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잇달아 발생한 ‘라면 상무’의 폭행사건과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는 대한민국 사회의 ‘갑과 을’의 관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권위를 지닌 갑의 횡포가 막강하면 을의 힘은 약화돼 갈등이 증폭되기 어렵다. 반대로 갑의 행위가 정당하지 못하면 을의 반란 강도가 높아져 갈등은 증폭되고, 때로는 갑의 힘이 약화되기도 한다. 갑이 꼬리를 내린 대표적 사례가 라면 상무와 남양유업 사건이다. ‘갑의 횡포’에 맞선 ‘을의 반란’에 라면 상무는 대기업 임원직에서 물러났고, 남양유업은 공개 사과를 했다. 국립대 교수는 을 중의 을 취급 국립대 교수도 전형적인 갑을관계에 속해 있다. 갑을관계이지만 갑 중의 갑과 을 중의 을의 관계다. 국립대 교수의 갑 중의 갑은 교육부다. 교육부는 ‘슈퍼 갑’이며, 교육부의 을인 국립대는 또 다시 교수의 갑이다. 권력과 예산을 쥐고 있는 교육부는 을인 국립대를 좌지우지 한다. 교수가 직선으로 뽑아 준 국립대 총장은 갑인 교육부 관료 앞에서 소신 있는 목소리조차도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국립대 총장이 교육부의 힘없는 을인 상황에서 국립대 교수는 교육부의 을 중의 을이며, 어떻게 보면 갑을 관계에도 끼이지 못하는 ‘병(丙)’일 수도 있다
2013-06-20 09:35서울시교육청이 곽 전 교육감 시절 공립 특채된 3명의 교원 중 2명의 임용을 ‘유지’하기로 판단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11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인사원칙과 교원의 공립학교 특채의 공정성에 위배되는데도 교육부가 이를 받아드린 것은 전교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다수의 국민들도 특채된 3명의 교원에 대하여 무관심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든다. 특채된 이들 교사는 각각 ‘민족민주혁명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을 선고받은 교사, 정치 활동으로 벌금형을 받고 해직돼 이후 전교조와 교육희망네트워크의 요직을 거쳐 곽 전 교육감 선거캠프와 이수호 교육감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교사, 스스로 사표를 내고 촛불 시위에 참여해 반미편지를 낭독한 교사 등이다. 그러기에 교육부는 지난해 곽 전 교육감의 특별채용에 대해 ‘임용 취소 결정’을 하고, 6월에는 소청심사위가 임용 취소 유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올 4월에도 교육부가 ‘임용 취소 결정’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온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임용취소 결정을 번복할 아무런 타당한 사유도 밝히지 못하면서 11일 ‘서
2013-06-20 09:34한 학부모가 보내온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왔던 일이 있다. “저는 고3, 고2 남매를 키우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도 아무것도 모르겠고, 어떤 생각도 들지 않는다’는 아이의 말에 아이의 공부에 대한 기대치를 접었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나니 어디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좋을 지 막막했습니다. 학교에서나 사교육 기관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 설명회는 많이 합니다.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겁고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공부가 아닌 길을 찾으려는 아이를 위한 설명회는 찾기 힘듭니다. 공부 쪽이 아닌 아이를 부모만 포기를 못하고 계속 몰아쳐 결국은 아이와 허물 수 없는 담을 쌓다가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하지만 현명한 부모라면 냉정히 판단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은 학부모들이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구하지 못한 청년 백수가 많은 요즘. 정말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한 길이 어느 길인지, 무엇이 내 자녀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길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지금까지 학교의 진로교
2013-06-20 09:33설마 했던 국제중 입시의 추악한 모습이 드러났다. 한 마디로 충격적이다. 어떻게 평가를 생명으로 하는 공교육 기관에서 그것도 물건 흥정하듯 성적을 조작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는지 차마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다. 성적 조작 방법도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 부모의 능력에 따라 떨어져야 할 수험생이 합격권에 들면 평가 기준이 두루뭉술한 ‘주관적 영역’의 점수를 낮게 줘 탈락시키고, 합격시켜야 할 수험생의 점수가 낮으면 역시 ‘주관적 영역’의 점수를 높게 줘 합격시켰다. 이렇게 합격한 한 학생의 학부모가 2000만원을 냈다고 폭로한 바도 있다. 실력도 안 되는 학생이 합격하고 대신 합격권에 들었던 학생이 돈 때문에 떨어졌다니 억장이 무너진다. 서울시교육청 감사팀은 점수 조작에 따라 누가 합격했는지 공개하지 않은 채, 가담 교감 등 관련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어떤 정치적 고려나 외압에 개의치 말고 공명정대하게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밝혀야 한다. 또한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국제중의 설립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을 조속히 마련하고,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비리와 관련해 서류전형을 폐
2013-06-14 11:56이제는 정치교육감으로 모자라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민주적 의사 결정을 돕는 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학교운영위원회가’마저 정치인들의 표밭갈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우려를 넘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6월 임시국회에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지방의회 의원 1118명이 학운위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전체 선출직 지방의원 대비 35.4%로 3명 중 1명꼴이다. 전직 지방의원이나 정치지망생까지 합치면 사실상 2명 중 1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칙 제·개정, 교과서 선정, 급식 업체 결정 등 학교 운영 제반 사항에 대해 심의와 자문 그리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교육자치의 핵심 역할이다. 정치인은 부모의 직업을 중시하는 학부모위원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지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교는 학운위에 참여한 정치인들을 통해 자치단체의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따낼 수 있고 정치인들은 유권자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정치인들의 학운위 참여는 헌법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또 헌법에 따라 교육기본법…
2013-06-14 11:56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늦게 한통의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중학교 교원 연구비 지급이 확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을 열어봤다. 올해 3월부터 지급이 중단됐던 교원연구비를 각 시도별로 예산 상황에 따라 지급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급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지급되지 않았던 기간을 소급해 지급한다는 것이다. 교원연구비 몇 푼을 더 받고 못 받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원들의 자존심이 날이 갈수록 훼손되는 상황이기에 돈 몇 만원을 받게 됐다는 사실보다는 이번의 지급결정을 통해 교원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기쁨이 더했다. 지급결정 문자메시지 소식을 받은 직후 교총에 전화를 걸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렸고, 교원들이 기뻐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간의 노력을 생각하니 고마움과 송구함이 함께 밀려왔다. 사실 지급이 정지된 사실은 대부분의 교원들이 알고 있었지만 언제 지급이 될 것인지, 지급을 위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했다. 필자는 교총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수시로 접하고 있었지만, 45차례 방문·
2013-06-13 20:112016년 3월부터 전면 실시될 예정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성찰하며 탐색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했다. 이제 우리 청소년들에게 공부를 무조건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미래의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수업시수가 적어짐으로 인해 학력이 저하되고, 사교육이 팽창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상급 교육과정과 연결이 될 수 있는 내용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수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 토론, 실험, 실습, 프로젝트 수업 등도 수업시간의 일부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또한, 자유학기 동안에는 기존의 중간 및 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평가방식을 바꿔보자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학생들의 학습 진전 상황을 확인하고 이를 학생의 진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형성평가, 자기성찰 평가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수학 과목에서 B등급을 받
2013-06-13 20:11인실련으로부터 인증받은 인천송도고의 인성교육프로그램은 1학년 학생들에게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교시에 실시된다. 매주 네 시간 씩 총 25회 100여 시간을 진행한다. ‘준법정신’, ‘학교폭력 예방’, ‘생명존중’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고교에서 그것도 정규 수업시간에 매일같이 인성교육을 한다면 ‘국·영·수를 한 시간씩 더 늘리라’는 반발도 있을 법 한데, 이 학교는 이제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인성교육’과 ‘논술 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반발이 수그러들어 어느 학교에 적용해도 운영 가능한 인성교육 모델이 됐다는 것이다. 미래사회, 인성수준이 국력 좌우 다가오는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이고, 세계화가 심화되고, 국민의 문화적·도덕적 수준의 정도가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의 비도덕화 현상이 점차 더 심화돼 이대로 가다가는 장차 도덕적 위기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더군다나 여러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우리 학생들의 도덕성 발달 실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특히 연령이 높아지거나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
2013-06-13 20:10KBS 가요무대 진행자로 유명한 김동건 아나운서는 ‘방송 인생 50년 축하연’에서 “벽지에서 평생 가르친 초등학교 선생님, 뱃길을 밝힌 등대지기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 사회 각계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가슴 속에 선생님은 아직까지 그렇게 존경스러운 분으로 남아 있다. 지난 스승의 날을 전후해 선생님들께서 SNS에 올린 글과 사진을 모아 정리하면서 우리나라처럼 스승의 날을 온 사회가 기억하며, 현재 학생뿐만 아니라 과거 제자들도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미국의 경우에는 스승의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직원의 날, 간호사의 날, 비서의 날 등등 기념일이 아주 많고 스승의 날은 그 많은 기념일 중의 하나로 여겨질 뿐인지 언론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학부모와 학생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내가 머무는 피츠버그에서는 교육장이 학부모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기면서까지 스승의 날임을 환기시키고 감사를 표해달라고 독려할 정도였다. 중학교에 재학 중인 막내가 카드와 함께 작은 초콜릿을 네 분 선생님께 전달해 드렸더니 일부 선생님은 집으로 감사 카드를 우송하고, 어떤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께
2013-06-10 17:50어느 분야에서나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다양한 목적으로 독서라는 활동을 추천하고 있다. 최근 진로교육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하나의 활동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서의 어떤 요소가 진로발달의 어떤 부분과 밀접히 관련되는지를 파악하면 보다 효과적인 진로독서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진로교육의 각 목표에 따라 독서교육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 자신의 진로, 독서 통해 접근 첫째 교육목표는 ‘자기이해’다. 독서의 핵심활동이 자기성찰이기 때문에 가장 다양하게 독서활동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자기이해일 것이다. 진로와 관련된 독서활동은 자아정체성 확립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고, 독서를 통해 자신의 흥미 영역을 찾을 수도 있으며, 현재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둘째는 ‘일과 직업세계의 이해’다. 일과 직업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이해는 일과 직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및 태도 형성에서 출발한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 명확해지고 이 생애가치관이 직업가치관과 연결돼 진로선택의 근간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독서의 장점이다. 인간의 내면
2013-06-05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