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뜻 깊은 제64주년 제헌절 기념식이 국회에서 열렸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 헌법의 제정을 온 국민이 경축하는 날인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돼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이번 제헌절은 서울 교육에 있어서도 의미를 갖는 날이었다. 지난 4월 17일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 매수혐의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2심에서 당선무효 형에 해당하는 징역1년을 선고받은 지 3개월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법을안 지켜서야 현행 공직선거법 제270조에는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곽 교육감 사건의 대법 판결은 7월 17일 이전에 이뤄져야 했으나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법원으로 법을 앞장서 지켜야 할 대법원이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물론 7월 10일에 사건을 심리할 4명의 대법관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대법관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연돼 어쩔 수 없이 대법판결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곽 교
2012-07-23 17:09최근 공적개발지원(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줄여서 ODA라는 용어를 언론매체에서 종종 만난다. 다름 아니라 해외원조를 뜻한다. OECD, UN 등 국제기구에서 사용하는 개발도상국 원조에 대한 공식적 표현이다.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쪽의 “불편한”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도 한때 불편한 마음으로 해외로부터 원조를 받았었다. 그러나 2010년 우리나라는 원조 받는 수원국에서 원조를 주는 공여국으로 전환했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 OECD 회원국 중 원조공여국으로만 구성된 개발협력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의 회원국이 됐기 때문이다. 내 코가 석자? 교육계 무관심 DAC회원국이 되면서 우리 정부도 본격적으로 ODA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원조를 받아 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루고 이제 세계 10위권 규모의 경제를 가진 국가가 된 경험을 아직도 온 나라가 총체적 빈곤의 나락에서 방황하는 전 세계 개도국들에게 전수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지식공유사업(Knowledge Sharing Program, KSP)이다. 우리의 성
2012-07-19 20:42필자는 얼마 전 문용린 교수가 행복교육에 관한 발표를 하는 자리에 지정토론을 맡아 참석했다. 발제요지는 행복은 능력이고 습관이므로 교육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학교생활에서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행복교과서’가 발간돼 일부 학교에서 행복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행복을 학교에서 교과목으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를 계기로 우리의 교육문제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 산업사회 교육프레임 탈피해야 첫째, 교육프레임의 문제다. 기존의 학교교육은 산업사회를 전제로 하는 공장형 대량생산구조다. 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중앙정부가 결정하고 전국의 학교에서 일사분란하게 실행하도록 돼 있다. 이런 풍토 속에서는 다양한 교육이 발붙이기 어렵다. 가치관은 획일화되고 모든 학교와 학생들이 한 줄 서기 경쟁구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1등을 하기 위한 무한 경쟁구조 속에서 학교의 다양성과 학생의 개별적이고 다원적인 행복은 고려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넘버원이 되기 위한 제로섬게임에 모든 교육적 가치는 함몰돼 버린다. 그렇게 교육당국은 획일적인 잣대에 의한 규제와 평가로 학교교육의 자율
2012-07-19 20:41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통일교육 시범학교로서상생과 공영의 통일시대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스스로 학습하는 체험형 통일교육을 전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필자는 마침 학교의 이런 통일교육 취지에 부합하는 게임 콘텐츠인 ‘나누별 이야기’가 개발돼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것을 알고 이를 활용해 보기로 했다. 비무장지대(DMZ)를 소재로 하는 기능성 게임인 ‘나누별 이야기’는 전쟁과 분단 상황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통일에 무관심한 요즘 학생들에게 한반도 현실을 인식하고 미래지향적인 통일의식을 심어주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나누별 이야기’ 게임을 활용해 도덕, 사회, 과학 그리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4학년 학생들에게 적용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분단과 통일 그리고 생태 환경이라는 주제를 12차시에 걸쳐 편성한 이 교육과정을 통해 게임의 순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나 파주에 위치한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DMZ를 게임 속에서 접하면서 통일의 관문인 우리 지역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말로만 듣던 전쟁과 DMZ 등을 게임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학습자 측면에서
2012-07-19 20:38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전문교과에 성취평가제가 적용됐다. 2017학년도부터는 고교 3년 동안 성취평가제로 받은 성적으로 취업도 하고 대학진학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중등교육에서는 점수 1, 2점차이로 달라지는 서열이 중요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친구를 이기기 위한 경쟁과 엄청난 학업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생 개인의 학업성취 정도를 평가하는 성취평가제가 도입됐다.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상대평가가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들을 고려해 성취평가제와 같은 절대평가를 지향하고 있다. 지금 학교현장에서는 새로운 평가제도인 성취평가제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많다. 교수·학습과 평가의 실질적인 지침이 될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을 포함해 성취평가제 적용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 예상되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생각해봤다. 첫째, 교과서 중심의 수업이 아니라 교육과정과 성취기준 중심의 수업을 디자인하게 진행하게 될 것이다. 즉 학생중심으로 학습내용을 재구성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과 교사 모두 배움에 즐겁게 참여하게 될 것이며, 학생들은 수업시간의 배움을 통해 다양하고 폭 넓은 사고,
2012-07-19 20:34올해 학교에 교무행정사 등의 행정보조원이 확대배치됐다. 본교에서도 교무보조로 일하던 요원이 행정보조로 자리바꿈을 하고, 교육청에 방과후학교 보조를 신청해 배정받았다. 이로 인해 교사들의 업무가 경감되는경우도 있지만 제도적 보완 없이 증원한 보조원의 업무처리를 몇몇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행정보조가 담당하는 업무가 다양하고 과중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워드작업, 에듀파인 관리, 저소득층지원업무, 전출입 학적관리, 학교 홍보 및 학생모집, 시간표 편성, 만족도 조사, 청소, 잡무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 현실을 토대로 현 행정보조제도에 대해 살펴보겠다. 학교 행정보조의 자격요건을 보면 ‘엑셀 및 한글 활용 가능한 자(자격증 소지자 우대)’라고 돼있다. 이렇듯 엑셀과 한글을 잘 다루면 행정보조로 쉽게 취직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 업무에 대한 연수를 받아본 적이 없는 이들은 주로 교사들이 회피하는 일을 다반사로 떠맡게 된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지원 업무나 방과후학교 보조업무 등은 노하우가 필요한 업무임에도 행정보조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사실 숙련가도 쉽지 않은 업무를 초보자에게 넘기기 때문에 행정보조는 업무과중으로 힘들어
2012-07-19 13:41필자는 얼마 전 문용린 교수가 행복교육에 관한 발표를 하는 자리에 지정토론을 맡아 참석했다. 발제요지는 행복은 능력이고 습관이므로 교육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학교생활에서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행복교과서’가 발간돼 일부 학교에서 행복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행복을 학교에서 교과목으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를 계기로 우리의 교육문제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 산업사회 교육프레임 탈피해야 첫째, 교육프레임의 문제다. 기존의 학교교육은 산업사회를 전제로 하는 공장형 대량생산구조다. 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중앙정부가 결정하고 전국의 학교에서 일사분란하게 실행하도록 돼 있다. 이런 풍토 속에서는 다양한 교육이 발붙이기 어렵다. 가치관은 획일화되고 모든 학교와 학생들이 한 줄 서기 경쟁구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1등을 하기 위한 무한 경쟁구조 속에서 학교의 다양성과 학생의 개별적이고 다원적인 행복은 고려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넘버원이 되기 위한 제로섬게임에 모든 교육적 가치는 함몰돼 버린다. 그렇게 교육당국은 획일적인 잣대에 의한 규제와 평가로 학교교육의 자율
2012-07-19 12:07여야는 9일, 국회를 열어 18개 상임위와 특별위 위원장단을 선출하고 상임위 구성을 완료했다. 19대 국회 임기 시작 한 달이 지나 열리는 지각국회를 보는 국민과 교육계의 시각은 매우 차갑다. 여야 정치권은 이런 민심을 의식하고 지난 18대 국회에서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을 일소해야 한다. 여야가 공히 국민에게 약속한 상생국회, 일하는 국회를 스스로 만들고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19대 국회에 있다. 포퓰리즘 교육정책 남발 말아야 특히 4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과학 관련 법안과 예산심의를 다룰 국회 교과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교과위는 대한민국 국회가 ‘교육국회’가 될 수 있도록 교육소관 상임위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교육국회’의 의미는 다양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최루탄 투척,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 등장 등 국회폭력을 바라본 학생 앞에서 어떻게 교원들이 민주주의의 원리인 대화와 타협, 다수결의 원칙을 교육할 수 있겠는가? 1985년 ‘사회는 교실이다’라는 교육주간 주제처럼, 학생 교육은 단지 교실과 교과서 내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인터넷, SNS, 스마트폰, 언론매체 등
2012-07-13 13:38한국교육은 점점 더 국제사회, 특히 글로벌 빈곤퇴치에 전념하는 국제기구들의 비상한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규모 1조불을 달성했다. 올해도 개인소득 2만 불에 인구 5천만이 넘는 20-50 클럽의 7번째 국가가 됐다. 교육이 없었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쾌거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국제경쟁력이 있는 양질의 공교육을 했기 때문이다. 온갖 어려움에도 우리 교육의 질을 지킨 이가 바로 우리 교사들이다. 한국교육을 찬양하는 오바마 대통령도 그래서 한국 교사를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s)”로 칭송했다. 빈곤퇴치 주역은 현장 교사 최근 “어느 나라든 한국처럼 성공할 수 있고 성장이 불가능한 국가는 없다”는 신념으로 글로벌 빈곤퇴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세계 지도자가 있다. 12대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한 김용 총재다. 김 총재는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내가 뼛속 깊이 새긴 경험”이라고 했다. 유엔 수장으로 연임에 성공한 반 기문 총장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두 인물은 무엇을 경험했나? 극심한 가난을 극복한 경험이다. 세계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
2012-07-12 19:41법제처 산하단체인 법령정보관리원은 학교폭력에 의한 희생자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보고 학교폭력의 예방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치유 등 광범위한 정보를 담는 데이터베이스형 포털인 스쿨로(schoolaw.lawinfo.or.kr)를 개설했다. 초등학생용, 중·고등학생용, 학부모용 그리고 전문가용으로 구분해 법령과 판례, 관련 정책 등을 소개하면서 쌍방향 소통을 통해 학교폭력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을 시도하려는 것이 그 취지다. 법령정보관리원은 스쿨로를 기획할 때 구체적으로 다음 여섯 가지를 고려했다. 소리 없는 SOS 외면 말아야 첫째, ‘소리 없는 SOS’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에게 알려도 무심하게 넘어갈 때 커다란 비극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큰 아이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말 못할 고통을 받을 때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분명 부모에게 사인을 보냈을 텐데 나랏일을 한답시고 무심히 넘어간 것이리라. 아이들과의 소통이 학교폭력 해결의 시작이다. 둘째는 ‘같이 사는 세상’이다. 신문에 보도된 가해학생들의 못된 짓을 보면 그 아이들을 포기하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그런 아이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고, 국가의 미래를
2012-07-12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