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농부가 좋은 씨를 자기 밭에 뿌려 곡식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농부가 자고 있는 동안에 농부의 원수가 몰래 밭으로 와서 곡식 가운데 가라지 씨를 덧뿌리고 갔다. 싹이 나고 결실할 무렵 가라지도 제법 자라났다. 집주인의 종들이 와서 가라지를 발견하고 ‘우리가 가서 가라지들을 뽑기를 원하십니까?’라고 주인에게 물었다. 종들은 분부만 내리면 얼른 달려가서 가라지들을 왕창 뽑아낼 기세였다. 그런데 주인은 ‘가만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된다.’는 예상외의 대답을 했다. 추수 때까지 기다렸다가 곡식과 가라지를 갈라내자는 뜻이었다. 위의 예화는 예수가 말한 천국 비유 중 하나이다. 이 비유가 어디 천국에만 해당하겠는가. 우리의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영역에서도 가라지 같은 존재들을 뽑아내 버리고 싶은 충동을 수시로 느끼게 된다. ‘가라! 이 가라지야!’ 하고 속으로 수도 없이 외친다. 그런 가라지들만 뽑아내면 나의 영역이 훨씬 안정되고 평온해질 거라 기대한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가라지들에 더욱 예민하여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 비난과 험담에 빠르고 말들이 칼날처럼 표독스럽기 일쑤이다. 기어이 가라지를 뽑아내지 않고는 견디
2013-10-02 19:26우리나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으로 살길 바라고, 또 한 부류의 부모는 본인의 흥미·적성에 따라 특성화고 진학도 좋으니 관심 분야에서 일하며 재미있게 살길 바라는 것 같다. 그 반증으로 매년 발표되는 통계치를 보면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세계 1위이고, 고등교육은 심각한 과잉상태에 있다. 미국·영국 등 주요국의 대학진학률이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1990년 33.2%에서 2008년 83.8%로 치솟았다가 2012년에 71.3%로 낮아진 상태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고졸자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고등인력이 기업 등의 수요에 비해 많은 대졸자가 배출되어 청년실업자가 넘쳐난다. 대학은 이미 실업자를 양산하는 곳이 되버린 것이다. 반면 고학력 대졸자가 기피하는 중소기업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하여 의사소통도 잘 안 되는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제격이다. 개인이 원하는 만큼 공부한 고학력자라면 행복지수가 높아야 할 텐데 오히려 자살률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실
2013-10-02 19:20필자는 지난 8월 마지막 주 1주일간 영국의 스마트폰 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런던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내내 많은 영국 사람들과 영국에 관광 온 유럽인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만큼 최근 유럽시장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필자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영국에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전화를 사용하게 하도록 민간단체와 이동통신사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국의 경우 청소년의 60%가량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동·청소년이 인터넷 사용을 안전하게 하도록 노력하는 영국 민간단체인 UK Safer Internet Centre는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360 degree safe'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해콘텐츠에 대한 필터링 장치나 보안시스템 등 하부구조에서부터 학생, 교사 등에 대한 미디어 교육에 이르기까지 학교의 사이버상 노력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도구이다. 측정결과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e-safety' 마크를 부여하는 데 현재 60여 개 학교가 이 마크를 받았다고 한다. 온라인 상 집단 괴롭힘(이하 ‘사이버 불링’)을 예방하기 위한 대
2013-10-02 19:18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란 취지로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실시됐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기존의 근무성적평정과는 달리 동료교원의 상호평가,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에 의한 평가결과를 활용하여 수업 및 학생지도, 그리고 학교경영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평가기제이다. 퇴색된 전문성 신장 목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전면 시행이후 교육부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학교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일부에서는 교사간의 갈등과 교육의 획일화를 초래하고,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교사를 퇴출시키려는 일종의 음모라며 반발하기도 한다. 또 학생․학부모의 평가 신뢰성‧객관성․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문제로 지적하며 교원단체의 개선 요구도 거세다. 평가가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이해관계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있어서 객관성·타당성이 매우 중요하며 평가결과의 신뢰성이 확보될 때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금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본질적 고민꺼리 몇 가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 학교가 처한 상황적 맥락 속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과연 ‘우수…
2013-10-02 19:15요즘 학교 운동장이 난리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하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전국 초등학교에 설치검사가 시작되면서 시설관리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설치 검사를 받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멀쩡히 사용하던 놀이시설물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쓸 수 없게 됐지만 예산 지원은 없다. 때문에 학교는 아무런 대책 없이 때아닌 안전띠를 두르고 아동 접근 금지 명령만 내리던지 쓰던 놀이시설물을 뽑아내고 있다. 학생은 학교의 공간을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며칠 전까지 별 탈 없이 타던 미끄럼과 그네가 안전띠라는 괴물을 만나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학교가 언제까지 놀이시설을 폐쇄하고 정부의 대책만 바라봐야 하는지 한심스럽다. 오늘도 많은 학교는 안전띠를 두른 썰렁한 운동장에서 애꿎은 아이들만 통제하고 있다. 교체예산 지원 없어 폐쇄 수순 안전관리법은 노무현 대통령 때 ‘안전한 놀이시설 만들기 협회’가 ‘소비자원’과 함께 법안 내용을 만들고 2008년 제정했다. 어린이 놀이시설은 학교에 설치된 가장 중요한 시설물인데도 법안 마련 당시 학교관계자는 참여조차 않았고, 주로 놀이시설을 만드는 업자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와 몇몇 전문가를 포함한…
2013-10-02 18:58시절이 하 수상하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태평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요즘 느닷없이 ‘내란 음모’가 뉴스에 떠들썩하게 나오자 공포에 떨기도 하고 분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불온 세력을 미리 차단하지 못하고 뒤늦게 색출하다니 정부 대처가 얼마나 미흡했나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하지만 “아차, 큰일이 날 뻔했다.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것이 뜻있는 국민들의 진정한 외침이다. 아직 수사 중이나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하는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모임에서 반국가적 모의를 했다는 녹취록이 나왔다니 국민들의 불안도 당연한 일이다. 차제에 검찰과 법원에서는 정치적 논란에 휩쓸리지 말고 법과 양심에 따라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되기를 지켜볼 일이다. 남과 북으로 갈려 오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이나 북한 아동의 기아문제, 새터민들의 힘겨운 삶 등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민족적 차원이 아닌 국가 체제 차원에서 등한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전 이후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통한 선군정치로 간헐적 대남 도발을 해왔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북한의 비
2013-09-26 21:17평상시에 주민센터(구 동사무소)를 가보면 민원인이 제법 많다. 실생활 속에서 주민등록등본부터 인감대장 등 여러 가지 잡다한 행정서류를 뗄 일이 많다 보니 안전행정부에서는 대부분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무인민원발급기를 배치하여 민원인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민원담당 공무원에게는 행정효율을 높여주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경찰서, 병원, 백화점, 지하철역, 터미널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간에 무인민원발급기를 배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반행정기관에는 보편적인 무인민원발급기가 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 시․도교육청과 같은 교육행정기관에는 거의 설치되어 있지 않다. 대학은 교내에 무인발급기가 있지만 학교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물론 민원의 양이 주민센터와 비교하면 현격히 적기 때문에 투자 대비 효과가 적다는 판단을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행히 2010년부터 안전행정부와 교육부가 협업 체제를 통해서 고교 학생생활기록부, 졸업증명서 등 7종의 일부 교육제증명 서류를 주민센터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서 무료로 발급해왔다. 더욱이 올해 9월 말부터는 전국에서 초등과 중학 학교생활기록부 등 8종을 추가하여 무료로 확대 발급한다. 이런 국민의 생활편의를 위한 서비스…
2013-09-26 21:16내년도 예산(안)이 이번 주중에 기획재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각 시․도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올해 들어 특히 심각한 재정부족의 현상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 교육예산에 대한 관심과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증액 없이 한정된 예산 내에서 올해부터 만 3, 4세 누리과정을 전면 시행했고, 교육현장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여전히 획기적인 재원 확보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열악한 교육여건 개선 뒷전 유․초․중등 교육을 위해 투입되는 국가재원은 내국세 총액의 20.27%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육세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및 교육세의 증액 없이 만 3~5세 누리과정의 전면 실시를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내국세 총액이 증가하면서 매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증가했고 학생 수도 감소하기 때문에 유․초․중등 교육재정은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우리 초․중등교육은 저출산을 고려하더라도 여러 가지 교육지표에서 여전히 OECD 국가 중 후진적인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2013-09-26 21:08현행 지방교육자치제도는 1991년부터 시행한 이래 몇 가지 변화를 겪어 왔다. 그중 두드러진 것이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출제도와 자격기준의 변화이다. 먼저,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출제도가 간선에서 주민 직선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교육감과 교육의원에 대하여 주민소환권을 도입했다. 이는 지역주민이 교육감과 교육의원들에게 교육제도 운용의 잘잘못과 그에 따른 공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절차를 확립한 것이다. 다음으로, 일정한 기간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기준으로 두었던 교육감과 교육의원 피선거권에 대한 제한 폐지이다. 이로써 교육에 관심을 가진 많은 지역인사가 특정한 자격요건의 제한 없이 피선거권을 부여받았다. 국회 안팎, 교육경력 부활 촉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 기준을 다시 살리려는 노력이 국회 안팎에서 일고 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을 비롯하여 11인의 국회의원은 지난 7월 4일 교육감 후보자 자격, 통합형 교육위원회 및 교육의원 폐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에서 교육감 후보자 자격 폐지 등은 “헌법 제31조 제4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
2013-09-26 21:061990년대 후반의 식량난 때문에 시작된 대량 탈북 현상이 2000년을 고비로 감소했다. 하지만 그 무렵 이후 탈북자들이 우리나라로 대거 입국하면서 북한 이탈 주민 자녀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 각급 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 학생 수가 2011년 1661명(초 1020명, 중 288명, 고 373명)에서 2012년 1204명(초 1204명, 중 351명, 고 437명)이고, 학교 수도 2011년 579개교에서, 2012년 704개교로 늘어났다. 이제 우리 교원들이 학급 담임 또는 교과 담임으로 탈북 학생을 만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 것이다. 탈북 학생의 특성 고려한 교육 필요 북한을 탈출하여 몇 년간 중국 등을 떠돌다가 남한에 입국한 탈북 학생들에게서 흔하게 듣는 말이 있다. 북한에서는 배고파서 살기 힘들었고, 중국에서는 공안에 잡혀 죽을까 봐 무서워서 살기 힘들었다. 그런데 정작 남한에 오니까 몰라서 못 살겠다는 것이다. 또래 집단들이 말하는 ‘스타크래프트나 똘똘이 스머프’가 뭔지 몰라서, 처음 접하는 영어 단어들이 너무 낯설어서, 한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니고 책가방을 들고 교실을 찾아다니는 게 처음 겪는 것이어서,
2013-09-12 19:58