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 인류는 흙으로 빚은 판이나 무두질해서 만든 값비싼 양피지에 기록을 했다. 이때는 지식을 소유하는 것이 곧 부의 상징이었다. 곧이어 이집트에는 파피루스가 중국에서는 채륜을 통해 종이가 등장했고 혁신적인 매체의 전환이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책은 비쌌다. 일일이 공수를 들여 글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목판 인쇄술이 나오면서 조금 완화됐지만 목재의 특성상 틀어짐도 많고 내용 정정을 위해 전체 판을 바꿔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긴 학습시간, 짧은 수업 준비 종이의 발명 이후 매체의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난 것은 바로 금속활자가 발명되면서부터다. 구텐베르크의 성경이 아닌 직지(直指). 최초의 금속활자는 우리나라에서 시작 되었다. 금속활자의 등장은 부유함의 상징인 책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식자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매체 역사의 한 흐름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가 그 역사의 흐름에 이어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매체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1세기의 한 교실로 함께 가보자. 학생들은 종이 교과서 대신 ‘e-교과서’의 ‘내 서재’에 담겨져 있는 교과서 버튼을 클릭한다. 수업시간마다 의례 반복되던 “이번시간 몇 페이
2013-05-30 21:032012년 1월 17일 개정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학교와 교원은 가정폭력을 알게 된 경우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할 또 하나의 생소한 의무를 짊어지게 됐다. 이에 다음 사례를 통해 가정폭력에 학교가 효율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 농촌지역인 A중 영민이는 이혼한 어머니, 외조모, 외조부와 사는 아이인데, 외조부가 각목으로 때리는 일이 잦고, 어머니와 외조모도 상습적으로 때려서 아이가 이를 피해 외박을 하기도 하고, 이모 집, 이혼한 아버지 집 등을 전전하는 상황이었다. 상담과정에서 가정폭력 사실을 발견한 학교는 원칙대로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해당 지역 경찰관에게서는 ‘가정문제니까 가정에서 해결하라’는 구시대적 답변이 돌아왔다. 게다가 외조부모는 번갈아가며 담당 교사들에게는 물론, 교감·교장에게까지 거칠게 항의했고, 교사들은 ‘멘붕’ 상태에 빠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B중 민준이도 상담 중 가정폭력 사실을 털어놨다. 터울이 많은 형이 한발을 든 채로 엎드려뻗쳐를 30분씩 시키고, 테니스 라켓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민준이를 구타하고 얼차려를 줘 집에 가는 것이 싫고, 집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하는 주말이 괴
2013-05-30 21:0223일 전북교육청이 “교원능력개발평가 추진계획을 취소하고 교원능력평가 추진계획에 대한 직무이행명령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교육수준을 전국적으로 향상시킬 책무가 있는 교육부의 교원능력개발평가 사무는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실시가 필요한 업무로 그 경비와 책임 역시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인정된다”며 “이런 내용 및 성격 등을 비춰보면 이 업무는 국가사무로 각 시·도교육감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북교육청은 교장·교감 등을 평가대상에서 제외하고, 또 교육부가 계량적 평가와 서술식 평가방식을 병행토록 했는데도 각 학교가 평가방법을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평가결과가 나쁜 교사들에게 장단기 직무연수를 실시해야 함에도 연수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자체평가 계획에 따라 시행해 왔다. 독자적 방식을 고집하며 사실상 교원평가제 무력화를 시도해온 전북교육청에 중앙정부의 위임사무에 대한 권한과 책무를 분명한 것이다. 사실 이런 갈등은 교원평가제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평가를 통한 자극이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독려하고…
2013-05-30 21:01요즘 초·중등 진로교육에서는 직업을 직접 보고, 듣고, 실제 체험하게 하는 진로체험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체험’과 ‘실천’을 위한 진로체험은 학교라는 공간 내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양한 진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학교와 지역사회의 밀접한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 여러 단체, 기관, 대학, 연구소, 기업 더 나아가 다양한 직업인의 교육기부, 재능기부를 통한 인적·물적 진로교육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기부기관 인증마크 등 인센티브 활용 이런 진로교육의 흐름에 발맞춰 경남도교육청에서는 교육기부 운영지원센터 ‘E-나누미’를 운영하고 있다. E-나누미는 기업, 연구소 등의 교육기부를 통해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장의 첨단 장비나 시설 등을 초·중등 학생들에게 교육의 장으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E-나누미를 통한 개인 재능기부도 가능하다. 교육기부 참여기관에 대해서는 교육기부 사실을 공표해주는 ‘DE마크’ 부여 등 인센티브를 줘 지속적인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이 매칭 시스템을 통해 2011년에는 16개 대학에서 93개 진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고, 2012년에는 참여기관이 408개로 늘어 8만
2013-05-30 20:54교육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정치인까지 나서 왕따, 학교폭력으로 물든 학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정작 학교, 가정, 사회가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적다. 박근혜 대통령도 창의·인성교육 강화를 내세웠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정책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실종된 인성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난제(難題)를 두고 교육부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이 공동으로 실시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 심사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은 올해 처음 실시한 것으로 개인, 학교,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총 152편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23편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된 프로그램들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효과성과 확산가능성을 인정받음으로써 향후 3년간 예산 지원과 함께 인성교육의 전도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폭력예방 분야에서 법무부와 이화여대․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함께 준비한 ‘행복나무 프로그램’은 교실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학생들이 방관자가 아닌 중재자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역할놀이 형태로 구성된
2013-05-28 13:53공교육에서 이뤄지는 학생평가와 입시에서 ‘공정’은 생명과도 같다. 한국교총 등 교육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제정한 교직윤리헌장에 “학생의 성적평가를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며, 각종 기록물을 정확하게 작성·관리한다”고 명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서울 영훈국제중의 무더기 성적 조작은 나열하기조차 민망하다. 신입생 선발 시 지원자의 인적사항이나 수험번호를 가리고 성적을 채점하는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않음은 물론 무려 50건의 비리 건수와 내용이 감사결과 밝혀졌다. 영훈국제중은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고 외국 유학 없이도 국내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찬반 논란 끝에 2009년 설립됐다. 연간 천만 원에 달하는 비싼 학비, 특목고와 일류대로 진학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 때문에 일각의 비판대상이 돼왔기에 더욱 국제중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학생선발과 운영이 요구됐음에도 이번 비리로 할 말이 없게 됐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듯이 이번 성적 조작 사건은 철저한 수사를 해 드러난 비리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 국제중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취지를 구현할 수 있고 많은 국민의 상실
2013-05-28 13:52박근혜정부는 대학입학 전형유형과 전형자료를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학입시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입시 간소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현재 대학들은 모집단위, 모집 시기, 전형대상, 전형요소별 전형자료와 반영비율, 입학사정관 유무 등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합해 전형유형을 결정한다. 이들 유형은 ‘미래인재 전형’, ‘글로벌 인재 전형’, ‘사회공헌자 전형’,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차세대선도인재 전형’, ‘학생부우수자 전형’, ‘지역할당제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기준 없이 이름만 다양한 전형 축소 문제는 대학들이 대입 전형유형을 분류하고 이름붙일 때 특정 기준을 일관되게 사용하지 않아 수험생과 학부모들, 그리고 심지어 고교교사들까지도 전형유형을 이해하는 데 혼란과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부모의 정보력의 차이가 자녀의 대학진학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학입시를 간소화하겠다는 것의 첫 번째 의미는 이렇게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전형명칭과 유형을 단순화하고, 그 명칭을 ‘학생부 전형’, ‘수능 전형’ 등과 같이 주된 전형요소로써 표현한다
2013-05-28 13:50평등권은 국민의 기본권보장에 관한 헌법의 최고원리로서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하고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이며 국민의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우리 헌법 제11조에서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고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차별이 존재한다고 하여 곧바로 평등권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평등권 침해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을 의미한다. 자격·임용시기 교수 못지않아 평등원칙 위반의 심사는 완화된 심사척도를 사용하는 경우와 엄격한 심사척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완화된 심사척도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지에 따라 판단하며, 엄격한 심사척도는 차별취급의 목적과 수단 간의 엄격한 비례관계가 성립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종래 기준이 명확하지 않는 상태에서 완화된 심사척도를 사용하기도 하고, 엄격한 심사척도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성별이나 종교, 사회적 신분과 같이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기본권 제한인 경우에는 엄격한 심사척도를 사용한다. 우리 초·중등교원의 정년은 62세고 대학 교원은 65세다. 본래부터 정년을 차등해 규정한 것은 아
2013-05-28 13:49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해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영업사원의 막말이 문제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지나친 성과를 강요한 회사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성과강조가 아닌 강요가 빗어낸 문제라는 것이다. 경쟁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고 적당한 경쟁을 통해 성과를 높이는 것은 사회 전체의 발전을 가져오는 기폭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을 통한 성과 제일주의는 당초 기대했던 효과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남양유업 사태가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수면 아래로 잠시 내려간 듯 보이는 성과위주의 경쟁이 학교 내에서도 존재한다. 바로 교원성과급제다. 성과급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성과급제가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도리어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실시로 교원들의 변화를 가져온 부분이 더 많다고 본다. 경쟁을 통해 성과를 높인다는 기본취지에는 공감을 한다.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경쟁을 위한 풍토가 조성돼야 함에도 인위적인 경쟁과 성과강조로 불신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돈’이라는 가장 자극적인 수단이 개입하고 있어 부작용이 교육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13-05-28 13:48현행 국가공무원법, 사립학교법, 교원노조법 등은 교원의 정당 가입과 지지 등 정치활동 일체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교육법학회,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외국어대법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법치주의와 교원의 정치활동의 제한’ 학술대회에서 법전문가들은 교원의 정치에 대한 시민권적인 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는 학교와 교실 내 정치적·이념적 수업은 배제한 단계적인 정치참여를 제안했다. 사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경우 대체로 교원의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며, 교원의 정치참여 활동은 이미 허용된 지 오래다. 특히 독일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에 대해 특별한 제한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정당가입이 허용되며, 정치적 의사표시도 제한받지 않는다. 심지어 공직을 보유한 채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교육전문가 집단인 현장교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권과 일부 비전문가인 중앙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각종 전시성 교육정책의 남발과 일방적 정책시행과정에서 나타난 교육적 갈등과 문제로 인하여 교육의 정체성이 상실됐다. 심지어 교육정책 성공의 지름길이
2013-05-28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