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원에서 mp3에 연결된 이어폰을 배에 감고 있는 임산부를 봤다. 태아에게 직접 음악을 들려준다는 Belly 폰이었다. 배에 이어폰을 붙인 임산부를 보니 딸을 얼마 전에 결혼시킨 애비로서 태교가 마치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대부분의 육아 책들은 배 속의 태아를 가르치는 ‘학습태교’를 말한다. 책은 ‘아이의 99%가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며 교육열에서는 세계 1위인 한국 예비엄마들을 충동질한다. 부모 욕심일 뿐 효과는 없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강한 아기만을 원하고 빌던 예비엄마들이 ‘우리아이가 똑똑해야 할텐데’하며 단단한 각오로 ‘영어, 수학, 음악, 동화, 호흡, 두뇌자극’ 등의 학습태교에 관심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임산부들의 욕심일 뿐 학습태교는 효과가 없다고 한다. 엄마가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 좋은 환경을 주는 게 태교고 태아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전통적 태교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기에 한 명 또는 두 명의 자녀만 갖는 예비엄마들만 나무랄 순 없다. 그러나 태중의 아이부터 교육전쟁인 사교육시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초·중·고생 중 73%가 사교육을 받
2013-07-11 10:42얼마 전 교과연수에서 한 교사가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시대적 배경을 참고해 논술하라”는 문제를 출제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당시 의사는 잘 사는 계층이었을 텐데 왜 독립운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역사의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의사(義士)의 뜻도 모르고, 병원의 의사(醫師)로 판단한 것이다. 정말로 역사의식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최근 한 방송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한국사 강의를 방영한 것도 눈에 띄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충분히 지도하지 못하는 것을 젊은 학생들이 주로 시청하는 오락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씁쓸한 우리 학교의 현실이 있다. 집중이수제가 실시되면서 한국사는 1년 만에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능시험에서도 한국사가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어서 한국사의 존재가치가 퇴색되고 있다. 우리의 교육현실에 비춰 볼 때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이 바닥 수준인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계 여러 국가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교육시키고 있다. 그런
2013-07-11 10:38평소 휴대폰을 잘 제출하지 않는 3명의 아이에게 경각심을 불러주기 위해 반성문을 써오게 했다. 그리고 며칠 간 말미를 주고 진심이 우러나올 수 있을 정도의 반성문을 작성해 올 것을 주문했다. 반성문 내용에 따라 휴대폰 미제출에 대한 벌점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만에 하나, 기간 내 써 오지 않을 시 교칙에 의거 벌점을 부여할 것이며 누적 벌점으로 학교 봉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필자의 말에 아이들은 자신감이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며칠 뒤, 학교 봉사가 신경 쓰였던지 아이들은 종이 한 장을 가득 채운 반성문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그 중 한 녀석이 반성문 쓰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다음에는 다른 벌을 줄 수 없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반성문 대신 다른 벌을 주면 안 되나요?” “요 녀석, 아직 반성을 못했구나. 반성문 한 장 더 쓰고 싶어?” 내 말에 녀석은 손사래를 치며 조금 전 자신이 내뱉은 말에 사과했다. “아, 아닙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 녀석이 힘들게 썼다는 반성문을 읽어보려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녀석이 쓴 글씨가 너무 엉망이어서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나머지…
2013-07-11 10:36한국교총이 박근혜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교육부에 단체 교섭·협의를 요청했다. 전교조도 교육부에 교섭을 요구하고 본 교섭에 들어가기 전 예비과정인 사전협의가 시작됐다. 교총의 교섭요구 사항은 이미 언론을 통해 누차 공개된 바 있다. 지난달 20일에 제35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안양옥 회장의 취임사에서도 교육본질 회복과 교원이 교육개혁 주체로 나서기 위해 필요한 정책 개선과 제도 마련을 위한 역점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사전협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교섭 요구과제는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협의는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 교육여건 개선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처우 개선을 위해 199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년 진행됐다. 총 6장, 57개조, 108항목으로 이뤄진 올해 교총의 교섭․협의 과제 요구서는 ‘교육 및 교원 근무여건 개선’, ‘교원 전문성 신장’, ‘교원처우 개선 및 복지증진’, ‘교권 신장 및 교육권 보호’ 등 공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교육 및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 부문에서는 교원 잡무 경감, 교원 정원 확충,
2013-07-06 16:41요즘 학교가 더위와 전쟁하고 있다. 아침부터 교실에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모두들 아우성이다. 고학년 아이들은 덩치가 커서 덥고, 위층 교실은 단열이 안 돼 덥고, 뒷면 교실은 환기가 안 돼 덥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교실이 아침부터 찜통인 것이다. 아무리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아도 무더운 날씨엔 소용이 없다. 학교 교실은 더위와 전쟁 중 에어컨을 통제하는 행정실은 행정실 나름대로 불만이 가득하다. 고가의 전기료 때문에 학년별로 에어컨 사용 시간을 순환해 틀어주는 방법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불만과 불평을 냉방기를 직접 틀어주는 담임교사에게 표시하고, 교사는 이를 통제하는 행정실로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전체가 더위에 묻혀 찜통과 불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하루 종일 더위와의 전쟁으로 시달리고 있다. 물론 전력난에 비상이 켜진 상태에서 정부가 취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 정책의 취지도 십분 이해하지만 학교는 어린 학생들이 교육받는 곳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학교도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하절기 에너지절약 교육’이라는 이름의 교육만으로는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다. 학교예산이라도 듬뿍 줘야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현재로선 그것도 기대가…
2013-07-06 16:39어느 날 갑자기 생산 공장의 기계가 멈춰 섰다. 공장 내의 기술인을 총동원했으나 기계를 고칠 수 없었다. 공장은 가동이 중단됐고 생산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경영진은 장인급 기술자를 모셔왔다. 기술자는 고장 난 기계를 몇 바퀴 돌아보더니 몇 군데에 표시를 하고는 표시된 부분에 가서 망치로 세 번 내려쳤다. 그랬더니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장에서는 수선비용을 물어봤고 기술자는 10만원이라고 했다. 경영진은 망치 세 번 내려치고 10만원은 너무 비싼 값 아니냐면서 구체적 수선비 견적서를 요구했다. 기술자는 고장 난 곳을 찾아내는데 9만7000원, 망치로 세 번 치는데 3000원이라는 견적서를 작성해 수리비를 받아갔다. 인지도 높은 정치인 교육감 원치 않아 고장 난 부분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기계를 수리한 이 기술자가 그 분야의 전문직이다. 교육기관에도 전문가가 필요하다. 특히 시·도 교육의 수장으로 학생교육을 책임진 교육감의 경우 더욱 더 교육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내년 6월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 경력이 없는, 즉 교육을 잘 알지 못하는 정치교육감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0년 정치권이 국민과 교육계의 의견을 외면한 채 2014년 교육감 선거부
2013-07-06 16:38교육부가 지난달 24일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수업시수도 확대하고 현재 초등체육전담교사도 2017년까지 모든 초등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학교체육 강화 방안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는 사정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교육 당국은 2016년부터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력 테스트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은 체력 수준에 따라 금장과 은장 등의 등급을 받을 예정이다. 사실 학교체육 활성화는 그동안도 계속 시도돼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성장기 에너지 발산을 위해 중학생 단축마라톤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한 언론사와 학생체육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고 캠페인 전개, 우수 실천사례 발굴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들이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각 시·도교육청마다 특색 있는 각각의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한 가지 예로 학생들이 산, 들, 바다 등 자연을 접하며 호연지기와 체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면 좋겠다. 올레길, 둘레길, 치유의 길 등 지자체에서 자연을 벗하고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을 열어
2013-07-06 16:32엊그제 입학식을 치른 것 같은데 벌써 한 학기를 마치고 있는 1학년 수업시간에 고교진학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하니 딱 한 명이 손을 든다. 손을 든 학생은 특성화고의 자동차관련학과를 가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인 학교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자동차 레이스에서 재빠르게 차량을 수리하는 멋진 정비사가 되는 것이 그 학생의 꿈이었다. 순간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병설고등학교에서 사라져가는 자동차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학과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집 가까운 거리에서 통학을 하며 자신의 뜻을 가꿔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젠 관련학과가 있는 외지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종합고등학교는 대학을 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보통과와 취업을 전제로 학업을 수행하는 실업과가 합쳐서 존재하는 학교, 즉 일반고와 특성화고가 합쳐진 고등학교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에 종합고가 생기게 된 배경에는 한국전쟁 후 미국 교육사절단의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산업인력을 키우기 위한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학교 설립을 권장했으나, 별도의 실업계학교를 설립하기가 어려워 기존 일반계고교에 직업 실업반을 설치 운영한 것이 그 시작이었
2013-07-06 16:30어려서부터 숟가락을 마이크처럼 들고 중얼거리면서 방송기자 흉내를 내곤하던 딸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대학에 가서 언론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3학년이 되고 본격적으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메인이벤트의 종이 울렸다. “학생부는 바꿀 수 없는 내 딸의 역사교과서니 그렇다 치고,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는 그동안 꾸준히 자신이 준비해왔으니, 이제는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생각 한 줄기. “교사추천서는 제3자가 내 딸을 본 시각에서 쓰는 글 아닌가? 자신의 자유의지가 아닌.” 머릿속에서 천둥소리가 났다. 어느 선생님이 어떻게 써주셔야 좋은 것일까? ‘어떻게’는 어쩔 수 없더라도, ‘어느’ 선생님께 부탁드려야 할지는 선택할 수 있는 것. 딸과 함께 선생님 한 분씩 짚어보던 시절을 되돌아본다. 첫째, 교장선생님 혹은 교감선생님.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리처드 바크의 소설에 나온 구절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제일 높은 선생님이 평가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교사추천서는 학생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관찰한 교사의 기록이다. 교장선생님은 추천의지는 충만하지만, 제일 잘 알 수는 없지 않은가. ‘높이 날면 멀리 보인다. 그러나
2013-07-06 16:28‘혁신학교’는 교육감 직선제의 산물이다. 2009년 4월 경기도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이 그 아버지다. 이후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교조 등 ‘진보·좌파’ 세력이 지지하는 교육감 후보들은 모두 혁신학교를 공통공약으로 내걸었고, 6명이 당선됐다. 2009년 9월 경기도에서 13개교로 시작된 혁신학교는 6개 시‧도에서 매 학기마다 추가 지정을 거듭한 끝에 2013년 3월 현재 456개교로 확대됐다. 금년 9월과 내년 3월에 추가 지정이 완료되면, 친전교조 교육감 관할의 전체 학교 중 20% 전후가 혁신학교로 지정될 전망이다. 적어도 지금 ‘혁신학교’는 특정한 지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들이 행하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교육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앞으로 그 길을 확대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나아가 혁신학교의 교육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부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혁신학교’에 강제로 배정돼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혁신학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과 철학에 입각해 운영하는 학교에 대해
2013-07-01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