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서울교육, 참 바빴다. 옳고 그름으로, 흑백으로 귀결되지만 않는다면 그간의 논쟁과 갈등의 깊이만큼 새해의 희망은 크다. 교육의 관점 변화, 교사의 역할 변화가 이렇게 강조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현장의 어려움도 만만치가 않다. 커다란 황금알이라도 낳으려는지 산통이 크다. 최근엔 언론 매체를 통해 교권‧수업권 침해와 관련된 아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이 자주 보도된다. 괴로워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나오고, 교권수호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단호한 의견이 덧붙기도 한다. 현재의 상황을 빚어낸 문제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잘못되었으니 바꿔야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일전불사의 결연한 각오로 제시하는 단절과 비약의 교육정책들이다. 과잉(過剩)과 과속(過速)으로 쏟아지는 정책들이 부담스럽다. 정말 최선의 처방이라고 화려하게 혹은 간곡하게 설득도 하며 제시되었던 지난 정책들이 몇 년 못 가 무용지물이 되고 가차 없이 폐기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 가. 현장에서 는 또 몇 년 후를 생각하며 대처해야 할지, 학생이나 학부모 대하기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막막하기만 한다. 예측하기 어렵고 확신하기 어려운 미
2010-12-30 13:49좋은 직업 찾기 위한 ‘교육’ 더 이상 의미 없어 사랑‧인품‧관용 등 교육본질 목표 회복해야 2011년 새 날이 밝았습니다. 올 해는 또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지난 50여 년간 서구 사회가 200~300년에 걸쳐 이룩한 경제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했습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역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압축 성장에 따른 그늘도 서구에 비해 훨씬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높은 자살률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 연령층에 걸쳐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특히 노인 자살률은 OECD 평균의 8배나 높습니다. 이러한 높은 자살률은 압축 성장에 따른 압축 모순의 표현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현대 문명은 근대 계몽주의자들이 설계한 것입니다. 그들은 세 가지 기둥, 즉 분리 독립된 개체로서의 개인과, 그 개인이 가진 최고의 능력으로서의 이성, 그리고 개인의 자아실현의 수단으로서의 노동을 중심으로 현대 문명을 설계하였습니다. 그리고 분리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간이, 자신이 가진 이성을 활용하여 과거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습을 철폐하고, 과학 기
2010-12-30 13:46
학교‧교사 권위 되찾아 바른 인성 교육해야 권위 실종 학교의 정작 비극 주인공은 ‘학생’ 2011년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감회가 새롭다. 새해에 뜨는 해라고 해서 작년에 떴던 해와 외견상으로는 다를 것 같지 않으나, 사실은 다르다. 새해에 뜨는 태양이 작년과 달리 새로울 수밖에 없는 것, 바로 그것이 자연의 신선함일 터이다. 새해의 태양은 지나간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해요, 또 옛것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해다. 2011년 새해를 맞이하여 왜 교육계의 절실한 어젠다와 화두가 없으랴. 흔히 교육계의 어젠다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하여 백년을 내다보며 계획과 실천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백년이라는 것도 결국은 일 년 일 년이 켜켜이 쌓여 백년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금년 일 년의 계획을 이른바 ‘일년지소계(一年之小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의미가 결코 사소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금년 우리 교육계의 숙제는 무엇일까. 올 한 해 동안 우리가 학교교육을 통해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가 있다면, 그것
2010-12-27 09:25창의적 미래 인재육성은 국가적 차원 과제 목표 조기 발견토록 다양한 경험 제공해야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 각광을 받고 있다. 창의력 형성은 교육 및 심리학자들의 오랜 연구주제였던 만큼 많은 이론적 논의가 축적되고 있고, 창의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위한 창의력인가’에 있다. 대학입시를 위한 방편이라면 이미 창의성 교육의 본질에서는 상당히 벗어나 있다. 즉, 미래사회는 창의력을 갖춘 온전한 ‘인재’를 요구하는 것이지 입시의 수단으로 ‘규격화된 창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창의적 인재의 특징은 무엇인가. MacKinnon은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은 독립(개성)적이고 자신의 감정과 정서에 개방적이며 판단보다는 지각과 경험에 몰두하며 개방적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을 잘 견디고 그것을 완성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Taylor는 창의성의 요소로서 유연성, 기회에 대한 인식, 애매모호한 것에 대한 인내,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 침착성을, Sternberg는 인내심, 장애물을 극복하려는 의지, 성장하려는 내적의지를 제시했다. 필자가 오랫동안 부대를 지휘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위 학자들이 제
2010-12-20 13:24신묘년, 우리 모두 토끼 같은 아이들 앞에 칼바람에 얼고 녹기를 수 백 번, 그렇게 깨달음으로 부활하는, 짝짝 찢어진 노란 황태 해장국 한 사발이 되어보자. 눈처럼 사무치는 배경은 없다. ‘설국’이 그렇고, ‘닥터지바고’가 그렇다. 서정인의 소설 도 한 밤 중 하얀 눈이 내리는 것으로 끝난다. 모든 사람이 잠든 밤, 소리 없이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작부(酌婦)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혼한 사람들은 좋겠다며 상념에 빠진다. 눈을 맞는다는 것, 어쩌면 세례의식이다. 주정꾼이건 술집 작부이건 그 순간만큼은 죄사함을 받는다. 미사포를 쓰듯 순수로 거듭나는 성결례, 이것이 눈의 순결성이다. 나는 비발디의 사계, 겨울 2악장을 듣는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그리운 것들을 하나씩 호명해 본다. 새해로 첫 걸음을 디뎌야 하는 시간. 정갈한 식탁에서 안도현의 ‘겨울 강가에서’를 음미한다. 불현, 세상의 문을 열고 떠나고 싶다. 눈이 펑펑 내리는 곳이면 어떤가. 무작정 떠나야 한다. 기억 속에 잃어버린 소를 찾으러 떠나도 괜찮겠다. 기왕 해가 뜨는 동쪽이면 더욱 좋겠다. 달마도 동쪽으로 갔으므로. 세상을 향한 그 비장한 대응. 그곳에 연꽃이 있고 내가 찾아야 할 소
2010-12-20 13:21최근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학력 콤플렉스를 느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성인 60% 이상이 자신의 학연이나 학벌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적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그 중 25% 이상은 그런 경험이 많다고 대답한 사실은 놀랍다. 사실, 우리 사회 구성원 상당수는 ‘학연과 지연이 있어야 출세한다’는 믿음을 암암리에 가지고 있다. 연예인마저도 출세를 위해 학력에 연연해하는 것은 그것이 그들의 수입과 어느 정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가진 자보다 못 가진 자가 더 많고 가진 자들 사이에서도 더 갖기 힘든 것을 가지고자 하기에 사회는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력을 우선시하는 제도가 우리 사회에 차별과 불평등을 초래하는 장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조직, 사회생활의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연(緣)에 대한 현상들을 보자. 학연이나 지연, 혈연 등등 수많은 연으로 연계된 문화는 사실상 사회생활이나 조직생활에 있어서 개인 스스로를 전문성이나 실력과 성과에 의해 평가하지 않는다. 자신과의 친소(親疎)여부에 따라 평가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특히,…
2010-12-20 13:20“교육은 반드시 시작의 기준점과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고변화의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구성원들의 합의로 학교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세밑이다. 하지만 사람들 손에 새 달력이 들리고, 지인과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으며, 동네 음반가게에서 캐럴이 들려오던 그러한 풍경은 더 이상 찾을 길 없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최첨단 태블릿 PC의 등장으로 지하철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격하게(?) 학습 중이다. 동네 모퉁이 길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마음을 덥혔던 기억은 이제 정말 아스라한 지난날의 추억이 되어가나 보다. 엊저녁의 뉴스 화면에는 명동 거리의 구세군 자선냄비와 함께 분쟁 지역인 팔레스타인 지역의 크리스마스트리가 클로즈업되고 있었다. 우리 교육계가 대한민국의 팔레스타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 한해 교육계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교원능력개발 평가’ ‘체벌 금지’ ‘학생인권조례제정’ ‘무상급식’ 등 큰 틀의 사안만이 아니라 작은 사안 하나 하나가 도처에서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1학기말 연구부장 자격으로 받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2010-12-16 10:11
어리석으며 부지런한 ‘최악’의 지도자 안돼야 매일매일 나를 돌아보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 날마다 반복되는 하루인데 일 년이라는 단위를 만들어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이켜보며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고, 하룻밤이 지나 새해가 되면 다시 희망 속에서 일 년을 설계하도록 기회를 준 인류의 조상께 고마움을 느끼는 시점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늘 선생님을 존경했었는데, 중학교 때 선생님으로부터 입었던 마음의 상처가 커서 교사는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소년이 교사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면서 연말이면 나를 돌아다본다. 만일 내가 아니었더라면 더 나은 선생님이 내 대신 학생들 앞에 서서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돕지는 않았을까? 그러한 반성이 나를 더욱 작게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끝없이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도 되었던 것 같다. 최근 마주친 말 중에 100세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본 성누가 국제병원의 히노하라 시게아키 이사장 말이 생각난다. “매년 1년 후에 죽는다고 생각한 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정해서 행동해 보세요. 오히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 죽음이 찾아왔을 때 후회하지 말고 미리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2년전 별 준비…
2010-12-14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