 얼른 자근이의 팬티를 내렸다. 과연 고추가 터질 듯이 팽팽하게 부풀어 있었다. `이게 뭔 일이다냐…' 그런데 고추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상한 게 보였다. 아이고! "누가 고추를 실로 묶었어?" 그랬다. 고추는 굵은 무명실로 친친 감겨있었다. 오줌이 나와 탱탱 차 있으니 얼마나 아플 것인가. 재빠른 손놀림으로 자근이의 고추 앞에서 무명실을 풀었다. 그러자 오줌이 내 얼굴로 속사포처럼 쏟아졌다. 아닌 밤중에 웬 오줌벼락인가…. 틀
2001-06-04 00:00정책입안 단계부터 무려 6명의 장관을 거친 교직발전종합방안 이 마침내 발표되었다. 정부는 98년도에 교원정년 단축을 추진하 면서 다음해인 99년 4월에 시안의 발표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당 시 '이해찬 교육부장관 퇴진서명 운동'등 교직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99년 12월이 되어서야 겨우 시안을 발표하였고, 최종안 역시 그 때부터 1년 반이 경과한 금년 5월에야 확정된 셈이다. 이렇듯 시간적·재정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였지만, 교원의 반응 은 냉담하다 못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습이다. 시안의 발표와 함께 수 만권의 책자를 발간하여 학교로 배포하 고, 전국 순회공청회 여론조사 등 요란를 떨었지만, 아무런 납득 할 이유 없이 최종 결정은 계속 지연되었었다. 이번 최종안 발표 에 대해서도 70%이상의 교원이 불만족하고 있다는 교총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의 교원정책에 대한 사회 비판여론이 높아 지고 있다. 또 김대중대통령이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나 1일 교사 참석을 통하여 교원의 사기진작책을 강구토록 하겠다는 언 급이 있자, 교육부는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앞당겨 발표하 였다. 교육적인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듯한 정부의…
2001-05-28 00:00감사원은 5월 22일부터 7월 4일까지 40일 동안 교육분야에 대 한 특별 감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실시하는 특별감사 는 교육재정 운영과 교원의 근무여건 등을 포함해서 교육분야 전 반에 대한 총체적 문제 점검을 위한 감사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한 다. 이번 특감에는 교육부, 국립대, 교육청 및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2단계로 나누어 100여명의 감사 인력이 동원된다. 특감은 ▲국립대 및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조직 및 인력관리 실태 ▲국립대 기성회비와 초·중등교의 학교운영 지원비(육성회비) 집행 상황 ▲교육예산 편성 및 집행 실태 ▲연구용역 운영 및 관리 상황 ▲초·중등 교사 잡무실태 등이 주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교육분야 특감을 통해 설정한 목표가 달성되기를 기대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활동 및 교육행정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교육 및 교육행정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계량화 할 수 없는 측면 이 많을 뿐 아니라 회임 기간이 길기 때문에 성과나 산출을 성급 하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개선 지향적인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 감사활동이 부조 리나 비리를 파헤치고 잘못을 고쳐나가도록
2001-05-28 00:00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마련중인 교직발전종합방안이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2년 반 가까이 이런 저런 이유로 늦어지다가 다음달 초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원래 이 교직발전종합방안은 무리한 교원정년단축으로 인한 교원의 사기진작과 교단사회의 동요를 막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한 시안으로서 보수인상, 연구·복지시설 확충, 자율연수·휴직제 도입, 연구·연수활동 지원 등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이 교직발전종합방안은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알맹이가 없고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2005년까지 모두 7조 7189억원을 투입해 교원 보수를 인상하는 등 31개 추진과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교원보수 인상의 경우 1년에 몇%씩 올린다는 목표제시도 없이 그저 민간중견업체 수준으로 인상시키겠다고 하며, 교원 및 교원단체의 의견수렴은 커녕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없이 선전용으로 부풀려 `풍선교육정책'을 내 놓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들 추진과제들은 대부분이 매 과제 당 수십·수백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산 확보가 필요하며 교원 및 교원단체의 동의 내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는 매년 5500
2001-05-28 00:00나의 초임지는 완행버스가 터덜거리며 달릴 때면 수업시간에도 흙먼지가 날아드는 국도변에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문맹을 퇴치하는 교육의 장인 학교에 전기는 물론 전화 한 대도 없는 참으로 캄캄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내가 할 일은 오직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문명의 빛으로 인도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멀쩡한 두 눈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고 학년인 졸업반이 되도록 글을 전혀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또래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힘도 세 부족할 게 없던 그 아이는 뜻밖에도 완전 까막눈이었다. 그야말로 낫 놓고 기역자를 몰랐다. 나는 한 시가 급하다는 생각에 날마다 방과후에 아이를 남겼다. 그러고는 한글 기초과정부터 차근차근 지도했다. 아이가 열등감을 갖지 않도록 교실 주위에는 누구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단단히 일렀다. 열흘이 지났을까. 이제 웬만한 글자는 읽으리라고 믿은 나는 칠판에 `나' `어머니' 등 가장 기본적인 낱말들을 써 놓고 글자 하나를 짚으며 이렇게 물었다. "자, 이게 무슨 글자지?" "……" `이 정도는 읽겠지' 기대했던 예상은 빗나가고 아이는 처음부터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당황한 나머지 내가 짚고 있는 낱말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머리를 갸웃거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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