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의회는 ‘서울특별시혁신학교 조례안’과 ‘서울특별시혁신학교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한국교총을 비롯해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등 20개 교육관련 단체가 서울혁신학교 조례 제정 반대와 폐기 촉구를 하고 나섰고 다행히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지만 이런 조례 남발은 여전히 교육계는 물론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불과 1년여 전 ‘학생인권조례’ ‘교권조례’ ‘학생인권옹호관조례’ 등이 남발돼 교육계가 온통 혼란과 갈등의 도가니에서 아직도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과연 상위법과 충돌도 불사하는 안하무인격 조례만능주의 지방시대다. 교육 없는 정치 위한 조례 남발 이는 비단 서울시의 지역적 문제만이 아니다. 근래 전북도교육청과 전북도의회 민주통합당이 합심해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다행히 이승우 회장을 필두로 한 전북교총도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학생인권조례안을 즉각 폐기하도록 촉구했고, ‘전북학생인권조례제정 저지 범도민연대’가 교육감 선거 공신 일자리 만들기라며 반대하는 등 찬반 논란 끝에 2년 만에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양의 대가리를 간판에 걸고 개
2013-03-08 10:03“임금님께서 생일잔치에 입으실 멋진 옷을 만들어라! 팔 3뼘, 다리 4뼘, 발 1뼘…” 올 3월부터 새로 도입된 초등 1·2학년 수학과 교과서 ‘길이 재기’ 단원은 임금님의 생일에 맞춰 옷을 만드는 내용의 우화로 시작한다. 초등 1, 2학년, 중학 1학년 수학 교과가 ‘스토리텔링’ 교재로 편찬된 것이다. 새 교과서는 문제 나열 중심의 수학에서 탈피해 ‘생각 열기, 활동, 약속하기, 마무리, 알아봅시다, 체험마당, 놀이마당, 이야기 마당’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하여 스토리텔링을 전개하고 있다. 또 실생활과 관련된 통합적 문제로 수학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스토리를 통해 마음을 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수학’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교과서가 전면 확대 적용되면 연산 중심이 아닌 문제해결 과정과 의사소통과 공감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수학교육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런 공감과 소통의 교육은 다른 교과교육과 인성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통한 소통과 공감의 핵심적 기술이며 꿈과 감동을 심어주는 교수 기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스토리텔링 교육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
2013-03-08 10:02교직에 첫발을 디디는 선생님들이 있다. 꿈을 간직하고 노력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이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소망하던 교직에 들어서 기쁨에 차기도 하지만, 새내기 교사로서 학생을 교육하는데 주의할 것도 많다. 교직은 단순한 직업이기 전에 후세 교육을 담당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에게 일반 직장인과 다른 사회적 책임과 기타 문화적 관습까지 요구하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으로서의 생활보다는 공직자로서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교사는 전문직이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에 필요한 전공 지식이나 기능적으로 숙달된 상태를 말한다. 가르치는 일은 단순한 고착화된 지식을 전수(傳授)하는 일이 아니다. 교사에게는 교육목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도 요구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생들을 끊임없이 살펴봐야 한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또래끼리 생활한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기도 하지만, 갈등을 빚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어른들은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선생님이 늘 학생에게 관심
2013-03-08 10:01우려가 현실이 될 때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 그간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감직선제의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치권은 이를 외면해왔다. 결국 최근 8명에 달하는 교육감의 측근 특혜·보은인사 논란과 충남교육청 전문직 인사비리로 교육감직선제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주민대표성과 민주성을 담보하고 깨끗한 교육수장을 뽑아 교육 자치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도입된 교육감직선제는 정작 시행이 된 후에는 그 기대를 공염불로 만들었다. 벌써 나타난 문제점만 한둘이 아니다. 선거과정이 교육전문성 대결보다는 여야 정치권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고 선거비용 과다로 역량 있는 교육전문가의 출마가 제약받고 있다.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예비 등록했던 전직 교장과 장학관은 “직선제는 선거운동 관계자들의 돈이 연결돼야만 움직일 수 있는 정치선거와 다를 바 없는 현실에 처해 있고, 순수한 교육자들이 교육철학과 신념, 양심만을 갖고 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퇴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또, 정치선거와 함께 치르다보니 국민이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 검증 장치가 미흡해 이른 바 로또 선거, 깜깜이 선거가
2013-02-28 13:56중학교 학교운영비 징수근거 규정이 초·중학교 의무교육을 명시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후 그동안 지급됐던 교원연구비가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삭감돼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운영비 징수근거와 교원연구비 지급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징수근거가 위헌이기 때문에 교원연구비 지급 역시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일방적인 확대해석이다. 복지확대를 위해 추가로 세금을 걷는 것이 위헌 판정을 받으면 해당세금으로 운영됐던 복지도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복지혜택을 받던 다수가 절망에 빠지는 것은 물론 복지정책 자체가 존·폐위기에 처할 것이 명확하다. 가뜩이나 새 학기가 시작 되면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학생들을 맞아야 하는 교원들의 처진 어깨를 부추겨 줘야 할 당국의 처사에 우려가 앞선다. 몇 푼 안 되는 수당마저 삭감하고 그것이 보수 삭감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팔짱만 낀 채 바라보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당국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위헌결정이 내려진지 6개월이 지났지만 관련 규정 개정을 위한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해결을 위한 노력 없이 불확실한 논리로 일관하고
2013-02-27 21:28학교 교육의 핵심은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은 학교의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체 교육계획이며 모든 교육활동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변천 역사를 살펴보면 대체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개정되는 경향을 보였다. 정권 교체 시기와 교육과정 개정 시기가 거의 들어맞을 정도로 10년, 7년, 5년 주기로 개정돼 온 것이다. 수시개정 체제의 취지 살려야 이런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체제에 따른 교육과정 개정 시스템은 체계적이고 질 높은 교육과정 설계와 질 관리,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집중적 참여 등의 장점도 있었지만, 교육과정의 실행 주체인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고 교육과정 적용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물론 제6차 교육과정 이후 교육과정의 지역화 또는 단위학교 수준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강조해 왔고,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 자율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교육과정과 학교 현장에서의 실천 간의 간극을 해소하는 데는 적지 않은 노력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설계를 잘 했다고 하더라도 설계도대로 시공하지 않으면 좋은 건물이 지어질 수 없듯이 교육과정이 제 아무리 좋
2013-02-27 21:27대학재정은 대학발전의 핵심 관건이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이 대학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 분야 예산 중 고등교육 예산 비중은 2008년 12%(4.4조원)에서 2013년 14.7%(7.2조원)로 증가했다. 2008년 35.9조원이던 교육예산은 2013년 49조원으로 36.5% 증가한 데 비해, 고등교육예산은 63.6% 증가한 것이다. 2013년에는 1조250억원의 국가장학금 증액으로 고등교육 예산 비중은 더욱 늘어났다. 민간의존 심각한 고등교육재정 하지만, 개별대학의 예산은 초라하다. 4년제 대학과 산업대학, 전문대학 등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 전체의 재정규모는 2005년 20조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고등교육기관 당 평균 5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대학재정의 민간의존적 구조에 근본 원인이 있다. 고등교육재정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전체 대학재정의 20.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 78.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OECD 국가들은 대학재정의 21.9%만을 민간이 부담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77.4%를 민간이 부담한다. GDP 대비 고등교육 투자 비율은 2.4%로 OECD 평균…
2013-02-27 21:26모든 일상은 교육과 관련 있다. 물론 새 정부의 첫 국정과제는 경제다. 그러나 사실 경제발전도 문화의 향상도 그 기본토양은 교육이다. 교육자로서 푸른 풀잎처럼 싱싱하게 자라나야 할 우리의 청소년들이 OECD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신음하며, 매년 6만여 명이 학교현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고 있으며, 105만여 명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현실에 큰 슬픔을 느낀다. 작년에는 학교폭력문제로 사회가 어수선했으며, 매스컴, 지식인, 학부모들은 기회만 나면 학교를 탓하고 공교육의 질 저하와 인성교육의 부재를 질책했다. ‘인성이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강의와, 공교육 정상화 요구, ‘공부에만 찌들어 살지 마라’는 대통령의 말까지 무색케 하는 힘은 무엇일까? 사실 인성교육의 첫 장은 가정이며, 둘째 장은 사회이고, 학교는 그 마무리 과정이다. 황금만능주의, 도덕불감증, 외모지상주의, 결과제일주의 등의 나쁜 현실 앞에서 어른들과 언론은 지금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청년들은 한반도 역사 이래 최고의 스펙을 쌓고도 취업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고, 역설적으로 중소기업현장은 구인난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해결책과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그동안 의식
2013-02-27 21:25박근혜 대통령은 평소에 “우리 정치가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켜진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지난 1월 인수위 전체회의에서는 “선진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사회적 자본을 쌓는 것이고 사회적 자본은 결국 신뢰”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관계망으로 무형의 가치인 신뢰, 참여, 협력 등을 포함한다. 우리의 전통에서는 ‘두레’가 지역관계망 형성과 협동노동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북돋은 대표적인 사회적 자본의 예다. 또 ‘향약’은 권선징악과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만든 향촌의 자치규약 및 협동체로 당대의 험난한 시대를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이었다. 2007년 세계은행의 보고서에서는 OECD 회원국은 국부의 81%를 사회적 자본에서 창출하고 사회적 신뢰도가 10% 상승할 때 경제는 0.8% 성장한다고 밝혔다. 신뢰, 청렴, 윤리와 같은 사회적 자본이 경제에 미치는 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흥사단에서 실시한 설문에서, 우리나라 고교생 10명 가운데 4명은 “10억이 생긴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1년 정도 감옥에 갈 수 있다.”고 응답했다. 2008년 한국투명성기구가 실시한 '반부패 인식' 조사
2013-02-27 21:24언어에는 말로서의 언어와 관계로서의 언어가 있다. 관계로서의 언어는 서로 간에 형성된 관계가 은밀히 건네는 언어인 셈이다. 관계로서의 언어, 즉 관계 언어는 겉으로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나 마음의 귀로는 그 어떤 소리보다 생생하게 들린다. 관계 언어가 사랑과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면 말로서의 언어가 어떤 내용이든지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경상도, 특히 부산 지역에 가보면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들이 욕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칠기 그지없다. ‘야이, 가시나야,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런 유의 말들이 일상에서 오고가지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이상하게도 웃음과 미소가 어려 있다. 그들 사이에는 이미 친밀한 관계 언어가 오고가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서의 언어가 아무리 ‘사랑한다, 좋아한다’이더라도 관계 언어는 ‘미워한다, 싫어한다’인 경우가 많고 그 반대인 경우도 허다하다. 교사와 학생 간에도 관계 언어가 잘 형성돼 있으면 말로서의 언어는 그리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말을 함부로 하라는 뜻은 물론 아니다. 교사와 학생 간에 관계 언어가 부정적으로 형성돼 있으면 말 한 마디에도 서로 상처를 받기 십상이다. 어느 여교사가 수업 시간에 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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